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015화 (1,016/1,419)

〈 1015화 〉 1016. 미완未完의 검

콰콰쾅

콰콰쾅

두 절대고수의 검이 맞부딪칠 때마다 굉음성과 함께 어마어마한 충격파가 퍼져나가기 시작하였다.

반선이라고 불리우는 지고한 경지

그 정점에 다다른 두 절대고수의 무력이 여지없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콰아아아앙

이내 그 전과는 비교조차할 수 없는 커다란 굉음성과 함께 검을 맞댄 두 무인의 대치가 이어지기 시작하였다.

'대단해.....정말..최고야..'

선우는 운설을 바라보며 감탄으로 가득한 눈빛을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끝도 없는 무력에 감탄이 절로 느껴진 까닭이었다.

그녀가 검을 꺼내든 뒤 선우는 온힘을 다해

검을 휘두르고 또 휘둘렀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보이고 말겠다는듯이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온힘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닿을 수가 없었다.

초월의 경지에 닿아있는 그녀의 검기劍技에는 말이다.

강대한 힘으로 부숴버릴 기세로 내질렀던

강검强劍은 그대로 흘려져 무위로 되돌려졌고

수많은 변화무쌍한 움직임을 내보이며 내질러졌던

변검變劍은 속수무책으로 간파당하였고

풍진보를 결합하여 내질렀던 쾌검快劍은

닿기도 전에 완전히 차단되어버렸다.

어떠한 검도 통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까지 쌓고 쌓아왔던 모든 것들이 말이다.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을까

어찌 감탄하지 않을 수 있을까

'더 보고 싶어...더 배우고 싶어!......더 가르쳐 줘!'

선우는 광기 어린 눈빛을 반짝였다.

검을 섞을 수록

성장하고 있다는 게 여실히 느껴졌다.

검은 더욱더 무거워졌고 날카로워졌으며

전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기교가 쌓여가기 시작하였다.

그녀를 양분삼아 더욱더 높은 곳으로

다다르고 있는 것이다.

꽈아악

선우는 검을 강하게 움켜잡았다.

그러자 선명한 혈관이 드러나고

힘줄이 더욱더 강하게 조여들기 시작하였다.

'나를...좀더 높은 곳에 데려다줘!'

그리고 운설을 향해 맹렬한 기세로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모든 것을 흡수하기 위해서 말이다.

콰아아아앙

콰아아아앙

이내 맞부딪히는 검격이 더욱더 난폭해지기 시작하였다.

주르륵 주르륵

그리고 그 난폭한 검격에 운설의 몸이 지체없이 뒤편으로 밀려나기 시작하였다.

쉴새없이 파고드는 선우의 날카로운 검격을 도저히 버텨내지 못한 까닭이었다.

'........이거..완전 괴물이잖아!?'

선우의 검격에 뒤편으로 밀려난 운설은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짧은 새 성장을 이뤄 자신과 압박하기 시작하는 선우의 모습에 경악스러움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장선우의 검은 단순하기 그지없었다.

제대로 된 검기劍技를 전수받지 못한 사람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그를 상대하기 앞서 검조차 들어올리지 않았었다.

그럴 가치를 느끼지 못한 까닭이었다.

그리고 검을 섞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검은 거칠고 난폭하였지만 그 검로가 단순하고 날카로움이 부족하였다.

검에 담긴 힘은 충분하나

그 검을 다루는 기교가 부족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 부족했던 기교를 강제로 채우기 시작하였다.

자신과의 격검을 자양분삼아서 말이다.

괴물이라고 칭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미친듯한 잠재력과 성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음양마가 왜 그렇게 확신했는지 알겠네.'

그녀는 알 수 있었다.

어째서 음양마가 제자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를 보인 이유를 말이다.

음양마는 말했다.

자신의 제자라면

불가해라고 불리우는 마귀들의 왕.

천마를 능히 대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음양마의 말을 처음 들었을 때만 해도

운설은 음양마가 과장을 한다고 생각했었다.

등선을 코앞에 둔 자신은 물론

이미 등선하여 신선이 된 태청진인조차

감히 대적할 수 없었던 존재가

바로 천마였다.

그런 천마를 고작 반선에 불과한 그가 감당할 수 있을 리 만무하지 않겠는가

그렇기에 과장이라고 생각하였다.

제자를 뽐내고 싶은 욕심에 의해 발현된 과장 말이다.

그리고 선우를 만나고 검을 섞었을 때도

그런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또래에 비해 강하긴 하지만

마선조차 상대할 수 있는 특별함따윈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검을 섞고 또 섞을 수록

검을 맞부딪히고 또 맞부딪힐 수록

그녀는 알 수 있었다.

음양마가 내뱉은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선우는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폭발적인 성장력과 끝을 알 수 없는 잠재력이라는 거대하기 그지없는 재능을 말이다.

그는 끊임없이 성장하고 또 성장하였다,

검을 맞부딪히며

자신의 검을 흡수하여

스스로의 검을 발전시켜나갔다.

부족함 점을 메우고

특출난 점을 더욱더 극대화시켰다.

검을 맞부딪힌 지

고작 반시진만에 말이다.

특별하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재능이었다.

'지금껏 이런 식으로 쭉 성장해왔던 거구나.....그래서 기교가 부족했던 거야.'

운설은 깨달을 수 있었다.

어째서 선우가 심기체 중 유난히 기技가 부족했던 것인지

그의 검은 아직 정형화되지 않은 미완未完의 검이었다.

끊임없이 고치고 또 고치며

더욱더 발전하고 또 발전하고 있는 단계인 것이다.

그렇기에 기技가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완성되지 않았기에

위력적이지만 어설프고 단순해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넌 안주하기보단 끊임없이 갈망하며 성장하기를 택하는 아이구나.'

운설은 입가에 부드러이 미소를 지었다.

검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 남자

장선우가 추구하는 검도劍道가 무엇인지 말이다

'그래...너라면...너라면..가능할지도 모르겠구나.'

그녀는 생각하였다.

백여 년이 넘는 세월동안 쌓아온 깨달음의 정수를

야금야금 뽑아내 제것으로 만들어버리는

미친 재능을 갖춘 저자라면

가능할 지도 모른다고

마선의 경지에 다다른

천마와 대적하는 것이 말이다.

'내가 도와주겠다. 대적자여.'

운설은 심유하기 그지없는 눈빛을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장난스러움이 가득했던 때와는 전혀 다른 진지한 모습이었다.

'네가 내 모든 것을 가져갈 수 있도록!'

그리고 검을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자신의 모든 것을 담아서 말이다.

콰아아아아앙

이내 두사람의 검격이 얽혀들며 커다란 굉음성이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

.

.

.

.

.

그렇게 얼마나 검격을 나눴을까

철푸덕

이내 선우는 바닥에 지체없이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완전히 탈진해버린 것이다.

그 모습을 본 운설은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하아...하아...하아...하아....하아...하아."

그러자 창백한 얼굴로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는 선우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육체뿐 아니라 정신마저 완전히 탈진해버린 것이다.

'지칠만도 하지.'

쉴새없이 검을 기억하고 응용하고

몸으로 구현하고 또 구현하였다.

몸과 정신이 완전히 탈진되는 것도 무리가 아닌 것이다.

"역시....하아...하아..선배님은...하아..괴물이군요...하아.."

선우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감탄을 내뱉었다.

두 시진이 넘는 시간동안

검을 흡수하고 또 흡수하였음에도

생채기조차 내지 못하였다.

결국 현격하게 벌어져있는 격차를 극복할 수 없었던 것이다.

'대단해...정말..대단해..'

선우는 그녀의 끝을 알 수 없는 강함에 경의를 표하였다.

검을 섞으면 섞을 수록

알 수 있었다.

운설의 검을 완전히 흡수하겠다는 포부가

얼마나 오만한 생각이였는지

그녀가 끝을 알 수 없는 심연과 같은 여자였다.

파고들면 파고들 수록

그 끝을 알 수 없는 깊이가 체감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었다.

저 깊이를 알 수 없는 위대한 경지를 이룩한

절대적인 무인에게 말이다.

"누가 누구보고 괴물이라고 칭하는 지 모르겠네요. 저보다 더한 괴물인 주제에....."

한 편 선우의 말을 들은 운설은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내뱉었다.

선우는 두 시진내내 자신의 검을 얌체처럼 흡수하며

미완의 검을 완성시켜나간 장본인이었다.

희대 천재라고 이름을 드높였던 자신조차

달빛 아래 반딧불이처럼 초라해보일 정도의

초월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그가 자신을 괴물이라고 칭하다니

어이가 없을 수 밖에 없었다.

"괴물이라니.......억울하군요.....생채기조차 내지 못했는데 말입니다."

선우는 나름 억울한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두 시진내내 그녀에게 달려들었음에도

작은 생채기조차 내지 못하였다.

그런 자신이 그녀보다 더한 괴물일 리 만무하지 않은가

"백년의 세월이 그리 녹록치는 않은 법이예요. 아무리 후배님이 괴물같은 재능을 타고났다고 해도 말이예요."

운설은 어림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가 무궁무진한 잠재력과 성장력을 갖추고 있다는 건 인정한다.

천마를 상대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대적자라는 것 또한 인정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쌓아온 백년의 세월을 고작 두 시진내에 따라잡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자신이 쌓아온 백년은 그리 녹록치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머지 않아 따라잡히긴 할 거야.'

물론 그렇다고 영영 따라잡지 못한다는 말은 아니었다.

그의 폭발적인 잠재력과 성장력을 미루어 짐작해본다면

길어야 일 년

짧으면 몇 달 안에 자신의 모든 검기劍技를

제 것으로 만들 게 분명할테니 말이다.

'생각해보면 인생이 참 불공평하네.'

운설은 눈살을 찌푸렸다.

백여 년이 넘는 세월동안 쌓아온 거대한 깨달음을

누구는 고작 일 년만에 깨닫게 생겼다.

어찌 불공평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런 불공평한 재능을 가지고 있으니....불가해의 존재에 맞설 수 있는 거겠지.'

불가해에 맞선 불공평이라니

개소리처럼 들리면서도

달리 들으면 그럴듯하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백년의 세월이라.......아직은 요원하군요."

선우는 탄식 어린 어조로 말을 내뱉었다.

백년의 세월이라는 말을 들으니

그녀의 깨달음이 꽤나 멀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요원하진 않을 거예요. 후배님의 재능이라면."

운설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제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선우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되물었다.

마치 확인을 받듯이 말이다.

"할 수 있을 거예요. 후배님께선 천하에 다시없을 독보적인 재능이 있으니까요."

운설은 확신 어린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선우의 재능은 독보적이었다.

무림사에 그 누구와도 감히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그렇기에 확신할 수 있었다.

선우가 머지않아 자신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게다가 여기 훌륭한 조력자까지 있지 않나요?"

쿡 쿡

운설은 엄지로 봉긋 솟은 가슴을 쿡 쿡 찌른 채 말을 이었다.

"제 도움이 있다면 경지에 오르는 게 어렵지 않을 거예요."

"절 도와주실 심산입니까?"

'도와줄 생각이니 조력자라는 말을 한게 아니겠어요?"

"그렇다면 제 인성이 검증이 된 것입니까?"

선우는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네에, 검증되셨어요. 적어도 당신이라면 해를 끼칠 인물은 아닐 것 같더군요."

운설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입을 떼었다.

그는 순수함을 가지고 있었다.

무武를 위해서라면 광기마저 내보일 정도의 순수함을 말이다.

미친 놈이긴 했지만

적어도 인간계에 해를 끼칠 존재는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

자연검이라는 거대한 힘을 손에 넣는다고 가정을 하여도 말이다.

"참으로 다행이군요. 이렇게 검증이 되었다니 말입니다"

선우는 기분 좋은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인성이 검증되었다는 것은

곧 자연검을 전수 받을 수 있다는 말과 일맥상통하였다.

신선의 검이라고 불리우는

초월자의 검을 말이다.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후배님은 자연검을 익히게 될거예요."

운설은 그런 선우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떼었다.

"그리고 더불어 제게 검기劍技를 전수받게 될거예요."

"검기劍技까지 말입니까?"

"심기체가 불안정하더군요. 그리고 그 불안정함이 다음 경지를 향하는 걸림돌이 되고있어요."

운설은 평가하듯 말을 이었다.

"아마 기技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까닭이겠죠."

그리고 차분한 어조로 말을 내뱉었다.

"그런 어중간한 상태로는 천마를 상대할 수 없어요. 그러니 제게 검기를 전수받고 완성하도록 하지요."

"무엇을 말입니까?"

"당신이 가진 미완未完의 검을 말이에요."

운설의 별빛과 같은 눈빛이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선우는 그 눈빛을 멍하니 응시하였다.

마치 그 별빛과 같은 눈빛 속에 빠져드는 것처럼 말이다.

이내 두 사람은 서로를 가만히 응시하기 시작하였다.

꽤나 오랜 시간동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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