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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994화 (995/1,419)

〈 994화 〉 995. 내가 원래 못된 년들이랑 궁합이 잘맞거든

"며칠동안 맛 본 자유는 어땠어?"

선우는 익살스러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장선우..설마....네놈도..전부 알고 있었던 것이더냐?"

당진설은 독기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입을 떼었다.

"알고 있으니까, 여기 있는 거 아니겠어?"

선우는 뭘 당연한 걸 묻느냐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이 쓰레기같은 놈! 나를 속이다니!"

당진설은 잔뜩 붉어진 얼굴로 고함을 내질렀다.

저 요악스러운 놈에게 완전히 속아넘어갔다는 사실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 까닭이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저 불구대천 원수에게

완전이 놀아났다니

더할 나위 없는 수치였다

"누가 속으래?"

선우는 태연한 표정으로 말을 내뱉었다.

"뭐라!!"

당진설은 즉각적으로 반발을 하였다.

속은 놈이 잘못이라는 그의 어투에

부아가 치밀어오른 까닭이었다.

"그러게 일이 술술 잘풀리면 의심부터 했었어야지."

선우는 자연스레 책임을 전가하였다.

나쁜 놈들을 나쁘게 속여먹은 게

죄랄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의심스럽지 않았어? 탈옥하는 과정이 너무 순탄했잖아? 최고의 사냥개들이라고 불리우는 당가의 추격자들로부터 손쉽게 벗어난 건 물론, 이렇게 고독관에 접근하는 것까지 수월히 해냈잖아? 나같으면 의심을 해도 백 번은 했겠다."

선우는 비웃음 가득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너희들의 패인은 오만했다는 거야, 잘난 맛에 세상을 얕봤다가가 호되게 당한 거지."

당진설처럼 스스로 잘났다고 여기는 인간만큼 속이기 쉬운 인간도 없었다.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들을 아래로 두고 그대로 얕잡아보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다음부턴 좀더 똑똑하게 살아, 멍청하게 속지말고 말이야......아, 물론 다음이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선우는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지은 채 빙글거리며 미소를 띄웠다.

그리고 그 얄미운 모습은 당진설의 내적 인내심을 그대로 터트리고 말았다.

"이 개같은 자식!"

당진설은 곧바로 선우를 향해 달려나갔다.

그리고 검을 그대로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얼굴을 뚫어버릴듯한 기세로 말이다.

상대가 천하제일인이라는 사실이나

죽을 지도 모른다는 공포, 현격한 실력 차이 같은

자잘한 생각따윈

그녀의 머릿속에 없었다.

오직 저 얄미운 주둥아리에 칼을 꽂아넣고 말겠다는

일념만이 있을 뿐인 것이다.

쇄애애애애액

이내 당진설의 검이 바람을 꿰뚫으며 그대로 내질러지기 시작하였다.

피식

그 모습을 본 선우는 가벼운 웃음을 흘렸다.

너무 가소로워서

실소가 절로 터져나온 것이다.

선우는 가벼이 손가락을 튕겼다.

휘익

푸우욱.

그러자 선우의 머리통을 향해 날아들던

검이 그대로 방향을 전환하여

옆에 있던 살혼을 향해 날아들더니 그의 어깨에 그대로 꽂혀버렸다.

"아아아악!!!!!!....개같은 년아!"

살혼은 고통 어린 비명성을 내질렀다.

갑자기 이게 왠 날벼락이란 말인가

"아니!?"

살혼의 고통 어린 비명성을 들은 당진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강제적으로 전환된 검로에

당혹스러움을 느낀 까닭이었다.

어찌 잘나아가던 검이 한순간에 옆으로 틀어진다는 말인가

그렇게 한창 당황하고 있을 때였다.

찰싹

어느새 다가온 선우가 그녀의 손등을 그대로 후려쳐버렸다.

그러자 당진설은 쥐고 있던 검을 놓치고 말았다.

갑작스러운 고통에 손에 힘을 그대로 풀려버린 까닭이었다.

"이이익!"

검을 놓친 당진설은 그대로 손을 휘둘렀다.

그의 뺨을 올려치기 위해서 말이다.

덥석

선우는 그녀의 손목을 가벼이 붙잡았다.

"이거 놔아!"

당진설은 손을 빼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그의 우악스러운 손아귀에서 도저히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손버릇이 나쁘네."

그리고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놓으라고!"

당진설은 반대손을 들어올렸다.

다시금 그의 뺨을 노릴 심산이었다.

하지만 그 계획은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짜아아악

선우가 먼저 그녀의 뺨을 후려쳐버렸기 때문이었다.

휘익

이내 당진설의 고개가 옆으로 그대로 돌아가버렸다.

"한 번은 관용이지만 두 번은 없어. 당진설."

선우는 담담한 표정으로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개같은 자식! 널 저주한다!"

당진설은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선우를 노려보며 고함을 내질렀다.

"되게 표독스럽게 구네. 이러면 나쁜 마음 생기는데.."

선우는 고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몰릴대로 몰린 이순간까지도

독기 가득한 모습으로

패악질을 부리는 걸보니

나쁜 마음이 치솟았다.

저 거만하고 표독스러운 여자의

오만한 자존심을 짓밟아버리고 싶은

가학적인 욕구가 치솟는 것이다.

"참으로 큰 착각을 하고 있구나! 네놈은 이미 나쁜놈이다! 새삼스레 나쁜 마음을 갖는 게 아니라 원래부터 저열하고 추악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최악의 쓰레기란 말이다!"

당진설은 발악하듯 고함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그는 독왕의 죽음을 은폐시킨 뒤

당가의 실권을 장악하고 쓰레기 같은 인간이었다.

더불어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친 장본인이기도하였다.

그런 주제에

나쁜 마음이 들까 두렵다?

위선도 이런 위선이 없었다.

이미 최악인 주제에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것이란 말인가

"내가 최악의 쓰레기라고?"

"시치미 떼지말거라! 난 네놈에 대해 전부 알고 있다!"

"나에 대해 알고 있다고? 뭘 알고 있는데?"

선우는 재밌다는듯한 어조로 물음을 던졌다.

"네놈이 오라비를 죽이고 그 탈을 뒤집쓴 채 당가의 실권을 장악했다는 것을, 독왕의 제자라는 신분을 만들어낸 뒤 무림을 마음대로 활개치고 다니며 세상 전체를 속였다는 것까지 전부 말이다!"

당진설은 독기 가득한 눈빛으로 선우를 노려보며 소리를 내질렀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불구대천의 원수 선우에 대한 분노가 가득히 서려있었다.

"그런 추악스러운 짓을 저지른 네놈이 스스로가 최악인 것을 모른다고? 어불성설이 아닐 수가 없구나!"

".......오해가 있는 것 같네, 독왕을 죽인 건 내가 아니야, 독왕 행세와 제자 신분 또한 당서윤과 합의된 사안이고 말이야."

그녀의 추론은 어느정도 들어맞긴 했지만

완벽히 정확하진 않았다.

몇 가지 오해가 중첩되어있는 것이다.

먼저 첫 번째로 자신은 독왕을 죽이지 않았다.

그의 죽음은 오직 독마에 의해서 비롯된 것이지

자신의 책임 소재따윈 일절 존재치 않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독왕 행세 및 독왕의 제자라는 신분을 만들어낸 것은 당서윤과 이미 합의가 된 사안이었다.

독왕이 건재하지 않는다면

이권을 노린 수많은 승냥이들에게 물어뜯기게 되어버릴 것이라는 당서윤의 판단에 의해 독왕 행세를 하게 되었고

그 대가로 독왕의 제자라는 신분을 보장받게 된 것이다.

당가를 손아귀에 넣으려는 음모가 아닌

정당한 거래였던 것이다.

그런 걸 추악스러운 짓이라고 매도하며

최악이라고 칭하니

오해가 아닐 수 없었다.

"그 천박한 변절자년이 정녕 네놈에게 당가를 갖다바쳤구나!.."

선우의 말을 들은 당진설은 악에 받친듯 고함을 내질렀다.

당가를 외인에게 그대로 갖다바친 당서윤에 대한 분노가 치솟은 까닭이었다.

어찌 당가의 직계 혈족의 신분으로

그런 추악스러운 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행할 수 있다는 말인가

"필시 네놈과 배를 맞추며 얻은 쾌락에 당가를 바쳤을테지? 무공에 미친 척하더니 알고보니 남자에 미친년이로구나! 더러운 년놈들! 짐승 같은 년놈들! 지옥불에 평생을 불태워질 년놈들!"

당진설의 욕설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기 시작하였다.

당서윤에 대한 배신감과 장선우에 대한 반발감이

합쳐지며 거대한 분노가 치솟은 까닭이었다.

"선 넘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선우는 표정을 싸늘히 굳혔다.

자신을 욕되게 하는 건 상관없었다.

담아두는 성격도 아니기도하고

저 여자 입장에선 골백번 죽여도

시원치 않을 원수였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당서윤을 욕되게하는 건 도저히 넘겨들을 수 없었다.

그녀는 반파된 가문의 재건을 위해

그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였다.

잠을 못자 눈밑이 거무스름해지고 피부가 상하였음에도 일에만 몰두하고 또 몰두하였다.

낮인지 밤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오랜 시간동안 책상머리에 앉아 일에 몰두하고 또 몰두하였다.

밥보다 무공 수련이 더 좋은 그녀였지만 그런 개인적인 기호를 접어두고 일에만 몰두하고 또 몰두하였다.

오직 가문의 부흥만을 생각하며

스스로를 희생하면서까지 노력해왔던 것이다.

그런 당서윤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주제에

그녀를 천박하다며 욕되게하는 것은

도저히 그냥 넘길 수 없었다.

부아가 치밀어오르는 것이다.

"선을 넘은 것은 네놈과 그년이겠지! 남자에게 미쳐 수백년 역사를 자랑하는 사천당가를 그대로 떠넘겨버리다니! 어쩜 이렇게 무책임하고 추악할 수 있다는 말인가? 필시 제정신이 아닌 것이 분명....끄아악"

그녀는 차마 말을 더 잇지 못하였다.

뒤통수에서 느껴지는 극심한 격통에 정신이 혼미해졌기 때문이었다.

'대..대체..'

그녀는 정신을 부여잡으며 뒤쪽을 돌아보았다.

그러자 조막만한 주먹을 들어올리고 있는 절세가인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재..재경각..주."

추우우욱

그 말을 마지막으로 당진설의 몸이 그대로 추욱 늘어져버렸다.

정신을 완전히 잃어버린 것이다.

"장황한 개소리를 뭘 그렇게 열심히 들어주고 있어?"

당진설을 기절시킨 장본인, 요랑은 짜증 어린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자신의 친우인 당서윤을 욕되게 하는 모습에 짜증이 치민 까닭이었다.

"어떻게 조질까, 고민하고 있었어."

"고민할게 있나? 이렇게 후려치면 되는데."

빠악

요랑은 기절한 그녀의 뒤통수를 다시금 후려쳐버렸다.

분이 제대로 풀리지 않은 모습이었다.

"반성시킬 생각이거든."

"이 독한 년이 반성을 하겠어?"

요랑은 곧바로 부정을 하였다.

당진설은 그녀가 만나본 인간 중에 가장 독한 인간이었다.

게다가 스스로 누구보다 우월하다고 자부하는 자기애의 화신이나 다름없었다.

그런 그녀가 반성을 할 리 없었다.

자기 잘못을 절대 인정 못하는 그녀가

반성따위를 할 리 없는 것이다.

"반성을 못하면 할 때까지 괴롭히면 돼."

선우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내가 원래 못된 년이들이랑 궁합이 잘 맞거든."

선우는 자신 어린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본디 나쁜년들과는 궁합이 잘 맞았다.

아무리 못된 년들이라고 해도

자신의 손을 거쳐가는 순간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을 하게 되는 것이다.

아마 당진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신의 목숨을 노렸던 주소양과 팽가련이

갱생된 것처럼 말이다.

'어디 한 번 놀아보자구. 당진설.'

선우는 추욱 늘어진 당진설을 바라보며 눈을 반짝였다.

그의 눈빛에는 가학심이 가득 들어차기 시작하였다.

'갱생되면 재경각에 배치해달라고 해야겠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요랑은 생각하였다.

만약 선우의 말처럼 당진설이 갱생이 된다면

재경각의 업무 노예로 배속시켜달라고 해야겠다고말이다.

직속 상관으로서 직접 조지는 편이

좀더 속이 시원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겸사겸사 인력충원도 하고.'

이내 요랑의 샛별과 같은 눈빛이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그 눈빛은 놀랍게도 선우와 무척이나 닮아있었다.

가학심이 가득 들어차 있는 것이다.

"흐흐흐흐흐흐흐"

"히히히히히히히"

이내 두 사람은 추욱 늘어진 당진설을 바라보며 음흉한 웃음를 흘리기 시작하였다.

음모가 가득 서려있는 웃음이었다.

그렇게 한창 음흉한 웃음을 흘리고 있을 때였다.

".........저어...."

잠자코 있던 살혼이 천천히 운을 떼었다.

그 소리에 선우와 요랑은 웃음기를 지우고 그대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어깨에 칼이 쑤셔박힌 채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살혼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이...이것 좀..빼주시면..안되겠습니까?"

살혼은 어깨에 쑤셔박힌 칼을 가리키며 입을 떼었다.

"알아서 빼지, 그걸 여태 박고 있었어?"

선우는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아프면 알아서 뺄 것이지.

뭐 좋다고 저걸 여태 박고 있다는 말인가

"내력이..금제 돼서.....도저히 뺄 수가.."

아무리 용을 써도 빼낼 수가 없었다.

검이 박혀도 단단히 틀어박힌 까닭이었다.

"가지가지한다."

덥석

선우는 살혼의 어깨에 틀어박힌 검의 자루를 붙잡았다.

그리고 한치의 망설임없이 곧바로 검을 빼내버렸다.

"끄아아아아아악!!"

살혼의 고통 어린 비명성이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털썩

이내 살혼이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극심한 고통이 도저히 견뎌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개같은 놈....좀..살살 뽑을 것이지...'

살의가 절로 치솟았다.

좀더 조심스레 대해주면 어디가 덧난다는 말인가

이내 살혼의 안면이 살의로 가득한 굶주린 늑대로 변모하기 시작하였다

"야, 너 눈깔이 불손하다."

그때 그의 귓가에 선우의 차가운 목소리가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그럴 리가요! 천부당 만부당한 말씀입니다!"

살혼은 살의 가득한 안면을 싹 바꾼 채 입을 떼었다.

굶주린 늑대가 아닌 순한 양과 같은 안면이었다.

"너도 줘팰까 싶었는데 순순히 투항해서 봐주는 거야, 알지?"

"알다마다요, 크나큰 배려, 가슴 깊이 새기며 평생 보은토록 하겠습니다."

살혼은 무척이나 감격 어린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래, 새꺄, 잘해. 일단 얘부터 받고."

선우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그리고 축 늘어져있는 당진설을 넘겨주었다.

"이..여자는 왜?"

갑작스레 그녀를 떠맡게된 살혼은 당혹스러운듯 물었다.

"그럼 기절한 애를 내가 들고 가리?"

선우는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저...다쳤는데...."

"더 다치게 해주랴?"

"아닙니다.....제가 들고 가겠습니다!"

살혼은 곧바로 부정을 하였다.

여기서 더 다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말 잘듣네."

그 모습에 선우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당진설과 달리 유달리 말을 잘듣는 살혼이었다.

분명 오래전 작열독으로 조져놓은 전력 덕분이리라

'너도 곧 저 새끼처럼 철저히 조련시켜주지.'

선우는 살혼의 등에 업힌 당진설을 바라보며 생각하였다.

저 여자도 살혼과 마찬가지로

충성스러운 개새끼로 만들어주겠다고 말이다.

씨익

이내 선우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지어지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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