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142화 (1,143/1,419)

"아니지! 거기선 대파를 넣고 볶아야 맛이 우러나지!"

"이게 동파육이야? 이게 동파육이냐고! 돼지고기 하나도 안익었잖아! 아직도 꿀꿀거리는 소리가 안들리는 것이더냐!"

"이딴 개같은 불도장으로 부처가 담을 넘도록 할 수 있을 것 같더냐!"

"이건 뭐야? 닭이 안익었잖아! 실력 있는 황실 어의를 데리고 오면 당장에라도 살릴 수 있을 정도야!"

"소고기가 너무 안익어서 야채를 처먹게 생겼네! 제대로 안해!? 이새끼야!"

황실의 만찬을 책임지는

최고의 궁중 요리사, 고담은 잔뜩 인상을 찌푸린 채 고함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어수룩하기 그지없는 요리사들의 손놀림에 분노가 치밀어오른 까닭이었다.

손발을 그렇게 맞췄거늘

어찌 아직도 이렇게 미숙하다는 말인가

"이놈들! 어찌 이렇게 태도가 엉망이란 말이더냐! 내 분명 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몇 번이고 말하지 않았더냐!"

고담은 잔뜩 얼굴을 붉힌 채 언성을 높이기 시작하였다.

"우리가 만든 음식은 제국의 방패이자 위대한 무인, 경화군주님의 입 속에 들어가게된다! 그런데 어찌 이리 풋내나고 미숙한 요리를 선보일 수 있다는 말이더냐!"

마음에 들지 않았다.

황족

그것도 황실의 방패라고 불리우는

경화군주의 입에 들어갈 음식들이었다.

어찌 이리도 허술하게 요리를 한다는 말인가

"만약 한 번만 더 지금처럼 개같은 음식을 만들어온다면 네놈들 모두 볼기짝을 터트려버리겠다! 알겠나!"

고담은 살벌하기 그지없는 눈빛으로 요리사들을 노려보며 협박을 내뱉었다.

""알겠습니다!""

그 살벌하기 그지없는 협박에 요리사들은 창백한 낯빛을 한 채 일제히 답을 하였다.

그 협박이 허언이 아님을 너무나 잘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알았으면 어서 일해! 이 굼벵이 같은 새끼들아!"

고담은 다시금 고함을 내질렀고

요리사들의 손은 점점 빨라지기 시작하였다.

그에 맞춰 음식을 나르는 궁녀들의 움직임 또한 무척이나 분주해지기 시작하였다.

만들어지는 족족 상 위에 올리며

보기좋게 배열하는 게 상당한 고역이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요리를 배열하였을까

"...대체..얼마나..날라야하는 거야?"

여궁女宮 중 하나인 염염이 눈살을 찌푸리기 시작하였다.

날라도 날라도 끝없이 만들어지는 요리에 짜증이 치밀어오른 것이다.

".....그러게. 오늘은 평소보다 좀 과하네."

그 말을 들은 동기 여궁女宮, 소소 또한 마찬가지로 힘든 티를 팍팍 내기 시작하였다.

평소보다 많은 분량에 몸에 절로 피로가 쌓인 것이다.

"어차피 경화군주님 혼자선 여기있는 걸 전부 드시진 못하잖아, 그런데 왜 이렇게 쓸데없이 많이하는 거지?"

염염은 이해할 수 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거진 만찬에 가까운 식단이었다.

경화군주 한 명만을 위해 차린다고 하기엔

과해도 과한 상차림인 것이다.

어찌 다 먹지도 못할 것들을

이렇게 상다리 부러지도록 차린다는 말인가

"아니야, 여기있는 건 전부 드신다던데?"

소소는 어디선가 주워들었던 이야기를 내뱉었다.

"말도 안돼, 이 많은 걸 어떻게 다먹어?"

염염은 말도 안된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요근래 유난히 식욕이 왕성해지셨다고 하더라구."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염염은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듯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무공을 익혀서 식욕이 왕성한 게 아닐까?"

"무공이 무슨 위장을 늘려주는 건 기술인줄 알아?, 일반적인 사람들하고 큰 차이없다구."

염염은 고개를 살짝 내저으며 입을 떼었다.

무공을 통해 식욕증진과 빠른 소화를 꿰할 수는 있겠지만

한계가 명확한 위장을 강제로 늘릴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럼 별안간 왜 그렇게 식욕이 왕성해지신 거지?"

그 말을 들은 소소는 의문 어린 표정을 지었다.

경화군주의 식욕이 왕성히 늘어난 이유를 짐작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게 나도 의문이야."

짐작이 가지 않는 건 염염 또한 마찬가지였다.

평시에는 소탈한 요리들로

소식小食을 하던 경화군주였다.

그런데 어찌 요 몇달새 딴사람처럼 바뀌어버린다는 말인가

그렇게 얼마나 고심을 하였을까

"이건...내 생각인데.."

이내 염염은 조심스레 운을 떼었다.

그리고 소소는 그런 염염은 가만히 응시하였다.

더 말해보라는듯이 말이다.

"회임을 한 게 아닐까?"

"회..회임?!"

"회임을 하면 식욕 왕성해진다고 하잖아?"

"경화군주님은 미혼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회임을 해!?"

"미혼이라고 회임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

"경화군주님께서 혼전 임신을 했다는 말이야!?"

"꼭 그렇다는 건 아니고...그럴 수도 있다는 거지."

"말도 안돼!"

소소는 염염의 말을 격하게 부정을 하였다.

신빙성이 전혀 없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경화군주님은 황족이잖아! 그것도 폐하의 직계 손녀! 그런 분이 어찌 혼전 임신을 해!?"

"원래 남녀의 사랑이라는 건 신분의 장벽따윈 가뿐히 뛰어넘기 마련이거든."

염염은 살짝 웃으며 말을 내뱉었다.

"사랑도 해본 적 없는 주제에."

소소는 삐죽거리며 입을 떼었다.

연애 한 번 안해본 주제에 사랑 타령을 하니

가소롭기 그지없다고 느껴진 까닭이었다.

"그건 중요치 않아! 내 말에 신빙성이 있다는 말이 중요한 거지!"

"어디가 신빙성이 있다는 거야!?"

"요근래 경화군주님의 배가 유난히 튀어나오지 않았어?"

염염은 차분한 눈빛을 반짝이며 입을 떼었다.

"그거야 음식을 과하게 드시니까..."

"살이 쩠다?"

"그렇지. 먹은 만큼 찌는 건 여인의 숙명과도 같은 거니까.."

"그런데 이상하지 않아?"

"뭐가?"

소소는 모르겠다는듯 그녀에게 되물었다.

"얼굴과 팔다리는 전과 다름없는데 배만 볼록 튀어나왔잖아? 마치 아이를 품고 있는 것처럼 말이야."

염염의 눈빛이 냉철하게 빛나기 시작하였다.

그간 눈칫밥을 보며 쌓아왔던 통찰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소소는 무어라 반박을 하고 싶었지만 말을 내뱉을 수 없었다.

그녀의 말에 설득력을 느낀 까닭이었다.

"내가 만약 도박을 건다면 회임했다는 쪽에 내 전재산을 걸겠어."

곧이어 염염은 확고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만약 네 말이 맞다면 애아빠는 대체 누구인거지?"

"후보야, 많지, 경화군주님 주위에는 능력 좋고 잘생긴 명가의 후손들이 득실거리고 있는 상황이니까 말이야."

경화군주 주위에는 이름만 대면 알법한 명가의 후손들이 득실거렸다.

그녀의 막대한 권력을 탐낸 수많은 유력자들이 가문의 차남이나 막내들을 연줄을 통해 그녀 밑으로 모조리 집어넣은 까닭이었다.

혹여 눈에 띄어 연분이라고 나기를 기대한 채 말이다.

그들 중 한 명과 결실을 맺었다고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리라

경화군주와 명가의 후손들 모두

선남선녀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최고의 미남민였으니

"아니면 구국의 영웅인 군왕 전하일 수도 있고."

곧이어 염염은 가설을 하나 더 내세웠다.

"말도 안돼."

"왜 안된다는 거지?"

"그분은 평민 출신이잖아. 황실의 종친들이 그분을 사윗감으로 인정할 리 없잖아?"

황실의 종친들은 오직 전통만을 부르짖는

꼬장꼬장하기 그지없는 이들이었다.

핏줄에 대한 자부심 또한 하늘을 찌를듯 가득 차 있고 말이다.

그런 그들이 평민 출신의 왕을 사윗감으로 인정할 리 없는 것이다.

"소소야 ,사랑이라는 건 허락이 필요한 일이 아니란다. 그저 마음과 마음이 맞는다면 얼마든 지 이뤄질 수 있는 일이지."

염염은 그런 소소를 귀엽다는듯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남자 손 한 번 안잡아본 애가 그런 말을 하니까. 하나도 설득력없어."

소소는 불신 어린 표정을 지은 채 말을 내뱉었다.

"왜 잡아본 적 없어!"

"언제 잡아봤는데?"

"어릴 때 아버지 손을 잡아봤어!"

"아버지 말곤?"

"남동생 손?"

"휴우..말을 말자. 말을 말아."

소소는 가벼이 한숨을 내쉬며 말을 내뱉었다.

더 들어봤자 염염의 꼴만 우스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지금 나 무시 하는거야!?"

"무시할 만하니까 하지!"

곧이어 두 여궁들은 언성을 높이기 시작하였다.

서로에 대한 반발심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지금 뭣들하는 것이더냐!"

그때 두 여궁들의 귓가에 커다란 불호령이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화들짝 놀란 두 여궁들은 재빨리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흉신악살처럼 일그러진 상급 궁녀.

왕수란의 모습을

"한참 바쁠 때 주둥이나 나불거리며 농땡이를 피우다니 있다니! 네년들이 정녕 제정신이더냐!"

왕수란은 눈살을 잔뜩 찌푸린 채 고함을 내질렀다.

"그것도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해괴망측한 괴소문을 공유하면서 말이야!"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두 여궁들은 죄송하다는 말외에는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자신들의 대화를 모조리 들통났음을 인지한 까닭이었다.

"모든 화의 근원은 세치 혓바닥이라는 사실을 모른다는 말이더냐? 네년들은 지금 세치혀로 황실을 모욕한 것이다! 목이 달아나도 할 말이 없다는 말이다!"

왕수란은 눈을 부라리기 시작하였다

덜 덜 덜 덜 덜

그러자 두 여궁들은 사시너무 떨듯 전신을 부르르떨기 시작하였다.

목이 달아난다는 말에 겁이 치밀어오른 것이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여궁들을 떨리는 음색으로 애원을 하였다.

아직 피워보지 못한 인생을 마감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흥, 죽고 싶진 않은가보구나."

그 말에 왕수란은 코웃음치며 입을 떼었다.

"뭐, 좋다, 처음이니 이번만은 봐주겠다. 하지만 만약 오늘같은 유언비어를 멋대로 공유하고 퍼트린다면 내 직접 네년들을 고발하여 목을 달아나게 만들 것이다! 알겠느냐?"

왕수란은 싸늘한 눈빛으로 두 여궁을 노려보며 입을 떼었다.

""알겠습니다!""

이내 두 여궁들은 우렁차게 답하였다.

"알았으면 어서 가서 일하거라! 할 일이 산더미다!"

""예엡!""

후다닥

왕수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두 여인들은 재빨리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명을 수행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왕수란은 그런 그녀들을 가만히 응시하였다.

알 수 없는 복잡함이 담긴 눈빛으로 말이다.

*******

"아무래도 더 숨기는 건 무리인듯합니다. 마마."

왕수란은 침중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그렇겠지. 자주 보지않는 여궁들조차 내 뒷얘기를 하는 걸 보면 말이야."

경화군주는 동의한다는듯 입을 떼었다.

자신을 보필하지도 않는 이들조차

뒷얘기를 하는 실정이었다.

아마 웬만치 가까이서 자신을 모시는 이들이라면 거진 눈치를 챘으리라

"일단 입막음을 하긴 하였습니다만 걸리신다면 은밀히 처리토록 하겠습니다. 마마."

왕수란은 살벌한 눈빛을 반짝이며 말을 이었다.

"되었다. 이렇게 티가 나는데 어찌 입방아에 오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뒷말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니라."

쓰담 쓰담 쓰담

경화군주는 볼록하게 튀어나온 배를 부드러이 쓰다듬으며 입을 떼었다.

이렇게 티가 나는데

기를 쓰고 모른척하는 것도 실로 웃긴 일이리라

"........하지만 그들은 마마를 모욕.."

"내가 모욕감을 느끼지 않는데 어찌 모욕을 하였다고 하는 것이더냐?"

경화군주는 모르겠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그들에게 조롱따윈 없었다. 그저 있는 사실을 그대로 때려맞췄을 뿐이지. 어찌보면 쪽집게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회임한 사실은 물론 본녀의 낭군마저 맞춰버렸으니 말이야. 후훗."

경화군주는 재밌다는듯한 미소를 흘리기 시작하였다.

"............"

"그러니 그저 내버려두도록 하라. 아무도 다치지 않고 피해가지 않도록 말이야."

"명을 받들겠습니다. 마마."

왕수란은 가벼이 고개를 숙인 채 답을 하였다.

명을 받들기로 한 것이다.

"내 말을 들어주어 고맙구나, 수란."

"아닙니다..그저 당연한 말을 한 것 뿐입니다."

"당연하다고 고맙지 않는 건 아니지."

경화군주는 부드러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저 황송할 뿐입니다."

왕수란은 그저 가만히 고개 숙일 뿐이었다.

크나큰 황송함을 느낀 채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그래, 그럼 이만 물러가도록 하거라. 지금은 혼자 생각을 좀 하고싶구나."

곧이어 경화군주는 그녀에게 축객령을 내렸다.

"그리 하겠습니다. 마마."

왕수란은 허리를 숙여 예를 갖추었다.

그리고 그대로 몸을 돌려

바깥으로 완전히 나가버렸다.

그리고 방 안에는

경화군주만이

홀로 남아있을 뿐이었다.

***********

"아무래도 조만간 공식 발표를 해야할듯 하구나. 아가."

홀로 남은 경화군주는 볼록 튀어나온 배를 부드러이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어미가 미혼모라고 불리우는 건 상관없으나...네가 아비없는 자식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는 건 어미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을 것 같구나."

미혼모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는 건

그리 상관없었다.

명예에 목숨을 거는 부류는 아니였으니

하지만 소중한 자식이 아비없는 자식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는 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어찌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에게

그런 오명을 씌워버릴 수 있다는 말인가

누구보다 우월하고 멋진 아버지를 갖추고 있으면서 말이다.

"그러니 공표할 생각이란다. 네가 누구의 자식인지. 어떤 위대한 영웅의 핏줄을 잇게 되었는지 전부 말이야."

경화군주는 부드러이 미소를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다들 깜짝 놀라고 말게다. 분명 반발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황실 내부에는 출신 성분을 따지는 고루한 이들이 드글드글한 곳이니."

경화군주는 재밌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리 두려워할 필요는 없단다. 너에겐 이 어미가 있으니....그리고 폐하 또한 네 편일 것이다. 연왕 전화와 어머니도...마부장도.....왕수란도.....그리고....또..."

경화군주가 행복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잇는 그 순간이었다.

"천하에서 가장 강한 아버지도 있지."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휘익

경화군주는 그 소리의 근원을 향해 마치 섬전처럼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애정 어린 시선으로 자신을 응시하고 있는

그리운 남자의 모습을

"이건 꿈이..던가?"

능소화는 믿기지 않는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그이에 대한 그리움이 만들어낸 허상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스으윽

그 말에 선우는 손을 뻗어

그녀의 말랑한 뺨을 부드러이 감싸쥐었다.

"거칠면서도....따스하다.....그대는...그대는 허상이 아니구나."

그 감촉을 느낀 능소화는 알 수 있었다.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남자가

결코 허상이 아님을

"미안, 소화, 많이 늦었지?"

그리운 남자, 선우는 천천히 입을 떼었다.

".......늦지 않았다...그대는 늦지 않았다...오히려 때맞춰 온 것이다."

능소화는 울먹이는 눈빛으로 그를 응시하며 입을 떼었다.

뜻하지 않게 생이별한 낭군을 만났다는

생각에 격한 감격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다녀왔어. 소화."

그 심정을 짐작한 것일까

선우는 애정 어린 미소를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어서오거라....나의 하나뿐인 반쪽이여."

그리고는 능소화는 그대로 달려들어

그의 넓은 가슴에 쏘옥 안겨버렸다

무척이나 행복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쓰담 쓰담 쓰담

선우는 그런 능소화를 부드러이 쓰다듬고 또 쓰다듬어주었다.

사랑을 가득 담은 채로 말이다.

무려 팔 개월만에 재회한

두 남녀는 포옹은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그간 만나지 못했던 설움이

완전히 달래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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