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68화 〉 969. 사랑해줘.
쿵
책상 위에 높다란 서류더미가 그대로 얹혀지더니 원목으로된 책상이 크게 울리기 시작하였다.
서류 더미의 무게가 심상치 않음을 알 수 있는 모습이었다.
"자아, 일단 이것부터 처리하도록 하죠."
서류 더미를 책상 위에 올린 장본인, 이현경이 차분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이게 뭐지?"
이화영은 의문 어린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뭐지?"
이현경은 그런 그녀를 차가운 눈빛으로 노려보며 곧바로 말꼬리를 잡았다
감히 어디서 반말을 하냐는듯한 의도가 다분한 어투였다.
"......요."
그 눈빛을 마주한 이화영은 곧바로 꼬리를 내리며 말을 이었다.
그녀의 눈빛을 마주친 순간
모용계를 후려패던 재경각주의 모습이 머릿 속을 스쳐지나간 까닭이었다.
"한 번은 넘어가지만 두 번은 없어요, 이화영."
이현경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입을 떼었다.
"........알겠어....요."
그리고 그녀의 표독스러운 어투에 이화영은 수긍한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좋아요, 일단 이게 뭔지부터 알려드리죠."
이현경은 가장 상단에 있는 서류를 들어올리며 입을 떼었다.
"이건 재경각 업무 중 가장 기초라고 할 수 있는 비용처리에 관련된 문서들이예요....세가원들이 한달동안 사용한 경비의 내역들이 고스란히 담겨져있는 것들이죠."
이현경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당신들은 오늘부터 매일 이 서류들을 도맡아서 처리하게 될거예요."
"저..저희가 말입니까?"
모용계는 놀란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비용처리 문서들이라면 세가의 자금 흐름이 그대로 드러나는 중요하기 그지없는 기밀 문서가 아니던가
그런 기밀 문서들을 어찌 외인에 불과한 자신들에게 맡길 생각을 한다는 말인가
"무슨 문제 있나요?"
이현경은 담담한 어조로 물음을 던졌다.
"비용 처리 문서라면...세가의 자금 흐름이 그대로 드러나는 기밀 문서가 아닙니까?....어찌 그런 문서를 저희와 같은 외인에게 맡긴다는 말입니까?"
모용계는 모르겠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그녀의 의도를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옆에 있던 이화영 또한 의문 어린 표정을 지은 채 이현경을 바라보았다.
그녀 또한 궁금하였기 때문이었다.
대체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말이다.
"쯔쯧...촌티나는 지역에서 온 애들이 아니랄까봐, 생각하는 것조차 촌티가 펄 펄 풍기는군요."
이현경은 한심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연신 혀를 차기 시작하였다.
"자금 흐름이 파악될 정도로 중요한 서류를 정식각원조차 되지 못한 견습 각원들에게 맡길 리 만무하지 않겠어요?"
"그렇다면...이 서류들은?"
"당연히 자금 흐름과는 하등 상관없는 경비 처리 서류들이죠, 회식비나 마차 대여비 같은 자잘한 거 말이예요."
"......그런 자잘한 것들이.. 이렇게 많다는 말입니까?"
모용계는 믿기지 않는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자잘한 것들만 모아놓은 서류들이라고 하기엔 그 양이 너무나 방대하였기 때문이었다.
"이정도로 놀라긴 이릅니다, 고작 이틀 치에 불과한 양이니 말이예요."
이현경은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고작...이틀 치밖에 안된다는 말입니까!?"
모용계의 눈이 휘둥그레지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방대한 서류들이 고작 이틀 치에 불과하다니
어찌 경악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제발 부탁인데, 모용가와 당가를 동일시 하지 않았으면 좋겠군요...당가는 청성과 아미를 포함한 연합의 수장격에 해당하는 가문이야, 모용가따위와는 쓰는 돈의 자릿수가 틀리니 말이에요. "
이현경은 자부심 가득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
"............."
그리고 그런 그녀의 말을 들은 모용계와 이화영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압도적이라는 칭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당가의 금력을 새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짜악 짜악
"알아들었으면 이제 일을 시작하도록 하죠, 금같은 시간이 지금도 하염없이 흐르고 있으니 말이에요."
이현경은 환기시키듯 손뼉을 두어번 친 뒤 을 멍때리고 있는 두 남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일 자체는 쉬울 거예요. 그저 곱하고 나누고 더하기만 할 줄 알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들이니까요, 어린 아이를 데려다 놓아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난이도가 낮은 일이에요."
이현경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러니 이 서류들 전부 오늘 안에 전부 끝내도록 하세요."
"잠..잠깐만요!"
그때 이화영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뭐죠?"
이현경은 담담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이 많은 걸 저희 둘이서 다 처리하는 건가요?"
"말했을 텐데요? 고작 이틀치밖에 안된다고 말이에요."
"이틀 치밖에 안된다고는 하지만 그 총량이 어마어마하잖아요! 이걸 어떻게 하루 안에 끝내라는 말인가요?"
부당하였다.
적어도 열댓명을 달려들어야
겨우 끝낼 수 있는 일을
고작 두명이서 끝장은 보라니
그것도 단 하루만에 말이다
"끝낼 수 있어요."
이현경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정식 재경각원이라면 혼자서라도 끝낼 수 있습니다."
무척이나 확고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저희는 정식 각원이 아니지 않나요?"
"그러니 두 명을 배치한 것입니다. 자애롭고 위대한 재경각주님의 친절한 배려라고 할 수 있지요."
이현경은 부드러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이이익.."
그녀의 말에 이화영은 분한듯한 음성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반박은 하지 못하였다.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면
확실히 배려를 받았다해도 할 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더 궁금한 것 없는듯 하군요."
이현경은 무미건조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저...저기.."
그때 잠자코 있던 모용계가 손을 슬며시 들어올리며 말을 이었다.
"말씀하세요, 모용계 견습각원."
"만약...아주 만약에 말입니다....이 서류들을 오늘 안에 전부 처리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그럴 경우 제 때 마무리하지 못한 일을 끝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효율적이면서 낭만까지 곁들어진 근무 형태로 변환됩니다."
"그게...뭡니까?"
모용계는 모르겠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야근입니다."
이현경은 부드러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야근이라면.......밤새도록 잔업을 한다는 말씀입니까?"
"맞습니다."
"그렇다면..퇴근은?"
"퇴근이라는 건 본디 주어진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였을 때 비로소 주어지는 것입니다. 주어진 임무를 완수치 못한 패배자에겐 퇴근이 주어질 리 만무하지 않습니까?"
"말도 안됩니다! 퇴근이 없다니요!"
"곡해하여 듣지 마세요, 없을 수도 있는 거지. 아예 없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이현경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퇴근하고 싶다면 일을 끝내면 되는 게 아닌가요? "
그녀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재경각은 철저한 효율에 따라 운영되는 곳이에요. 어영부영한 시간만 떼우는 월봉신투같은 짓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이현경의 눈빛이 냉철하게 빛나기 시작하였다.
"그러니 당신들도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게 좋을 거예요.. 지금처럼 비효율적인 태도를 일관한다면 평생을 재경각에 썩게될지도 모를테니까요."
그녀의 입가에는 잔혹한 미소가 지어지기 시작하였다.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소름이 돋는 미소가 말이다.
그리고 그 미소를 마주한 모용계와 이화영의 안색이 삽시간에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
일이 잘못돼도 제대로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낀 까닭이었다.
**********
"후우우..."
모용란은 걱정 어린 한숨을 내쉬었다.
퇴근 시간이 한참 지났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모용계와 이화영에 대한 걱정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모용계와 이화영이 재경각으로 끌려간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새벽이라고 칭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이른 시간에 끌려갔음에도
퇴근 시간을 한참 넘긴 아직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어찌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직접 찾아가봐야겠어.'
모용란은 곧바로 걸음을 옮기려고 하였다.
아무래도 직접 찾아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터벅 터벅 터벅
그때 어디선가 힘빠진 발소리가 귓가에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모용란은 그 소리를 따라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이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두 남녀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모용계와 이화영이었다.
"계아! 영아!"
모용란은 다급히 달려나가 그들을 반겼다.
그리고 그들 면면을 살피기 시작하였다.
두 사람 모두 상태가 좋지 않았다.
정기 넘치던 눈동자는 흐릿하기 그지없었고
눈 밑에는 그늘이 가득 져있으며
머리는 산발이 되어있었으며
안색에는 피로가 절로 느껴졌다.
빈 말로도 좋다고 할 수 없는 상태인 것이다.
"대체...어떻게.. 된 것이더냐? 몰골은 왜 그렇고?"
모용란은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며 입을 떼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냐고 말이다.
"..재경각에서....문서 작업을......했어요.."
그러자 이화영이 천천히 말을 내뱉었다.
"아니 문서 작업을 했는데 어찌 이렇게 몸이 상한다는 말이더냐!"
그녀는 이해할 수 없다듯한 표정을 지은 채 언성을 높였다.
재경각에서 문서 작업이라면 본디 주판을 튕기는 회계 작업이 대다수가 아니던가
그런데 어찌 단순한 회계 작업만으로 사람이 이리도 피폐해진다는 말인가
"......양이...너무..많아서요."
이화영은 한층 피폐해진 얼굴로 말을 이어다.
"아무리 많아도...어찌.."
그녀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고모님......그냥 많은 게 아니였습니다......어마어마어마하게 많은 양이었습니다."
그러자 모용계가 덧붙여 설명해주기를 시작하였다.
세가원을 비롯한 연합원들의 모든 비용 처리를 단 둘이서 모두 처리하였다는 사실을
시간이 부족하여 어쩔 수 없이 야근을 하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지금의 퇴근조차 첫 출근에 대한 크나큰 배려라는 사실을 말이다.
"............어찌...어찌..그런.."
모용란은 경악 어린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잇지 못하였다.
고생했을 모용계와 이화영에 대한 슬픔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어머니...저...이러다..죽을 것 같아요오...제벌...흐윽......부서를 이동시켜주세요오오...흐윽...흑......오늘도...두 시진만..자고..흐윽..바로..출근해야..한단 말이에요오..흐으윽."
이화영은 간곡히 부탁하기 시작하였다.
더이상은 버텨낼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크윽...저도..무리입니다...고모님......지금도 머릿속에 주판알 튕기는 이명이 끊임없이 울립니다...이대로 가다간 정신이 나갈 것 같습니다!"
모용계 또한 간절히 부탁하기 시작하였다.
애초에 닭계자를 쓰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머리가 영 유연하지 못한 모용계였다.
그런 그에게 이렇게 과중된 회계업무를 지속하는 것은
무리인 것이다.
".........내 지금 당장 당가주를 찾아가도록 하겠다."
그 모습을 본 모용란은 결심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더이상 방치했다간 아이들이 정신병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안그래도 세가를 위해 희생한 아이들이다......더욱더 고통받게 할 순 없어!'
이내 그녀의 눈빛에는 결연의 의지가 가득 차기 시작하였다.
**********
"선우야, 그거 알아?"
"뭘?"
"토끼는 말이야, 외로우면 죽는 동물이래. 애정을 느끼고 사랑을 해야 살아갈 수 있다고 하더라고."
"그거 구라야."
"................"
"토끼가 생각보다 예민한 동물이거든, 그래서 관심을 너무 많이 받거나 먹이를 조금만 잘못 줘도 그대로 죽어버리고 말아, 토끼를 죽이는 건 외로움이 아니라 잘못된 사육 방식이라고 할 수 있지."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누가 알려줬는지 모르지만 구라니까, 믿지마렴."
"........선우는 낭만이 없어."
요랑은 입술을 삐죽 내밀며 말을 내뱉었다.
나름 멋들어진 말을 내뱉으며 애정을 과시하려고 했건만
맥이 끊어져버렸다.
이 낭만 하나 없는 남자에 의해서 말이다.
"낭만? 뭔 낭만? 토끼가 죽는 게 낭만적이야?"
선우는 모르겠다는듯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됐어! 선우는 바보야!"
쿵
요랑은 선우의 가슴팍을 향해 짜증 어린 주먹질을 갈겼다.
부우우웅
그러자 요랑의 몸이 되려 뒤편으로 날아가기 시작하였다.
선우가 건곤대나이로 그녀의 공격을 그대로 되돌려버렸기 때문이었다.
콰쾅
이내 요랑의 전신이 벽에 처박혀버렸다.
"씨이잉.......왜 튕겨내!"
요랑은 분통 어린 표정을 지었다.
"그럼 그걸 그대로 맞으리?"
선우는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전신이 벽에 처박힐 정도의 거력이었다.
그걸 어찌 맨몸으로 받아낸다는 말인가
"못 이긴 척 한 대 맞아줄 수 있잖아!!"
"너나 맞아, 요 녀석아!"
"나쁜 새끼야!"
요랑은 그대로 선우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분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선우는 그런 요랑과 맞서 응수하기 시작하였다.
이내 거처가 난장판이 되기 시작하였다.
***********
"씨이익...씨이익...씨익.."
요랑은 한창 씨익 씨익 거리기 시작하였다.
"아니, 뭐가 불만인데?"
선우는 모르겠다는듯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됐어!"
요랑은 토라진듯 고개를 휙 돌렸다.
삐져도 단단히 삐진 모양새였다.
스르르륵
선우는 그런 그녀의 가녀린 어깨를 그대로 감싸안았다.
"뭐가 그렇게 심통났어, 요랑, 응?"
선우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떼었다.
"난 말해주지 않으면 몰라. 그러니까 말해줘. 응?"
그리고 차분히 그녀를 달래기 시작하였다.
"........너랑 좋은 시간 보내려고...업무까지 땡땡이치고왔는데...반응이 시큰둥하잖아."
"내가 시큰둥했다고?"
"토끼 얘기도......분위기 한 번 잡으려고 말한건데....다짜고짜 구라라고 하지 않나...낭만도 없다고 하지않나....어리광부리려고 후려치니까....그대로 되돌리지 않나.....하나부터 열까지..시큰둥하기 그지없어......그게 서운해...진짜..서운해.."
요랑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천방지축이라는 말이
절로 어울리는 그녀였지만
선우 앞에서만큼은 사랑받는 여인이고 싶은 그녀였다.
가벼운 장난을 치는 것도 좋았지만
오늘은 사랑을 받고싶은 것이다.
".......미안해, 요랑, 내가 배려가 부족했어."
선우는 그런 요랑은 따스하게 감싸안은 채 입을 떼었다.
요랑 곁에 있으면 그 어떤 때보다 유쾌하고 즐거웠다.
어린 동생과 장난을 치는 느낌이 꽤나 즐거운 유희거리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장난의 도가 지나친듯 하였다.
이렇게 서운해하는 걸 보니 말이다."
"진짜..진짜..나쁜 새끼야."
"미안해, 내가 우리 요랑의 마음을 몰라줬네."
선우는 그녀의 뒷머리를 부드러이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말로만?"
"그래서 이렇게 머리 쓰다듬어주고 있잖아?"
"그걸로는 부족해."
요랑은 도리질치며 말을 내뱉었다.
"원하는대로 해줄게, 뭘 원해?"
"사랑해줘."
"사랑?"
"진하게 사랑해줘.......껴안아주고...입맞춰주고......야한 거 잔뜩 해줘어어..."
요랑은 촉촉히 젖은 목소리로 말을 내뱉었다.
"얼마든지."
선우는 정욕 어린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그리고 그녀의 고운 입술에 곧바로 입을 맞추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정열적으로 말이다.
요랑은 그런 선우의 입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였다.
얼굴에 홍조를 가득 띄운 채 말이다.
츄릅 츄르르릅 츄르릅
이내 방 안에는 야릇한 물소리가 서서히 퍼져나가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