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65화 〉 966. 모용가를 얻다.
"이거 하나만은 알아두세요.....당신과 저는 진실된 사랑따위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스르르륵
말을 마친 모용란은 곧바로 옷을 풀어헤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속옷만 입은 모용란의 풍만한 몸매가 만천하에 그대로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속옷으로 다 가릴 수 없는 커다란 가슴과 풍만한 엉덩이
말랑해보이는 복부와
매끈한 다리까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가슴을 떨리게 하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뭐..뭐야?...왜 벗어!?'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선우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뜻한 바를 이해했다면서 옷을 벗어제끼는 그녀의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자아....이제 마음대로 하세요.........원하시는 게....뭐든..받아들이겠습니다...."
그때 모용란이 자포자기한 표정을 지은 채 양팔을 넓게 펼치기 시작하였다.
마치 마음대로 하라는듯이 말이다.
'.......미치겠구만.'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선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모용란이 터무니없는 오해를 하였다는 걸 인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모용란은 눈시울을 붉히기 시작하였다.
가슴 찢길듯한 설움이 물밀듯 차오른 까닭이었다.
'울지마...모용란...이건 모두를 위한 희생이야.'
하지만 이내 의지를 다잡으면 터져나올 것 같은 눈물을 꾹 참아내었다.
세가의 재건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몇번이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말이다.
'...참으로 비통하구나...어찌...나는 어찌 이리도 고귀하고 아름답게 태어나......당가주마저 홀린단 말인가?'
경지에 다다른 당가주마저 홀릴 정도로 외모라니
스스로조차 두려운 파급력이었다.
"옷을 입으시오, 모용 부인."
그때 그녀의 귓가에 선우의 목소리가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모용란은 수치심에 얼굴을 붉힌 채 몸을 잘게 떨기 시작하였다.
그가 어떤 변태적인 행위를 원하는 지 인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가주는 아름답게 비단옷을 차려입은 고귀하고 기품있는 자신을 범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알몸이 아닌 고귀한 귀부인으로서의 모습을 더럽히고 싶은 것이다.
'참으로...저열하고...잔혹하구나....어찌...그런 수모를..'
으드득
모용란은 이를 갈기 시작하였다.
상상이상으로 변태적이고 잔혹한 그의 요구에 어마어마 수치심이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좋습니다....그런...걸 원하신다는 거죠?...알겠습니다...기대에 부응해드리겠습니다."
이내 모용란은 주위에 떨어져있던 옷들을 하나 둘씩 주워입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화려한 비단옷이 그녀의 전신을 감싸며 평소의 도도하고 고귀한 모습으로 변모하기 시작하였다.
"자아....이제 가주의 추악한 욕망을 전부 풀어내세요......모든 준비를 끝마쳤습니다.......고귀하고...품격 넘치는 저를 범하고...더럽히며...마음껏 즐기도록 하세요..........."
옷을 완전히 차려입은 모용란은 다시금 양팔을 벌리기 시작하였다.
마치 모든 준비가 끝났다는듯이 말이다.
지끈 지끈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선우는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창의적인 곡해력에 절로 머리가 아파왔기 때문이었다.
대체 옷을 다시입으라는 말이 언제부터 추악한 욕망의 실현으로 변질되었다는 말인가
"............후우우우."
선우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오해를 풀어내야한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모용 부인."
".........말씀하세요."
모용란은 떨리는 눈동자로 선우를 응시하며 입을 떼었다.
"아무래도 오해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
".......고귀한 모습의 저를 더럽히고 싶으신 게 아닌가?"
"아닙니다."
"그럼 손수 벗기고 싶으신 거군요, 알겠습니다.. 벗기도록 하세요.....참고로 허리띠 매듭은 왼쪽 고리를 살짝만 잡아당겨도 풀리는 구조로........"
"애초에 전 모용 부인을 범할 생각이 없습니다."
선우는 그녀의 말을 그대로 끊어버렸다.
더 냅뒀다간 음탕한 망상이 폭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네에?"
그리고 선우의 말을 들은 모용란은 멍청한 표정으로 그에게 되물었다.
"오해라는 말입니다....저는 모용 부인이 생각하는 그런 파렴치한 짓을 저지를 생각이 추호도 없습니다."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그런.."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모용란은 당혹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었다.
갑작스러운 선우의 태세전환에 당혹스러움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분명 말하지 않았던가
자신을 원한다고
그런데 어찌 이제와서 파렴치한 짓을 저지를 생각이 없다며
태세전환을 한다는 말인가
"........이제와서...겁을 집어먹으신 건가요?...아니면...남아있는 일말의 양심이.....당신을 제동시킨 건가요?"
그녀는 의혹 어린 눈빛으로 선우를 응시하며 물음을 던졌다.
"아니요, 겁을 집어먹지도 양심때문에 멈춘 것도 아닙니다...... 애초에 모용부인을 범할 생각조차 없었으니까요."
"거짓말! 분명 저를 원한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어찌 이제와서 발뺌을 한다는 말인가요!"
모용란은 얼굴을 잔뜩 붉힌 채 언성을 높였다.
분명 그는 자신을 원한다고 하였다.
뜻한 바가 그대로 전해져 다행이라는 말까지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어찌 이제와서 발뺌을 한다는 말인가
"분명 모용 부인을 원한다는 말을 하긴 하였습니다........하지만 몸을 원한다고 하진 않지 않았습니까?"
"...........그게...무슨.."
"제가 원하는 건 초절정의 고수인 모용란이지, 옷을 벗어던진 모용란이 아니라는 소리입니다."
선우는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모용가가 내줄 수 있는 건 모용가의 새싹들의 미래만이 있는 게 아니었다.
초절정 고수인 모용란과
재녀라고 불리우는 그녀의 딸, 이화영
그리고 현 모용가의 소가주인 모용계까지
지금 당장에라도 당가에 도움이 될만한 이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선우가 원하는 건 그들이었다.
당장에라도 당가에서 굴릴 수 있는 인재들말이다.
모용가의 미래 뿐만 아니라 그들까지
손아귀에 넣고 이리저리 굴릴 요량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그런 의도를 모용란이 곡해하여 알아먹은듯 하였다.
옷을 벗어제끼며 육탄 공세를 감행하려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그런.."
모용란은 믿기지 않는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자신의 오해로부터 비롯한 일이라는 경악스러운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일단 사과드리오, 본 가주가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듯한 어투로 말을 내뱉은 것 같소."
선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사과를 하였다.
이쪽도 아예 잘못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게 지껄인 죄도 있었으니 말이다.
화아아아악
이내 모용란의 얼굴을 능금처럼 붉어지기 시작하였다.
선우의 사과를 듣는 순간
인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자신의 오해였다는 사실을 말이다.
혼자 북치고 장구를 치며
당가주를 대상으로
온갖 더러운 망상을 하였다는 사실을 말이다.
"..으그으으윽."
모용란은 눈시울을 붉히며 울먹이기 시작하였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수치심과 부끄러움이 그녀의 눈물샘을 쉴새없이 자극하였기 때문이었다.
"흐으윽...흐윽...흐윽...흐윽...흐윽.."
주르륵
이내 모용란은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다.
도저히 수습이 안되었다.
망상에 의지하여 당가주를 파렴치한 쓰레기로 몰았다.
더불어 음탕한 망상을 마음껏 쏟아내기도 하였다.
수치스러웠다.
당장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을 정도로
극도의 수치심이 치솟았다.
"흐으윽...흐으윽..흐윽...흐으윽.."
당가주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
멋대로 착각하는 멍청하기 그지없는 여자라 생각지 않을까?
음탕한 망상으로 가득 차 있는 탕녀라고 생각지 않을까?
재건을 위해서라지만 몸을 바칠 생각까지한 천박한 여자라고 생각지 않을까?
'분명...나를 멍청하고 음탕하고...천박한...탕녀로....생각할거야..'
그녀는 눈물이 더욱더 거세게 흐르기 시작하였다.
명가의 후예로서 쌓아왔던 기품과 품격이 전부 무너져내렸다.
박탈감과 공허함 수치심
수많은 부정적인 감정이 맞물려 그녀의 눈물샘을 쉴새없이 자극하였다.
도저히 수습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흐으윽....흐윽...흐윽..흐윽....흐아아아아앙."
이내 모용란은 울음을 터트리기 시작하였다.
도저히 진정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선우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부끄러워할 것이란 건
알고 있었지만 설마하니 울음을 터트릴 줄은 전혀 예상치 못한 까닭이었다.
'자부심이 높은 만큼......수치심도 크게 느껴졌나보군.'
눈물을 내보이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
고귀하고 품격있는 귀부인께서
속에 꼭꼭 감추고 있던
적나라한 망상을 그대로 내보이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것도 외간 남자 앞에서 말이다.
'일단 달래자.'
선우는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서기 시작하였다.
계속 울게 내버려둘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모용 부인, 진정하시지요.."
"흐으으윽...흐으윽...흐으윽.."
"충분히 오해할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그러니 크게 신경쓰지 않으셔됩니다."
"흐으으윽..저를...멍청한...흐윽..여자라고...생각..하고..계시죠?"
모용란은 눈물 가득한 눈빛으로 선우를 올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그럴 리가요, 언제나 현명한 여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흐윽...흐윽.....저를...음탕하고..천박한..계집이라고..생각하고..계시지요?"
"아닙니다, 고귀하고 품격 넘치는 아름다운 귀부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거짓마아아알...흐아아아아앙!"
모용란의 울음소리가 더욱더 커지기 시작하였다.
'무슨 말을 해도 안통하겠는데?'
그리고 그 모습에 선우는 난감함을 느꼈다.
지금 상황에선 무슨 말을 해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어쩔 수 없지.'
선우는 천천히 손을 뻗었다.
와락
그리고 그대로 가녀린 모용란을 품에 안아버렸다.
옥죄이듯 단단하게 말이다.
모용란은 힘없이 끌려와 선우의 품에 안착하였다.
"흐윽...흐으윽...흐으윽...흐윽.."
그리고 선우의 넓은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채
울고 또 울었다.
수치스러움이 가라앉을 때까지 말이다.
토닥 토닥
그리고 선우는 그녀의 등을 부드러이 토닥여주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울음이 완전히 멈출 때까지 말이다.
***************
"..............이제 놔주셔도..됩니다."
선우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던 모용란이 천천히 입을 떼었다.
"진정이 좀 되셨습니까?"
".....네에."
모용란은 고개를 살짝 주억거리며 입을 떼었다.
그 모습을 본 선우는 천천히 그녀를 놔주었다.
".....추태를 보였습니다...죄송합니다."
그러자 그녀는 고개를 숙여 사죄를 하였다.
감정이 북받쳤다고는 하지만 명가의 후예로서
추태를 내보였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외간 남자의 품에 안겨 엉엉 울다니
어찌 이런 짓을 저지를 수 있다는 말인가
"아닙니다, 모용 부인의 입장에선 충분히 그럴 만한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해해주셔서...감사합니다."
모용란은 얼굴을 붉히며 말을 이었다.
자신을 이해해주는 당가주의 넓은 이해심에 고마움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럼...이제..이야기를 마저 하도록 하지요."
곧이어 신색을 회복한 모용란이 담담한 어조로 입을 뗴었다.
"괜찮겠습니까?.....힘드시다면...다음에 하셔도 됩니다."
"아니요...지금 끝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모용란은 결연에 찬 눈빛을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현재는 그녀는 모든 자존심이 구겨지고
모든 자부심이 부숴진 상태였다.
최악이라고 칭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인 것이다.
지금이라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수를 제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당가가 원하는 최선의 수를 말이다.
"알겠습니다. 그리하시지요."
선우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내뱉었다.
그녀의 눈빛에 담긴 결연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분명 초절정 고수인 저를 원한다고 하셨지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저 하나만을 원하는 건 아니겠지요?"
"그렇습니다, 저는 당신 뿐 아니라 재녀라고 불리우는 이화영과 소가주인 모용계의 예속을 원합니다."
"......이제야 의도를 정확히 알겠군요."
모용란은 이해했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당가주가 모용가에게 무엇을 원하는 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모용가의 새싹들뿐 아니라 자신을 비롯한 이화영과 모용계의 미래까지 갖다바칠 것을 요구한 것이다.
당장에라도 부릴 수 있는 즉시전력들을 말이다.
"....예속 기간은 어느정도 생각하고 계십니까?"
모용란은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모용가의 새싹들은 재건의 빚을 갚는대로 곧바로 해방시키주도록 하겠습니다. 처음 제시했던 조건 그대로 말입니다."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모용 부인과 이화영 소저, 모용계는 종신終身입니다."
"..............평생을 당가를 위해 뼈빠지게 고생하라는 말씀인가요?"
"그렇습니다."
선우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말을 내뱉었다.
"가혹하군요."
"자비로운 것이죠. 고작 삼 인의 희생으로 가문을 재건할 기틀이 마련된다면 말입니다."
"........계아 만큼은....봐주세요...그 아이는...모용가의 소가주입니다."
모용란은 간절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어차피 모용계의 대에 모용가가 재건될 일은 없을테니까요."
선우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모용란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의 말이 틀리지 않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못해도 수십만 냥이 필요한 일이었다.
그 돈을 서른 명 남짓도 안되는 이들이 마련하면 분명 셀 수도 없이 많은 세월이 필요하리라
"자아, 그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선우는 차분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선택을 제시한 것이다.
복속을 할 것인지
아니면 거절을 할 것인지 말이다.
"..............."
선우의 물음에 모용란은 한참동안이나 고민을 하였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위해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고심을 하였을까
".......모용가는......."
이내 그녀가 천천히 입을 떼었다.
"........복속을 택하도록 하겠습니다."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대로 복속을 하겠다는 결정을 말이다.
"탁월한 선택입니다."
선우는 입가에 흡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꽤나 만족스러운 결말이었다.
저임금으로 부릴 인력이
넝쿨채 굴러들어왔으니 말이다.
'이화영이랑 모용계는 요랑이한테 줘야겠다.'
그들을 부릴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