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026화 (1,027/1,419)

EP.1026 1027. 격전

"남자는 힘이 전부가 아니야, 기술이지."

선우는 땅에 한쪽 무릎을 꿇고 있는 칸을 내려다보며 입을 떼었다.

무척이나 얄궂은 미소를 지은 채 말이다,

"다음 생에는 잘 기억하라고."

말을 마친 선우는 그대로 검을 내질렀다.

알맞은 눈높이까지 내려온 그의 목울대를 향해서 말이다.

쇄애애애애애액

이내 검끝이 칸의 목울대 지척까지 날아들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본 선우는 칸의 죽음을 확신하였다.

피하기에도

막기에도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이대로 목이 꿰뚫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게 칸의 죽음을 확신하고 있던 그 순간

이변이 일어났다.

카아아앙

그때 쇳소리와 함께 파고들던 검이 그대로 멈춰버린 것이다.

'....뭐야!?'

순간 선우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대로 멈춰버린 검의 모습이 이해가 가지 않은 까닭이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그렇게 한창 당황하고 있을 때였다.

부우우우웅

칸이 주먹을 들어올리더니 검면 부분을 그대로 후려쳐버렸다.

그러자 목울대 처박혀있던 검이 그대로 옆으로 튕겨져나가버렸고

선우의 팔 또한 검과 함께 튕겨져나가기 시작하였다.

강제적으로 가슴이 훤하게 드러난 자세를 취하게 된 것이다.

쇄애애애애액

칸은 그런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거창을 쥔 채로 주먹을 그대로 내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선우의 텅 빈 가슴을 향해서 말이다.

'위험하다.'

그 모습을 본 선우는 위기감을 느꼈다.

칸의 주먹에 담긴 거력이 심상치 않음을 인지한 까닭이었다.

선우는 허리에 힘을 주기 시작하였다.

그리고는 상반신 전체를 그대로 뒤로 젖혀버렸다.

등이 땅에 닿을듯 말듯한

아슬아슬한 지점까지 말이다.

부우우우우웅

이내 칸의 주먹이 앞섶쪽을 스치듯이 지나가기 시작하였다.

철판교의 수법으로 칸의 주먹을 아슬아슬하게 피해버린 것이다.

"쥐새끼 같은 놈!"

칸은 눈살을 찌푸린 채 언성을 높였다.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린 것에 대한 짜증이 치밀어오른 까닭이었다.

이내 칸은 오른 주먹을 곧바로 회수한 뒤 이번에는왼쪽 주먹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몸을 뒤로 젖히고 있는 선우의 복부를 향해서 말이다.

그 움직임을 포착한 선우는 재빨리 왼쪽 무릎을 들어올리기 시작하였다.

퍼어억

부우우우웅

이내 무릎과 주먹이 맞부딪히자 선우의 신형이 붕 뜨더니 그대로 뒤편으로 날아가기 시작하였다.

칸의 주먹이 맞닿은 순간

몸을 지탱하고 있는 오른 발에 힘을 주어

그대로 몸을 띄워올린 까닭이었다.

칸과의 거리를 벌리기 위해서 말이다.

"놓칠 성 싶더냐!"

그런 선우의 의도를 알아챈 칸은 성토하듯 언성을 높였다.

꽈아아악

그다음 거대하기 그지없는 거창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휘이이이이익

그리고는 온힘을 다해 거창을 내던지기 시작하였다.

허공을 뜬 채 날아가고 있는 선우를 향해서 말이다.

.

쇄애애애애애애애액

이내 강맹하기 그지없는 기운이 실린 칸의 거창이

선우를 향해 날아들기 시작하였다.

온몸을 찢어발길듯한 기세로 말이다.

'끝이다!'

그 모습을 본 칸은 쾌재를 불렀다.

아무리 저놈이 날쌔게 요리조리 피해다니는 쥐새끼같은 놈이라도

공중에서라면 쥐새끼마냥 피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공중에서라면 보법을 밟을 발판도

검을 휘두를 여유도

존재치 않을테니까 말이다.

그때 이변이 일어났다.

공기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선우의 신형이 갑작스레 하늘로 위로 솟구치기 시작한 것이다.

콰아아아아앙

이내 선우를 향해 날아가던 거창은

폭음성을 내뿜으며 그대로 바닥에 쑤셔박혀져버렸다.

목표를 잃은 채 그대로 추락해버린 것이다.

"아니!?"

그 모습을 본 칸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발판조차 없는 상황에서

방향전환하며 공중에 솟구친 선우의 모습에 당혹스러운 감정이 든 까닭이었다.

대체 이게 무슨 조화란 말인가

그렇게 한창 멍하니 입을 벌리고 있을 때였다.

스르르륵

이내 공중에 솟구쳐있던 선우가 천천히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하였다.

마치 현계에 강림한 신선처럼 말이다.

"아!"

그 모습을 본 칸은 인지할 수 있었다.

눈앞의 남자가 무슨 술수를 벌인 것인지 말이다.

"...........능공허도虛空踏步."

그렇다.

그는 공중을 유유자적 마음껏 누빌 수 있다는

전설적인 경신법.

능공허도虛空踏步을 이용하여 방향을 전환시킨 뒤 그대로 공중에 솟구쳐버린 것이다.

"눈이 아예 없진 않나보네? 불량품."

선우는 빈정거리듯 말을 이었다.

"........정말 도망치는 재주만큼은 천하제일이로구나."

그의 빈정거림에 부아가 차오른 것을까

칸은 눈을 부라리며 모욕적인 언사를 내뱉었다.

"그럼 넌 처맞는 재주는 천하제일인가보네? 아까부터 그냥 처맞고만 있잖아?"

물론 그런 모욕적인 언사가 선우에게 통할 리 만무하였다.

"노오오옴!"

부르르르

그 모욕적인 언사에 칸은 온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하였다.

참을 수 없는 치욕감에 분노가 치솟기 시작한 것이다.

"유효타 한 대도 못 맞춘 새끼가, 꼴 같잖게 무게 잡고 센 척은 왜 하는 거야? 쪽팔리지 않아? 나같으면 아가리 닫고 접시물에 코박고 뒈지겠다. "

선우는 분노하는 칸의 반응을 즐기며 더욱더 그를 도발하기 시작하였다.

갖은 모욕적인 언사를 통해서 말이다.

"너무 강한 말은 쓰지마. 오히려 약해보이니까 말야."

선우는 입가에 진한 미소를 지었다.

비웃음으로 가득 찬 악의적인 미소를 말이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리고 그 악의적인 미소는 기폭제가 되었다.

간신히 마음을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던

칸을 다시금 폭발하게 만드는 기폭제가 말이다.

우우우우우우우우웅

웅혼하기 그지없는 기운이 칸의 전신에 치솟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곧이어 칸의 전신은 물론 창대와 창날까지 완벽하 휘감아버렸다.

그러자 그전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 존재감이 냬뿜어지기 시작하였다.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 모습에 선우는 얼굴에 장난기를 완전히 지워버렸다.

칸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음을 인지한 까닭이었다.

"지금까지와는 다를 것이다. 애송이"

칸은 웅혼한 기운을 냬뿜으며 입을 떼었다.

파르르르르르

그러자 산천초목이 절로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그 웅혼한 기운에 자연조차 압도를 당한 것이다.

"기대하지 불량품"

선우는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검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차분한 눈빛으로 칸을 응시하기 시작하였다.

빈틈을 파고들기 위해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서로를 탐색하였을까

이내 칸이 먼저 앞발을 내딛기 시작하였다.

선공을 취한 것이다.

꽈아아악

선우는 검을 강하게 움켜잡은 채 대비하였다.

머지 않아 달려들 칸의 움직임에 말이다.

칸은 자세를 낮추었다.

그리고는 용천혈에 있는 내력을 단숨에

폭발시켜 몸을 앞으로 쏘아보냈다.

쇄애애애애애애액

이내 그의 거체가 선우를 향해 날아들기 시작하였다.

부우우우웅

선우는 쏘아지는 칸을 향해 곧바로 검을 휘둘렀다.

머리통을 베어버릴듯한 기세로 말이다.

그리고 칸은 목을 향해 날아드는 검을 향해 그대로 거창을 휘둘렀다.

콰아아아아아아앙

이내 검과 창이 맞부딪히며 커다란 폭음성이 온사방에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

콰아아아앙

주르르륵

최초로 거창과 마주한 순간

선우의 신형은 뒤편으로 그대로 밀려나버렸다.

속도가 덧붙여진 거력을 정면으로 견뎌낼 수는 없던 까닭이었다.

쇄애애애애액

밀려난 선우의 모습에 승기를 잡았다고 여긴 것일까

칸의 거창이 더욱더 거칠게 내질러지기 시작하였다.

온몸을 분쇄시켜버릴듯한 기세로 말이다.

부우우우우우웅

이내 거창이 선우의 목을 베어버릴듯한 기세로 휘둘러지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에 선우는 곧바로 검을 들어올렸다

날아드는 거창의 면쪽을 향해서 말이다

카아앙

이내 쇳소리가 울리더니 목을 향해 날아들던 거창이 선우의 정수리 위쪽을 절묘히 스쳐지나가기 시작하였다.

궤도가 그대로 꺾여버린 것이다.

창이 빗나가자 칸은 창대를 재빨리 종방향으로 고쳐잡아 날을 세웠다.

그리고 그대로 내려찍기 시작하였다.

정수리부터 가랑이까지 단번에 양단낼 기세로 말이다.

부우우우우웅

선우는 재빨리 왼발을 뒤편으로 보내었다.

휘리리리릭

그리고 뒤편으로 보낸 왼발을 축으로 삼아 곧바로 몸을 돌려버렸다.

콰아앙

그러자 거창이 선우의 코끝을 스쳐지나가더니

그대로 땅을 내려찍어버렸다.

이번에도 빗맞춰버린 것이다.

와락

칸은 눈살을 와락 찌푸렸다.

모든 공격을 여유로이 피해버리는 얄미운 모습에

짜증이 치밀어오른 것이다.

칸은 창날부분이 선우의 몸통을 향하도록 곧바로 고쳐쥐었다.

부우우우웅

그리고 온힘을 다해 들쳐올리기 시작하였다.

상반신과 하반신을 분리시켜버리겠다는듯이 말이다.

선우는 몸통을 향해 날아드는 거창을 향해 곧바로 검을 휘둘렀다.

콰아아앙

그러자 창과 검날이 맞부딪히더니 거대한 충격파가 터져나오가 시작하였다.

휘리리리릭

선우는 그 충격파를 온전히 받아낸 뒤 그대로 몸을 회전시켰다.

그리고는 그 회전력을 검에 더해 칸의 목을 향해 그대로 휘둘러버렸다.

카아아앙

"크아아아악!"

검날로 목울대로 가격당한 칸은 고통 어린 비명성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목이 뚫릴 정도는 아니였지만

고통이 느껴질 정도의 상당한 충격이 전해진 까닭이었다.

쇄애애애애액

그리고 선우는 그 짧은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후속타를 쏟아내기 시작하였다.

칸의 전신을 검으로 쉴새없이 두드리기 시작한 것이다.

카아아앙

카아아앙

"끄아아아아악!"

이내 쇳덩이를 두드리는듯한 타격음과 함께 고통 어린 칸의 비명성을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검을 통해 전해지는 강맹한 힘을 견뎌내지 못한 것이다.

"개같은 자식이이이!!!!"

부우우우우우웅

분노한 칸은 거창을 움켜잡은 뒤 횡으로 크게 베어버리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에 선우는 재빨리 뒷걸음을 쳐 휘둘려지는 거창의 범위에서 그대로 벗어나버렸다.

사라락

이내 거창의 끝이 선우의 허리춤을 절묘하게 스쳐지나가기 시작하였다.

이번에도 유효타를 내지못한 것이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

그 모습에 칸은 더욱더 분노하였다.

전심전력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유효타 하나 내지 못하였다.

오히려 반격만 당한 채

어떠한 피해도 주지 못한 것이다.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전과 다를 게 없는 것 같은데?"

그때 그의 귓가에 얄궂기 그지없는 목소리가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앞을 보자 히죽거리고 있는 선우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이 쥐새끼같은 놈! 네놈이 진정한 무인이라면! 피하지말고 정면으로 맞서거라!"

그 모습에 더욱더 분노한 칸은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질렀다.

"내가 대가리에 화살 맞았냐? 너한테 유리하도록 싸우게?"

선우는 어이없다는듯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힘싸움에서 명백히 밀려난 걸 체감한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뭣하러 정면 승부를 감행한다는 말인가

"비겁한 놈!"

"혓바닥이 너무 기네. 하늘이 선택한 위대한 지배자라면서? 그럼 이런저런 핑계가 아닌 무력으로 스스로를 증명해야하는 거 아니야?"

선우는 연신 비아냥거리기 시작하였다

부들 부들 부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칸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하였다.

하나같이 틀린 말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압도적인 힘 앞에선 잔재주따윈 무의미하였다.

어떤 것이든 강맹한 힘으로 그대로 짓누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잔재주때문에 상대하기 힘들다는 건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말인 것이다.

"계집애 같은 불량품 새끼"

선우는 조롱 어린 어조로 입을 놀리기 시작하였다.

"으아아아아아!"

그리고 그 조롱은 칸을 다시금 달려들게 만드는 기폭제가 되었다.

선우는 차분히 검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다시금 그의 거창과 검을 섞기 시작하였다.

************

목을 향해 거창이 날아들었다.

창면을 후려쳐 궤적을 바꿔버렸다.

심장을 향해 거창이 내질러지기 시작하였다.

왼발을 축 삼아 몸을 회전시켜 가벼이 흘려버렸다.

팔을 잘라버릴 기세로 거창이 날아들었다.

이번엔 오른 발을 축 삼아 몸을 회전시켜 창을 그대로 피해버렸다.

쇄애애애액

부우우우웅

선우를 향해 칸의 거창이 쉴새없이 쏟아졌지만

그 어떠한 유효타도 내지 못하였다.

오직 한 자루의 검과 기본적인 보법만으로

모든 공격들을 무용無用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젠장...젠장...젠장!'

거창을 내지르던 칸은 속으로 욕지거리를 쉴새없이 자신의 모든 공격을 무용하게 만드는

그의 기교에 짜증이 치밀어오른 까닭이었다.

일격이면 충분하였다.

단 일격만 닿게된다면

그의 온몸을 한순간에 분쇄되고 말 것이다.

자신의 창에는 그만한 힘이 담겨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눈앞에 남자는 그 일격을 허용치 않았다.

모든 공격을 극한의 경지에 다다른 기교로 흘리거나 피해버리고 있는 것이다.

어찌 짜증이 치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제발 일격만! 일격만 허용케해다오!'

쇄애애애애액

칸은 창을 더욱더 맹렬히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일격만 허용케 해달라는 간절함을 담은 채 말이다.

카아앙

카아앙

카아앙

'보여.....전부 보여..'

한 편 선우는 고양감을 느끼고 있었다.

모든 공격이 눈에 너무나 선명히 들어왔다.

어떤 공격이 날아들든 예측할 수 있었고

수월히 방향을 틀어 무효할 수 있었다.

눈앞의 절대강자를 마음껏 쥐락펴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게...선배의 기분이었구나.'

선우는 알 수 있었다.

자신과 처음 비무를 나눴을 때의 운설의 기분을 말이다

아마 지금의 자신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기교따윈 없이 힘에 휘둘리는

무지성의 공격들

그런 공격을 흘리는 건

그녀에게 너무나 간단하였을 것이다.

지금의 자신처럼 말이다.

'......성장했어.'

자신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선배의 가르침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선우는 가벼이 검을 들어오렸다.

쇄애애애애애액

카아아앙

내질러지는 거창의 면부분을 그대로 후려쳐버렸다.

그러자 창이 옆쪽으로 튕겨져나가며 칸의 가슴팍이 휜히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꽈아아아악

그 모습에 선우는 검자루를 강하게 움켜잡기 시작하였다.

그다음 검에 의지를 담기 시작하였다.

베고 말겠다는 강대한 의지를 말이다.

부우우우우우웅

그리고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칸의 가슴팍을 베어버릴듯한 기세로 말이다.

'어차피 못 뚫는다!'

그 모습에 칸은 튕겨져나간 창을 고쳐쥐고 다음 후속타를 준비하였다.

타격은 있겠지만 결국 강건한 육체를 뚫어내지는 못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던 까닭이었다.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한다!'

꽈아아아악

부우우우우웅

이내 칸은 고쳐잡은 거창을 그대로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창날이 선우의 목을 향하기 시작하였다.

두 사람의 검과 창이 동시에 휘둘러지기 시작하였다.

서거어어어어억

이내 특유의 살갗이 베어지는 절삭음이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멈칫

그와 함께 선우의 목을 향해 날아들던 거창이 그대로 움직임을 멈춰세웠다.

가슴팍에서 알 수 없는 이질감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칸은 서서히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새빨간 실선이 나있는 가슴팍을 말이다.

"........아.."

그 모습을 본 칸은 알 수 있었다.

자신이 베어졌다는 사실을 말이다.

-.쿨럭...네놈보다..강한..자들이....얼마든지..있다...그 사실을......항상 염두해두는 게 좋을 것이다.

-......오만에 가득 차 있을 수록.......네놈보다 강대한 존재를 만났을 때의 절망이 더욱더 커지게 될터이니....

순간 머릿속에 오만하지 말라던 공동의 도사에 했던 말들이 스쳐나가기 시작하였다.

'나는 나...보다...강자를 만난 것이구나.'

이내 칸은 알 수 있었다.

자신이 그 도사가 말한 강대한 존재를 만났다는 사실을 말이다.

'난...닿지 못하였구나..'

칸의 얼굴에 절망의 빛이 떠올랐다.

그와 동시에 점점 의식이 흐려지기 시작하였다.

마치 눈앞에 검은 안개에 휩싸이는듯이 말이다.

쿠우우웅

곧이어 칸의 거체가 그대로 땅에 처박히게 되었다.

의식이 완전히 끊어져 절명해버린 것이다.

몽고를 지배하는 위대한 황제의 죽음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초라하고 허무한 결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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