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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016화 (1,017/1,419)

〈 1016화 〉 1017. 침공

"미완未完의 검...."

그녀의 별빛같은 눈동자를 멍하니 바라보던 선우는 이내 되뇌이듯 중얼거리기 시작하였다.

미완未完이라는

그 울림이 머릿속의 맴돌았기 때문이었다

"후배님께선 따로 검을 사사받은 적이 없죠?"

운설은 그런 선우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어떻게 아신 겁니까?"

선우는 놀랍다는듯 되물었다.

따로 검을 사사받은 적은 없었다.

장삼이던 시절조차

그저 이재원이 던져준 비급을 통해

홀로 독학하여 검공을 갂고 닦았을 뿐

그에게 직접적인 가르침을 받은 적은 없었다.

대충이나마 시범을 보여주던 주광조차

도객였지 제대로 된 검객이 아니기도 하였고 말이다.

"심기체 중 유난히 기技 부분이 부실하더군요. 현경 중경에 다다른 실력자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말이예요."

운설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선우가 가진 검기는 까놓고 말해 현경에 어울리지 않는 수준이었다.

이리저리 기워넣고 짜깁기하여 그럴듯하게 내보이긴 하였지만 그 실상을 파고들어가면 중심을 잡아줄 알맹이가 텅 비어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더 파고들어가보니 알겠더군요. 검술의 중심을 잡아줄 근본이 부실하다는 사실을 말이에요. 보통 독학으로 검을 익힌 이들이 겪은 고질적인 문제죠."

근본이 부족하다는 건 독학으로 익힌 이들의 고질적인 문제였다.

".....민망하군요."

선우는 민망한듯 볼을 긁적거렸다.

이런저런 검기들을 흡수하며 완벽에 가까운 검술을 구사한다고 자부했건만

운설정도의 실력자가 보기엔 이리저리 기워넣은 근본없는 검술처럼 보인듯 하였다.

"민망해할 필요 없어요. 오히려 대단한 거니까."

"대단하다구요?"

선우는 모르겠다는듯한 어조로 되물었다.

이리저리 짜깁기한 근본조차 없는 검술이었다.

그런데 대단하다니

"검식조차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경 중경에 다다른 거잖아요? 이보다 놀라운 일이 어디있겠어요?"

운설은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오히려 놀라운 일이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심기체 중 단 한가지만 부족해도

다음 경지에 도달할 수 없기 마련이었다.

심기체의 완벽한 조화만이

경지를 드높이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눈앞에 남자는 유난히 부족한 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경 중경이라는 어마어마한 경지에 다다르게 되었다.

어찌 놀랍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제 생각엔 후배님의 심心과 체體는 이미 완성된 듯 보여요."

"완성됐다는 건?"

"현경 상경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는뜻이예요."

"......제가 말입니까!?"

선우는 놀랍다는듯한 어조로 그녀에게 되물었다.

현경 상경이 무엇이란 말인가

인간의 몸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종적인 경지이면서

신선에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는 단계가 아니던가

그런데 자신의 심心과 체體가 그런 현경 상경에 도달해있었다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저와 대등하게 비무하지 않으셨나요? 만약 후배님께서 고작 현경 중경에 불과하다면 단 일합에 승부나 났을 거에요."

그는 자신과 대등하였다.

처음에는 밀렸지만

결국에는 버텨내고 버텨냈으며

종국에는 대등한 검격을 나누기까지한 것이다.

그런 그가 단순한 현경 중경의 고수일 리 만무하였다.

"그거야....선배님께서 봐주셔서.."

"봐준 적 없어요."

운설은 심유한 눈빛으로 선우를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전 후배님을 상대하던 중 단 한 번도 검을 느슨히 잡았던 적이 없어요. 전심전력으로 후배님과 부딪혔을 뿐이죠."

봐주지 않았다.

여유부리며 상대할 정도로

어수룩한 상대가 아닌 까닭이었다.

"그리고 후배님은 그런 저를 상대로 대등할 수 있었어요. 비록 유효타를 내진 못했지만 말이에요"

"............"

"그게 바로 후배님께서 심心과 체體가 완성되었다는 근거예요.............원래라면 검을 나누는 것조차 성립할 수 없었을테니까요."

운설은 깊고 깊은 심유한 눈동자로 선우를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그런 거군요...저는 이미 현경 상경에 발을 내딛고 있던 거군요."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선우는 수긍한듯 고개를 주억거리며 답을 하였다.

납득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현경 상경이라는 지고한 경지에

발을 내딛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한 발 내딛고 있다고 하기엔 기技가 너무 부족하니....반 발자국정도 내딛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운설은 그런 선우의 말을 정정해주었다.

한 발 걸치고 있다는 말조차 과분할 정도의 기技였다.

반발자국 걸치고 있다는 게 더욱더 정확한 표현이리라

"기技가 부족하긴 한가보군요. 한 발 걸치고 있다는 표현조차 과분하다니......"

선우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엄청 부족해요.....하지만 상심할 필요는 없어요."

운설은 그런 선우를 귀엽다는듯이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시무룩한 표정을 보니

길을 잃은 똥강아지를 보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달리 말하면 그 기技만 채울 수 있다면 후배님은 창공을 마음껏 누비는 창룡蒼龍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운설은 별빛과 같은 눈빛으로 선우를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천마天魔조차 단번에 물어뜯어버릴 수 있는 위대한 창룡이 말이예요."

그녀의 눈빛 속에는 묘한 열기가 담겨있었다.

".....창룡蒼龍."

선우는 곱씹듯 중얼거리기 시작하였다.

창룡蒼龍이라는 울림이 꽤나 깊은 여운을 남겨주었기 때문이었다.

마치 머릿속 깊이 각인되듯이 말이다.

"어때요? 이제 의욕이 좀 나시나요?"

운설은 그런 선우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네에, 엄청이요."

선우는 의욕가득한 눈을 빛내며 답을 하였다.

천마조차 물어뜯을 수 있는 아득한 경지가

멀지 않았다니

어찌 의욕이 치솟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럼 곧바로 훈련에 돌입해도 되겠네요?"

운설은 늘어뜨려놨던 검을 천천히 늘어뜨리며 말을 이었다.

"물론입니다. 선배님"

그 말을 들은 선우는 곧바로 몸을 일으켜세우기 시작하였다.

그녀와 대화를 나누는 새

몸이 완전히 회복이 된 까닭이었다

처억

이내 몸을 완전히 일으킨 선우는 검을 늘어뜨리기 시작하였다.

나름의 검세를 취한 것이다.

이내 두 검객은 검을 움켜쥔 채 서로를 가만히 응시하였다.

빈틈을 찾으려는듯 전신을 샅샅히 훑으면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타타탁

타타탁

그리고 곧이어 서로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하였다.

두 사람 모두 광기 어린 눈빛을 반짝이면서 말이다.

콰아아아앙

이내 훈련의 재개를 알리는 굉음성이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

감숙성에 위치한 공동산

그 깊은 곳에는 공동파라고 불리우는 거대한 명문정파가 위치해 있다.

구파일방의 일문一門으로서

세력이나 위명에 따라 조금씩 뒤바뀌는

구파일방에서

그 이름을 단 한 번도 내놓은 적이 없을 정도로

강성한 세력을 자랑하는 거대 문파.

그곳이 바로 공동파였다.

그리고 그런 자랑스러운 공동파의 삼대제자 일섭은

사람들을 이끌고 위풍당당하게 공동산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저벅 저벅 저벅

그렇게 얼마나 걸음을 옮겼을까

이내 그는 수많은 토굴이 뚫려있는 봉우리 앞에서 걸음을 멈춰세웠다.

그리고 뒤편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수십 명의 인파들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너는 전문가야...떨지마..넌 할 수 있어.'

그 모습을 본 일섭은 속으로 몇 번이고 되뇌이기 사작하였다.

자신이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자아, 이곳이 바로 도가의 요람, 공동산에서 도를 깨우쳤던 도사들이 머물며 수련하였던 수련토굴입니다."

그리고는 손을 쭉 뻗어 구멍이 숭숭 뚫린 토굴을 가리키기 시작하였다.

영업용 미소를 잔뜩 지은 채로 말이다.

"......저곳이?"

"...그냥...짐승들이 파놓은 곳 같은데?"

".....그냥 자네들이 인위적으로 파놓은 곳이 아닌가?"

"조잡하고 멋대가리도 없구만..."

"내가 허접한 토굴보려고 두 냥이나 쓰다니."

하지만 관광객들의 반응은 시큰둥하기 그지없었다.

아무렇게나 뚫려있는 토굴의 모습이

상당히 허접해보였기 때문이었다.

'.....생각보다 시큰둥한 인간들이군.'

하지만 일섭은 당황하지 않았다.

냉소적인 고객들은 어디에든 있기 마련이었다.

돈을 소비했다는 심리적 불편함이

뭘하든 시큰둥하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일섭은 눈을 반짝였다.

갈고 닦았던 관광 언변술을 뽐낼 시간이 온 것이다.

"하하하하하, 겉보기엔 허접할지도 모르지만 이 토굴에는 이름만 들으면 알 법한 도사들이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일섭은 부드러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 도사들이 대체 누구인가?"

그러자 까칠하게 생긴 중년 남자가 짜증 어린 목소리로 입을 떼었다.

그의 눈빛에는 불신이 가득 차 있었다.

"일단 초대 공동파의 장문인이 광성자가 있겠군요. 이 토굴에서 도를 깨우치고 신선이 되셨지요. 그리고 14대 장문인인 명랑자께서 이 토굴에서 길고 긴 수련 끝에 큰 깨우침을 얻고 신선이 되셨지요."

일섭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 뿐 아닙니다. 도교 팔선 중 하나 이자 검선이라고 불리우는 여동빈! 그의 스승이라고 불리우는 종리권 또한 이곳 수련토굴에서 수양을 쌓았다고 전해지지요!"

하지만 반응은 여전히 시큰둥하기 그지없었다.

이미 들었던 내용을 거듭 언급하니 실망감이 느낀 것이다.

"그리고 장삼봉께서도 이곳에서 도를 깨우쳤지요."

"뭐라!?"

"장삼봉!?"

"그 무당파의 창시자인 장삼봉!?"

그러자 사람들의 반응이 무척이나 격렬해지기 시작하였다.

누구나 알법한 유명인사

무당의 조사

장삼봉이 언급되니 절로 흥미가 치솟은 까닭이었다.

"예에, 무당의 창시자이신 장삼봉이 맞습니다."

일섭은 그들의 반응을 즐기며 말을 이었다.

"아니, 장삼봉이 무당산을 놔두고 어찌 공동산에서 도를 닦았다는 말입니까?"

까칠한 인상의 중년남자는 이해가 안된다는듯한 어조로 말을 내뱉었다.

무당산 조사가 공동산에서 도를 닦았다는 말을 들으니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도교의 요람이 바로 이곳 공동산이 아닙니까? 무당에는 찾을 수 없는 신묘함을 느끼고 이곳에 오신 것이지요."

"하지만...역시 믿음이.."

"이는 공동파의 역사서에 기록된 엄연한 사실입니다. 설마 공동파의 역사서를 믿지 못하겠다는 말은 아니겠지요?"

일섭은 가자미 눈을 뜨며 그에게 물었다.

".....그건 아니오, 내 어찌 공동파를 의심하겠소?"

중년인은 고개를 좌우로 내저었다.

역사서에 있다면

저건 거짓이 아니었다.

명문정파라 불리우는 공동파가 거짓을 기록할 리 만무하지 않은가

'바람잡이는 제압했고.'

그 모습을 본 일섭은 미소를 지었다.

의문을 제시해주고 퇴장해줄 바람잡이를 제압했다.

이제는 영업을 할 때였다.

"자아, 저기 눈앞에 보이는 커다란 토굴! 저곳이 바로 장삼봉이 머물렀던 토굴입니다! 어떠십니까? 웅장하지 않으십니까?"

일섭은 손을 쭈욱 뻗어 커다란 토굴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오오오...저곳이 바로."

"과연...신묘함이 느껴지는구만."

"토굴의 모양이 심상치 않은 걸보니..필시.장삼봉이 수행했던 게 분명할거야. "

그러자 뒤편에 있던 관광객들이 감탄사를 연발하기 시작하였다.

실상은 볼품없는 토굴이었지만

장삼봉이라는 이름값이 저런 토굴조차 신묘한 수행장소로 만들어준 것이다.

"저기...저곳에 들어갈 수는 없는 것이오?"

바람잡이 역할을 맡았던 사내는 다급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바람잡이 역할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원래라면 출입을 엄히 금하고 있지만......오늘은 장문인의 특별한 허가가 떨어졌습니다. 유지보수 및 참배금으로서 닷냥만 내면 들어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엄청나게 싸구만! 위대한 역사 속 인물의 흔적을 보는데 닷냥이라니! 내 당장 내겠네! 어서 내돈을 받겠나!"

바람잡이 사내는 곧바로 품을 뒤져 닷냥을 건네주었다.

"나도 나도 낼래!"

"내 돈부터 가져가세요!"

"아니야! 내 돈부터 가져가!"

"새치기 하지 맙시다, 새치기!"

그런 바람잡이가 통한 것일까

여기저기서 돈을 건네기 시작하였다.

"자아..자아..진정하고...한 분씩 차례대로 내시지요."

일섭은 관광객들을 줄세운 채 천천히 돈을 수금하기 시작하였다.

흡족스러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이다.

.

.

.

.

.

일섭은 사람들이 줄지어 들어가는 토굴을 응시하였다.

결국 모든 인원이 닷냥을 내고 장삼봉의 토굴로 향한 까닭이었다.

"얼마나 걷혔느냐?"

그때 그의 뒤편에서 중후한 목소리가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일섭은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바람잡이로 나섰던 중년인이 진중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이백 냥정도 걷혔습니다, 풍종 장로님"

일섭은 공손한 어투로 말을 내뱉었다.

"아니, 인원수만 따지면 육십은 족히 되보이거늘 어찌 그것 밖에 안되는 것이더냐?"

"네에...그게...영유아나 미취학 아동은 면제를 한터라......."

".쯔쯧...이래서 가족단위 관광객은 많이 받지 말자고 한건데."

풍종은 혀를 끌끌 차기 시작하였다.

삼백냥은 족히 거둬들여야할 걸

이백 냥밖에 거둬들이지 못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은 까닭이었다.

"요즘 시국이 시국인지라....이것저것 가릴처지가 아닙니다..장로님."

일섭은 난처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요즘은 유래없는 불경기였다.

마교의 발호가 참배객이나 관광객들의 발길에도 영향을 끼친 까닭이었다.

"더러운 마교놈들이 남의 영업까지 방해하는 구나."

풍종은 연신 혀를 차기 시작하였다.

마교의 행태가 마음에 들지 않은 까닭이었다.

"그래도 구파의 연합이 구성되었으니.....어떻게든 되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안될거다."

풍종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을 이었다.

"어째서입니까?"

일섭은 모르겠다는듯이 되물었다.

"문파들끼리 서로 눈치만 보고 있거든"

"눈치를요?"

"전쟁을 한다해도 자문파의 피해를 최소화해야할 것이 아니더냐? 그러니 눈치를 볼 수밖에."

"..........점창파과 종남이 멸문당한 시국이 아닙니까?! 그런데 어찌 그런 파렴치한 짓을!"

"욕할 것 없다. 공동파도 똑같이 눈치보고 있으니."

".......공동파도 말입니까?

"우리라도 다를게 어디있겠느냐? 타문파 보다 자문파가 소중한 건 당연한 것을."

"............"

"실망했냐?"

"..........아닙니다."

"아니긴, 입술이 댓발 튀어나왔는데."

풍종을 낄낄거리며 말을 이었다.

어린 제자의 뾰루퉁함이 꽤나 재밌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사실 살짝 실망했습니다...위기이기에 모두가 대동단결할 줄 알았는데......"

"어쩔 수 없느니라. 문파에게 있어 우선해야할 건 협이나 의리가 아닌 문파원들의 생명이니까."

풍종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어렵군요..정말 어려워요.."

일섭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이해가 되면서도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사형제가 우선적으로 희생당하는 건 싫지만

협의가 행할 수 없는 것 또한 싫었다.

그렇기에 머리가 복잡한 것이다.

"오래 오래 고민해보거라.........그 고민끝에 내린 결론이 네녀석이 나아갈 길이 될터이니."

풍종은 부드러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소싯적 자신을 보는듯한 느낌이 들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 까닭이었다.

아마 고민이 끝난 이후에는

일섭은 더욱더 성장하리라

그렇게 한창 흐뭇하게 어린 제자를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두두두두두두두두두

두두두두두두두두두

두두두두두두두두두

두두두두두두두두두

거대한 굉음성과 함께 땅이 쉴새없이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마치 지진이 난것처럼 말이다.

휘이익

그 소리에 놀란 풍종은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굉음성과 진동이 전해져오는 방향을 향해서 말이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험준한 산을 내달리고 있는 수많은 기마병들을 말이다.

"일섭! 당장 참배객들을 대피시켜라!"

그 모습을 본 풍종은 일섭을 바라보며 고함을 내질렀다.

"침공이다!"

풍종의 눈빛이 더할나위없이 심각해지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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