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098화 (1,099/1,419)

EP.1098 1099. 비밀의 화원이 드러나다.

대對의 선先

대적자와 동시에 공격을 일으켜 먼저 선先을 점하는 지고한 경지.

만약 선우가 그 지고한 경지에 다다랐다면

선先의 선先에 다다른 자신에게

유효타를 먹이는 게 불가능하진 않는 것이다.

'그럴 리 없어!'

운설은 고개를 좌우로 내저으며 부정하였다.

말도 안되는 생각이었다.

대對의 선先이 대체 어떤 경지란 말인가

선천적으로 타고난 본능과 오감 그리고 반사신경

그리고 사선을 넘나든 농밀한 실전경험까지

모든 것들이 완전히 갖춰질 때

비로소 도달할 수 있는 지고의 경지가 아니던가

대對의 선先은 노력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선先의 선先과는 궤를 달리하는 경지였다.

오직 천부적으로 선택받은 이들 중에서도

필생의 노력을 수반한 자들만이

도달할 수 있는 지고의 경지인 것이다.

어찌 그런 경지를

이립조차 되지 않은 나이에 도달할 수 있다는 말인가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우연일 거야...대對의 선先이라니...그런 게 가능할 리가....'

운설은 그저 우연으로 치부하였다.

백년이 넘는 세월동안

선先의 선先에 도달한 이는 손꼽을 정도긴 하였지만

분명 존재하였다.

한 세대에 몇 명정도는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의 경지란 소리였다.

하지만 대對의 선先에 도달한 이는

단언컨대 단 한 명도 보지 못하였다.

몇 세대를 거쳐도

재능이 없거나 운이 없다면

도달할 수 없는 지고의 경지란 소리였다.

우연으로 치부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리라

'그래, 고작 한 수였을 뿐이야.....판단하긴 일러..'

단 한수였다.

그것만으로 판단하기엔 일러도 너무 일렀다.

'너무 당황했어.'

선先의 선先이 막히자 필요이상으로 당황한듯 싶었다.

이리도 평정심이 흔들리다니 말이다.

'그저 확인해보면 될 것을.'

꽈아아악

곧이어 운설은 눈을 빛내며 검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확인해볼 요량이었다.

그 한 수가 우연이였는지

아니면 진실로 대對의 선先이라는

지고의 경지에 도달하게 된 것인지 말이다.

곧이어 운설은 올곧은 눈빛이 선우에게 고정된 채 오랫동안 머무르기 시작하였다.

마치 때를 기다리는 것처럼 말이다.

선우 또한 그런 그녀를 가만히 응시하였다.

검을 늘어뜨린 자세로 말이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한참동안이나 대치를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얼마나 대치가 이어졌을까

곧이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검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쾌속하기 그지없는 속도로 말이다.

'이번에야말로 빼도 박도 못해!'

운설은 눈을 빛냈다.

선先의 선先에 다다른 감각을 통해 알 수 이었다.

그의 팔과 손목이

그의 다리와 발목이

그의 검로가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식을 날아들게 될 것인지

전부 알 수 있었다.

마치 전능한 신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확신할 수 있었다.

이번만큼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선우는 검을 쥔 채 크게 들어올리기 시작하였다.

종으로 크게 베는듯한 자세였다.

쇄애애애애액

운설의 목검이 커진 동작의 빈틈을 포착해

바람보다 빠르게 날아들기 시작하였다.

노리는 곳은 명치였다.

'끝이야!'

운설의 눈빛이 더할 나위없이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동작이 커진다면 위력이 증강되겠지만

빈틈 또한 커지기 마련이었다.

먼저 선을 점하고 들어간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으리라

쇄애애애애애액

그렇게 운설의 확신이 담긴 쾌검이 선우의 명치 지근거리까지 도달한 그 순간

이변이 일어났다.

콰아앙

정면으로 들어올려지던 목검이 옆으로 뉘여졌다.

그리고는 휘어지듯 곡선을 그리며 내질러진 운설의 검격을 가벼이 튕겨버린 것이다.

'아니!?'

운설은 경악을 하였다.

선先의 선先으로 예측한 검로가

완전히 빗나가버렸다는 사실을 인지한 까닭이었다.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렇게 한창 벙진 표정을 짓고 있을 때였다.

선先의 선先에 다다른 감각이 경고를 하였다.

머지 않아 후속타가 날아들 것이라고

'오른 쪽 대각으로 베어올린다.'

운설은 왼발을 뒤쪽으로 일보 내딛었다.

그리고 그 발을 축으로 삼아 그대로 검의 진행방향으로 몸을 회전시키기 시작하였다.

휘리리리릭

솨아아아악

그러자 선우의 검이 닿을락 말락한 거리를 유지한 채 절묘히 그녀를 스치고 지나가기 시작하였다.

부우우웅

곧이어 몸을 회전시킨 운설이 오른 발을 들어올렸다.

회전력을 더해 선우의 옆구리를 그대로 후려쳐버릴 요랑이었다.

파악

하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발을 뻗음과 동시에 뻗어진 선우의 왼팔이

옆구리를 단단히 보호한 까닭이었다.

쇄애애애애액

운설은 재빨리 발을 회수한 후 선우의 가슴팍을 횡방향으로 쾌속히 베어가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상체를 뒤쪽으로 젖혀 베어들어오는 검을 가뿐히 회피하였다.

그리고는 상반신을 들어올림과 동시에 검을 뻗어 그녀의 정수리를 향해 쏘아보내기 시작하였다.

운설은 예상했다는듯 고개를 틀어 검로에서 벗어나버렸다.

그리고는 곧바로 검격을 가하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두 무인은 쉴새없이 공격을 주고받고 파훼하며 공세를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처음과는 달리 일방적인 모양새는 아니었다.

대등하게 검을 주고받으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나와 대등하다니......'

그리고 공세가 길어질 수록 운설의 표정을 더욱더 경악스럽게 바뀌기 시작하였다.

일방적으로 밀리던

그전과는 전혀 달랐다.

자신과 완벽한 호각을 이루며

공방을 나누고 있는 것이다.

선의 선이라는 지고한 경지에 다다른

자신과 말이다.

어찌 경악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설마..정말로....대對의 선先에?'

이내 운설의 눈빛이 쉴새없이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유구한 무림의 역사 속에서도

도달한 이가 극히 드물다는

최상의 경지

대對의 선先에 도달하였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렇게 한창 상념에 빠져있을 때였다.

쇄애애애애액

선우의 검격이 명치를 노리며 쇄도하기 시작하였다.

'막을 수 없다.'

순간 상념에서 깨어난 운설은 위기감을 느꼈다.

막기엔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운설은 재빨리 상체 뒤로 젖혀버렸다.

찌지지지지직

그러자 선우의 목검이

운설의 앞섶을 찢어발기며 그대로 내질러지기 시작하였다.

아무래도 검날의 범위를 완전히 벗어나기엔 무리였던듯 싶었다.

출렁

곧이어 옷이 완전히 찢어발겨지고

알맞게 부풀어오른 운설의 젖가슴이 만천하에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아..."

순간 선우는 넋을 완전히 놓고 말았다.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선배님의 아리따운 가슴에

몸이 그대로 굳어버린 것이다.

한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부푼 크기.

눈처럼 새하얀 살결

그리고 연하디 연한 분홍빛 유두와 유륜까지

운설의 가슴은 전형적인 숫처녀의 가슴이었다.

남자의 손 한 번 타본적 없는

가장 순수하고 순결한 숫처녀의 가슴말이다.

'...핑두에 핑륜까지.....'

핑두에 핑륜이라니

희귀하기 짝이 없는 광경이었다.

처녀라고 무조건적으로 유두와 유륜이 분홍빛인 건 아니었다.

멜라닌 색소의 착색정도에 따라 그 빛깔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핑두에 핑륜은 천부적으로 선택된 이들만이

비로소 가질 수 있는 재능의 젖가슴이였다.

노력으로는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가슴인 것이다.

그런 가슴을 마주했는데 어찌 시선을 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선우는 본능에 따라 보고 또 보며 감상하고 감상하였다.

저 젖가슴을 결코 잊지 않기 위해

완벽히 각인시키기 위해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젖가슴을 응시하였을까

"언제까지 볼 생각인가요?"

귓가에 싸늘한 음성이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북풍한설처럼 싸늘하기 그지없는 음성이 말이다.

"죄,죄송합니다!"

순간 정신이 돌아온 선우는 검을 거둬들이고 다급히 사과하였다.

잠시 정신이 나가 어마어마한 무례를 저질렀다는 걸 인지한 까닭이었다.

"됐으니까...다른 곳 좀 봐요....민망하니까."

운설은 얼굴을 무미건조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젖가슴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치곤 꽤나 태연한 반응이었다.

"..알겠습니다."

휘익

그녀의 요청에 선우는 재빨리 고개를 돌려버렸다.

더 이상 무례를 저지를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선우가 고개를 돌리자 운설은 시선을 내려 찢어진 앞섶을 바라보았다.

앞섶은 생각이상으로 처참하였다.

완전히 해어져 원래 기능을 도저히 수복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른 것이다.

"후우우우."

운설은 가벼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손을 뻗어 찢어진 부분을 손으로 대충 동여매기 시작하였다.

드러난 가슴을 최대한 가리기 위해서 말이다.

찌지지직

하지난 소용없는 일이었다.

그녀의 풍만한 가슴을 감싸기엔

남아있는 천 면적이 너무나 부족한 까닭이었다.

운설은 그대로 손을 놔버렸다.

더이상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이행할 수 없음을 인지한 까닭이었다.

"윗옷 좀 벗어줄래요?"

운설은 고개 돌리고 있는 선우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알겠습니다."

그녀의 부탁에 선우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상의를 벗어버렸다.

그리고 곧바로 그녀에게 건네주기 시작하였다.

어서 빨리 받으라는듯이 말이다.

운설은 내밀어진 선우의 상의를 그대로 받아들었다.

그리고 곧바로 옷을 챙겨입어 드러난 가슴을 완전히 감싸버렸다.

"..이제 됐어요."

선우의 윗옷으로 가슴을 가린 운설이 차분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그러자 허공을 응시하고 있던 선우가 그녀쪽으로 조심스레 고개를 돌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너무 커 하반신까지 내려오는 자신의 윗옷을 입고 있는 운설의 가녀린 모습을 말이다.

"..............."

그 모습에 선우는 살며시 얼굴을 붉혔다.

뭔가 맞지 않은 와이셔츠를 입은 여친을 본것처럼

왠지 모를 설렘이 마음 가득 피어오른 까닭이었다.

"........이상한가요?"

선우가 말없이 빤히 쳐다보자 운설은 옷을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맞지 않은 옷을 입은터라

확실히 우스꽝스럽게 보일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아닙니다...이상하지 않습니다."

선우는 고개를 좌우로 내저으며 부정을 하였다.

저런 절묘한 꼴림 포인트를 가진

운설의 복장이 어찌 이상할 수 있겠는가

"다행이네요..꼴이 우스워보이면 어쩌나 싶었는데."

운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내심 우스꽝스러워 보이면 어떡할까

걱정을 한 까닭이었다.

"........그....죄송합니다....저 때문에."

그 말을 들은 선우는 곧바로 사과를 하였다.

뒤늦은 죄책감이 물밀듯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괜찮아요. 비무하다 벌어진 사고가 아닌가요?"

운설은 태연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아무렇지도 않다는듯이 말이다.

"하지만..아무리 그래도 가슴이.."

"그 말은...하지마요...아무리 저라도 그런 말은 민망하니까.."

운설은 얼굴을 살짝 붉히며 말을 내뱉었다.

"....죄송합니다."

"어쨌든..정말 괜찮아요...후배님이..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제가 방심해서 벌어진 일이기도 했으니까."

운설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크게 보면 두 가지였다.

자신과 대등하게 성장한 선우의 검격과

그 사실에 경악하여 방심을 한 자신의 실책

구태여 원망한다면

방심한 스스로를 책망하는 게 맞는 일이리라

"..........하지만...제가 너무 무례하게 굴지 않았습니까?....거기에 대해 사과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선우는 여전히 마뜩치 않은 표정을 지었다.

가슴을 드러나게 한 것 뿐 아니라

음흉한 눈빛으로 그녀의 가슴을 감상하는

무례마저 저질렀다.

욕을 바가지로 먹어도 할 말이 없는 것이다.

"괜찮아요, 여인의 가슴이 드러났는데 사내로서 어찌 시선을 빼앗기지 않을 수 있겠어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요...오히려 기쁜 걸요, 이렇게 나이먹은 저를 여인으로 봐준 것 같아서 말이에요."

운설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선배."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선우는 감격에 젖은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까지 자신을 배려해주고 이해해주다니

어찌 감격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니 신경쓰지말구, 죄책감도 가지지 말아요. 후배님."

"감사합니다. 선배님."

선우는 감사를 표하며 굳게 다짐하였다.

운설이야말로 자신의 이해해주는 참된 선배임이 분명하다고 말이다.

"그럼 이제 슬슬 마무리할까요? 옷이 넝마가 되었으니 수련을 더할 순 없을 것 같네요."

"아...예에, 그리 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럼 저 먼저 가볼게요. 후배님, 아무래도 제 옷이 아니다보니 살짝 불편한 감이 있네요."

운설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리 하시지요."

선우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럼."

말을 마친 운설은 무척이나 태연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평소와 같은 걸음걸이를 말이다.

'실로 태연하기 그지없구나....과연 오랜 고련으로 수양을 쌓은 선배님 답구나...나를 전혀 의식하지 않다니.'

그 모습에 선우는 감탄을 하였다.

이 시대 여인들에게 속살이란

지아비에 외엔

내보여선 안되는

비밀의 화원같은 곳이었다.

그런 속살을 드러냈음에도 태연하기 그지없는 운설의 태도에 감탄이 절로 터져나왔다.

과연 신선에 가장 가까운 반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나도 선배와 같은 부동심을 갖기 위해 노력하자.'

선우는 굳게 다짐하였다.

저 멋진 선배처럼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갖자고 말이다.

*********

저벅 저벅 저벅

운설은 태연한 걸음 걸이로 수련관을 벗어나기 시작하였다.

평소와 다름없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적정한 속도와 보폭을 유지한 채로 말이다.

그리고 곧이어 머물고 있는 거처에 도달하게 되었다.

운설은 여유로이 문을 열어젖히고 거처 안으로 들어갔다.

우우우우우우우웅

그리고 내력을 운용한 뒤

방 안 전체를 커다란 차단막으로 감싸기 시작하였다.

어떤 소리도 새어나가지 않도록 말이다.

풀썩

그다음 신형을 침상 위에 그대로 나자빠뜨렸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동 동 동 동

그리고 찢는듯한 비명성을 내지르며 발을 동동 구르기 시작하였다.

수치심과 부끄러움으로 얼굴을 잔뜩 붉힌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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