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054화 (1,055/1,419)

EP.1054 1055. 밑밥을 깔다.

화사한 느낌이 가득한 방 안

"흐응~ 흐응~"

톡 톡 톡

한 명의 여인이 연신 콧노래를 부르며 화장을 고치고 있었다.

무척이나 즐겁다는듯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이다.

"오늘따라 기분이 무척 좋아보이는구나, 영아."

그 모습을 본 또다른 여인, 모용란이 천천히 입을 떼었다.

콧노래를 부르며 화장을 고치는

사랑스러운 딸.

이화영을 바라보면서 말이다.

"요즘은 일가는 게 즐겁거든요."

이화영은 맑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 의외로구나. 항상 침울한 표정으로 출근 준비를 하더니 말이야."

그 말을 들은 모용란은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사랑스러운 딸의 태세 전환에

의문이 든 까닭이었다.

그 전만 하더라도

침울하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출근 준비를 하던 이화영이었다.

그런 그녀가

화색을 띄우고

콧노래를 부르며 출근 준비를 하니

의아함이 들었다.

"우리 딸, 무슨 좋을 일이라도 있는 것이냐?"

"티가 많이 났나보네요."

이화영은 가벼운 웃음을 흘리며 입을 떼었다.

"이렇게 어여쁘게 웃고 있는데 어찌 어미가 눈치채지 못하겠느냐?"

모용란은 그런 딸을 사랑스럽다는듯이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당장에라도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의 애정이 피어오른 까닭이었다.

"어서 말해보거라..대체 어떤 일이 우리 어여쁜 딸의 기분을 더욱더 화사하게 만들었는지 말이야."

".....사실은...제 밑으로 부사수가 하나 들어왔어요."

"부사수? 네 밑으로 신입 각원이 배정됐다는 말이더냐?"

"네에, 부족한 몸이지만 신입 교육을 맡게 됐어요."

"대단하구나, 그런 중요한 직무를 맡게 되다니!"

모용란은 감탄했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내뱉었다.

"...대단하긴요...원래...바로 윗기수가 직무 교육을 맡는 건 재경각의 규정인 걸요."

이화영은 다급히 손사래치며 말을 내뱉었다.

신입 각원의 직무 교육을

바로 윗기수가 담당하는 건

재경각의 규정이었다.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닌 것이다.

"아무리 규정이라도 못 미더운 이에게 교육을 맡기겠니? 네게 직무 교육을 맡겼다는 건 그만큼 네가 인정 받았다는 말이란다."

모용란은 고개를 가벼이 도리질치며 입을 떼었다.

규정이라고는 하지만

못미더운 이에게 직무교육을 맡길 만큼

재경각은 허술한 곳이 아니었다.

이화영에게 교육 업무를 맡겼다는 건

이제 그녀를 신입 나부랭이가 아닌

정식 각원으로 인정했다는 말과 다름이 없는 것이다

어찌 기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헤헤헤...말이 그렇게 되나요?"

모용란의 칭찬에 이화영은 히죽거리며 미소를 흘리기 시작하였다.

듣고보니 틀린 말이 아니었다.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였다면

직무 교육은 바로 윗 기수로 넘어가버렸을테니까 말이다.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된단다. 넌 인정받은 거야."

모용란은 부드러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네에, 그리 생각할게요."

이화영의 표정이 한층 더 밝아지기 시작하였다.

인정받았다는 말이 흡족스러움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부사수는 어떤 사람인지 말해줄 수 있겠느냐? 웃음꽃이 활짝 핀 걸 봐선 멋들어진 청년일 가능성이 팔할 정도 되는 것 같구나."

모용란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화사하게 웃는 딸을 보니

장난기가 절로 차오른 까닭이었다.

"아니요, 새로 들어온 사람은 어머니 또래의 여자에요."

이화영은 고개를 좌우로 내저으며 입을 떼었다.

"나랑 나이가 비슷하다구?"

모용란은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네에, 그리고 어머니께서도 잘 아시는 여자기도 하죠."

이화영은 진한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내...또래에....내가 잘아는 여자?"

이화영은 말을 들은 모용란은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조건에 부합하는 이를

특정해보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마땅한 이가

특정되지 않았다.

그녀 자신 또래의 인물들 중

이제 재경각에 들어갈만한 인물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신입 각원이라는 것은

사회초년생이라는 것을 의미하였다.

자신 또래 중 사회초년생으로서

신입 각원으로 재경각에 들어갈 만한 이가

있을 리 만무한 것이다.

"마땅한 이가 떠오르지 않는구나."

이내 모용란은 모르겠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물었다.

"후훗...정체를 들으시면 아마 깜짝 놀라실 거예요."

그 반응에 이화영은 가벼이 웃음을 흘렸다.

예상조차 못하는 어미의 반응이

꽤나 재밌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그리 말하니 호기심이 더욱더 자극되는구나. 뜸들이지 말고 어서 말해보렴. 신입 각원이 누구더냐?"

모용란은 뜸을 들이는 딸을 재촉하기 시작하였다.

뜸을 들일 수록 궁금증이 점점 커진 까닭이었다.

"제 밑으로 들어온 신입 각원은......."

이화영은 반짝이는 눈빛으로 어미인 모용란을 응시하며 천천히 입을 떼었다.

"당진설이에요."

"뭐라구?!"

그리고 이화영의 말을 들은 모용란은 눈을 휘둥그레뜨기 시작하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아니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사실이 귓가에 파고든 까닭이었다.

딸인 이화영의

직속 부하로 들어간 신입 각원의 정체가

당진설이라니 저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내가...아는 당진설이 맞더냐?...그 악독하고 사악하고 지독한 당가의 계집 말이야."

모용란은 믿기 힘들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당진설이 맞는지

혹여 동명이인은 아닌지

확인을 하기 위해서 말이다.

"어머니가 아는 그 악독하고 지독한 당가의 독사, 당진설이 맞아요, 그 여자가 제 밑으로 들어오게 됐어요."

이화영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이었다.

"어떻게 그런 일이.....그 여자는 당가의 직계가 아니더냐? 그런 여자가 어찌 재경각의 신입 각원으로 들어간다는 말이더냐?"

이해할 수가 없었다.

세가에서 핏줄은 곧 권력이었다.

순혈에 가까울 수록 크나큰 대우를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어찌 순혈 중에 순혈이라고 불리우는

당진설이 그런 말도 안되는 대우를 받는단 말인가

"아주 큰죄를 짓고 신분이 강등당하고 노역형에 처해졌다고 들었어요."

"대체 어떤 죄를 지었기에?"

"자세한 내막까진 알 수 없었어요."

이화영은 도리질치며 말을 내뱉었다.

대략적인 사정은 알 수 있었지만

자세한 내막에 대해선 철저히 함구한 까닭이었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당진설이 무슨 죄를 지었느냐가 아니예요. 어머니."

이화영은 차분히 가라앉은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러면?"

"바로 제 직속 부하로 들어왔다는 사실이죠."

그녀의 눈빛이 살벌하게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어머니도 기억하실 거예요. 천무맹 시절, 그 악독한 여자가 얼마나 많은 암계와 모략으로 저희를 괴롭혔는지."

"기억하다마다....그 추악한 짓거리를 어찌 잊을 수 있겠느냐?"

모용란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이었다.

과거 당진설은 이현경을 후계로 삼기 위해

암계와 모략을 이용해

수많은 공작을 일삼았었다.

정치 생명을 완전히 끝장내기 위해서 말이다.

어찌 그런 기억을 잊을 수 있겠는가

"전 그 여자에게 과거 벌였던 추악한 짓에 대한 죗값을 제대로 치르게 할 심산이에요."

"이해가 되는구나, 어째서 네가 그리도 기쁘게 출근 준비를 하였는지 말이야."

이해가 되었다.

부사수로 들어온

당진설을 괴롭힐 생각에 한창 들떠있던 것이다.

"설마 말리실 생각은 아니시죠?"

"그럴 리가.....당한 만큼 되갚아주는 게 모용가의 법도가 아니더냐? 기회가 왔는데 활용치 않는다면 모용의 핏줄이 울 것이다."

모용란은 싸늘한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복수를 구태여 말릴 생각따윈 추호도 없었다.

그녀에게 공작당했던 기억이

아직까지도 새록새록 떠올려졌기 때문이다.

"후후훗...역시 어머니라면 절 응원해줄 줄 알았어요."

이화영은 흡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업무 중 사적인 괴롭힘을 행한다면.....재경각 내부에서 말이 나오지 않겠느냐?"

"걱정마세요. 꼬투리 잡히지 않도록 철저히 공적인 일로 괴롭힐 생각이니까요."

이화영은 자신 어린 표정을 지었다.

반골 기질이 강한 당진설이었다.

그런 그녀를 공적인 일로 조지는 건

너무나 손쉬운 일이었다.

"역시 우리딸, 이리도 똑똑하구나."

모용란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딸의 심계에 흡족스러움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모용가를 건드린 대가를 톡톡히 보여주도록 하려무나."

이내 모용란은 차가운 눈빛을 반짝이며 입을 떼었다.

"걱정마세요. 눈물이 아니라 피눈물을 팍팍 흘리게 해줄테니까요."

이화영의 눈빛이 뜨겁게 불타오르기 시작하였다.

복수의 열망이 담긴 채로 말이다.

*******

재경각

또각 또각 또각

이화영은 빠르게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자신감과 당당함이 엿보이는 위풍당당한 걸음걸이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내 재경각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작은 집무실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다왔네.'

이화영은 입가에 진한 미소를 지었다.

당진설을 갈굴 시간이

코앞까지 다가왔다는 걸 인지한 까닭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음을 떼었을까

이내 집무실 코앞까지 도달한 걸음을 멈춰세웠다.

끼이이이익

그리고 곧바로 힘을 주어 문을 열어젖혔다.

그러자 실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서류가 가득히 쌓여있는

두 개의 업무용 책상

한쪽 구석에 마련된 작은 침실까지

전형적인 집무실의 모습이었다.

와락

곧이어 실내를 확인한 이화영은 눈살을 찌푸렸다.

일찌감치 출근했어야할 당진설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감히 지각을 해?'

눈살이 찌푸려질 수 밖에 없었다.

이제 막 각에 들어온 신입이 어찌

시간 약속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한단 말인가

또각 또각 또각

털썩

이내 이화영는 눈살을 찌푸린 채로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곧바로 책상에 착석한 채 얌전히 기다렸다.

당진설이 들어오기를

그렇게 얼마나 기다렸을까

끼이이이익

곧이어 경첩이 맞물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열린 문틈 사이로

표독스러운 인상의 귀부인이 걸어들어왔다.

악독하고 지독한

당가의 독사.

당진설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일찍 왔네?"

집무실 안으로 들어온 당진설는 책상에 앉아있는 이화영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떼었다.

"당부인께서 늦은 거겠죠."

이화영은 뼈 가득한 어투로 입을 떼었다.

"그럴 리가. 시간에 딱 맞춰왔는데?"

당진설은 모르겠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본디 업무 시작 전 이각정도는 여유를 두고 출근해야하는 게 기본 아닌가요? 당부인께선 기본이 없어도 너무 없으시군요."

"엄연히 출근 시간이 정해져있는데 미리 출근을 강요하다니...그건 기본이 아니라 불합리 아니니? 아니면 미리 출근한 만큼 수당이라도 더 주는 거니?"

"업무 준비 시간이라는 게 있지 않나요? 출근하자마자 바로 업무를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미리와서 준비해야하는 것 아닌가요?"

"도착해서 자리에 앉으면 업무 준비는 전부 끝난 거지. 대체 무슨 준비가 더 필요한 건지 모르겠구나."

"먹을 갈고 붓을 다듬고 배정받은 서류를 배열에 맞게 준비한 후 업무에 들어가야지. 업무 준비가 끝난 거랍니다. 앉는다고 끝난 게 아니란 말입니다."

"자리에 앉는 거 이상의 준비가 필요하다면 그건 업무의 일환으로 봐야하지 않겠니?"

당진설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업무 준비 시간을 업무 시간에 포함시켜야한다는 말인가요?"

"당연하단다. 공적인 일을 할 때 내 개인적인 시간을 쓰면 안되지 않겠니?"

당진설은 당당히 말하였다.

공과 사는 철저히 구분되어야했다.

공적인 일을 위해

사적인 시간을 희생하는 건 불합리인 것이다.

"죄송하지만 재경각에선 업무 준비 시간을 업무의 일환으로 보지 않습니다."

"나랑 결이 안맞구나, 난 업무 준비 시간도 업무의 일환으로 보니 말이야."

당진설은 부드러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입은 웃고 있지만

그녀의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그저 싸늘하게 빛나고 있을 뿐

이화영은 이를 으드득 갈기 시작하였다.

한 마디 한 마디

지지않으려는 당진설의 모습이 부아가 치밀어올랐기 때문이었다.

"지금껏 대대로 지켜온 관습을 무시하겠다는 건가요?"

"그저 잘못된 관습을 바로 잡을 뿐이란다."

당진설을 비아냥거리기 시작하였다.

"잘못된 관습이 아니에요! 상식적으로 누구나 이해할 법한 관습이란 말입니다!"

"내 상식과는 궤를 달리하는 규칙인 것 같구나. 난 이해 못해."

"당신의 의견 따위는 중요치 않아요! 조직에 들어왔으면 조직원으로 걸맞는 행동을 하라는 말입니다!"

"조직을 위해 개인의 권리따윈 죽이고 충성하라? 그게 마교의 광신도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구나!"

"뭐라구요!? 지금 재경각을 마교와 비교한 건가요!?"

"네가 하는 말이 딱 그 모양새가 아니더냐!"

"비약하지마세요! 그따위로 말한 기억따윈 없으니까!"

이내 두 여인 사이에서는 고성이 오가기 시작하였다.

속에서 차오른 분노를 토해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 건방진 계집애가!"

"건방진 건 당신이야! 어디 부사수따위가! 감히 사수한테!"

곧이어 두 여인의 입에서는 험한 욕지거리가 튀어나오기 시작하였다.

두 사람 모두 차오른 분노를 감당치 못한 까닭이었다.

그렇게 우격다짐 직전까지

가려던 그 순간이었다.

"시끄러워!!"

콰아앙

우우우우우웅

거칠게 문이 열리며 커다란 고함 소리가

두 사람을 방 안 가득히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으으윽!"

"크으윽!"

그리고 그 고함 소리에 노출된 이화영과 당진설은 양손으로 귀를 막으며 고통 어린 신음성을 내뱉었다.

어마어마한 격통이 머릿속 가득히 울려퍼졌기 때문이었다.

"누가 아침부터 귀 따갑게 쌈박질하래!? 둘다 군기 교육대로 끌려가고 싶어?"

고함을 내지른 장본인, 요랑은 두 사람을 노려보며 타박을 하기 시작하였다.

잔뜩 화가난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허억."

"흐읍."

그리고 군기교육대라는 말에

이화영과 당진설은 입을 다물어버렸다.

마치 군대처럼 기강을 잡아주는 곳이라고 하여

군기 교육대라고 불리우는 곳은

당가 내부에 불량 각원들을 체벌하는 장소였다.

한 번 끌려가면 미친듯이 혹사를 당하여

웬만큼 단련된 무인조차 학을 떼는 장소인 것이다.

그런 장소에 보낸다하니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 악명은 두 여인 또한 제대로 인지하고 있던 탓이었다.

"일터에 왔으면 일해! 발정난 고양이처럼 옹알대고 있어!"

요랑은 짜증 어린 눈빛으로 그녀들을 노려보며 고함을 내질렀다.

"하지만..재경각주...이번 일은.....전적으로 이화영의 잘못이 커요."

그때 잠자코 있던 당진설이 천천히 입을 떼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이화영은 도끼눈을 뜨며 그녀를 노려보았다.

끝까지 자신의 탓을 하다니

어찌 이리도 악독하다는 말인가

"아니에요! 전부 당부인 잘못이에요! 재경각의 관습을 제멋대로 폄하하고 비난하였다구요!"

이화영은 다급히 반박을 하였다.

잔뜩 화가난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무슨 일로 싸웠는데?"

그 말을 들은 요랑은 그녀들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대체 무슨 일로 싸웠느냐고 말이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두 여인은

곧바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소상히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물론 각자가 유리한 입장에 선 채로 말이다.

요랑은 그런 그녀들의 말을 잠자코 들어주었다.

정황이 완전히 파악될 때까지 말이다.

"들어보니까.....잘못한 사람이 명확하네..."

곧이어 설명을 전부 들은 요랑이 결론짓듯 운을 떼기 시작하였다.

당진설과 이화영은 요랑의 입술에 시선을 집중하기 시작하였다.

요랑의 입에서 시시비비를 제대로 가려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화영이가 잘못했네."

요랑은 담담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당진설에게 사과하도록 해."

그다음 천천히 시선을 돌려 이화영을 바라보았다.

"지금 당장."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이화영은 당혹스럽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었다.

이번 일이 자신의 잘못이라니

대체 이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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