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109 1110. 좋은 날
"수도를 옮긴다니....대체 그게 무슨?"
선우는 화등잔만하게 커진 눈빛으로 정철을 응시하며 입을 떼었다.
정철의 파격적인 제안에 경악스러움은 느낀 까닭이었다.
수도가 무엇이란 말인가
중앙정부가 소재해있으며 국가 최고 지도자가 거점으로 두는 곳이자 정치, 행정의 중심이 되는 도시가 아니던가
그런 곳을 어찌 손바닥 뒤집듯 옮겨버리자니
어찌 경악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말그대로입니다. 성도가 마음에 걸리신다면 수도를 성도로 바꿔버리면 그만아니겠습니까?"
정철은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수도를 바꾸는 게 쉬운 일인가?"
너무 대수롭지 않게 얘기하는 걸보니
사실은 수도 이전이 쉬운 일이 아닐까라는
착각마저 들었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갑작스레 수도를 이전하려든다면 기존 기득권 세력은 물론 지역민들까지 전부 반발할게 뻔할테니까요!"
수도 이전은
수도를 기반으로 부를 축적해온 기존 기득권 세력과 지역민들 입장에선 날벼락과도 다를 바 없었다.
반발을 야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수도 이전에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세금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기존에 만들어두었던 왕실을 비롯한 수많은 기반시설들을 내버려둔 채 새롭게 만들어야할테니 말입니다!"
수도를 이전할 경우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 수밖에 없었다.
면적만 수 만 평에 다다르는 땅값
그 위에 세워지는 기반시설에 대한 공사비용까지
전부 세금으로 메꿔야하기 때문이었다.
"말이 모순되는군, 그리도 어려운 일을..이렇게 가벼이 입에 담는다니 말이야."
선우는 이해 안된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기득권 세력을 비롯한 지역민들의 반발에
천문학적인 액수의 세금까지
예상되는 일을
어찌 이리 가벼이 내뱉는다는 말인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가볍다뇨! 어불성설입니다! 전하의 심기가 불편하거늘! 어찌 사안이 가볍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정철은 말도 안된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내뱉었다.
지역민들의 반발이 어쨌다는 말인가
기득권 세력의 반발이 어쨌다는 말인가
만인지상
위대한 왕이 심기가 불편하다는데 말이다.
"....내 심기가 그리 중요한 것인가?"
선우는 당혹스럽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당연한 말씀입니다! 전하께선 누구보다 존귀하신 분입니다! 그런 전하의 평안을 위해서라면 그깟 수도 이전따윈 몇 번이고 감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기득권 세력과 지역민들이 반발을 한다고...."
"제놈들이 반발하면 어쩌겠습니까? 만인지상께서 옮기겠다는데!"
"민심을 그리 무시해도 되는가?"
선우는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민심따윈 개나줘버리라는듯한 정철의 태도에
당혹스러움을 느낀 까닭이었다.
민정을 담당하는 기관의 최고 수장이
어찌 저런 막말을 내뱉을 수 있다는 말인가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제 밥그릇 빼앗기기 싫어 반발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런 자들의 사정까지 살피실 필요 없습니다."
정철은 단호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결국 그들의 반발하는 건
제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발악에 불과하였다.
군왕이 그런 자질구레한 사정까지
봐줄 필요는 없는 것이다.
"게다가 그들이 반발한다고 한들 전하에 대한 민심이 나빠질 일은 없을테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민심이 나빠질 일이 없다니? 어찌 그리 확신하는가?"
선우는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어디 사천의 백성이 그들 뿐이겠습니까? 사천 전체를 놓고 본다면 반발하는 이들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아무리 반발한다해도 전하의 위상이 깎아내려지는 일따윈 존재치 않을 것입니다."
수도권 지역민들이
타 지역에 비해 상당한 숫자를 자랑하긴 하였지만
타 지역민들을 모두 합친 것과 비교하면
소수에 불과한 숫자였다.
그들이 민심을 대변한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반발한다하여도 상관없었다.
그들이 아무리 반발하고 난리를 피워도
사천을 구한 위대한 영웅의
위상이 깎여지는 일따윈 존재치 않을테니
".....민심은 그렇다쳐도 수도 이전에는 어마어마한 세금이 들어간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걸 감당할 여유가 왕실에 있던가?"
"물론입니다!"
정철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즉답을 하였다.
"사천성의 재정 상태는 중원 전체를 놓고 보아도 손에 꼽힐 정도로 부유하기 그지 없습니다! 수도 이전 비용을 감당할 여력은 차고 넘칠 정도입니다! 그러니 자금에 대한 걱정은 전혀 하실 필요 없습니다!"
".....흐으음.."
정철의 확신 어린 대답을 들은 선우는 침음성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말만 들어보면
옮겨도 상관없지 않을까라는
유혹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하였다.
수도 이전을
강행할 수 있는 권력과
실행할 수 있는 자금력까지
모두 알맞게 갖춰져있는 상태였으니 말이다.
'.......뭔가..껄끄러워.'
하지만 쉽사리 결단을 낼 수는 없었다.
강행할 수 있는 권력과 자금력을 갖추고 있긴 하지만
자신 하나 편하자고
국가적인 대공사를 진행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라는
의문이 든 까닭이었다.
'....소시민이 왕이 되니...별걸 다 고민하는 구나.'
타고난 선민 사상을 갖춘 왕이라면
고민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편의를 위해서라면
백성들이 희생하는 것도
자신을 위해 천문학적인 세금이 쓰이는 것
너무나 당연한 일일테니
'....문제는 난 타고난 왕이 아니란 말이지.'
자신은 소시민에 불과하였다.
내가 편하고 싶다는 명분으로
백성들의 반발을 감수하고
세금이 낭비되는 것을
용납하긴 힘든 것이다.
'............고민되는구나.'
그렇기에 선우는 한참을 고민하였다.
자신의 편의를 위해 마음대로 하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좀더 고민해보는 게 맞는 건지 말이다.
그렇게 한창 고민을 하고 있을 때였다.
"전하, 무언가 마뜩치 않으신 것입니까?"
선우가 말이 없자 정철이 걱정 어린 표정을 지은 채 그에게 물었다.
"......아무리 그래도 내 편의를 위해 수도 이전을 한다는 게 마음에 걸리는구나."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속내를 내뱉기 시작하였다.
"민심에 영향없을 정도로 소수이긴 하나 수도권 지역민들 또한 내 소중한 백성들이고 수도 이전에 들어갈 천문학적인 세금은 수많은 백성들의 피땀이지, 그런데 내 편의를 위해 백성을 무시한 채 멋대로 세금 낭비를 한다고 생각하니 영 마뜩치가 않구나."
"아아아아......전하께서 이리도 백성들의 안위를 생각하시다니....전하의 하해와 같은 마음에 그저 망극할 따름이옵니다."
선우의 말을 들은 정철은 감격에 젖은 표정을 지었다.
왕으로서
백성을 생각하는 선우의 마음이
감격을 넘어 거룩하게 느껴질 정도였기 때문이었다.
왕으로서 권위를 챙기기보단
백성들의 안위부터 걱정을 하다니
어찌 저런 하해와 같은 마음을 지닐 수 있다는 말인가
"하지만 전하, 비록 편의에서 발로된 계획이라고는 하나 수도 이전 자체는 결코 나쁜 일이 아니옵니다. 오히려 다수의 백성들을 위해선 더욱더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수도 이전이 다수의 백성들을 위해서 더욱더 좋은 선택이라고?"
선우는 이해안된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그렇습니다. 일단 수도 이전은 지역간의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무척이나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전하도 아시다피시 지역은 고르게 발전하기보단 수도권을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발전하지 않습니까? 자연히 수도권에서 먼 지방권 도시들은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고 말입니다. 수도 이전은 그런 지역 간의 불균형을 해소시켜주고 지역을 고르게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지요."
정철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확실히 그런 효과가 증대되긴 할듯 하군."
선우는 수긍했다는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확실히 틀린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뿐만 아니라 수도 이전은 지역 경제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을 주게 됩니다. 아시다시피 왕실이 이전되는 일은 어마어마한 대공사가 필요한 일입니다. 고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사람이 몰릴 수밖에 없으며 결국 지역 경제의 활성화까지 이어지게 도와주지요. 백성들의 피땀으로 이루어진 세금을 다시금 백성에게 환원시켜주는 것입니다."
정철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잇기 시작하였다.
"전하, 수도 이전은 전하의 편의와 백성들의 안위를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최상의 방법입니다. 그러니 더는 고민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저 마음가는대로 행하시면 될따름입니다."
정철은 허리를 숙인 채 공손히 말을 내뱉었다.
"............"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선우는 침묵을 한 채 고심에 빠져들었다.
정철의 말이 논리적으로 맞는 말인지
머릿속으로 따져보기 시작한 것이다.
"....정철."
그리고 이내 천천히 입을 떼어 정철을 불렀다.
"말씀하십시오. 전하."
"그대의 말이 옳다. 내 편의를 위해 발로된 계획이긴 하지만 그대의 말을 듣다보니 마냥 잘못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구나. 아니 오히려 경제활성화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꽤나 괜찮은 사업이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선우는 차분한 어조로 말을 잇기 시작하였다.
"피땀 흘려 바쳐진 세금이라고 소중히 묵혀만둔다면 결국 무용지물인 법이지."
돈이라는 쓸 때 가치를 발하는 법이었다.
아깝다고
쓰지 못하고 묵히는 돈만큼 쓸모없는 것도 없는 것이다.
"내 오늘 그대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고맙다. 정철."
선우는 자신을 깨쳐준 정철에게 감사를 표하였다.
"성은이 망극할 따름이옵니다!"
정철은 우렁찬 목소리로 답을 하였다.
"수도를 성도로 이전하겠다."
이내 선우는 확고한 어조로 말을 내뱉었다.
수도 이전을 결정한 것이다.
"그대를 믿고 맡겨도 되겠는가?"
"물론입니다! 전하! 맡겨만 주신다면 최선을 다해 임무를 완수하도록 하겠나이다!"
정철은 자신있게 언성을 높이기 시작하였다.
위대한 군주를
직접적으로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절로 의욕이 차오른 것이다.
"좋다, 그럼 믿고 맡기도록 하지. 잘부탁하네. 승선포정사."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전하!"
정철은 감격 어린 표정을 지은 채 우렁차게 답을 하였다.
자신을 믿겠다는
선우의 말에 크나큰 감격에 젖은 것이다.
'전하가 실망치 않도록 최선을 다해 임무를 완수하리라!'
정철은 속으로 굳게 다짐하였다.
위대한 왕을 위해
최선을 다해 임무를 완수하자고
자신을 믿어준 군주가
실망하지 않도록
'가문의 이름을 걸고!'
정철의 눈빛이
마치 불꽃처럼 이글거렸다.
의욕이 넘칠정도로 뿜어져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
재경각
"흐응~ 흐으응~흐으응~"
지저귀는듯한 콧노래가 집무실 전체에
가득히 울리기 시작하였다.
"무슨 좋은 일 있으신가봅니다. 각주."
그 콧노래를 들은 당감은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평소보다 훨씬 더 기분 좋아보이는 상사의 모습에
의아함이 든 까닭이었다
"아니, 근데 생길거야."
콧노래의 근원이자
당감의 상사.
요랑은 해맑은 웃음을 흘리며 답을 하였다.
그녀의 웃음은 수많은 꽃들이
동시에 만개한 듯 한없이 아름다웠다.
화아아
오래 봐온 당감마저 얼굴을 붉힐 정도로 말이다.
"앗, 얼굴 빨개졌다!"
요랑은 손가락으로 당감의 얼굴을 가리키며 히죽거렸다.
얼굴을 붉히는 당감의 모습이 꽤나 재밌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누구나 이럴겁니다."
당감은 변명하지 않았다.
남자라면 자신 뿐아니라 모두가 같은 반응을 보였을테니
"당혜한테 일러야지."
요랑은 짓궂은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아니, 여기서 당 소저가 왜 나온단 말입니까?"
"둘이 사귀고 있잖아?"
"그...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의미를 모르겠습니다!"
당감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모습으로 답을 하였다.
누가봐도 정곡이 찔린듯한 모습이었다.
"당감아, 사내 비밀 연애만큼 티가 나는 것도 없단다."
요랑은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당사자들은 숨긴다고 숨기겠지만 티가 날 수밖에 없거든, 좋아하는 사람이랑 하루종일 있는데 어떻게 티가 안나겠어?"
"후우우우............언제부터..아신겁니까?"
당감은 깊게 한숨을 쉬며 말을 내뱉었다.
"처음부터"
".........어떻게?"
"눈빛, 말투, 행동이 티날정도로 바뀌었거든"
요랑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둘의 체취가 섞여있었어."
"체..체취가?!"
"응, 그나저나 보기보다 둘다 적극적이네, 설마 사귀는 당일부터 교접할 생각을...."
"각..각주님! 쉬이이잇! 쉬이잇!"
당감은 다급히 손가락을 올린 채 그녀를 만류하였다.
누가 들을까
겁이 덜컥 난 까닭이었다.
"왜 부끄러워?"
"부끄럽습니다..제발...그만해주세요."
"뭐, 부끄럽다고 그래, 사랑하는 남녀가 그 짓을 하는 건 당연한 건데."
요랑은 히죽거리며 말을 이었다.
"..그래도..부끄럽습니다..요랑님."
"뭐 그리 부끄러우면 더 언급은 안할게."
"감사합니다..정말..감사."
"대신 한 가지 조건이 있어."
요랑은 고운 검지를 쭉 편 채 입을 떼었다.
"........조건?"
"나 퇴근할래."
"안됩니다! 이제 출근한 지 고작 한 시진이지 않습니까!"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이제 출근한지
한 시진밖에 안됐건만 어찌 바로 퇴근을 한다는 말인가
"헤에에, 소문 나도 되나봐?"
".....그..그건.."
당감은 당황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요랑이 퇴근해선 안되지만
소문이 나서도 안됐다.
두 선택지 모두 여러모로 곤란해지는 선택지인 것이다.
"양자택일해, 당감. 소문 날래? 아니면 보내줄래?"
"...요랑님이 지금 퇴근하시면...일이 밀립니다..결국 월말에 고생하시는 건 요랑님이란 말입니다."
"그러니까 네가 오늘치 내 몫을 처리해야하지 않겠어?"
"아니! 어찌 그런!"
"소문낼까?"
"..........."
"당혜 친부가 금옥禁獄 고문실에서 근무하고 있지. 아마......딸을 끔찍히 아낀다고 들었는데...딸의 순결을 왠 아저씨가 가졌다는 걸 들으면 어떻게 되려나.."
요랑은 모르겠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퇴근하십시오, 각주, 모든 일처리는 제가 도맡도록 하겠습니다."
순간 당감은 그대로 허리를 숙였다.
듣고보니 고민할 가치조차 없는 일이었다.
잠깐의 귀찮음보단
목숨이 소중한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 않는가?
"무리할 필요없는데?"
"무리라뇨! 얼토당토않는 일입니다! 어차피 일이 밀려 야근을 할 생각이었습니다! 거기에 각주의 업무가 추가된다하여 달라질 건 없습니다! 하하하하."
"고맙네, 날 위해 그렇게 신경써주고 말이야."
"당연한 일입니다! 제가 가장 존경하는 각주가 아닙니까?"
"난 행복한 사람이네, 이렇게 충성스러운 부하를 두고 있는 걸 보면말이야."
요랑은 히죽거리며 미소를 지었다.
"그럼 난 이제 가볼게, 고생해."
그리고 곧바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바깥을 향해서 말이다.
"저어, 각주."
당감은 그런 요랑의 뒷모습을 바라보더니
그대로 그녀를 불렀다.
멈칫
"말해."
요랑은 문앞에서 걸음을 멈춰선 채 고개를 돌려 당담을 바라보았다.
"......왜 이렇게 일찍 퇴근하시는 겁니까?"
당감은 궁금하다는듯 그녀에게 물었다.
평소에도 땡땡이를 밥먹듯이 치는 그녀였지만
한 시진만에 퇴근하는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궁금증이 차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상 받으러."
히죽
그 물음에 요랑은 부드러이 미소를 지었다.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아름다운 미소를 말이다.
멍
당감은 그런 요랑을 그저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