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41화 〉 942. 애들 싸움에 어른이 끼어들면 쓰겠어?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건 짐승들이었다.
쿵 쿵 쿵 쿵 쿵 쿵
거대한 굉음과 함께 천지가 진동하던 그 순간
모든 야수들이 일제히 움직임을 멈추었다.
사람의 생살을 이리저리 찢으며 놀던 원숭이 무리도
눈앞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파괴하며 달려나간 커다란 들소의 무리도
사람의 머리통을 우왁스럽게 씹어먹던 흑곰들도
이무기를 연상시킬 정도로 커다랗기 그지없는 구렁이도
들소들과 경쟁하듯 날뛰며 부수던 무소들도
사람의 머리통을 가지고 놀던 집채만한 표범들도
시체를 뜯어먹던 식인 독수리들도
사람들을 짓밟아 죽이던 식인마食人馬의 무리도
무리지어 다니며 사냥을 하던 늑대의 무리도
커다란 꼬리로 보이는 모든것들을 깨부수던 거대한 악어도
모두가 행동을 멈추었다.
알 수 없는 위화감이 온몸을 휘감아버렸기 때문이었다.
식은 땀이 절로 흘러나왔고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하였다.
알 수 없는 위화감에 완전히 짓눌려버린 탓이었다.
위화감에 압도된 짐승들은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진동과 굉음이 전해져오는 근원을 향해서 말이다.
그리고 그들은 볼 수 있었다.
저 지평선 너머를 까맣게 물들이고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를 말이다.
오싹
순간 짐승들은 온몸을 털과 비늘이 곤두서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알 수 없는 위화감이
기분 나쁜 위화감으로 바뀌어버린 까닭이었다.
크르르르릉..
끼에에에게..
짐승들은 적대감이 차오른 것을 느꼈다.
온몸을 끈적끈적하게 감싸고 있는 위화감에 분노가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감히 누구에게 이런 불쾌함을 선사한다는 말인가
감히 누구에게 이런 기분 나쁜 위화감을 선사한다는 말인가
야수들을 적의로 가득 찬 눈으로 정면을 응시하였다.
그리고 기다렸다.
지평선 너머의 존재가 시야에 선명히 들어올 때까지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기다렸을까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사방을 울리는 진동과 굉음이 더욱더 커지며
그들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기분 나쁜 위화감을 선사해주던 장본인들이 말이다.
오싹
그리고 그들은 온전히
마주한 순간
짐승들은 기분 나쁜 위화감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공포였다.
일방적으로 잡아먹힌 피식자로서 느끼게 되는
극한의 공포 말이다.
덜 덜 덜 덜 덜 덜
공포를 인지하게 된 짐승들은 온몸을 덜덜 떨기 시작하였다.
마치 범 앞에선 어린 양처럼 말이다
**********
쿵 쿵 쿵 쿵 쿵 쿵
"저게...대체.."
야율천은 당혹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너무나 경악스러웠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관의 지원군이 오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관의 기병들이 전마를 타고 요란스럽게 등장하고 있다고
그리 생각하였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천지를 진동시키며 등장한 존재는
기병따위 아니었다.
전마戰馬따위가 아니었다.
그들은 괴물怪物이었다.
보는 것만으로 불길함과 불쾌감을 절로 느끼게 하는 미지의 존재들 말이다.
고대 신화속에 나오는 전설적인 신수, 용을 연상케하는 거대한 도마뱀.
웬만한 전각보다 거대한 덩치를 가지고 있는 쌍두사.
사람 몸통만한 다리를 수 천개 가지고 있는 거대한 지네.
온몸에 범상치 않은 독기를 품고 있으며 곰만한 덩치를 가지고 있는 수 백의 원숭이 무리들
십 척에 다다르는 덩치를 가지고 있는 벌 떼.
숨을 쉴때마다 독기를 뿜어대며 있는 거대한 이무기
마치 거대한 바위를 연상시킬 정도로 거대한 덩치를 가지고 있는 수많은 독개구리들
이무기와 맞먹을 정도로 거대한 덩치를 가진 거대한 두꺼비.
독기 가득한 진액을 흩뿌리고 다가오는 거대한 민달팽이
흉악스러운 집게와 길다랗고 두터운 꼬리가 위협적인 커다란 전갈 등
하나같이 끔찍하고 흉물스러운 몰골을 하고 있는 괴생물체들이었다.
야율천은 단언할 수 있었다.
일찍이 남만을 지배하며 셀 수도 없이 많은 짐승들을 만나봤지만
눈앞에 나타난 생물체들처럼 흉물스럽고 끔찍한 존재를 마주한 적이 없었다고 말이다.
불쾌하였다.
그리고 불길하였다.
그저 마주 봤을 뿐인데도 말이다.
쿵 쿵 쿵 쿵 쿵 쿵
뚝
그때 괴물들이 일제히 걸음을 멈춰섰다.
서창시 진입을 코앞에 둔 채 말이다.
그리고 가만히 응시하였다.
서창시에 들어 차 있는 수많은 짐승들을
침을 줄줄 흘리면서 말이다.
'야수들을 먹잇감으로 보고 있다.'
그 모습을 본 야율천은 알수 있었다.
저 괴물들이 자랑스러운 남만의 야수들을 먹잇감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감히!'
야율천의 눈빛에 거대한 적의가 차오르기 시작하였다.
남만야수궁의 자랑인 야수군단이 무시당했다고 생각하니 참을 수 없을 수 없는 분노가 차오른 까닭이었다.
그렇게 한창 적의를 불태우고 있을 때였다.
저벅 저벅 저벅
어디선가 경쾌한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야율천은 그 발소리를 따라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도마뱀의 목에서 두개골 위로 걸어오르고 있는 한 명의 여인을 말이다.
여인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흑단처럼 곱디 고운 검은 머릿결
마치 백설처럼 새하얀 피부결
신이 직접 조형하듯 뚜렷하기 그지없는 이목구비
갸름하기 그지없는 얼굴 선
여인으로서의 매력이 물씬 느껴지는 몸매.
보는 것만으로도 넋이 나갈정도로 아름답기 그지없는 것이다.
".............."
야율천은 넋을 잃고 말았다.
너무나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에 수십 년간 쌓아왔던 수양마저 그대로 무너져내린 까닭이었다.
어찌 인간이 저리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말인가
쓰으윽
그때 도마뱀의 정수리에 올라선 여인이 시선을 내려 야율천을 응시하였다.
"야."
여인은 그런 야율천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네가 저 새끼들 대가리야?"
그리고 눈빛으로 짐승들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그렇다."
그녀의 날카로운 말에 정신을 차린 야율천은 얼굴을 살짝 붉힌 채 말을 이었다.
한낱 계집따위에 홀렸다는 생각에 수치심이 절로 차오른 까닭이었다.
"잘됐네."
여인은 부드러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럼 선택해, 항복하고 곱게 뒈질래? 아니면 그냥 뒈질래?"
여인은 차가운 눈빛을 반짝거리며 말을 이었다.
"둘다 거절하지."
"거절할 권리를 준 기억이 없는데?"
"정하는 건 나다, 네년이 아니라."
야율천은 적의로 가득 찬 눈빛을 반짝거리며 말을 이었다.
그에게 계집은 씨앗을 받아 자손을 번식시키는 씨받이이자 수컷의 권력을 상징하는 소유물에 불과하였다.
그런데 어딜 감히 계집따위가 자신에게 저런 건방진 말을 지껄인다는 말인가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구태여 벌주를 받겠다면 어쩔 수 없지."
여인은 어쩔 수 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다 죽여."
여인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쿠오오오오오오
퀘에에에에에엑
카아아아아악
쉬이이익 쉬이이익
스으윽 스으으윽
끼에에엑 끼에에엑
그러자 수많은 괴물들이 일제히 괴성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듣는 것만으로도 불길함과 불쾌함이 절로 드는 끔찍한 괴성을 말이다.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그리고 곧바로 달려들어가기 시작하였다.
활짝 열려있는 서창시의 정문을 향해서 말이다.
"모두 막아서라!"
그 모습을 본 야율천은 고함을 내질렀다.
크와아아아아앙!
크어어어엉!
우워어어엉!
우끼이이이이
무오오오오오!
그러자 그의 명에 반응한 남만의 야수들이 일제히 울음소리를 토해내었다.
그리고 곧바로 달려나가기 시작하였다.
서창시로 진입하고 있는 괴물들을 향해서 말이다.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짐승과 괴물
이내 군단이라고 칭해도 이상하지 않을 거대한 두 집단이
격렬히 충돌하기 시작하였다.
********
우끼이이익
우끼이이익
사람만한 덩치를 자랑하는 남만의 원숭이들은
일제히 달려나가기 시작하였다.
강대하기 짝이 없는 악력으로 눈앞에 괴물들을 완전히 찢어발기기 위해서 말이다.
그들은 재빨리 눈알을 돌리기 시작하였다.
완전히 승리할 수 있는 대상을 찾기 위해서 말이다.
그렇게 한창 눈알을 돌리고 있는 그 때였다.
쿵 쿵 쿵 쿵
거대한 발소리와 함께 한 무리의 원숭이들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온몸이 녹빛으로 물들어있는 기이한 생김새를 가진 원숭이들이었다.
그 모습을 본 남만의 원숭이들은 눈을 반짝였다.
그나마 상대할 만한 존재가 등장했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그들은 성벽보다 거대한 도마뱀처럼 초월적으로 거대하지도 않았으며
숨을 쉴 때마다 독기를 내뿜는 이무기처럼 위협적이지도 않았다.
그저 자신들과 덩치만 비슷한 평범한 원숭이들인 것이다.
남만의 원숭이들은 확신하였다.
자신들이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동체급이라면 자신들이 결코 질 리 없을 것이라고 말이다.
우끼이이이!
우끼이이이!
이내 수 백의 원숭이 무리들이 일제히 달려들기 시작하였다.
저 기이하기 짝이 없는 원숭이들을 찢어발기기 위해서 말이다.
덥석
이내 남만의 원숭이 한 마리가
녹빛 원숭이의 가죽을 움켜잡았다.
성공적으로 선수를 잡아버린 것이다.
이제 이대로 찢어발기면 되리라
끼이이이익!
남만 원숭이는 더욱더 강하게 움켜잡기 시작하였다.
가죽을 뜯어버릴 듯이 말이다.
꾸우우욱
그때 이질감이 느껴졌다.
아무리 강하게 움켜잡아도 무언가 찢어지는 느낌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우끼?
남만의 원숭이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남만의 그 어떤 짐승들도 자신의 악력에 저항할 수는 없었다.
그저 잡히는 순간 가죽이든 비늘이든 맥없이 뜯겨나갔던 것이다.
그런데 눈앞에 녹빛 원숭이는 달랐다.
아무리 억세게 움켜잡아도 가죽이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우호.
그때 녹빛 원숭이가 가소롭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내뱉었다.
부웅
그리고 가벼이 주먹을 휘둘렀다.
콰지지직
그러자 남만 원숭이의 머리통이 잘익은 수박처럼 그대로 으깨어져버렸다.
주먹에 담겨진 거력을 도저히 견뎌내지 못한 까닭이었다.
쿵
이내 남만의 원숭이는 그대로 땅바닥에 널부러져버렸다.
무척이나 처참하게 말이다.
우호
털썩
그 모습을 본 녹빛 원숭이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덥석
으적 으적
그리고 바닥에 널부러진 남만 원숭이의 시체를 으적거리며 포식을 하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맛있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으적 으적 으적
으적 으적 으적
이내 곳곳에서 으적거리는 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
무우우우우우우우우
쿵 쿵 쿵 쿵 쿵 쿵
수 백에 이르는 들소의 무리가 맹렬한 속도로 달려가기 시작하였다.
절대자의 명에 따라 정문을 침입하는 모든 것들을 파괴하기 위해서 말이다.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이내 그들의 눈에 거대하기 짝이 없는 도마뱀의 모습이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마치 성벽을 시킬 정도로 거대한 도마뱀이 말이다.
무오오오오오오오!
이내 대장 들소가 커다란 울음을 터트렸다.
속행의 신호였다.
물러서지 않고 도마뱀을 들이박아 파괴해버릴 심산인 것이다.
무오오오오오!
대장 들소의 울음소리를 들은 다른 들소들이 울음으로 화답하였다.
그리고 더욱더 맹렬하게 속도를 높이기 시작하였다.
눈앞에 있는 도마뱀을 꿰뚫어버리기 위해서 말이다.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얼마 지나지 않아 들소 무리는 도마뱀의 바로 코앞에 닿게 되었다.
그들은 생각하였다.
수 백에 다다르는 자신들의 숫자라면
인간들이 만들어낸 성벽조차 꿰뚫어버린 자신들의 돌진력이라면
저 거대하기 짝이 없는 괴물을 꿰뚫어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저 거대하기 짝이 없는 괴물을 죽여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그렇기에 달리고 또 달렸다.
완전한 파괴에 도달하기 위해서 말이다.
한 편 거대한 도마뱀, 용용이는 달려드는 들소의 무리를 가만히 지켜보더니
흐으으으으으읍
이내 천천히 숨을 들이키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주변에 있는 모든 공기들이 그의 거대한 콧속으로 빨려들어가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빠른 속도로 말이다.
그리고 들소의 무리가 지척까지 접근한 순간
후우우우우우우우우우
용용이는 숨결을 그대로 내뱉기 시작하였다.
몸속에 품고 있는 독기와 빨아들인 공기가 하나로 뒤섞인 위협적인 거대한 숨결을 말이다.
솨아아아아아아아아
그러자 거대한 독기의 숨결이 들소의 무리를 완전히 집어삼켜버렸고
독기의 숨결에 뒤덮혀진 들소의 무리는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그 어떠한 흔적조차 남기지 못한 채로 말이다.
강대하기 그지없는 독기로 인해 털과 가죽 근육과 지방은 물론 뼈와 내장까지 완전히 녹아버린 것이다.
꿰에에에에에엑
그 모습을 본 용용이는 짜증 어린 울음을 토해내기 시작하였다.
먹잇감이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녹아버린 것에 대한 짜증이 절로 차오른 까닭이었다.
설마하니 이정도 독기도 버텨내지 못하다니
예상외였다.
어찌 이리도 연약할 수 있다는 말인가
궤에에에에엑...궤에에엑
용용이는 짜증을 뒤로 한 채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기 시작하였다.
독기를 버틸만 한 강인한 먹잇감을 찾기 위해서
그리고 이내 볼 수 있었다.
번쩍이는 금빛 가죽과 검은 줄무늬를 가지고 있는 강인해 보이는 먹잇감을 말이다.
궤에에에에엑
쿵 쿵 쿵 쿵
용용이는 그대로 달려나가기 시작하였다.
행복한 울음을 터트리면서 말이다.
***************
"젠장할."
야율천은 눈살을 찌푸린 채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상당히 불리한 형국에 직면하였음을 인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랑스러운 남만의 야수들이 여지없이 밀리기 시작하였다.
자신조차 놀랄 정도의 악력을 가지고 있는 남만의 원숭이들은 먹잇감으로 전락하여 씹혀먹히고 있었고
성벽마저 부수었던 들소의 무리는 도마뱀이 내뱉은 숨결에 뼛가루조차 남기지 않은 채 그대로 소멸해버렸다.
집채만한 남만의 흑곰들은 거대한 벌들에 의해 온몸이 꿰뚫린 채 절명을 하였고
이무기만한 구렁이는 진짜 이무기에게 삼켜져 그대로 소화가 되었다.
완벽히 밀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명백히 야수의 상위 종족들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그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남만 야수들의 힘이 저들에 비하면 연약하기 그지없다고 말이다.
'이대론 안된다...내가 나서야한다.'
야율천은 주먹을 말아쥐었다.
이대로 가다간 야수들이 모두 전멸하고 말 것이다.
자신이 직접 나서서 전황을 바꿔야하는 것이다.
그렇게 한창 의지를 다지고 있을 때였다.
쿵 쿵 쿵 쿵 쿵 쿵
어디선가 거대한 굉음이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야율천은 그 소리를 따라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맹렬한 속도로 달려가는 거대한 도마뱀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어디 가는거지?'
그 모습을 본 야율천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어딜 저리 급하게 가는 지 의아함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도마뱀이 달려가는 경로에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번쩍이는 금빛 가죽과 고급진 묵빛의 줄무늬를 가진 고고한 산군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설마!?'
그 모습에 야율천은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도마뱀이 노리는 대상이 자신의 애완동물임을 직감한 까닭이었다
"안돼!"
콰아앙
이내 야율천의 신형이 빛살처럼 쏘아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더니 거대한 도마뱀을 향해 돌덩이 같은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어떻게든 저지하고 말겠다는 의지를 담아서 말이다.
쇄애애애애액
이내 돌덩이 같은 주먹이 바람을 찢어발기며 앞으로 쏘아지기 시작하였다.
정확히 도마뱀의 정중앙 두개골을 향해서 말이다
그때 이변이 일어났다.
콰아아아아앙
거대한 폭음이 터지더니 야율천의 주먹이 그대로 멈춰서버렸다.
마치 무언가에 가로막힌 것처럼 말이다.
"방해하지마라!"
야율천은 잔뜩 화가난 표정을 지은 채 고함을 내질렀다.
자신을 가로막은 방해자를 향해서 말이다.
"애들 싸움에 어른이 끼어들면 쓰겠어?"
그리고 그를 가로막은 방해자, 요랑은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넌 나랑 놀자고, 야수 대가리."
요랑의 미소가 더더욱 진해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미소를 마주한 야율천의 눈빛이 쉴새없이 흔들리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