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이이익
경첩이 맞물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문을 연 당사자
장난기 가득한 절세미인, 요랑이 그 모습을 드러내 시작하였다.
문을 열어젖힌 그녀는 흑요석처럼 반짝이는 눈빛으로 실내를 둘러봤다.
그러자 그녀의 시야에는 커다란 탁자 끝쪽에 앉아있는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여인이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서윤!"
그녀를 마주한 요랑은 기쁨 가득한 표정을 지은 채 언성을 높였다.
"내가 1등 맞지?"
그리고 곧이어 물음을 던졌다.
약간의 기대감을 담은 채 말이다.
"네에, 가장 일찍 오셨네요. 요랑님."
날카로운 인상의 여인, 당서윤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긍정을 해주었다.
"헤헤헤헤헤. 1등이다. 1등!"
그녀의 확답이 마음에 든 것일까
요랑은 해맑은 웃음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그나저나 상당히 빨리 오셨네요. 전령을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전령한테 말을 듣자마자 곧바로 내달렸거든."
"...그렇게까지 서두르지는 않아도 됐는데.."
"친구들을 빨리 만나고 싶었거든, 요즘 바쁘다고 못 본지 꽤 됐잖아?"
요랑은 방실거리며 말을 이었다.
당가가 번성할 수록
재경각은 바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여유롭게 농땡이를 피우며
친구들을 만날 기회가 현저히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괜스레 죄송하네요...요랑님께 일을 너무 떠넘긴 것 같아서."
당서윤은 면목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요랑이 친구조차 못 만날 정도로
바쁘게 만든 건
대다수 재정적인 사안들을 전부 떠맡긴 자신 때문이었다.
죄책감이 물밀듯이 차오를 수밖에 없었다.
"아니야, 미안해하지마, 내가 좋아서 하는걸? 돈도 많이 받고 말이야. 소일거리 삼아하는 것도 재밌고 말이야."
그녀 표정에 드러난 죄책감을 읽은 것일까
요랑은 가벼이 손사래를 치며 입을 떼었다.
그녀의 죄책감을 덜어주려는듯이 말이다.
"그래도 항상 고마워요..요랑님. 언제나 힘이 되어주셔서요."
당서윤은 부드러이 미소를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요랑의 예쁜 배려가 너무나 고맙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친구잖아? 당연한 일인걸?"
"다행이네요. 요랑님과 친구가 될 수 있어서요."
"나랑 생각이 같네?"
이내 당서윤과 요랑 사이에는 훈훈하기 그지없는 기류가 흐르기 시작하였다.
서로를 위하는 따스한 마음이
따스하기 그지없는 훈풍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렇게 한창 서로를 마주보며 부드러이 미소를 짓고 있을 때였다.
"두 분의 우정이 너무나 우애롭네요. 질투가 날 정도예요."
끼이이익
닫혔던 문이 열리며 우아하기 그지없는 절세가인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옥령!"
"옥령님!"
그러자 당서윤과 요랑은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반겼다.
"평생 마음이 통하는 한 명의 벗을 얻을 수 있다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하던데.....두 분께서는 이미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는듯 하네요."
옥령은 흐뭇한 미소를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그녀들의 우애로운 우정이 무척이나 흐뭇하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그럼 옥령도 성공한 인생이네?"
그 말을 들은 요랑은 곧바로 답을 하였다.
"제가요?"
옥령은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옥령도 우리 벗이잖아."
요랑은 배시시 웃음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후후훗, 절 벗이라고 여겨주시는 건가요?"
"난 마음이 통한다고 생각하는 데...옥령은 아니야?"
"후후훗, 맞아요. 저희는 마음이 통하는 벗이에요. 요랑."
옥령은 부드러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벗이라 칭해주는 요랑의 말에 무척이나 기분 좋게 들린 까닭이었다.
"히히히히."
그녀의 인정이 기분이 좋았던 것일까
요랑은 흡족스러운 미소를 흘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옥령과 당서윤은 그런 요랑과 마찬가지로 훈훈하기 그지없는 웃음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화기애애한 광경이었다.
끼이이이익
그때 다시금 문이 열리기 시작하였다.
"어머, 벌써 와계셨네요."
"나름 일찍 온다고 왔는데...늦었나보네요."
"다들 잘지내셨나요?"
"어마마마..부다다다다!"
곧이어 절색의 여인들과 한 명의 아기가 떼를 지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당대부인 운가려
전 봉황당주 강하윤
북해빙궁주 북궁연
그리고 사랑스러운 연우의 등장이었다.
"다들 어서오세요."
그 모습을 본 당서윤은 환한 미소를 지은 채 그들을 반겼다.
"일단 모두 자리에 앉도록 할까요?"
그리고 곧바로 자리를 권하였다.
그 말을 들은 여인들을 하나둘 자리를 채우기 시작하였다.
커다란 원탁을 둘러싼 채 말이다.
****************
모두가 자리에 앉자
당서윤은 여인들의 면면을 둘러보았다.
우측에는 옥령과 요랑이
좌측에는 운가려와 강하윤 그리고 북궁연과 품에 안겨있는 연우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일단 부름에 응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다들 일정이 있었을텐데..이렇게 한 분도 빠짐없이 모여주시다니....그저 감사할 따름이에요."
그리고 이내 당서윤은 착석해있는 여인들을 향해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전하였다.
갑작스러운 부름에 흔쾌히 응해준 그녀들에 대한 고마움이 느껴진 까닭이었다.
"제가 오늘 여러분을 소집한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여러분들께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기 때문이에요. 아무래도 비밀로 하는 것보단 모두 미리 알고 있는 편이 나을 거란 생각이 들었기 떄문이죠."
곧이어 몸을 일으켜세운 당서윤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잇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선우의 여인들을 당서윤의 말에 한층 더 집중하기 시작하였다.
그녀가 내뱉을 말이 무엇인지
궁금증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후우우우우.."
시선이 집중되자 당서윤은 가벼이 숨을 골랐다.
막상 말을 내뱉으려니
민망함과 긴장감이 절로 차오른 까닭이었다.
".......저.."
하지만 이내 결심을 굳히고 힘있게 입을 떼어내기 시작하였다.
"임신하게 되었어요."
그리고는 그녀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말을 내뱉기 시작하였다.
"진짜!?"
그 말에 가장 먼저 반응을 한 것은 요랑이었다.
설마하니 그녀가 임신을 하였을 줄은 전혀 예상치 못한 까닭이었다.
"네에....이제 6주차라고 하더라구요."
당서윤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입을 떼었다.
"와아아! 축하해! 서윤! 선우의 아이를 품게 되었구나!"
요랑은 행복한 미소를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친구이자 같은 남자를 모시는 동지인 당서윤의 임신이 무척이나 기꺼운 모습이었다.
"축하해요. 서윤, 은연 중 임신을 바라더니..이렇게 소원을 성취하게 되었네요..후후후"
"이제 아기 엄마가 되는 건가요? 육아에 관해 묻고 싶은 게 있으면 언제든 물어보세요. 최대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서윤."
옥령과 운가려는 부드러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축하드려요! 서윤과 선우님을 닮은 아이라면 필시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아기가 태어날 거예요."
강하윤은 해맑은 미소를 지은 채 그녀를 축복하였다.
진심을 한껏 담은 채로 말이다.
"이제 엄마로서 동질감을 느낄 수 있겠네요. 서윤, 축하해요. 보배와 같은 아이를 갖게 된 것을"
북궁연은 아름다운 웃음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모두들 감사드려요..이렇게 축하해주시다니."
그녀들의 진심을 느낀 탓일까
당서윤은 꽤나 감격에 젖은 표정을 지었다.
모두에게 축복받은 임신을 하였다고 생각하니
마음 속 깊은 말랑하고 따스한 감정이 물밀 듯 차오른 것이다.
"당연히 축하하지. 서윤의 자식이면 우리의 자식이기도 한걸?"
요랑은 당연하다는듯한 어투로 입을 떼었다.
축하는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다.
비록 배아파 낳은 자식은 아니지만
서윤의 자식이라면 자신의 자식과 다를 바 없는 존재였다.
그런 존재가 태어나는데 어찌 축하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요랑의 말이 옳아요. 저희들에게도 자식이 생긴거나 다름이 없는 일이에요. 축복은 당연한 일이죠."
옥령 또한 요랑의 말을 동의를 하였다.
틀린 말이 아니란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이 나이에 자식이 생기게 되다니....무척 설레네요."
운가려는 기쁜듯 말을 내뱉었다.
비록 친모는 아니지만
명목상 자식이 생긴다고 생각하니 기쁨이 차오른 것이다.
"아직 경험이 없어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노력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윤."
강하윤은 고심 어린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언제나 진지한 그녀였기에
엄마의 역할에 대한 고심을 하며 말을 내뱉은 것이다.
"우리 연우는 좋겠네, 몇 달만 지나면 귀여운 동생이 생길테니 말이야."
북궁연은 품에 안고 있는 연우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아부따따따!"
짝 짝 짝 짝
연우는 환한 미소를 지은 채 박수를 치기 시작하였다.
동생의 존재가 만족스럽다는듯이 말이다.
그렇게 방 안에 모인 모든 이들은 당서윤과 앞으로 태어날 새로운 자식에 대한 축복을 잇기 시작하였다.
마치 제 자식이 태어난 것마냥
기쁨 가득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그리고 그들의 축복에 당서윤은 크나큰 행복을 느꼈다.
그녀들의 진심이 온몸에 그대로 전해진 까닭이었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구나.'
당서윤은 행복 가득한 표정을 지은 채 생각하였다.
스스로가 무척이나 행복한 사람이라고
비록 피가 이어진 모든 혈육들을 잃었지만
피보다 진한 우애를 가진 새로운 가족들을 곁에 둘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행복해.'
곧이어 당서윤의 미소가 더욱더 진해지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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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 대리가 임신을 했다구요!?"
운설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되물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사실에 당혹스러움을 느낀 까닭이었다.
"그렇다니까? 직접 들은 사실이야."
요랑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입을 떼었다.
당서윤의 임신 사실을
친한 친우인 운설에게 그대로 전해준 것이다.
"...전혀 예상치 못했어요."
"나도 마찬가지야...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더니...설마 일중독에 딱딱한 서윤이가 그렇게 먼저 임신을 할 줄은 예상 못했어....아쉬워."
"아쉬워하는 것치곤 무척 기뻐보이는데요?"
운설은 그런 요랑을 바라보며 물음을 던졌다.
아쉬운듯 말하지만
표정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무척이나 모순된 모습인 것이다.
"아쉬운 건 아쉬운 건데..기쁨이 더 크니까...비록 친모는 아니지만 내 자식이 태어나는 거잖아? 어떻게 기쁘지 않을 수 있겠어?"
요랑은 산뜻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게다가 내 아이도 곧있으면 수정될테니까...딱히 질투가 나진 않아."
요랑은 애정 어린 손길로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네에?"
그 말을 들은 운설은 벙진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되물었다.
아이가 수정이 된다니?
저게 대체 무슨 소리란 말인가
"지금 자궁 속에서 선우의 정액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거든...아마 며칠뒤면 그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거야."
그 물음에 요랑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게 가능한 말인가요?"
운설은 모르겠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되물었다.
임신이라는 것은 하늘이 점지해주는 것이거늘
어찌 저리 임신을 확신한다는 말인가
의아함이 들 수밖에 없었다.
"선우의 정액은 특수하거든....원한다면 얼마든지 임신시킬 수 있어."
요랑은 산뜻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선우의 정액은 무척이나 특수하였다.
선우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 지 여인을 임신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말도 안되는.."
운설은 믿기지 않는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요랑의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던 까닭이었다.
아무리 특수해도
임신 성공률이 십할이라니
어찌 이런 이치에 벗어난 일이 가능하다는 말인가
이는 전능한 신에 가까운 영역이 아니던가
"믿기지 않으면 직접 시험해봐도 좋아. 운설."
요랑은 그런 운설을 짓궂은 표정을 지은 채 바라보았다.
"직접 시험하라뇨? 그게....무슨?"
"선우한테 임신시켜달라고 하는 거야...그럼 직접 시험해볼 수 있잖아?"
"임..임신이라뇨! 그런 말도 안되는! 애초에 사귀지도 않는 남녀끼리 임신이라뇨! 저열하고 천박한 일이에요!"
"그럼 사귀면 되는 거 아니야?"
"정액의 특수성을 시험해보기 위해서 마음에도 없는 남자와 사귈 수 없어요!"
"거짓말."
요랑의 그녀의 말을 한마디로 일축하였다.
"너 마음 있잖아. 선우한테."
요랑은 차분히 가라앉은 눈빛을 반짝이며 입을 떼었다.
"마음이라뇨...그..그게 무슨?!"
운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갑자기 훅 들어오는 요랑의 날카로운 말에 당황스러움이 느껴진 까닭이었다.
"너 많이 변한 거 알아?"
"변하다뇨? 제가 어디가 변했다는 거죠?"
운설은 모르겠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선우 얘기만 나오면 심장박동이 미친듯이 상승하고 호흡이 거칠어지고 얼굴을 붉어져."
"그건..더워서.."
그 말을 들은 운설은 변명하듯 말을 내뱉었다.
"한 겨울에, 그것도 한수불침에 다다른 사람이?"
요랑은 코웃음을 치며 입을 떼었다.
그녀의 뻔히 보이는 변명이 무척이나 귀엽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야. 난 변화에 무척이나 예민하거든."
요랑은 빙글거리며 웃음을 지었다.
무척이나 가소롭다는듯이 말이다.
"............"
그리고 정곡이 찔린 운설은 입을 다물었다.
속내를 훤히 뚫고 있는듯한 요랑의 말에 뭐라 반박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말해줘, 운설."
그녀가 말이 없자 요랑은 짓궂은 미소를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선우랑 어디까지 갔어? 반응을 보면 입맞춤에 손장난까지는 간 것 같은데 말야."
"!?!?!"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운설의 눈이 휘둥그레지기 시작하였다.
정확하기 그지없는 요랑의 추리에 당혹스러움이 물밀듯 차오른 까닭이었다.
어찌 선우와의 진도를 저리도 간단히 간파해낸다는 말인가
아무런 말도 안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반응을 보니 맞나보네."
그 반응에 요랑은 헤실거리며 미소를 흘리기 시작하였다.
추리가 정확하였음을 인지할 수 있던 까닭이었다
"그럼 이제 뺄 필요 없겠네. 서로 좋아하고 있으니까 말야. "
요랑은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그럼 함께 임신하자. 운설. 분명 우리 아이들은 서로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이내 충격적이기 그지없는 발언을 내뱉었다.
"전 처녀예요!"
그 말을 들은 운설을 발끈하며 언성을 높이고 고함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능금처럼 얼굴을 잔뜩 붉힌 채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