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155화 (1,156/1,419)

"아가, 여기보렴, 증조부란다~"

제국의 위대한 군주이자 적법한 황실의 지배자, 정문제는 한껏 풀어진 표정으로 양손을 이리저리 흔들기 시작하였다.

"아가, 이쪽을 보거라~ 여기 우스운 얼굴이 있다~"

고귀한 천자의 적자이자

위대한 제국을 이어받을 공인된 후계자.

황태자 주상천은 괴상한 표정을 짓기 시작하였다.

그 또한 아기의 관심을 끌고 싶던 까닭이었다.

꼬물 꼬물 꼬물

그러자 침상에 고이 누워있는 작은 생명이 팔다리를 연신 꼬물거리기 시작하였다.

마치 인사를 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하하하하, 모두 보았는가? 아이가 짐에게 인사를 건네었다! 짐을 알아본 것이다!"

정문제는 호탕한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하였다.

"아무래도 폐하께서 산책을 하신듯합니다. 아이는 제게 인사를 건네었습니다."

"끌끌, 태자는 젊었거늘 이 늙은 아비보다 시력이 좋지 않는듯 하구나. 어찌 코앞에 있는 것도 제대로 판별 못한다는 말인가?"

정문제는 혀를 끌끌 차며 말을 이었다.

"제가 보기엔 폐하께서 보약이라도 한 첩 지어야드셔야할듯 합니다. 이리 헛것을 보시니 말입니다."

주상천은 지지않겠다는듯 곧바로 말을 내뱉었다.

"아비에게 못하는 말이 없구나. 태자."

"다 폐하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나온 말이 아니겠습니까? 어여삐 여겨주시옵소서."

주상천은 능글맞은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어여뻐야 어여삐 여겨줄 것 아니더냐? 이 아이 반만 닮아보도록 하라, 내 세상에서 가장 어여삐 여겨줄터이니."

"저도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폐하. 대략 사십 년정도 전쯤에는 말입니다. "

"너무 오래되어 기억이 희미하긴 하나. 한 가지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태자는 이 아이만큼 귀엽지 않았느니라."

정문제는 단호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건 저도 동의합니다. 세상 그 어떤 아이도 이 아이보다 귀여울 수는 없을 것입니다."

태자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동의를 표하였다.

우윳빛깔 피부

말랑한 볼살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에

자연스레 지어지는 눈웃음과 미소까지

귀엽지 않은 구석이 전혀 없는 아이였다.

세상 천지 그 어떤 아이를 데려와도 이 아이에 비할 바는 못되리라

"허허허허, 태자가 그래도 시력이 아예 맛이 가진 않았구나. 보는 눈은 있는 걸 보면 말이야."

그 말을 들은 정문제는 흐뭇한 표정을 지은 채 웃음 지었다.

증손녀에 대한 칭찬에 감정이 고조된 까닭이었다.

그렇게 두 팔불출의 정겨운 덕담이 얼마나 이어졌을까

"그리도 좋으십니까?"

아이를 품에 안고 있던 주현영이 부드러이 미소를 지으며 입을 떼었다.

"좋다마다, 내가 가장 아끼는 손녀의 딸이 이리도 귀엽고 사랑스러운데,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겠느냐?"

정문제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입을 뗴었다.

누구보다 아끼는 손녀인 경화군주가

눈에 넣어도 아플 것 같지 않은 딸이었다.

증조부가 된 입장에서

어찌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었다.

"그보다 정말 수고하였다. 경화여. 이리도 건강히 어여쁜 딸을 출산하다니 말이야."

정문제는 경화군주를 치하하였다.

본디 출산이란 생명조차 잃을 수 있는 위험한 행위였다.

이리 건강히 출산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칭찬받아 마땅한 일인 것이다.

"부군이 곁에 있어준 덕분이지요."

주현영은 행복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고통 속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건

손을 꼬옥 붙잡은 채 끊임없이 진기를 흘려준 선우 덕분이었다.

그가 없었다면 정신줄을 그대로 놨을 지도 모르리라.

"자네도 수고했네, 군왕. 경화의 큰 힘이 되어주었군."

그 말을 들은 정문제는 선우를 치하였다.

"그저 마땅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선우는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마땅하다하여 칭찬하지 말라는 법은 없네."

"그저 감읍할따름이옵니다."

선우는 허리를 살짝 숙이며 칭찬을 받았다.

"그나저나 이제 딸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본격적으로 이름을 짓는 게 어떤가? 언제까지 아기라고 부를 수도 없는 노릇이니 말이야."

그런 선우를 흐뭇하게 지켜보던 정문제는 천천히 입을 뗴었다.

"저도 찬성합니다. 이름이 없어 아이라고 부르기만 하니, 정이 없는 느낌이 드는군요."

주상천 또한 고개를 주억거리며 동의를 하였다.

이름이 없으니

아이라고 지칭할 때마다

생판 남을 부르는 것과 같았다.

어찌 소중한 황실의 혈족을 그리 정없이 부를 수 있겠는가

한시라도 빨리 이름을 지어주는 게 상책이리라

"그래, 그럼 말나온 김에 이라는 휘경이라는 이름은 어떤가? 이게 재상이 생각한 이름인데...."

"폐하, 그 이름은 제가 분명 마땅치 않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휘경이라는 이름은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를 위한 뜻을 품고 있지 않습니다."

주상천은 정문제의 말에 반발을 하였다.

몇 번이고 어울리지 않다면 성토하였건만

어찌 저 휘경이라는 이름을 다시 담는단 말인가

"아이 이름은 유진이 어울립니다. 즐거움을 추구하며 삶을 나아가라는 뜻만큼 아이를 위한 뜻이 어디있겠습니까?"

"뜻이 너무 가볍지 않더냐! 어찌 즐겁게만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인가!"

"꼭 무거울 필요는 없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이내 두 부자는 맹렬히 반발을 하기 시작하였다.

의견차를 좁히기 힘든 까닭이었다.

"흐아아아앙! 흐아아아아앙!"

그때 찢는듯한 아이의 울음소리가 방 안 가득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언성이 높아지는 두 부자의 싸움에 놀란 아이가 울음을 터트리고만 것이다.

"...어..어찌..".

".........이...이런.."

순간 두 부자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기 시작하였다.

아이의 갑작스러운 울음소리에 어찌할 바를 몰랐기 때문이었다.

"아가...괜찮단다...괜찮아..싸우는 게 아니란다..그저 의견이 맞지않아. 언성이 높아질 뿐이지."

주현영은 그런 아이를 부드러이 감싸안았다.

토닥 토닥 토닥

그다음 등을 부드러이 토닥이기 시작하였다.

"그렇죠?"

그리고 정문제와 태자를 바라보며 답을 종용하였다.

"맞다...아가...할애비들은 싸운 게 아니란다."

"어찌 우리 사랑스러운 아기를 두고 싸울 수 있다는 말인가? 어불성설이지. 아암."

두 사람은 변명하듯 말을 잇기 시작하였다.

"우우웅...아우우웅...으으으응."

그러자 우렁찬 울음소리가 작은 칭얼거림으로 바뀌기 시작하였다.

"그래에에, 할아버님들이 싸운 게 아니지? 그치? 우리 선영이가 눈앞에 있는데 어찌 싸우겠어? 그치?"

주현영은 그런 아이를 사랑스럽다는듯이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우리 선..영?"

"선영이라니?"

순간 정문제와 태자는 머리를 망치로 맞은듯 멍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선영이라니?

저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우리 사랑스러운 아이의 이름이에요."

주현영은 부드러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부군과 제 이름을 한글자씩 따 지었답니다. 어떤가요? 너무너무 사랑스럽지 않나요?"

"대체..언제 지은 것이더냐?"

"출산 후 부군과 함께 지었답니다."

주현영은 해맑은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허허허.."

".....허어."

그 말을 들은 두 남자는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서로 작명을 하겠다고 갑을박론을 펼치며 그리 박터지게 싸웠거늘

전부 소용없는 짓이였다.

이렇게 버젓히 이름을 갖고 있으니 말이다.

"이름, 어떤가요?"

주현영은 반짝이는 눈빛으로 그들을 응시하며 물음을 던졌다.

"사랑스러운 이름이다. 분명 아비와 어미를 닮아 훌륭한 인물이 될 것이다."

그 물음에 정문제는 이내 마주 웃음지으며 덕담을 건네주었다.

"좋은 이름이다, 딸의 이름으로 무척이나 잘어울리는구나."

태자 또한 동의하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름이 미리 지어진 건 안타깝긴하나

엄연히 주현영의 선택이였다.

그 선택에 대한 존중을 해주는 게

바로 웃어른의 양식이리라

"후후훗...좋은 말씀 감사드려요."

주현영은 고운 웃음을 흘렸다.

그들의 덕담에 꽤나 기분 좋게 들린 까닭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웃음 지었을까

"후우우웅...우우웅...아우우"

품에 안겨있던 선영이 칭얼거리며 보채기 시작하였다.

"이런 우리 아가가 배가 고픈가보구나."

주현영은 그런 선영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우린 이만 가보도록 하마."

"...그래, 다음에 또 오겠다."

그러자 두 부자는 눈치껏 자리를 피하기 시작하였다.

아이와 헤어져야한다는 사실이

뼈아프긴하지만

모유 수유하는 상황까지 넋놓고 지켜볼 수는 없는 노릇인 까닭이었다.

끼이이익

곧이어 문이 닫히고

방 안에는 선우와 주현영

그리고 그들의 결실인 선영만이 남게 되었다.

"내 말대로 미리 이름 짓길 잘했지?"

그들이 나가자 선우는 미소 지은 채 물었다.

"그대 말을 따르길 잘한 것 같도다. 만약 그대로 냅뒀다간 폐하와 전하의 의가 상하였을 것이니라."

주현영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동의를 표하였다.

작명때문에

언성까지 높이며 싸우던 그들이었다.

만약 미리 선수치지 않았더라면

의가 상하였을 지도 모르리라

"다들 관심이 너무 과한 것 같다니까."

선우는 장난스레 불평하며 말을 이었다.

"그만큼 우리 아이를 아껴준다는 게 아니던가? 본녀는 기쁘도다. 우리 선영이에게 이리 큰 관심 주고 소중히 생각해주니 말이야."

주현영의 표정이 더욱더 밝아졌다.

얼굴에 행복이 서리기 시작한 것이다.

"하긴 무관심보단 과한 관심이 나으니까."

선우는 동의하듯 고개를 주억거리며 미소지었다.

확실히 관심없는 것보단

과한 관심을 받는 편이 나을 것이란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그렇게 훈훈한 공기가 감돌고 있던 때였다.

"흐에에에....헤에에에...흐에에에."

잠자코 있던 선영이 다시금 칭얼거리기 시작하였다.

"이런."

그 모습에 주현영은 부랴부랴 앞섶을 헤쳤다.

출렁

그러자 커다랗고 새하얀 젖통 하나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덥석

쭈우우웁 쭈우우웁

쭈우우웁 쭈우우웁

주현영은 드러난 젖을 곧바로 물렸고 선영은 어미의 젖을 맹렬히 빨기 시작하였다.

"미안하구나, 선영, 어미가 대화에 취해 너를 깜빡 잊고 있었구나. "

주현영은 그런 선영에게 사과를 하였다.

대화를 우선하였다는 생각에 미안함이 느껴진 까닭이었다.

"나도 미안해, 선영, 아비가 말이 너무 많았지?"

선우 또한 그런 선영을 바라보며 사과를 하였다.

괜스레 수유를 방해한것 같아.

미안함이 느껴진 까닭이었다.

쭈우우웁 쭈우우웁 쭈우우웁

선영은 그러거나 말거나 젖먹기에만 몰두할 뿐이었다.

마치 며칠은 굶은 것처럼 말이다.

"아우, 잘 먹어...아우 잘먹어..우리 딸, 어쩜 먹는 것도 이렇게 잘먹어요? 못하는 게 뭐예요?"

선우는 그런 딸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장난스레 말을 이었다.

쭈쭉 잘 먹는 것 모습조차 귀엽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그대와 본녀의 딸이 못하는 게 있을 리 없지 않은가? 분명 모든 걸 통달할 것이다. 젖을 먹는 건 물론 금기서화에 무공에 학문까지 전부 말이다."

"애를 너무 완벽하게 낳은 거아니야?"

선우는 놀랍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어쩔 수 없도다. 우월함과 고귀함이 동시에 공존하게 되었거늘, 어찌 완벽치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네, 부모가 너무 잘났네."

선우는 히죽거리며 동의를 표하였다.

팔불출 딸바보에

자화자찬까지

참으로 어울리는 한 쌍이 아닐 수 없었다.

끄으윽

그때 젖을 뗀 선영이 가벼이 트림을 하였다.

스르르륵

그리고는 서서히 눈이 감겨지기 시작하였다.

꿈나라로 빠져들기 시작한 것이다.

"자는 것도 금방 자네, 듣기로는 젖을 먹은 후에도 엄청 칭얼거린다고 들었는데."

"어미를 사정을 헤아려주는 착한 아이이기 때문이지. 후후후, 비상한 머리에 착한 마음씨까지...후후후, 이제는 너무 완벽해 두려울 지경이로다. 이러다 맞는 짝은 찾을 수 있을런지.."

"짝은 무슨! 선영이는 시집 안갈거야!"

선우는 발끈하며 언성을 높였다.

"억지 부리지 말거라. 반쪽이여. 그럼 선영이더러 처녀로 늙어죽으라는 말이던가?"

"....그건 아니지만.."

"본디 음양은 조화로울 때 가장 행복한 법이다. 선영이도 맞는 짝을 찾아야 행복하다고 할 수 있지."

"..짝이 없어 행복한 사람도 있지 않을까?"

"없도다. 그대도 본녀를 만나 행복하고 본녀도 그대를 만나 행복해지지 않았는가?"

주현영은 단호하게 말을 내뱉었다.

".....그렇겠지."

선우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먼 미래지만

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을 시집 보낼 생각을 하니 괜스레 침울한 기분이 든 까닭이었다.

"너무 침울해하지 말도록 하라. 아직 먼 훗날의 이야기니라."

"알긴 아는데...생각처럼 되지 않네."

이성과 감정은 별개였다.

머리로는 알아도 감정은 제어안되는 것이다.

"그대는 참으로 팔불출이로다."

주현영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며 입을 떼었다.

정문제와 태자의 유난스러움에 혀를 차더니

정작 본인도 다를 바가 없었다.

훌륭한 팔불출의 표본과도 같은 것이다.

"그냥 딸을 많이 사랑하는 것 뿐이야."

선우는 고개를 내저으며 부정하였다.

"세간에선 그런 걸 팔불출이라고 부른다. 반쪽이여."

"딸바보라는 멋진 말이 있지 않아?"

"다를 바 없는 말이지 않는가?"

주현영은 어이없다는듯 말을 내뱉었다.

팔불출이나 딸바보나

대체 무슨 차이란 말인가

"그리 유난스러워서 어디 제대로 길이라도 떠날 수는 있겠는가?"

"..........사실 자신 없어."

선우는 침울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이제 갓 태어난 너무나 사랑스러운 딸이었다.

그런 딸을 내버려두고 떠나야한다니

도저히 발걸음이 떼어지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도 가야한다. 알지 않은가?"

"알지....알긴 아는데......"

선우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답을 하였다.

도저히 발걸음이 떼어지진 않았지만

강제로라도 옮겨야했다.

사랑하는 또 다른 여인

주소양의 산달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이였으니.

".,...너하고 선영이한테 너무 미안해서.."

이제 막 출산을 끝마친 주현영과 세상밖으로 갓 나온 아이였다.

남편과 아비된 입장으로서 그런 두사람을 두고 발걸음을 옮긴다는 게 쉬울 리 만무하였다.

"반쪽이여, 본녀와 선영이를 소인배로 만들지말도록 하라. 우리 두 사람 모두 고작 그정도도 이해해주지 못할 정도로 속이 좁지 않도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이 있다는 말이다!"

주현영은 짐짓 엄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말을 이었다.

"그러니 한치의 망설임없이 떠나도록 하라. 뒤도 돌아보지 말고."

"............."

하지만 선우는 답하지 못하였다.

두 사람을 두고 떠난다는 죄책감이 물밀듯 치솟은 까닭이었다.

쓰윽

주현영은 그런 선우를 바라보더니 이내 손을 뻗어 부드러이 뺨을 어루만졌다.

"반쪽이여, 본녀가 끔찍한 고통에 허우적거릴 때 버틸 수 있었던 건 그대가 곁에 있고, 그대가 손을 꼬옥 잡아준 덕택이였다. 사랑하는 그대에게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안정이 되었고 힘이 되었다."

그리고는 부드러운 어조로 말을 잇기 시작하였다.

"아마 주 부인도 본녀와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녀 또한 본녀 못지 않게 그대를 진실되게 사랑하는 여인이니."

주현영은 따스한 눈빛으로 선우를 응시하였다.

"반쪽이여, 그녀에게 힘이 되어주거라. 죄책감 같은 건 고이 접어두고 말이다. 부탁이니라."

".......그렇게 하도록 할게."

선우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답을 하였다.

그녀의 따스한 배려에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이다.

"훌륭하다. 나의 반쪽이여."

주현영의 입가에는 환한 미소가 지어졌다.

"배려해줘서 고마워......그리고 사랑해. 현영."

"본녀 또한 마찬가지니라. 사랑한다. 선우여."

두 남녀는 애정 가득한 시선으로 서로 마주보며 미소를 지었다.

너무나 행복한 미소를 말이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