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028화 (1,029/1,419)

EP.1028 1029. 몰살沒殺

1029. 몰살沒殺

"초원의 대전사들이여! 퇴각하라! 당장 퇴각하라!"

친위대의 우두머리, 진 테르힌은 산문밖을 향해 빠르게 말을 몰며 다급한 어조로 고함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두두두두두두두두

두두두두두두두두

두두두두두두두두

그러자 그의 뒤편으로 수십, 수백 아니 수천에 다다르는 기병들이 일제히 따르기 시작하였다.

어째서 도망을 택하느냐

반발하는 이들 따윈 없었다,

맞서싸우겠다며

말머리를 돌리는 이들 또한 없었다.

모든 병사들이 진 테르힌의 명을 충실히 이행하며

도망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전마와 거창으로 무장한 기병들로 가득 메워져있던 공동파는

어느새 시체와 생존자들만이 남은 황량한 장소로 완전히 탈바꿈되었다.

일각이 채 되기도 전에 말이다.

선우는 도망가는 몽고기병들의 뒷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무척이나 태연한 표정으로 말이다.

휘익

그러더니 이내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아기를 안아든 채 천천히 걸음을 옮기 기 시작하였다.

눈물로 뺨을 잔뜩 적신 아기의 친모를 향해서 말이다.

"여기 있소."

이내 그녀의 코앞까지 도달한 선우는 아기를 조심스레 넘겨주기 시작하였다.

터어업

"아가아아아.."

그 모습에 친모는 다급히 팔을 뻗어 아기를 조심스럽게 받았다.

그리고 소중한듯이 꼬옥 품에 안기 시작하였다.

다시는 놓치지 않겠다는듯이 말이다.

"감사합니다.....대협...정말...정말..감사합니다..저는..정말..무슨 말을 해야할지..도저히.."

아기를 품에 안아든 여인은 연신 감사를 표하기 시작하였다.

악적에게 붙잡혀있던 아이를 구해준 은인을 향해서 말이다.

"결초보은 하도록 하겠습니다....죽어서도 이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대협"

여인은 눈물마저 흘리기 시작하였다.

고마움이 너무 넘쳐나 주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저 마음가는대로 행하였을 뿐이오."

선우는 태연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감사 인사를 듣고자 행한 일이 아니었다.

그저 목마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마음가는대로 그를 베어버렸을 뿐인 것이다.

"그런 마음이 제겐 크나큰 은혜입니다. 대협. 정말 감사합니다."

여인은 쉴새없이 눈물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감사합니다. 대협 , 목숨을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대협이 아니었다면 목숨을 잃고 말았을 것입니다.

"저희를 구해주셔서 진실로 감사합니다. 이 은혜 잊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협."

"대협...정말 감사합니다. 악적들의 손에서 저희를 구원해주셔서.."

이내 여기저기서 감사의 인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칸과 목마를 죽이고 몽고 기병들을 모조리 내쫓아버린 선우에게 크나큰 은혜를 느낀 까닭이었다.

긁적 긁적

선우는 머쓱한 표정을 지은 채 볼을 살며시 긁적였다.

감사 인사를 들으려고 한 행동이 아니었다.

어찌보면 백성들 위에 군림하는 왕으로서 자국민 보호라는 책임을 진 것 뿐이었다.

그런데 이리 격하게 감사를 표하니

괜스레 민망해졌다.

'감사인사라는 건 받아도 받아도 익숙치 않네.'

선우는 생각하였다.

감사인사라는 녀석은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다고 말이다.

그렇게 한창 민망함을 느끼고 있을 때였다.

"저어어어.."

어디선가 우물거리는 목소리가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고개를 살며시 돌렸다.

그러자 공동파 특유의 녹색 도포를 입고 있는 젊은 도사 하나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무슨 일이오?"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저는....공동파의 삼대제자, 일광이라고 합니다......공동파의 전체를 대표하여 대협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일광은 송구스럽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공손한 어투로 말을 이었다.

본디 대표라함은 장문인이나 장로들 혹은 일대제자 이상의 권위를 지닌 이들이 맡기 마련이었지만

현재 그런 권위를 가진 이들은 하나같이 저 하늘의 별이 되어버렸다.

공동을 대표할 수 있는 이가 삼대제자인 자신외엔 남아있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 송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고작 삼대제자따위가 공동을 대표한다고 말을 내뱉으니 말이다.

"공동을 구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대협이 아니였다면 공동은 완전히 멸문하여 세상에 흔적조차 남지 않았을 것입니다."

일광은 진심 어린 눈빛으로 선우를 응시하더니

그대로 고개를 처박은 채 허리를 숙이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공손한 모습으로 말이다.

"공동은 이 하해와 같은 은혜를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언제고 보은할 수 있도록 새기고 또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은공"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은공"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은공!"

곧이어 다른 공동의 제자들 또한 일제히 허리를 숙여 감사를 표해오기 시작하였다.

일광과 마찬가지도 그들 또한 크나큰 은혜를 느낀 까닭이었다.

"기억해두겠소."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오랜 경험으로 미루어보아

이런 경우 담담히 받아들여주는 게 가장 나은 선택지였다.

고마워할 것 없다라거나

보은치 않아도 된다는 말은

낯간지러움을 더욱더 증폭시키는 트리거가 될테니 말이다

스으으윽

스으으윽

그런 선우의 의도가 적중한 것일까

허리를 숙였던 공동의 제자들이 하나둘씩 허리를 곧추세우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가만히 선우를 응시하기 시작하였다

"무슨 일 있소?"

그들의 시선에 부담을 느낀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되물었다.

감사 인사를 했으면 이제 엉망이 된 공동을 정리하러 갈 것이지

어찌 자신을 유심히 쳐다본다는 말인가

"대협의 존함을 알고 싶습니다."

그때 선두에 있던 일광이 대표로 입을 떼었다.

은혜를 기억하기 위해선

은혜를 입힌 은공의 존함정도는 기억해야하는 법이었다.

"아."

그 말을 들은 선우는 깨달았다는듯한 어조로 탄성을 내뱉었다.

생각해보니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음을 깨달은 까닭이었다.

"장선우라고 하오."

선우는 대수롭지 않은 어투로 말을 내뱉었다.

이름을 가르쳐주는 것쯤에 별로 어려울 것 없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장..장선우라면...설마...검..검신?!"

일광은 떨리는 목소리로 그에게 되물었다

"부끄럽지만 그런 별호로 불리고 있소."

선우는 낯간지러운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음양마나 운설이라는 천외천을 마주한 이후

검신劍神이라고 불리우는 것에 대해

살짝 민망함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자신보다 막대한 강자가 지천에 널렸거늘

어찌 감히 신神이라는 호칭을 감히

입에 담을 수 있다는 말인가

민망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 편 일광을 비롯한 공동의 제자들의 얼굴에 경악스러움이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장선우라는 이름 석자가 주는 파급력이 어마어마하였기 때문이었다.

장선우가 누구란 말인가

수십 년간 셀 수조차 없을 정도로

수많은 범죄를 저질렀던

무림 최악의 악당

천무맹주 이재원을 검 한자루로 심판한

절세 검객이자

황제로부터 왕위를 임명받은

군왕이 아니던가

그런 대영웅이 칸과 목마를 죽이고 공동을 구원하였다니

어찌 놀랍지 않을 수 있겠는가

"군왕 전하를 뵙습니다!"

일광은 넙죽 엎드린 뒤 바닥에 머리를 처박아버렸다.

위대한 왕에 대한 최대의 예우를 선보인 것이다.

쿵 쿵 쿵 쿵 쿵

더불어 다른 제자들 또한 일제히 머리를 처박기 시작하였다.

"몸을 일으켜세우시오, 인사라면 이미 나누지 않았소? 거듭되는 과례는 사양이오."

그 모습에 선우는 손사래를 치며 말을 이었다.

이미 인사는 차고넘칠 정도로 받은 상황이었다.

구태여 더욱더 대우를 받고 싶진 않은 것이다.

"그럴 순 없습니다! 어찌 전하를 면전에 두고!"

일광은 난감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군왕은 격이 다른 신분이었다.

목을 꼿꼿히 세운 채 그를 맞이하는 건

지엄한 대명률에 어긋나는 행위인 것이다.

"어명이오."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선우의 말한디에 일광을 비롯한 공동의 제자들은 머리를 처들기 시작하였다.

대명률의 명시된 예법에는 어긋나는 일이긴 하였지만

어명을 어길 수는 없는 노릇이였기 때문이었다.

"좋군."

그 모습에 선우는 흡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고집을 꺾지 않는다면 그대로 줄행랑을 놓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상황을 보니 줄행랑을 놓지는 않아도 될듯 싶었다.

"저어...전하.."

이내 일광은 우물거리며 입을 떼었다.

"말씀해보시오."

"어떻게..공동에 오시게 된 것입니까?"

일광은 궁금하다는듯한 어조로 물음을 던졌다.

공동에 모습을 드러낸 것에 대한 궁금증이 치솟은 까닭이었다.

어찌 몽고 기병들의 침입을 눈치채고 자신들을 구원해줄 수 있다는 말인가

"전서구를 받았소."

그의 물음에 선우는 차근차근 설명해주기 시작하였다.

당가에 머물다 공동이 위급하다는 전서구를 읽게 된 경위에 대해서 말이다.

"아...아아아.."

그 말을 들은 일광은 감탄사를 흘리기 시작하였다.

당가에게 마지막 전서구를 친우, 일섭의 선택이

공동을 구해내었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된거였군요."

이내 일광은 이해했다는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어찌보면 공동의 구원은 공동의 도사의 손에 의해 이뤄진 걸 수도 있소. 그 전서구가 아니였다면 전 당도할 수 없었을테니."

선우는 전서구를 보낸 공동의 제자를 치하하였다.

그의 결정적인 선택이 아니였다면

자신은 이곳, 공동에 당도하지 못하였을테니까 말이다.

"......그리 말씀해주시니...그거 감읍할 따름입니다."

공동을 스스로 구원하였다는

선우의 따스한 배려에 일광은 감격 어린 표정을 지었다.

일방적으로 구함받는 입장에서

저런 치하를 듣는 것자체가 너무나 감사한 일인 까닭이었다.

"별말씀을."

이내 선우와 공동의 제자들 사이에는 훈훈한 공기가 감돌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스으으윽

이내 선우는 천천히 몸을 돌리기 시작하였다.

공동파 산문 바깥을 향해서 말이다.

"전하께선....어디..가실 심산이십니까?"

그 모습을 본 일광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갑작스러운 선우의 행동에 당혹스러움을 느낀 까닭이었다.

"일각이 지났소."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일...각?"

순간 일광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그리고 되뇌이기 시작하였다.

선우의 말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말이다.

"아!"

그리고 이내 떠올릴 수 있었다.

도망치는 몽고기병들에게 일각의 자비를 내려주겠다는 선우의 말을

"저들을...잡으러 갈 생각이십니까?"

"아니, 모조리 몰살시킬 생각이오."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대명의 백성을 학살한 저 무도한 자들을 말이오."

말을 마친 선우는 천천히 손을 뻗기 시작하였다.

우우우우우우우웅

그리고 건곤대나이를 극성으로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시야가 기민해지더니

천지의 흐름이 시야에 가득히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휘이익

선우는 가벼이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순리대로 흐르고 있던

천지의 흐름이 서서히 비틀어지기 시작하였다.

마치 강제로 꼬아버리는 것처럼 말이다.

쿠우우우우우우우웅

더불어 어마어마한 지진이 일어나며 땅을 뒤흔들기 시작하였다.

칸이 일으켰던 지진과는 비교조차 안될정도로 어마어마한 지진이 말이다.

그 모습에 공동의 제자들과 참배객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

"더 빨리! 더 빨리 말을 몰아라! 잡혀선...잡혀선 안된다!"

친위대 대장, 진 테르힌은 부하들을 더욱더 다그치기 시작하였다.

이미 상당한 거리를 벌려둔 상태였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상대는 그 위대한 칸마저 단숨에 죽여버린 괴물 중에 괴물이었다.

뿐만 아니라 하늘을 나는 기행마저 벌일 수 있는 초월적인 존재이기도 하였다.

그런 존재에게서 안전히 도망치기 위해선

이정도 거리로는 안심할 수 없는 것이다.

"더 더 더 더 빨리 달려라!"

두두두두두두두두

두두두두두두두두

두두두두두두두두

진테르힌의 다그침이 먹혀든 것일까

이내 산을 내려오는 기병들을 속도가 더욱더 빨라지기 시작하였다.

쾌속이라는 말이 절로 어울릴 정도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히이이이이잉

쿠우웅

쿠우웅

쿠우우웅

이내 기병들이 타고있던 전마들이 비명성을 내지르며 땅에 처박혀버렸다.

한계를 뛰어넘는 무리를 버텨낼 수 없던 까닭이었다.

"젠장 일어나라! 일어나란 말이다!"

진테르힌은 땅에 처박힌 전마를 다그치며 언성을 높였다.

한시가 급한 상황에 대체 이게 무슨 짓이란 말인가

-히이잉...히이잉.

하지만 진테르힌의 다그침에도 불구하고 전마는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탈진된 체력이 단기간 되돌아오지는 않는 것이다.

"더이상은 무리인듯 합니다...장군."

그때 부관으로 보이는 몽고의 기병이 난감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젠장할! 뛰어서 도망치도록 한다!"

진테르힌은 고함을 내질렀다.

"지금 말을 버리라는말씀입니까!?"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

"이미 충분히 거리를 벌린 상황이 아닙니까?...조금만 쉬었다 강행하도록 하지요."

"그럴 시간이 없다는 말이다!"

진테르힌은 답답하다는듯한 어조로 언성을 높였다.

괴물같은 신위를 충분히 느꼈으면서

이 무슨 태평한 소리란 말인가

"이미 거리를 충분히 벌어졌습니다. 장군."

부관은 항명을 하였다.

기병뿐 아니라 몽고인들에게 말들은 둘도 없는 친우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그런 존재를 버린다는 말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지금 항명하는 것이더냐!"

"좀더 나은 선택을 권유하는 것 뿐입니다."

"나은 선택은 도망이란 말이다!"

이내 진테르힌과 부관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 시작하였다.

서로 한 발자국도 양보할 수 없는 격렬한 실랑이가 말이다.

그리고 뒤편에 멈춰선 기병들은 그런 그들의 실랑이를 가만히 지켜보았다.

어서 결론이 나기를 빌면서 말이다.

그렇게 한창을 실랑이를 벌이고 있을 때였다.

쿠우우우우우우우웅

갑자기 그들이 서있던 땅이 쉴새없이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어마어마한 진동을 동반하면서 말이다.

순간 실랑이를 벌이던 진테르힌을 입을 꾹 다물었다.

덜 덜 덜 덜

그리고 사시나무떨듯 온몸을 벌벌 떨기 시작하였다.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전신에 치솟은 까닭이었다.

"장군?"

그 모습에 의아함을 느낀 부관이 입을 떼었다.

갑작스러운 진테르힌의 반응이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도망...도망가야..도망가야한다!"

이내 진테르힌은 격렬히 고함을 내질렀다.

그리고 곧바로 몸을 돌려 앞으로 뛰어가기 시작하였다.

말도 거창도 부하들도 모두 내버린 채로 말이다.

부관은 그런 진테르힌을 황당하다는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다짜고짜 저게 무슨 짓거리란 말인가

그렇게 황당함을 느끼고 있을 때였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

"끄아아아아아아악!"

"아아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아악!"

"살려줘어어어어!"

뒤편에서 거대한 굉음성과 함께 부하들의 비명성이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뭐야!?'

휘익

그 소리에 놀란 부관은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소리가 들려오는 근원지를 향해서 말이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부하들을 집어삼키고 있는 거대한 해일을 말이다.

"토사土沙?!"

그렇다.

그 해일의 정체는 토사土沙이었다.

그것도 나무와 바위와 같은 이물질들이 잔뜩 합쳐진 거대한 토사물土沙物 말이다.

"....도..도망쳐어어어어!!!!!"

부관은 비명성을 내지르며 재빨리 몸을 돌렸다.

그리고 빠르게 내달리기 시작하였다.

세상을 집어삼킬듯 쏘아져오는 거대한 해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말이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

하지만 소용 없는 일이었다.

너무나 거대한 해일의 범위에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까닭이었다.

"아아아아아아아악!!!!!!!"

이내 땅의 해일은

모든 것들을 집어삼켰다.

도망치던 부관을 비롯한 기병들

땅에 널부러진 전마들

그리고 끝까지 살고 싶었던 진테르힌까지 전부 말이다.

그렇게 용맹하기 그지없는 수천의 몽고 기병들은

땅속에 모조리 매장당해버렸다

흔적조차 남기지 않은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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