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121화 (1,122/1,419)

면양시 관청 앞

면양의 수많은 지역민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관청 전체를 에워싸기 시작하였다.

잔뜩 흥분한 모습으로 말이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당장 해산하지 못할까!"

그 모습을 본 면양 관청의 수비대장, 안감은 고함을 내지르며 호통을 치기 시작하였다.

당장 해산을 하라면서 말이다.

"이대로 보낼 수 없습니다! 차라리 저희를 모두 즈려밟고 가주십시오!"

털썩

그러자 가장 선두에 있는 거한이 관청 바닥에 드러누운 채 고래고래 소리를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면양은 사천의 중심입니다! 그런데 어찌 다른 곳으로 수도를 옮긴다는 말입니까? 말도 안되는 일입니다!"

"재고해주십시오! 이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입니다!"

곧이어 거한의 뒤편에 있는 이들 또한 처절하게 울부짖으며 그대로 바닥에 드러눕기 시작하였다.

결코 타협할 수 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지금 본관의 명을 거역하겠다는 말이더냐!"

그 모습에 안감은 눈살을 찌푸린 채 소리를 내질렀다.

"........."

"........."

그 물음에 답하는 이들은 없었다.

그저 서로서로 굳건히 손을 맞잡은 채 드러누워있을 뿐

"여봐라! 저들을 강제로 끌어내도록 하라!"

곧이어 안감은 잔뜩 성난 목소리로 고함을 내질렀다.

"알겠습니다!"

그러자 뒤편에서 시립하고 있던 관청의 병사들이 앞으로 튀어나오며 드러누운 이들은 강제로 일으키기 시작하였다.

당장에라도 끌어내버릴 기세로 말이다.

"절대 끌려가선 안된다! 버텨라! 다들 버텨!"

꽈아악 꽈아악

그러자 드러누운 이들은 더욱더 끈끈하게 서로 맞붙잡은 채 버텨내기 시작하였다.

결코 끌려가지 않겠다는듯이 말이다.

곧이어 강제로 끌어내려는 병사들과

끌려가지 않으려는 면양의 지역민들과의 팽팽한 힘싸움이 벌여지기 시작하였다.

누구하나 양보하는 이 없는

처절한 힘싸움이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참으로 끈질기구나.'

곧이어 수비대장 안감이 눈살을 찌푸리기 시작하였다.

좀처럼 밀려나지 않는 시위자들의 모습에 난감함이 절로 든 까닭이었다.

'좀더 강압적인 수를 써야하는 가.'

고민이 되었다.

끌어내라는 명을 내렸을 뿐

폭력적인 사태를 최대한 피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한순간 수도를 빼앗겨버린

저들의 심정을 최대한 이해하고

어느정도 배려를 하고 있던 탓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가다간 시위자들은 끌어내긴 커녕

오히려 병사들이 먼저 지칠 것 같았다.

좀더 강압적인 압박도 생각을 해봐야하는 것이다.

'그래...지부대인을 거슬리게 할 수는 없다.'

곧이어 안감은 결심한듯 눈을 빛냈다.

"명을 어기고 버티는 자들은 매질을 하도록하라! 어디 지부대인이 머무는 관청 앞에서 소란을 피운단 말인가!"

안감을 병사들을 바라보며 고함을 내질렀다.

""알겠습니다!""

그러자 병사들은 일제히 답을 하였다.

그리고 옆구리에 매여져있는 몽둥이를 꺼내들기 시작하였다.

죄인을 제압하기 위해 사용되는 단단한 곤봉이었다.

"당장 나오지 않는다면 매질을 가할 것이다!"

안감은 시위자들을 노려보며 소리를 내질렀다.

마지막 경고였다.

이 이상 선을 넘으면

더이상의 배려는 없다는

마지막 경고 말이다.

하지만 그 마지막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위자들 중 누구도 몸을 피하는 이들은 없었다.

그저 결심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손을 더욱더 강하게 맞잡을 뿐인 것이다.

"마구 쳐라!"

그 모습을 확인한 안감을 고함을 내질렀다.

그들의 굳은 의지를 확인한 까닭이었다.

"예엡!"

퍽 퍽 퍽 퍽 퍽 퍽

"끄아아아악!"

"아아아악!"

"크아아악!"

"아아아악!"

곧이어 둔탁한 소리와 함께 처절한 비명성이 관청 가득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시위자들을 상대로 한 강압적인 폭력이 시작된 것이다.

"비키거라! 어서 비키란 말이다!"

안감은 매질을 당하는 시위자들을 바라보며 고함을 내질렀다.

어서 비키라고

더 맞기 싫다면 몸을 피하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몸을 피하는 이들은 없었다.

피투성이가 되고 비명성을 내지르면서도

누구하나 몸을 피하는 이가 없던 것이다.

"그대로 버티다간 죽는다! 어서 비키거라! 어서 비키란 말이다!"

퍽 퍽 퍽 퍽 퍽 퍽 퍽

"아아아아!"

"크아아아악!"

"아아아악!"

둔탁한 소리와 맞물린 비명성이 더욱더 처절해지기 시작하였다.

*********

"그래서 몇 명이 죽었지?"

면양시를 고향으로 두고 있는 모든 구성원들의 복리 증진 및 권익 보호를 위해 설립된

면양시 최대 이익집단

면양 향우회

총회장, 우광은 청년회장 우석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사망자는 없습니다."

우석은 무척이나 공손한 태도로 말을 이었다.

"사망자가 없다라..그럼 부상자는?"

"총원 백오십 명 중 예순 다섯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다친 정도는?"

"다들 경미한 부상을 입었을 뿐, 심각한 부상을 입은 이들는 없는 상태입니다."

"예상 밖이군, 몇 몇은 죽어나갈 줄 알았는데 말이야."

"아무래도 관청 병사들이 어느정도 손속에 사정을 둔터라...심각한 부상을 입은 이는 없었습니다.."

"곤란하군, 어느정도 피해를 입어야 여론 조작에 용이한데 말이지."

우광은 곤란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턱을 쓰다듬었다.

"애들 몇 추려서 부러뜨려놓을까요?"

우석은 살벌한 눈빛을 반짝이며 되물었다.

피해 입은 이가 없다면

만들면 될 뿐이었다.

너무나 간단한 일인 것이다.

"우리 애들은 안돼, 대업을 이뤄야하는 데 향우회에 공백을 만들면 쓰겠나?"

"그럼 시위에 참가했던 사람들 중 몇 몇을 추려서 반병신으로 만들어놓도록 하겠습니다."

우석은 이해했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시위 참가자들 중에는 향우회 소속이 아닌 이들도 수두룩하였다.

그들을 추려 반병신으로 만들어놓는다면

여론 조작도 용이하고 향우회 전력의 공백이 생기는 일 또한 방지할 수 있으리라

"들키지 않도록 하거라."

"걱정마십시오, 이런 일처리만큼은 완벽하게 할 자신 있습니다."

우석은 입가에 진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사람을 반병신으로 만들고

입막음을 하는 일은

꽤나 자신 있는 일이었다.

괜히 머리를 굴리는 일보다 휠씬 수월하리라

"믿겠다. 하지만 만약 이번에도 날 실망시킨다면....그 청년회장 자리는 내놓아야할 것이다."

총회장, 우광은 살벌하기 그지없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걱...걱정마십시오. 회장님,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그 살벌한 눈빛에 간감이 서늘해진 우석은 더듬거리며 말을 이었다.

"그래야할 것이다."

우광은 싸늘한 눈빛이 더욱더 차갑게 빛나기 시작하였다.

"그럼 이만 가보도록 하거라."

"알겠습니다."

꾸벅

우석은 허리 숙여 인사를 건네었다.

그리고 무척이나 다급하게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우광의 명을 훌륭히 완수하기 위해서 말이다.

"꽤나 매정하게 구는구만. 아들인데 말이야."

우석이 나가자 한쪽 구석에 자리잡고 있던 면양 지역조합장, 홍학철이 실실 웃음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아들이건 뭐건, 무능한 놈은 못참네."

우광은 태연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럼 처음부터 앉히질 말아야하는 거 아닌가?"

"저리 아둔한 놈인줄 내 어찌 알았겠는가?"

"아들에 대한 평이 참으로 박하군."

"인정할 건 인정해야, 훌륭한 지도자가 아니겠는가?"

"면양 향우회는 좋겠구만, 이리도 훌륭한 지도자를 둬서 말이야."

홍학철은 비꼬듯 말을 내뱉었다.

"부러우면 자네도 내 밑으로 들어오도록 하게. 내 넓은 아량으로 받아줄터이니."

"하하하하, 사양하지. 어찌 늑대새끼가 개새끼 밑으로 들어가겠는가?"

홍학철은 너털 웃음을 터트리며 손사래치기 시작하였다.

"지역조합장, 자네는 스스로에 대해 참으로 관대하군, 누가봐도 자라새끼를 늑대새끼라고 칭하는걸 보면 말이야."

".....말 다했는가?"

홍학철은 눈을 부라리며 말을 내뱉었다.

그의 말이 신경에 상당히 거슬린 까닭이었다.

"못했다면 어쩌겠는가?"

우광 또한 지지않겠다는듯 그를 노려보기 시작하였다.

곧이어 면양을 대표하는 두 집단의 수장들 간의 거친 기싸움이 펼쳐지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얼마나 서로를 노려보았을까

피식

"그만하지. 어린 애도 아니고 말이야."

곧이어 홍학철은 피식 웃음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기싸움도 좋지만 지금은 그보다 중요한 일이 있음을 인지한 까닭이었다.

"김 새는군."

우광은 김샜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번에야말로 한바탕 제대로 하려고

벼르고 벼렀건만

대치가 생각보다 시시하게 끝난 까닭이었다.

"지금은 기 싸움보다 중요한 일이 있지 않은가?"

"상소를 말하는군."

우광은 이해했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그래, 상소, 지금은 그 얘기부터 하지, 어떻게 됐는가? 답장이 왔는가?"

홍학철은 궁금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에게 되물었다.

상소의 결과가 심히 궁금한 까닭이었다.

"이쪽에 패를 엿보려면 그쪽부터 패를 드러내야하는 게 아닌가?"

"이런 것까지 기싸움을 하나?"

홍학철은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쓸데없이 기싸움을 하는 우광의 모습이 심히 어이가 없던 까닭이었다.

"뭐가됐든, 먼저 말하지 않으면 나도 말하지 않겠네."

우광은 단호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고집불통 영감탱이.'

홍학철은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말을 하든 저 고집을 꺾을 수 없음을

너무나 잘알고 있는 까닭이었다.

자신이 먼저 말하지 않는 이상

결코 입을 열지 않으리라

"알았네. 알았어. 내 먼저 말하지."

이내 홍학철은 어쩔 수 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아무 연락 없었네. 전서구가 당도한 게 확실한데도 말일세."

"아무 연락도 말인가?"

"그렇네."

"...흐음.."

그 말을 들은 우광은 침음성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자네는 어떤가?"

그러자 홍학철은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이쪽도 마찬가지일세. 아무런 연락도 없었네."

우광은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전서구가 제대로 당도한 게 맞긴 한겐가?"

전서구는 생각외로 변수가 많은 통신수단이었다.

매나 수리에게 사냥을 당하거나

사냥꾼의 활에 목숨을 잃는 일 또한 허다한 까닭이었다.

"전서구는 제대로 도착했다고 들었네."

우광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세작을 통해 확인한 사안이었다.

"그럼 어째서 연락이 없는 거지?"

홍학철은 모르겠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나 또한 의문일세. 무슨 반응을 보여야 정상이거늘...어찌 아무런 반응도 없는지.."

제안에 찬성을 하든 거절을 하든

무슨 반응을 보여야 정상이었다.

그런데 아무런 반응이 없으니 되려 의문이 들었다.

"혹여 무시당한 게 아닐까 싶네만?"

"그럴리가!"

우광은 즉각적으로 반발하며 언성을 높였다.

"그간 향우회에서 뒷돈을 먹인 게 얼만데! 본 회장의 상소를 무시한다는 말인가!"

"그런 게 아니고서야 이렇게 반응이 없을 리 없지 않은가?"

"무슨 사정이 있겠지! 명친왕 전하께선 결코 향우회를 무시하실 분이 아닐세!"

우광은 잔뜩 흥분한 표정으로 고함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자네야 말로 제대로 무시당한 게 아닌가!"

"그럴 리 없네, 경친왕은 면양 지역조합은 무척이나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네! 무시할 리 없어!"

홍학철은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질렀다.

경친왕에게 먹인 돈만 수십만냥이 넘었다.

그간 뒷작업을 하며 친분을 다져놓은 상태인 것이다.

그런데 어찌 자신의 서신을 무시할 수 있겠는가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흥, 자네만 친하다고 여기고 있을 줄 누가 아는가?"

"그건 자네도 마찬가지 아닌가?"

"뭐라! 지금 향우회를 능멸하는 겐가!"

"그러는 자네야말로 지역조합을 무시하는 겐가!"

곧이어 우광과 홍학철은 언성을 높이며 고래고래 소리를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답장이 오지 않는 불안감에 대한

분풀이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한창 고성을 내지르며 말싸움이 오가던 그 때였다.

콰지지직

우당탕

갑자기 문이 박살나더니

커다란 신형 하나가 요란스럽게 바닥을 나뒹굴기 시작하였다.

깜짝 놀란 우광과 홍학철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재빨리 시선을 돌렸다.

요란스럽게 바닥을 나뒹구는 신형을 향해서 말이다.

그리고 그들은 볼 수 있었다.

시뻘건 핏물을 뒤집어쓴 익숙한 거한의 모습을 말이다.

"우석!?"

"청년회장!?"

바로 면양 향우회의 청년회장이자

총회장 우광의 아들

우석의 모습을 말이다.

"아...아버지.."

피투성이가 된 채 바닥에 나뒹굴던 우석은 간신히 고개를 들어올려 아비를 바라보았다.

무척이나 애처로운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 것이더냐!"

그 모습에 우광은 재빨리 달려가 피투성이가 된 아들을 껴안아들었다.

별안간 상처를 아들에 대한 걱정과 연민이 물밀듯 차오른 까닭이었다.

"적..적습입니다..어서..피하셔야.."

우석은 힘겹게 말을 잇기 시작하였다.

"..적습!?"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우광의 눈이 화등잔만하게 커지기 시작하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말에 경악스러움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면양시 내에서만큼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곳이 바로

면양 향우회가 아니던가

그런데 대체 어떤 간큰 놈이 습격을 가할 수 있다는 말인가

'설마!?'

휘익

곧이어 우광은 시선을 돌려 홍학철을 노려보기 시작하였다.

혹여나 그가 적습을 가한 건 아닐까라는 의심이 든 까닭이었다.

"뭘 그렇게 쳐다보시오? 난 아니오! 아무 짓도 안했다는 말이오!"

그 눈빛에 홍학철은 억울하다는듯 항변을 하였다.

항상 뒤통수를 칠 궁리를 하긴 하였지만

지금만큼은 아니였다.

거사가 치뤄지기 전

통수를 칠 생각따윈 전혀 없던 까닭이었다.

"면양지역 조합정도가 아니라면 대체 누가 감히 향우회를 습격한다는 말인가!"

우광은 여전히 의심을 거두지 못하였다.

향우회를 습격할 만한 세력을 갖춘 곳은

지역 조합외엔 없다는 확신을 가진 까닭이었다.

"답답하구나, 어찌 내 말을 그리 못믿는다는 말이오!"

홍학철은 답답하다는듯 가슴을 두드렸다.

불신 가득한 우광의 태도에 답답함을 느낀 까닭이었다.

찌릿

우광은 그러거나 말거나 여전히 싸늘한 눈빛으로 홍학철을 노려보았다.

"참으로 오만하구나."

그렇게 그들이 한창 대치를 하고 있던 때였다.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방 안을 가득 메우기 시작하였다.

휘익

우광과 홍학철은 그 목소리의 진원지를 따라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묵빛의 도포를 입고있는

담백한 인상의 중년인의 모습을 말이다.

"한낱 지역 조합주제에 감히라는 말을 쓰다니 말이야. 누가보면 황족이라도 건든 줄 알겠구나."

중년인은 비웃듯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네놈은 누구더냐!"

그 모습을 확인한 우광은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질렀다.

저 중년인이

아들을 묵사발로 만든 장본인이라는 사실을

어림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체 누구길래, 감히 면양 향우회의 청년회장을 이런 비참한 꼴로 만들어버린단 말인가!"

우광은 살기 어린 눈빛으로 중년인을 노려보며 소리를 내질렀다.

"내 이름은 백광이다."

중년인, 백광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네놈들을 심판할 심판자다."

스르릉

백광은 허리춤에서 날카로운 검을 꺼내들며 말을 이었다.

"뭐라! 네놈이 무슨 권리로 우리를 심판한다는 말인가!"

"권리는 충분하다."

스으윽

백광은 칼끝으로 우광을 겨누며 말을 이었다.

"본관은 네놈들이 능멸하려고 들었던 위대한 왕의 칼이니."

"뭐...뭣이!?"

순간 우광의 눈빛이 휘둥그레지기 시작하였다.

최악의 상황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간 까닭이었다.

"다시 소개하지. 본관은 광서성을 다스리는 명친왕 전하의 검이자 광서성의 군사를 총괄하는 최고 사령관."

백광은 반짝이는 눈빛으로 우광을 노려보며 말을 잇기 시작하였다.

"광서성의 도지휘사 백광이다."

"도..도지휘사...어르신!?"

그 말을 들은 우광은 경악 어린 표정을 지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백광의 정체에

경악을 금치 못한 까닭이었다.

어찌 광서성의 도지휘사가 면양에 모습을 드러낸다는 말인가

"왕을 능멸한 역도여. 그 추악스러운 죗값을 톡톡히 치르도록 하라."

곧이어 우광을 향해 백광의 검이 더욱더 휘황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검을 마주한 우광의 안색이 한없이 창백해지기 시작하였다.

마치 죽은 시체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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