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982화 (983/1,419)

〈 982화 〉 983. 혼내주다.

"하아아.."

선우는 옅은 한숨을 내쉬며 정처없이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갑작스레 울음을 터트린 연우로 인해

차오른 욕구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였다.

욕구불만에 상태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한숨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아직은..부족한대.'

부족했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절정에 다다랐고

사정을 토해내었지만

그럼에도 부족하였다.

절륜하기 그지없는 정력을 만족시키기엔 말이다.

'어쩔 수 없지, 다른 부인을 찾는 수밖에.'

어차피 연우가 깨어난터라

북궁연과 거사를 치를 수는 없었다.

자연히 다른 부인에게 눈이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누구한테 갈까나.'

선우는 고심을 하였다.

누구를 찾아갈지에 대한 고민이 든 까닭이었다.

"좌로 이보 이동후 주먹을 휘둘러라!!"

그때 우렁찬 고함소리가 선우의 귓가에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하압!"

"하압!"

"하압!"

그리고 곧이어 기합소리가 함께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연무장?'

그 소리를 들은 선우는 알 수 있었다.

정처없이 걷다보니

당가의 대연무장까지 걸어왔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번에는 우로 세 보 이동후 정권을 내질러라!!"

그때 다시금 우렁찬 음성이 귓가에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이거 하윤이 목소리인데?'

그리고 그 목소리에 익숙함을 느낀 선우는 의아함을 들었다.

듣기 좋은 맑고 청명한 음색이

강하윤의 목소리를 연상케하였기 때문이었다.

스르륵

선우는 대연무장쪽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이내 볼 수 있었다.

대연무장 선두에 서서

무사들에게 권법을 가르치고 있는 강하윤의 모습을 말이다.

"삼백십이번 훈련 무사! 주먹의 각도가 삐뚤어졌잖아! 내 분명 정권이라고 말했을텐데?"

"죄송합니다!"

"죄송하면 세가생활이 끝나나?"

"아닙니다!"

"아닌 거 알면 실천으로 보이도록!"

"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무사는 주먹을 올바른 각도로 세웠다.

그리고 다시금 정권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우렁찬 기합소리와 함께 말이다.

"권술은 모든 무공의 기초이자 근본이다! 결국 무기술은 손의 연장선일 뿐! 권술이 경지에 오르게된다면 자연히 무기술의 경지 또한 따라오게 되는 것이다!"

강하윤은 수많은 무사들을 바라보며 일장연설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니 최선을 다해 권술을 연마하고 또 연마하도록 하라! 그렇게된다면 너희들은 벽을 깨부수고 또다른 경지에 도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알겠습니다! 총교두님!""

부우웅 부우웅

부우웅 부우웅

이내 허공을 가르는 권격의 파공음이

대연무장을 가득히 메우기 시작하였다.

수 백에 다다르는 인원이 정권을 내지르니

그 소리의 크기가 어마어마하기 그지없는 것이다.

'잘 어울리네.'

선우는 부드러이 미소를 지었다.

총교두로서 수많은 무사들을 전두지휘하며

훈련을 시키는 강하윤의 모습이 꽤나 흡족스럽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본디 세가에서 붕 떠있는 위치에 서있던 강하윤이었다.

아랫사람으로 대하기엔

연배와 명성이 너무나 거대하였고

그렇다고 윗사람으로 대하기엔

서열이 꼬여버릴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당가 무사들의 총교두라는 자리는

애매한 정체성을 확립시켜준 고마운 직함이었다.

부인 간의 서열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그녀의 명성에 걸맞는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명분을 선사해주기 때문이었다.

'본인도 꽤나 즐거워하는 것 같고 말이야.'

무엇보다 훈련을 임하는 강하윤의 모습이 생기가 넘쳤다.

저건 즐기고 있는 것이다.

뜨거운 땀을 흘리며 훈련에 열중하는 행위 자체를 말이다.

과연 당서윤에 버금가는 훈련광다운 모습이었다.

'아름답네.'

땀을 흘리며 정권 지르기에 열중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아름답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본디 사람은 무언가 열중하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고 하지 않던가

지금 선우가 딱 그러하였다.

태양이 쨍쨍한 햇빛 아래

수 백에 이르는 무사들을 압도하는 기세로

쉴새없이 정권을 내지르는

강하윤의 모습이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새삼 다시금 반할 정도로 말이다.

'...흐음...땀냄새 맡고 싶네.'

더불어 음습한 욕망이 차오르기 시작하였다.

온몸 이곳저곳에

땀을 줄줄 흘리며

열혈계 히로인이라니

어찌 욕정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오늘은.......하윤이를 오랜만에 안아야겠다.'

선우는 결심하였다.

오늘은 저 열혈로 가득한 강하윤을

취하여 욕정을 마구마구 배출해내고 말겠다고 말이다.

'흐흐흐흐흐..'

이내 선우의 눈빛이 욕망으로 번들거리기 시작하였다.

**********

"휴식이다! 정확히 반시진 뒤 재개할터이니! 운기조식을 하며 몸에 누적된 피로를 풀어주도록 하라!"

강하윤은 지쳐 나가떨어진 무사들을 바라보며 언성을 내질렀다.

"아..알겠습니다.."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고함소리에 무사들은 힘없는 목소리로 입을 떼었다.

일만 번에 가까운 정권지르기에 진이 완전히 빠져 녹초가 된 까닭이었다.

"좋다!"

말을 마친 강하윤은 그대로 몸을 돌려 대연무장 한쪽에 마련된 집무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이내 대연무장에는 녹초가 된 무사들만이 남게 되었다.

"......하아...너무 빡센 거 아닌가?"

그녀가 사라지고 당가의 무사, 당무가 지친 얼굴로 입을 떼었다.

".....그러게...말이야..이러다간...임무를 수행하기도 전에 죽어나가겠어."

다른 무사, 당오가 맞장구치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그만큼 성취가 있지않은가? 난 저번에 검기를 뽑아내게 되었네..."

그러자 외부에서 영입된 중년 무사, 고칠이 침중한 표정으로 말을 받았다.

"아니, 그게 정말입니까?"

당무는 놀랍다는듯한 어조로 되물었다.

검기라니

절정의 무사를 상징하는 절대적인 힘이 아니던가

"총교두께서 군데군데 내뱉으신 말을 조합해보니 깨달음이 보이더이."

고칠은 뿌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허어....절정이라니.....총교두의 조언이 그정도로 현기가 있을 줄이야."

"그러니 자네도 잘 새겨듣게나, 절정의 길은 언제든 열려있으니 말이야."

"그래야겠습니다....오늘부터 눈 번쩍뜨고 귀 활짝 열어 오직 총교두에게만 집중해야겠습니다."

"하하하하하, 좋은 자세일세."

고칠은 너털 웃음을 터트리며 말을 이었다.

"그나저나.......총교두께선 어떤 경지에 다다르게 된 걸까요?"

그때 잠자코 당오가 의아한듯 물었다.

"그게 갑자기 왜 궁금한가?"

중년무사, 고칠은 의문 어린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지나가듯 흘리는 말로 고형을 절정의 경지에 다다르게 만드신 분입니다....그 본신의 실력이 어마어마하지 않겠습니까?"

"그도 그렇구만."

고칠은 공감하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틀린 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초절정 상경이 아닐까요?"

당무는 천천히 입을 떼었다.

"예끼 이사람아! 여중제이인자라고 불리우는 강 여협일세! 고작 그정도라는 게 말이 되는가? 최소 화경에는 이르렀을 걸세!"

고칠은 언성을 높이며 말을 내뱉었다.

도저히 말이 안된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화경이라...확실히 화경이라면 설득력이 있긴 하군요."

당오는 납득했다는듯 말을 이었다.

화경의 경지에 다다랐다면

지나가듯이 내뱉은 말로 고칠을 절정의 경지에 다다르게 만들 법도 하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총교두께선 모든 걸 다가졌구만, 서시가 울고갈 아름다운 얼굴에 우월한 몸매, 거기다 절대적인 무공실력까지............참으로 완벽한 인물이야."

고칠은 동경 어린 눈동자를 반짝이며 말을 내뱉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 짝이 누가될지 심히 궁금할 따름입니다."

"짝이라니?"

"그녀의 남편이자 천하제일악인,이재원이 죽지 않았습니까? 그럼 총교두께서도 재혼을 하시지 않겠습니까?"

"예끼, 이 사람아! 어찌 총교두께서 재혼을 하신다는 말인가, 어불성설일세!"

"왜 말이 안된다는 말씀이십니까?"

"총교두처럼 완벽한 여인과 어울릴 남자가 세상에 어디있다는 말인가? 아마 총교두께서는 평생 혼자살걸세."

"그건....저주아닙니까?"

당오는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누가봐도 저주나 다름없는 말이었다.

어찌 저런 말을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내뱉을 수 있다는 말인가

"저주라니! 엄연한 진실을 말한 것 뿐일세."

고칠은 언성을 높이기 시작하였다.

"혹여 고 형은 총교두께 관심이 있으신 것입니까?"

그의 격렬한 반응에 당오는 의혹 어린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과민 반응을 하는 고칠의 모습이 꽤나 의심스럽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예끼 이사람아! 말이 되는 소리를 하게! 내가 어찌 총교두를 연모한다는 말인가! 그저 동경하는 마음 뿐일세, 연모에 감정따윈 존재치 않다는 말일세!"

고칠은 확고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런 것 치곤 반응이 과하지 않습니까?"

"그만큼 동경심이 크다는 거지, 초월적인 우월함은 질시 대신 존경과 동경을 불러오기 마련일세, 내게 총교두는 그런 초월적인 우월감을 가지고 있는 존재이고 말이야."

고칠은 강하윤을 완벽에 가까운 여자라고 생각하였다.

끝을 알 수 없는 고강한 무공

나이마저 초월한 아름다운 외견

만족치 않고 끝없이 정진하는 성실성

무심한듯 챙겨주는 깊은 속내까지

무엇 하나 부족한 것이 없는 초월적인 우월함을 자랑하는 것이다.

어찌 동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그 초월적인 우월감 때문에 평생 짝을 찾을 수 없다는 것입니까?"

"당연하지, 본디 짝이라는 것은 대등한 존재끼리 엮어지는 걸 말하는 것일세, 우월하신 총교두와 어울릴 만한 남자가 대체 어디있겠는가?"

"흐으으음....확실히 그도 그렇군요."

그의 말을 들은 당오는 침음성을 흘릴 뿐이었다.

과연 그의 말대로 어울릴만한 남자가 없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한 명 있지 않습니까?"

그때 잠자코있던 당무가 천천히 입을 떼었다.

"누구 말인가?"

"이재원의 마수로부터 무림을 구한 대영웅 말입니다."

"......검신을 말하는 건가?"

"그렇습니다. 검신 장선우 대협이라면 총교두와 충분히 어울리지 않겠습니까? "

"말이 되는 소리를 하게나, 비록 추악한 범죄자라고는 하나 검신은 총교두의 남편이었던 이재원을 죽인 몸일세, 그런 검신과 총교두가 어찌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인가?"

고칠은 말도 안된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그래도 서로의 급이 가장 알맞지 않습니까?"

"급이 알맞다는 건 동의하네만 다른 부가적인 상황들이 전혀 들어맞지 않네, 나이차만 열살 이상에 뜻하지 대외적으로는 남편을 죽인 살인자와 남편을 잃은 미망인이라는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 않은가? 그 둘이 이어진다는 건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지."

고칠은 확고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확실히 그도 그렇군요."

당무는 수긍한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종합적으로 일일히 따져보니

두 사람이 이어질 확률이 전혀 없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그러니 내가 말하는 걸세, 총교두께서는 평생 혼자 살게 될 것이라고, 우월한 여자를 감당할 수 있는 건 우월한 남자밖에 없으니 말이야."

"총교두는 앞으로 외로운 나날을 보내겠군요."

당무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어쩌겠는가? 시대를 잘못 태어난 우월한 여인의 운명인 것을."

고칠 또한 안타까운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녀는 그저 시대를 잘못 타고난 것 뿐이였다.

만약 수 많은 영웅들이 난립하던

시기에 태어났더라면

그녀는 영웅들의 구애를 받으며

행복을 구가하였을 테니 말이다.

'초월적인 우월함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구나.'

그는 생각하였다.

초월적인 우월함이 마냥 좋지는 않다고 말이다.

********

끼이이익

경첩이 맞물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문틈 사이로

시대를 잘못태어난 우월한 여인.

강하윤이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금방 왔네?"

그리고 그녀가 들어오자 앞서 집무실에 자리를 잡고 있던 남자, 선우가 부드러이 미소를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선우님의 기척을 느끼고 훈련을 중단하였답니다."

그 미소를 마주한 강하윤은 얼굴을 붉힌 채 입을 떼었다.

"총교두가 그래도 돼? 직무 유기 아니야?"

선우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래도 돼요, 훈련따위보단 선우님의 방문이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니까요."

강하윤은 애정 가득한 눈빛을 반짝거리며 말을 이었다.

"안되겠네, 총교두가 이렇게 방만하다니 말이야."

선우는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벌을 줘야겠어."

".......기꺼이...받도록 할게요...선우님."

강하윤은 고혹적인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선우는 진한 미소를 흘리며 천천히 손을 뻗었다.

물컹

곧이어 강하윤의 풍만한 가슴이 그대로 움켜쥐여졌다.

선우의 우악스러운 손길에 의해서 말이다.

"하으읏..."

이내 방 안에는 그녀의 옅은 신음성이 퍼지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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