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022화 (1,023/1,419)

〈 1022화 〉 1023. 인간 재해

서걱

검이 휘둘러지고

기병 한 기가 말째로 단번에 베어져버렸다.

절삭력이 극대화된 평창의 검강을 버텨내지 못한 까닭이었다.

"이노오오옴!"

처참하게 당한 동료의 모습에 분노한 또다른 기병이 평창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하였다.

거대하기 그지없는 거창을 내지른 채로 말이다.

쇄애애애애애액

이내 기병의 거창이 평창의 심장을 향해 날아들기 시작하였다.

단숨에 꿰뚫어버릴 기세로 말이다.

휘리리리릭

평창은 곧바로 몸을 회전시켰다.

그러자 심장을 향해 쏘아지던 거창이 그대로 허공을 꿰뚫기 시작하였다.

평창의 몸을 절묘하게 스쳐지나간 것이다.

이내 몸을 회전시킨 평창은 검에 회전력을 실었다.

그리고는 전마戰馬와 함께 그 위에 타고 있는 기병까지

단숨에 베어넘기기 시작하였다.

서거어어억

곧이어 커다란 절삭음과 함께

전마와 기병이 한꺼번에 베어져버렸다.

비명조차 남기지 못한 채로 말이다.

"자아! 더 오거라! 추악스러운 악적들이여! 공동파 이대제자인 평창이 상대해주겠다!"

기병을 베어넘긴 평창을 검을 치켜세운 채 고래고래 고함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

그러자 기병들의 사기가 눈에 띄게 사그라들기 시작하였다.

전마와 함께 기병을 베어넘기는 평창의 신위에 압도당해버린 것이다.

'.......사기가 확연히 꺾였다..'

그 모습을 본 평창은 눈을 반짝였다.

저 마귀와 같은 놈들의 사기가

눈에 띄게 가라앉았다.

'이대로 밀어부친다면 역전의 기회를 만들 수 있을 지 모른다.'

꽈아악

평창은 검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그리고 더욱더 맹렬히 검을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모든 기병들을 전멸시킬 기세로 말이다.

"끄아아아아악"

"아아아아악!"

이내 장내는 기병들의 비명성이 가득 메워지기 시작하였다.

.

.

.

.

.

.

.

그렇게 얼마나 검을 휘둘렀을까

"하아...하아...하아...하아..하아."

평창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자 양단된 채 바닥에 널부러져있는 수많은 말들과 기병들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스으으윽

이번에는 정면을 응시하였다.

그러자 선뜻 다가오지 못한 채 눈만 부라리고 있는 기병들이 모습이 보였다.

목숨마저 도외시한 채 달려드는 평창의 신위에 기가 눌려버린 것이다.

'기세를 가져왔다....이대로 밀고나가기만한다면..'

이내 평창의 눈동자에는 희망이 어리기 시작하였다.

그들을 몰아낼 수 있을 지 모른다는 희망이 말이다.

짝 짝 짝 짝

그때 손뼉을 마주치는듯한 찰진 타격음이 그의 귓가에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휘익

그 소리에 놀란 평창은 곧바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향해서 말이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연신 손뼉을 마주치고 있는 기분 나쁜 인상의 사내를 말이다.

"멋진 검강이야, 이제 막 초절정에 올랐나보지?"

기분 나쁜 인상의 사내는 평창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네놈은....누구지?"

평창은 눈살을 찌푸린 채 입을 떼었다.

그를 마주한 순간부터 참을 수 없는 불쾌감이 전신을 휘어감은 까닭이었다.

"목마木魔라고 한다."

기분 나쁜 인상의 사내, 목마는 익살스러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목...목마!?!?"

그 말을 들은 평창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지기 시작하였다.

예상치 못한 인물의 등장에 당혹스러움이 치솟았기 때문이었다.

저 흉악스러운 마두가 어찌 공동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말인가

************

이십 여년 전 무림에는 남궁세가라고 불리우는 무림명가가 존재하였다.

특유의 강맹한 검술과 무공이 구파일방조차 아래로 내려다볼 정도라며 검왕가라는 명예로운 수식어가 붙는 건 물론 칠대세가의 수장격으로 추대되며 무림에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가문.

그곳이 바로 남궁세가였다.

세인들은 생각하였다.

남궁가의 영광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런 남궁세가의 영광은

세인들의 예상처럼 언제까지나 지속되진 못하였다.

정마대전 당시 갑작스레 급습한 마귀들의 무리에 의해 가문이 풍비박산나버렸기 때문이었다.

검왕가라고 불리울 정도로 강맹한 무력을 소유하고 있는 가문이었지만

흉악스럽기 그지없는 마귀들의 침공을 견뎌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구파일방조차 내려다볼 정도로 강맹했던 남궁세가는 멸문당하였고

역사의 뒤안길로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영원히 말이다.

꿀꺽

평창은 침을 꿀꺽하고 삼켰다.

경악스러움 뒤에는 긴장감이 절로 치솟은 까닭이었다.

"반응을 보니 내가 누군지 모르진 않나봐?"

그런 평창의 반응을 본 목마는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무척이나 재밌다는듯이 말이다.

"어찌 네놈을 모르겠느냐....남궁가를 멸문시켰던...마귀들의 수장인 네놈을 말이야."

목마는

과거 칠대세가의 수장격으로 존재하였던

무림명가

남궁세가를 멸문시켰던 마귀들의 우두머리였다.

어찌 그런 그를 모를 수 있겠는가

"부끄럽네, 이렇게 알아봐주니 말이야. 히히히히히."

목마는 여전히 장난 섞인 미소를 흘리기 시작하였다.

긴장감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모습이었다.

그와 대조적으로 평창은 긴장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응시하였다.

한시라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대였기 때문이었다.

"쫄지말라고, 잡아먹지는 않을테니까 말야."

목마는 만면에 미소를 띄운 채 말을 이었다.

"어째서 네놈이 여기 있는거지?"

"왜일 것 같아? 한 번 맞춰볼래?"

목마는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한 패로군."

"어느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을텐데?"

"짐작하는 것과..직접...눈으로 보는 건 다른 법이지."

"틀린 말이 아니군."

목마는 동의한다는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럼 묻지, 어때? 몽고와 마교의 관계를 직접 확인해본 소감이 말이야."

"무척이나 개같군."

평창은 검을 치켜든 채 싸늘한 눈빛을 쏘아보내기 시작하였다.

그 싸늘한 눈빛 속에는 살의가 가득 들어차 있었다.

"도사가 그리 입이 험해야 쓰겠어?"

목마는 실실거리며 말을 이었다.

"네놈같은 놈에게는 욕조차 사치다!"

콰아아아앙

고함을 내지른 평창은 곧이어 땅에 발을 구르더니 그대로 몸을 날려버렸다.

쇄애애애애애액

그러자 평창의 신형이 세차게 쏘아지기 시작하였다.

실실거리고 있는 목마를 향해서 말이다.

목마는 그 모습을 여전히 실실거리면서 바라볼 뿐이었다.

아무런 방비조차 하지 않은 채로 말이다.

쇄애애애애애애액

이내 평창의 검이 그대로 내질러지기 시작하였다.

목마의 정수리를 꿰뚫어버릴듯한 기세로 말이다.

"느려."

목마는 그런 평창의 검을 가벼이 피해버렸다.

고개를 가벼이 가딱이는 동작만으로 말이다.

"젠장할!"

평창은 검자루를 꺾어 검날을 옆으로 세웠다.

그리고는 목을 벨듯한 기세로 그대로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호오...변초."

그 모습에 목마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죽이고 말겠다는 평창의 집요함에 감탄을 한 것이다.

쇄애애애애애액

이내 휘둘려진 검은 목마의 옆목 지근거리까지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끝이다!'

평창은 눈을 빛냈다.

이정도 지근거리라면 결코 빗나가지 않을 것이란 확인이 든 까닭이었다.

그는 생각하였다.

이제 곧 특유의 절삭음과 함께 그의 목이 떨어져나갈 것이라고 말이다.

짜르르르르

"끄으으윽!"

하지만 일은 예상처럼 흘러가지 않았다.

검이 목마의 옆목에 닿은 순간

살갗이 베어지는 특유의 감촉이 아닌

단단한 목석을 강타한 감촉과 함께 상당한 충격이 손목에 그대로 전해진 까닭이었다.

'대...대체...이게 무슨!?'

어느새 검을 회수한 평창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갑작스러운 이변이 이해가 되지 않은 까닭이었다.

어찌 사람의 목에서 목석을 두드리는듯한 감촉이 느껴질 수 있다는 말인가

"시도는 좋았지만 검에 실린 힘이 너무 약해. 이정도 검력으론 내 몸에 생채기 하나 낼 수 없어. 공동의 도사."

목마는 재밌다는듯한 미소를 띄운 채 말을 이었다.

으드드득

그 말을 들은 평창은 이를 으드득 갈았다.

평생을 쌓아왔던 검이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솟은 까닭이었다.

"오냐! 내 지금 네놈에게 최고의 검을 보여주도록 하겠다!"

우우우우우우우웅

평창은 내력을 극성으로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그의 몸 주위에 유형화된 기운들이 일렁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유형화된 기운들은

그의 검을 그대로 휘감기 시작하였다.

한층 더 두텁고

한층 더 강대하게 말이다.

솨아아아아아아

이내 그의 검에는 마치 별과 같은 찬란한 빛이 솟구치기 시작하였다.

초절정의 상징이자

가장 파괴적인 검이라고 불리우는

검강劍罡이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죽어라아아아!"

평창은 온힘을 다해 검을 휘둘렀다.

목마의 온몸을 양단해버릴 기세로 말이다.

목마는 그런 평창의 검을 가만히 응시하였다.

어떠한 대응조차 하지 않은 채로 말이다.

콰아아아아앙

이내 평창의 검은 목마의 가슴에 맞닿게 되며

폭음과 같은 커다란 굉음성이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아아아악!"

그리고 그와 동시에 평창의 입에서 격렬한 비명성이 터져나오기 시작하였다.

더불어 쥐고 있던 검을 그대로 놓치고 말았다.

목마의 가슴에 검이 맞닿은 순간

어마어마한 반탄력이 터져나오면서 그의 손목을 그대로 박살내버린 까닭이었다.

"크으으윽..."

평창은 손목을 부여잡은 채 신음성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손목 위 있는 모든 뼈들이 완전히 박살이 나버렸다.

끔찍한 고통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프지? 아플거야. 네놈이 내지른 일격이 그대로 되돌려졌을테니까 말이야."

목마는 고통스러워하는 평창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악귀와 같은 미소를 지은 채 말이다.

"그러니까 힘조절을 좀 하지 그랬어? 그럼 그렇게 손목뼈가 아작나는 일은 없었을텐데 말이야."

목마의 비아냥이 끝없이 이어지기 시작하였다.

으드드득

그 비아냥에 평창은 강하게 이를 갈았다.

그리고는 왼손으로 뻗어 떨어져있는 검을 줍기 시작하였다.

어떻게든 항전을 이어가려는 모습이었다.

"안되지, 안돼."

목마는 그런 평창의 면상을 그대로 발로 차버렸다.

쿠웅

"크으으윽."

그러자 평창의 몸이 지체없이 바닥에 나뒹굴기 시작하였다.

목마의 발길질을 견뎌내지 못한 것이다.

"졌으면 승복할 줄도 알아야지. 그렇게 바락바락 억지를 부리면서 쓰겠어?"

목마는 바닥에 나자빠진 평창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죽여라."

평창은 살의로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아쉽게도 당장은 안돼."

목마는 고개를 좌우로 내저으며 입을 떼었다.

"몇 가지 물어볼 게 있거든."

"네놈에게 말해줄 것 따윈 없다!"

"말하기 싫어도 말하게 될거야. 내가 그 방면에는 도가 튼 사람이거든."

목마는 히죽거리며 말을 이었다.

"그럼 첫 번째 질문을 하지. 정확히 이각 전 수십 명의 기척이 동시에 사라졌다. 이에 대해 아는 게 있는가?"

목마는 평창을 응시하며 입을 떼었다.

"............."

평창은 입을 꾹 다문 채 침묵을 유지하였다.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겠다는듯이 말이다.

"잘 알고 있나보네."

그 모습을 본 목마는 부드러이 미소를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두 번째 질문이야, 그들이 사라진 이유가 진법때문인가?"

".............무슨 말을 하는 지 모르겠군."

평창은 부정을 하였다.

진법따윈 모르는 이야기라고 말이다.

"이봐, 너 눈동자가 흔들려."

목마는 그런 평창을 비웃으며 말을 이었다.

".............."

평창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모든 정황이 들키고 말았다는 걸 깨달은 까닭이었다.

"마지막 질문이야. 진법은 어디에 있지?"

".............."

"대답하면 고통없이 곧바로 죽여줄게."

".............."

"대답이없다면 고통스럽게 계속 살 수밖에 없어. 도사."

"............"

"어쩔 수 없네."

목마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은 채 고개를 절레 절레 내젓기 시작하였다.

권주를 마다하고 벌주를 택하겠다니

어찌 이리도 어리석을 수 있다는 말인가

뒤적 뒤적

목마는 품을 뒤적거리기 시작하였다.

스으윽

그리고 이내 무척이나 작은 소도를 꺼내었다.

손가락 한마디 정도의 길이의 날을 가진 소도를 말이다

"아플거야."

목마는 평창을 향해 작은 소도를 가져다대었다.

무척이나 천천히 말이다.

이내 평창의 안색이 창백해지기 시작하였다.

*************

저벅 저벅 저벅

위험한 인상을 물씬 풍기는 거구의 남자, 칸은 걸음을 천천히 옮기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위풍당당한 걸음걸이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오오, 칸이시여, 오셨군요."

이내 비열한 인상의 사내가 그를 반기기 시작하였다.

마교의 장로이자 조력자인 목마였다.

"진법은 찾았는가?"

"..........그게 위치를 찾긴했는데."

목마는 면목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머리를 긁적이기 시작하였다.

"뭐가 문제지?"

"도저히 해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해체할 수가 없었다?"

"예에, 듣기로는 천변환영미로진이라고 불리우는 진법이 설치되어있다더네......아무래 제 능력으로는 해제하기 어려운 고등 진법인듯합니다."

"해체법까지 알아내는 무리인가?"

"예에, 정보를 뱉던 도사놈이 고문 중에 죽어버리는 바람에..."

목마는 뒷머리를 긁적이기 시작하였다.

오랜만에 하는 고문에 감이 죽은듯하였다.

정보를 다캐기도 전에 죽이다니 말이다.

"그럼 어쩔 수 없군."

칸은 담담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진법 자체를 완전히 붕괴시켜버릴 수 밖에."

"네에?"

그 말을 들은 목마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별안간 저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나를 진법이 설치된 곳으로 안내하라."

칸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진법을 직접 부수도록 하겠다."

그의 눈빛이 흉흉하게 빛나기 시작하였다.

.

.

.

.

.

.

.

.

"이곳입니다."

목마는 빈 공터로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고문을 통해 전해들은 진법이 설치된 장소였다.

"전부 물러나라."

칸은 주위에 있는 부하들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그러자 부하들이 하나둘 뒤편으로 물러나기 시작하였다.

꽈아아악

부하들이 뒤편으로 완전히 물러난 것을 확인한 칸은 양손으로 거창을 강하게 움켜쥐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대로 위쪽으로 들어올려 내리찍을듯한 자세를 취하기 시작하였다.

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그러자 곧이어 그의 창끝에 어마어마한 기운이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공기마저 무겁게 가라앉히게 만들정도로

어마어마한 기운들이 말이다.

"크아아아아아아아!!!!!!!!"

이내 우렁찬 기합소리와 함께

들려올려진 거창이 그대로 내려찍혀지기 시작하였다

텅 비어있는 공터를 향해서 말이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이내 땅에 거창이 땅에 찍히고

거대한 굉음성과 함께 발생한 격렬한 지진파가 공동 전체를 뒤흔들기 시작하였다.

"크으으윽!!"

"아아아악!"

말들이 날뛰기 시작하였고

낙마하는 기병들이 속출하기 시작하였다.

굳건한 전마조차 버텨내기 힘든 지진이 발생한 까닭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진이 이어졌을까

스르르르륵

이내 빈 공터에 하나의 전각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천변환영미로진이 부숴지면서

숨겨져있던 전각이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저곳이로군."

칸은 전각을 바라보며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는 망설임없이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건물 안쪽으로 말이다.

그리고 뒤편에 있는 기병들 또한 그런 칸의 뒤를 당연한듯이 따르기 시작하였다.

한 명도 남김없이 전부 말이다.

**********

오싹 오싹

'미친.'

목마는 온몸에 오싹함을 치솟는 것을 느꼈다.

지진을 발생시켜버린 재해와 같은 일격에

온몸에 소름이 돋아난 까닭이었다.

'재해란 말이 허언이 아니였구나.'

그는 생각하였다.

칸 스스로 재해라고 자칭했던 게 허세가 아니였다고 말이다.

인위적인 지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존재를

어찌 재해라고 부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만 깐죽대야겠어.'

그는 속으로 굳게 다짐하였다.

다시는 비아냥거리며 칸의 속을 긁지 않겠다고 말이다.

그리고는 칸의 뒤를 따르기 시작하였다.

다른 기병들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