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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975화 (976/1,419)

〈 975화 〉 976. 설마..아니지?

스르륵

모용란은 천천히 눈을 뜨기 시작하였다.

'낯선 천장이다.'

그러자 생소하기 그지없는 천장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여기가...어디지..'

그녀는 비몽사몽한 얼굴로 기억을 더듬기 시작하였다.

자신이 어찌하여 낯선천장에 눈을 뜨게 된 것인지 말이다.

'어제...난....당가주를..찾아갔었고...분명....확신을...달라고......'

화아악

이내 모용란의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하였다.

민망하기 그지없는 어젯밤 일이 그대로 떠올려졌기 때문이었다.

어젯밤 자신은 당가주를 찾아갔었다.

그리고 그에게 애원하였다.

자신과 하룻밤을 보내달라고

그리고 동침을 통해

확신을 달라고 말이다.

"..............."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러자 기분 좋은 미소를 짓은 채 자고 있는

당가주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화아아아악

그러자 모용란의 얼굴이 더욱더 붉어지기 시작하였다.

어젯밤 자신의 아랫도리를 쉴새없이 박아대던 당가주의 모습이 생생이 기억났기 때문이었다.

당가주는 자신의 억지를

그대로 수용해주었다.

여미여져 있던 옷을 하나둘 벗기고

커다랗고 두텁고 투박한 철괴와 같은 아랫도리로

박고 또 박아주었다.

정신을 잃어 기절할 때까지 말이다.

'.....어제는...무척이나.....격렬했지...'

모용란의 표정이 몽롱하게 변하기 시작하였다.

열락 가득했던 어젯밤의 정사를 상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흐으윽.."

욱씬 욱씬

그때 갑자기 아랫도리가 욱씬거리기 시작하였다.

격렬했던 어젯밤을 떠올리니

전신에 다시금 흥분이 차오른 생각이었다.

'미쳤어! 내가 무슨 생각을!'

콩 콩 콩

이내 모용란은 주먹을 들어올려

머리통을 몇 번이고 후려치기 시작하였다.

정사를 상기하며 흥분한 스스로에 대한 반성의 의미였다.

'어제는 그저 확신을 위한 정사였던 것 뿐이야! 쾌락에 빠져들고자 치른 가벼운 정사가 아니라고!'

그는 몇 번이고 되뇌였다.

쾌락의 해소를 위한 정사가 아닌

확신을 위한 정사였다고 말이다.

'정신차려, 모용란! 넌 모용가를 대표하는 몸이라구!'

모용란은 질책 속에서

정신을 다잡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그녀의 몽롱한 얼굴이 점점 바뀌기 시작하였다.

쾌락에 젖어든 계집이 아닌

모용가를 대표하는 귀부인의 모습으로 말이다.

스르르륵

모용란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세웠다.

더이상 자리를 지키고 있어봤자

좋을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주르르륵

그리고 몸을 일으켜세우자

허벅지를 타고 정액과 애액이 혼합된 액체들이

흘러내리기 시작하였다.

'후우우..'

그 감촉을 느낀 모용란은 가벼이 한숨을 내쉬었다.

찌걱 찌걱 찌걱

그리고는 속옷을 주워들어 아랫도리를 닦아내기 시작하였다.

정액과 애액이 흘러내리는 모습으로는

돌아다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사아악

사아악

모든 뒷처리를 끝낸 모용란이 천천히 옷을 주워입기 시작하였다.

소매에 팔을 끼우고

치마를 입고

허리띠를 둘렀다.

아리따운 나신의 여인은 이내 명가의 귀부인의 모습으로 완벽히 탈피하게 되었다.

"후우"

옷을 완전히 갈아입은 모용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정도면 어느정도 정리가된듯 하였다.

저벅 저벅

그리고 이내 바깥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벌써 가실 생각이십니까?"

그때 뒤편에서 담백한 목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그 목소리를 들은 모용란은 걸음을 멈춰세웠다.

그리고 그 목소리의 근원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열락의 밤을 함께 보낸 장본인,당가주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충분히 쉬었다가도 됩니다. 모용 부인."

"제 용무는 이미 끝났습니다, 더 있을 이유는 없지요."

모용란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당가주와 동침함으로써

그가 자신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더이상 남아있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공과 사가 무척이나 명확하시군요."

"명확해야죠, 험난한 강호에 살아가기 위해선 말이에요."

모용란은 새침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제 억지를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번 일은 무덤까지 가져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선우를 향해 허리를 숙여 감사 인사를 하였다.

"그리고 다시는......이런 일이..없을 것입니다....약속하지요."

끼이이이익

그리고는 곧바로 문 밖으로 나가버렸다.

"마냥 호락호락한 귀부인은 아니라........이건가?"

그 모습을 본 선우는 입가에 재밌다는듯한 미소를 지었다.

어젯밤 자신의 밑에 깔려

정신줄을 놓은 채 쾌감 어린 비명성만을 내지르던 모용란이었다.

그런 그녀가 새침한 모습을 내보이니 괜스레 미소가 지어졌다.

자존심을 내세우는 모습이 꽤나 귀엽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차차....정복해주지.'

선우는 진하디 진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를 완전히 정복하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그녀 스스로 자신을 찾아오게 될터이니

'스님이 고기맛을 알면 절간에 빈대가 남아나지 않는 법이지.'

이미 정욕의 불씨는 피어올랐다.

이제 그저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 조그만 불씨가 활활 타오르길 기다리기를 말이다.

'그나저나....서윤이한테는 뭐라고 말하지..'

이내 선우는 짐짓 고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넘어야할 태산의 존재를 떠올린 까닭이었다.

'어렵구나...어려워..'

모용란의 정복은 어렵지 않았다.

정욕에 차오른 그녀는

어차피 스스로 자신을 찾아오게 될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모용란과 동침한 사실을 알리는 건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사백 만냥짜리 계약을 한 당사자인

내무부 장관

당서윤에게 말이다.

*********

스윽 스윽

쉴새없이 붓이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눈으로 쫓기 힘든 속도로 말이다.

그리고 이내 커다란 종이가

검은 글씨로 가득 채워지기 시작하였다.

콰아앙

그다음 하단부에 커다란 직인이 찍혀졌다.

당가주를 상징하는 직인이었다.

팔락

그 모습을 본 당서윤은 그대로 서류를 옆쪽으로 치워버렸다,.

그리고 새로운 종이에 또다시 글씨를 옮겨적기 시작하였다.

마치 감정없이 반복작업을 하는 기계처럼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글씨를 옮겨적었을까

똑 똑 똑

누군가 집무실 문을 두드리기 시작하였다.

"들어오세요."

당서윤은 담담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끼이이이익

그러자 문이 열리고 냉혹한 인상의 남자가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바로 당가주로 변모한 선우였다.

"누군지 물어보지도 않네?"

"이렇게 경쾌한 발소리를 가진 사람은 너밖에 없으니까."

당서윤은 작업을 이어가며 담담히 말을 이었다.

"발소리만으로 구분하다니.....경지가 더 오른거야?"

"답보한 상태로 지내는 건 취향에 맞지 않아서."

"맨날 서류작업만 하면서 용케 무공 수련까지했네."

"심상 수련은 서류작업 중에서도 가능해, 한 번에 두가지 생각을 하면되거든."

"..........분뇌공分腦功이라도 익힌거야?"

"그냥 되던데?"

"............."

선우는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분뇌공을 익힌 것도 아닌 주제에

한 번에 두 가지 사고를 하는 당서윤의 천재성에

상당히 경악스러웠기 때문이었다.

"너...천재야?"

선우는 황당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그냥 별볼 일 없는 재주 중 하나일 뿐이야."

당서윤은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전혀 별 볼일 없지 않은데?"

"난 이런 잡술보단 무공의 경지 상승이 더 좋아."

".........수련광 다운 발언이네."

선우는 납득한다는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나저나 왜 온거야?"

당서윤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왜긴? 보고 싶어서 왔지."

"거짓말."

그런 선우의 말을 들은 당서윤은 즉각적으로 부정하였다.

".......나에 대한 믿음이 너무 없는 거 아니야?"

"너 거짓말할 때 티나는 거 알아?"

"........티가 난다고?"

"응, 거짓말하면 오른쪽 눈썹이 살짝 위로 올라가고 입매가 살짝 비틀려져."

"진..진짜!?"

선우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물음을 던졌다.

"진짜고 말고."

당서윤은 차분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관찰을 되게...주의깊게 했나보네."

"사랑하는 낭군님이잖아? 주의 깊게 관찰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

당서윤은 담담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어설픈 거짓말은 말고 어서 말해, 무슨 의도로 찾아왔는지 말이야."

파분히 가라앉은 그녀의 눈빛이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후우우우.....그렇게까지 말하니 어쩔 수 없네."

선우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널 찾아온 건 긴히 할 말이 있기 때문이야."

그리고 짐짓 진중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무슨 이야긴데?

당서윤은 긴장 어린 표정을 지은 채 그에게 되물었다.

선우가 진중한 표정을 지으니

덩달아 긴장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모용란에 대한 이야기야."

"모용란? 그녀가 왜?"

"사실은 그녀가 몇 번이고 내 거처를 찾아왔었어."

"네 거처를? 어째서?"

당서윤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한 세가의 수장을

직접 찾아가는 건 어찌보면

무례에 가까운 행위였다.

그렇기에 이해할 수 없었다.

몰락했다지만 모용란은 엄연히 명가의 후손이었다.

그런 그녀가 어찌 그런 무례를 저질렀다는 말인가

그것도 당가에 얹혀사는 것이나 다를 바없는 신분으로 말이다.

"아무래도 모용계와 이화영의 처우에 대한 불만이 쌓였었나봐.....매일 야근을 밥먹듯이하며 정신줄을 놓고 있는 모습을 보니 화가 치밀어오른 거겠지."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일단 두 번 정도는 만남조차 갖지 못했어, 그녀가 중간에 돌아가버렸거든."

"중간에 돌아갔다고? 어째서?"

"그녀가 찾아온 그 시각 때마침 가려랑 요랑이랑 운우지락을 나누고 있었거든."

"절묘하기도 하군......하필 그럴 때...."

당서윤은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하필 찾아가도 그런 민망한 시간 때 찾아간다는 말인가

멀쩡한 낮을 놔두고 말이다.

"문제는 그녀가 중간에 돌아간 게 아니야."

선우는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그럼 뭐가 문젠데?"

당서윤은 모르겠다는듯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그녀는 지청술을 이용해...거처 안을 그대로 엿들었어....아마 내가 자거나 자리를 비웠으면 되돌아갈 요량으로 그런 거겠지."

"........관계를 맺는 소리를 전부 엿들었다는 거네?"

"그렇다고할 수 있지."

"민망하겠네."

"이쪽만 민망한 거면야...오히려 다행이지.....진짜 문제는 그녀 또한 민망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는거야."

"그게 무슨 소리야?"

"자위하더라."

".............."

순간 당서윤은 말을 잇지 못하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선우의 말에

당혹스러움이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다짜고짜 저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자위라니?

'잘못 들은 거 겠지.'

당서윤은 고개를 살짝 내저었다.

자신이 잘못들은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저렇게 문맥에 맞지 않은 말이 튀어나올 수 있다는 말인가

"......뭐라고? 내가 잘 못들었네."

"문 앞에서 자위했다고, 우리가 관계를 맺는 소리를 엿들으면서 말이야."

"누가? 그 품격넘치는 귀부인, 모용란이?"

"응, 그 품격넘치고 고고한 귀부인. 모용란이."

선우는 확신 어린 표정을 지은 채 고개를 주억거렸다.

"........확실한 거 맞아?"

"문 앞에서 물소리랑 신음성이 들리더라고."

"............설마...두 번 다?"

"두 번 다."

"....믿기지..않아..."

당서윤은 황당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몰락했다고는 하지만

모용란은 엄연히 현숙하고 정숙한 명가의 후손이었다.

그런데 어찌 그녀가

그런 천박하기 짝이 없는 짓을 저지른다는 말인가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다.

"나도 한 번은 착각이 아닐까했는데......두 번째로 들려오니까 확신이 들더라고."

선우는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내뱉었다.

"그래서...어떻게 했는데? 그대로 모른 척 했어?"

당서윤은 궁금하다는듯한 눈빛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물음을 던졌다.

"그냥 모른 척 하려고 했는데.......신음이 너무 커서 모른 척할 수 없었어."

선우는 안타깝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전음으로 정신차리라고 한 마디 해줬어."

"엄청 민망했겠는데?"

당서윤은 재밌다는듯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언제나 도도하고 품격있는 척하는 모용란이

그런 수모를 당했다니

괜스레 웃음이 흘러나온 까닭이었다.

"어찌나 민망했는지, 뒷 정리도 안하고 그대로 줄행랑을 놓더라, 나중에 밖에 나가봤는데 애액이 물웅덩이처럼 고여있더라고."

"....상상이 된다, 어떻게 도망갔을 지."

당서윤의 미소가 짙어지기 시작하였다

그의 일화가 과장된 만담처럼 느껴진 까닭이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어디 흔하겠는가

"그리고 어떻게 됐어? 뒷수습을 하려고 했을 것 같은데."

당서윤은 의문 어린 표정을 지은 채 물음을 던졌다.

"네 말이 맞아, 뒷수습을 한답시고 어제 찾아왔더라고."

선우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동의를 하였다.

"그래서 어떻게 수습했는데?"

당서윤은 흥미롭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과연 모용란이 어떤 방식으로 뒷수습을 하였을 지

흥미가 동하였기 때문이었다.

"다짜고짜 목에 비수를 들이밀고 부탁하더라, 관음하여 자위를 한 잘못을 목숨으로 사죄할테니.....부디 모든 일을 함구해달라고 말이야."

"일이 극단적으로 치닫게됐네."

"귀부인으로서 자부심이 큰 만큼 심적인 부담감이 상당히 컸나봐."

"설마 죽게 냅둔 건 아니지?"

"그럴 리가, 곧바로 설득했지, 자살같은 건 안해도 함구해주겠다고.....결코 발설하지 않겠다고 말이야."

"그래서?"

"근데 못믿겠다더라고,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데 어찌 사람의 입을 믿을 수 있겠냐면서 말이야."

"하긴 모용란 입장에선 불안하긴 했겠네. 그런 치부가 드러난다면 그녀 스스로의 명예는 물론 모용세가의 명예까지 전부 땅에 떨어지게될테니까."

당서윤은 동의한다는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같은 명가의 후손으로서 그녀의 심정이 어느정도 이해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야외에서 신음을 내지르며 자위한 건 전혀 이해할수는 없었지만 말이다.

"그래도 계속 설득했어.....큰 잘못을 한 것도 아닌데 이대로 죽게 내버려두고 싶진 않더라고.....어찌보면 그녀도 피해자잖아? 이재원이라는 쓰레기에게 방치되다시피 살면서 성욕을 강제로 절제당하며 살아온 피해자 말이야......그런 그녀가 수십 년만에 성욕을 해소했다고....죽어야한다면....너무 불쌍하잖아?"

"네 말이 옳아....확실히 피해자라면 피해자라고 할 수 있지....."

당서윤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동의하였다.

그의 말이 틀리지 않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나보고 고맙다고 하더라...비루한 자신을 살리기 위해 노력해줘서.......그리고 미안하데.......내 노력은 알겠는데......그런데도 여전히 불안감을 억누를 수는 없을 것 같다고.....나에 대한 확신이...없는 한....비수를 치울 수 없을 것 같다고 말이야."

"그래서 어떻게 했어?"

"그래서 확신을 주겠다고 말했어 그리고 대체 어떻게 하면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냐고 되물었지."

선우는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래서 그 확신이 뭐래?"

당서윤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물음을 던졌다.

"동침."

선우는 떨리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나와 잔다면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더라.....서로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공유한다면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말이야."

"그 여자 미친 거 아니야?"

당서윤은 얼굴을 잔뜩 붉힌 채 언성을 높였다.

동침으로 확신을 가지겠다니

비밀로 서로 옭아매려는 수작이 아니던가

그것도 대외적으로 부인에 아이까지 있는

당가의 위대한 수장을 말이다.

어찌 미쳤다고 말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당연히 거절했겠지? 네가 그딴 말같지 않은 제안을 받아들일 리 없을테니까."

당서윤은 분노 어린 눈빛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

그리고 선우는 그런 그녀를 떨리는 시선으로 그저 바라만 보았다.

어떠한 말도 하지 않은 채 말이다.

"...........설마...아니지?"

순간 당서윤은 불안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

이번에도 그는 말이 없었다.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다.

".............."

당서윤은 그런 선우를 그저 가만히 바라보았다.

차갑게 가라앉은 표정으로 말이다.

이내 그녀의 집무실에는 무거운 침묵이 자리잡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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