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940화 (941/1,419)

〈 940화 〉 941. 검은 점들

서창

서창은 운남과 사천 정중앙에 위치하며 두 지역간의 실질적인 통로 역할을 하고 있는 마을이다.

두 지역을 왕래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거쳐가야하는 장소인 것이다.

서창시 지역민들은 그런 특수한 지리적 이점을 이용한 사업을 벌여 막대한 부를 쌓았다.

사천과 운남을 왕래하는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숙박업과 유흥업을 성행 시킨 것이다.

본디 사람이란 마지막이라는 말이 들어가면 씀씀이가 커지기 마련이었다.

운남으로 향하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들르는 도시라는 사실이

상인들의 씀씀이를 커지도록 만들었고

기존보다 비싼 값을 스스럼없이 지불하게 만들었으며

그들이 지불한 재화는 서창시를 무척이나 부유하게 만들었다.

달주시 다음가는 사천 최고의 부유의 도시.

그곳이 바로 서창인 것이다.

"아아아아아악!"

"끄어어억!"

"살...살려줘어어어!!"

그런 부유의 도시, 서창에 끔찍한 비명성이 난무하기 시작하였다.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재앙의 짐승들에 의해 참혹한 학살이 벌어졌기 때문이었다.

우끼끼끼! 우끼끼이이이이!

사람만한 원숭이들 무리가 한 남자에게 달라붙었다.

찌이익 찌이이익

찌이이익

그리고 그 초월적인 악력으로 남자의 온몸을 그대로 뜯어내기 시작하였다.

"아파!...아파! 아파아아아아아!!"

남자는 비명성을 내질렀다.

생살이 뜯겨져나가는 끔찍한 고통을 도저히 참아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제발..제발..그만해줘어어!"

남자는 애원하였다.

부디 그만해달라고

차라리 죽여달라고 말이다.

끼이이익 끼이이익

우끼이익! 우끼이익!

그리고 그런 남자의 처절한 비명성에

원숭이들 재밌다는듯이 박장대소를 하기 시작하였다.

인간을 마음대로 농락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종족으로서의 우월감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우끼이이익! 우끼이익!

원숭이들은 더욱더 열심히 해체를 이어나가기 시작하였다.

저 처절한 수컷의 비명성을 즐기기 위해서 말이다.

"끄아아아아악!"

이내 남자의 비명이 온 사방에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

.

.

.

.

크와아아아아왕

집채만한 호랑이가 크게 포효하기 시작하였다.

"젠장 범이다!"

"도망쳐!"

"꽉 잡아!"

그러자 서창시의 사람들은 우왕좌왕하며 재빨리 도망치기 시작하였다.

산군이라고 불리우는 흉악스러운 괴물에게 커다란 위협을 느낀 까닭이었다.

크르릉

호랑이는 자세를 낮춘 뒤 도망치는 이들을 하나하나 살피기 시작하였다.

가장 맛있보이는 상대를 찾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이내 눈을 반짝거렸다.

맛있어보이는 먹잇감을 발견한 까닭이었다.

굉음성과 함께 호랑이가 그대로 공중에 뛰어올랐다.

덥석

그리고 이내 미처 도망가지 못한 젊은 여인을 가벼이 낚아채버렸다.

송곳니가 연약한 살갗에 파고들랑말랑한 힘을 조절하면서 말이다.

"아아아아악!...정라아아앙!!"

그러자 여인이 울음섞인 비명성을 터트리기 시작하였다.

건장한 성인 남자조차 벌벌 떠는 괴물의 아가리에 들어있다는 사실에 참을 수 없는 공포가 차오른 까닭이었다.

"안돼에에에! 소아!"

그때 정랑이라고 불리운 남자가 커다란 빗자루를 든 채 달려오기 시작하였다.

사랑하는 연인을 잃을 수 없다는 마음이

그를 움직이게 만든 것이다.

호랑이는 그런 그를 얌전히 기다렸다.

코앞까지 다가오기를 말이다.

그리고 그가 코앞까지 다가온 순간

그대로 턱에 힘을 주기 시작하였다.

콰지지직

그러자 날카롭기 짝이 없는 이빨들이

연약하기 짝이 없는 여인의 몸을 파고들었다.

살갗을 파고들고

뼈를 보호하고 있는 근육을 파고들고

내장을 보호하고 있는 뼈를 파고들었으며

내장까지 닿게 되었다.

콰지직 콰지직

호랑이는 그 상태로 으적으적 씹어먹기 시작하였다.

추우욱

이내 여인의 몸이 축 늘어지기 시작하였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그대로 절명해버린 것이다.

"소아아아아아아!"

남자는 비명성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소중하기 그지없는 연인이 산채로 잡아먹히는 광경을 본 순간

심장이 찢어질듯한 커다란 절망이 온몸을 휘감아버렸기 때문이었다.

크르르릉 크르르릉

호랑이는 그런 남자의 모습을 보며 기분 좋은 울음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마치 재밌다는듯이 말이다.

"너어어어! 너어어! 너어어!!"

그 모습을 본 남자는 분노 어린 고함을 내질렀다.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눈앞에 호랑이가 연인을 이용해 자신을 가지고 놀았다는 사실을

남자는 빗자루를 그대로 휘둘렀다.

죽일듯한 기세로 말이다.

부웅

호랑이는 가벼이 팔을 휘둘렀다.

그리고 가볍게 휘두른 팔은 순식간에 남자의 얼굴에 닿게 되었다.

우두두둑

그러자 남자의 목이 다섯 바퀴정도 돌아가더니 그대로 바닥에 몸을 나자빠져버렸다.

절명을 해버린 것이다.

크르릉 크르르릉

우적 우적 우적

호랑이는 그런 남자의 모습을 바라보며 여전히 경쾌한 울음소리를 흘리기 시작하였다.

마치 그의 불행이 즐겁다는듯이 말이다.

.

.

.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서창 저잣거리에 땅이 흔들리면서 어마어마한 굉음이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곧이어 웬만한 황소 두마리는 합쳐놓은 것 같은 커다란 들소의 무리가 맹렬한 속도로 달려들어기 시작하였다.

콰콰쾅

콰콰쾅

콰콰쾅

이내 저잣거리에 닿은 들소들은 뿔에 닿는 모든 것들을 파괴하기 시작하였다.

기루, 객잔, 대장간 등 저잣거리에 있는 모든 건물들은 물론이고

"아아아악!"

"끄어어억...크으윽..

눈에 띄는 사람들마저 모조리 들이받고 짓밟으며 파괴 행위를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내 서창의 저잣거리는 포격으로 인해 폐허가 된 전쟁터처럼 처참하기 그지없는 몰골로 완전히 탈바꿈해버렸다.

고작 한 무리의 들소들로 인해서말이다.

**********

"서창도 이제 끝이군."

남만야수궁의 궁주, 야율천은 담담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온 사방에는 처절한 비명성이 난무하였고

여기저기에는 끔찍한 몰골로 죽어나간 시체들이 아무렇게나 널부러져있었으며

화려하기 그지없던 건물들은 모조리 붕괴되어버렸다.

사천에서 두 번째로 부유한 도시였던 서창에 순식간에 폐허가 되어버린 것이다.

끝이라고 칭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다음 이동을 준비 할까요?"

그 말을 들은 남만야수궁의 무인은 물음을 던졌다

"좀 더 냅두거라, 저놈들도 밥은 여유롭게 먹어야하지 않겠느냐?"

야율천은 즐거운 포식을 이어가는 짐승들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그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말을 마친 무인은 그대로 뒤편으로 물러나버렸다.

그가 물러나고 야율천은 이리저리 시선을 돌려가며 감상을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중원인을 포식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남만의 야수들을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감상을 하였을까

케에에엥!

갑자기 어디선가 짐승의 고통 어린 비명성이 터져나오기 시작하였다.

'비명?'

야율천은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채 그 근원을 향해 재빨리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어느새 나타나 짐승들과 대치하고 있는 수많은 여승들의 모습을 말이다.

"아미파가 나선건가."

그때 옆에 있던 야율천이 천천히 입을 떼었다.

"재밌어지겠군."

그리고 입가에 진한 미소를 짓기 시작하였다.

기대감으로 가득찬 미소가 말이다.

************

"모조리 섬멸하라!"

아미제일창 불허 사태는 길다란 창을 들어올린 채 고함을 내질렀다.

""알겠습니다!""

그러자 제자들이 일제히 대답을 한 후

그대로 달려나가기 시작하였다.

서창시를 페허로 만들어버린 재앙의 근원들을 향해서 말이다.

크아아아앙!

크르르르릉!

퀘에에에엑!

이내 남만의 야수들과 아미의 제자들 간의 치열한 싸움이 시작되기 시작하였다.

"하압!"

아미의 제자, 운혜는 사람만한 원숭이를 향해 쾌속하게 검을 휘둘렀다.

단숨에 목을 치기 위해서 말이다.

우끼이익!

원숭이는 날아드는 검에 기겁하며 재빨리 땅바닥에 몸을 굴렸다.

쇄애애애액

그러자 검이 원숭이가 서 있던 곳을 그대로 스쳐지나기기 시작하였다.

'나려타곤!?'

그 모습에 놀란 운혜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설마하니 원숭이가 나려타곤을 시전할 줄은 예상치 못한 까닭이었다.

우끼이이이!

그녀가 당황한 사이

원숭이는 그녀를 향해 길다란 손을 휘둘러버렸다

찌이이익

그러자 운혜의 가슴섶이 그대로 찢겨지며 가슴골이 그대로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이이이익!"

깜짝 놀란 운혜는 반대 손으로 재빨리 가슴섶을 붙잡았다.

여인으로서 각인된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우끼이이이

남만의 원숭이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재빨리 팔을 뻗어 그녀를 후려치려고 하는 것이다.

'늦...늦었어.'

그 모습에 운혜는 울상이 되었다.

이미 피하기에는 늦었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푸우욱

그때 원숭이의 정수리에서 뾰쪽한 날붙이가 튀어나오기 시작하였다.

누군가 원숭이의 뒤통수에 검을 박아버린 것이다.

"정신 차려!"

곧이어 꾸짖는듯한 고함이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운혜는 그 목소리를 따라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눈살을 찌푸린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아름다운 여인을 말이다.

아미제일검 설향 사저였다.

"사저!"

운혜는 감격 어린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녀가 자신을 구해줬음을 인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신 안차려? 전쟁이 장난이야?"

그녀는 운혜를 바라보며 거칠게 꾸짖기 시작하였다.

"그치만..갑작스럽게..가슴이.."

"여기 사매의 절벽 가슴따위를 궁금해 할 사람은 아무도 없어! 그저 서로 죽고 죽이는 짐승들만 가득 차 있다는 말이야! 옷이 벗겨져 가슴이 드러나든, 치마가 벗겨져 아랫도리가 드러나든, 틈을 보이지마!"

그녀는 엄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하마터면 죽을 뻔한 운혜에 대한 걱정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지금이야 자신이 있어서 운좋게 목숨을 구함받을 수 있었지만 나중은 모를 일이었다.

그러니 마음가짐부터 고쳐야했다.

"......알겠어요.."

운혜는 울상이 된 얼굴로 답을 하였다.

장난기 넘치는 평소와는 달리 엄하기 그지없는 그녀의 모습에 괜스레 서운함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삼대 제자들끼리 뭉쳐서 행동해, 단독으로 행동하지말고."

말을 마친 설향은 그대로 몸을 돌렸다.

그다음 곧바로 다른 짐승들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하였다.

한 마리의 짐승이라도 더 잡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운헤는 이내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사저의 조언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서 말이다.

*******

구워어어어어

집채만한 흑곰이 비명성을 내지르더니 이내 땅바닥에 나뒹굴게 되었다.

심장이 꿰뚫려 그대로 숨이 거두어진 까닭이었다.

"하아...하아...하아.."

흑곰의 생명을 거둔 장본인, 설향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기 시작하였다.

쉴새없이 몰려드는 짐승들의 역습에 체력적으로 내몰릴대로 내몰리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더 무리했다간 탈진하여 쓰러지고 말 것이다.

'몇 명이나 쓰러뜨렸지?'

설향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자 수십 마리의 흑곰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아무래도 한 무리의 흑곰들을 전부 홀로 감당한듯 싶었다.

'이러니 힘들지.'

그녀는 헛웃음을 내뱉었다.

힘들만한 전적이라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처절한 야성과 두터운 가죽, 강대한 힘으로 무장한 흑곰을 한 마리도 아니고 수십 마리를 홀로 감당하였다.

어찌 지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아....하아..하아...하아..'

그녀는 주위를 경계하며 천천히 호흡을 고르기 시작하였다.

호흡만큼은 제대로 진정시키기 위해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호흡을 골랐을까

크르르릉

어디선가 사나운 울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망할.'

설향은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울음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어느새 근처까지 다가온 집채만한 호랑이가 자신을 응시하는 게 보이기 시작하였다.

"돌겠네."

설향은 눈살을 찌푸린 채 검을 들어올렸다

짜증이 치밀어오르긴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상대하지 않는다면 꼼짝없이 물려죽을테니까 말이다.

"얼마나 강한지 보자고. 산군."

설향은 호랑이를 향해 곧장 달려들었다.

그리고 한치의 망설임도없이 금빛 강기가 머금어진 검을 휘둘렀다.

호랑이를 죽이겠다는 일념을 담아서 말이다.

크와아아아앙!

그리고 그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호랑이는 마찬가지로 팔을 휘둘렀다

강기가 서려있는 설향의 검에 맞서서

콰콰쾅

이내 한 인간과 한 짐승 사이에 커다란 굉음성이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

"하아아아...하아아아...하아아아..

설향은 거친 호흡을 내쉬기 시작하였다.

집요할 정도로 달려드는 호랑이의 공세에 숨쉴 여유조차 가질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만신창이나 다름이 없었다.

온몸 여기저기에는 긁힌 자국이 가득하였으며

바닥을 어찌나 굴렀던지 전신에는 흙먼지가 가득 쌓여져있었다.

말그대로 만신창이와 같은 모습인 것이다.

'무슨 호랑이가 강기도 튕겨내?'

그녀는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강기마저 튕겨내는 호랑이의 강함이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찌 한낱 미물따위가 강기마저 튕겨낼 수 있다는 말인가

'왜 남문이 맥없이 뚫렸는지 알겠네.'

아마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강기마저 튕겨내는 괴물들을 말이다.

크르르릉

그떄 사나운 울음소리가 귓가를 울리기 시작하였다.

앞을 보니 잔뜩 화가 나있는 호랑이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아무래도 한낱 먹잇감이 반항을 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듯 보였다.

"어디서 한낱 미물이 이빨을 드러내? 죽을라고."

설향은 냉담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우우우우우우웅

그리고 단전 안에 있는 무상금광기를 극성으로 끌어올리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그녀의 검에 휩싸여있던 강기가 한층더 찬란한 황금빛으로 빛나기 시작하였다.

정명함마저 느껴지는 찬란한 빛으로 말이다.

크르르르륵...

쿠와아아아아앙

그 심상치 않음을 느낀 자세를 낮추더니

그대로 뛰어올라 그녀를 덮쳐들었다.

그녀가 무언가 하기 전 기습으로 모든 걸 끝낼 요량이었다.

"죽어."

설향은 쾌속한 속도로 금빛 강기를 두른 검을 내질렀다.

호랑이의 머리통을 파괴하겠다는듯이 말이다.

덥석

그때 이변이 일어났다.

금빛 강기를 설향의 검이 갑작스럽게 난입한 누군가에게 가로막혀 더이상 내질러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뭐..뭐야!?'

설향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시선을 올렸다.

그러자 야만스러운 인상을 가지고 있는 거한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미안하군, 내가 제일 아끼는 녀석이라서 말이야."

거한은 설향을 바라보며 갑작스러운 난입에 대한 사과를 하였다.

"그게...무슨..으윽!"

설향은 황당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으려고 하였지만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콰쾅

휘둘러진 호랑이의 팔이 그녀의 몸통을 그대로 직격한 까닭이었다.

부우우우웅

쿵 쿵 쿵

데구르르르르

이내 허공에 띄워진 설향의 신형이 그대로 땅에 처박히더니 몇 번이고 구르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꼴사납게 말이다.

"꺼으으윽...흐으윽..으윽.."

그리고 괴로운듯한 신음성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급히 호신강기로 방비하긴 했지만 모든 충격은 흘려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너도 애완동물을 키운다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녀석을 어찌 죽게 내버려두겠느냐?"

남만야수궁의 궁주, 야율천은 땅에 처박힌 채 괴로운듯한 신음을 흘리는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할짝 할짝

그러자 곁에 다가온 호랑이가 그런 야율천을 연신 핥아대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기쁜듯이 말이다.

"지랄...났네..짐승새끼들이."

그 모습을 본 설향은 차오르는 극심한 고통을 참아가며 간신히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욕을 하지 않고는 도저히 배길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앙칼진 모습이 꽤나 귀엽구나.."

그 말을 들은 야율천은 재밌다는듯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앙칼진 그녀의 반응이 꽤나 귀엽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이내 야율천은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앙칼진 모습을 보니 괜스레 음심이 동하였기 떄문이었다.

본디 도도하고 까탈스러운 년일수록 정복 욕구가 차오른 법.

야율천은 정복 욕구가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데려가야겠군.'

저벅 저벅 저벅

야율천은 땅에 처박힌 그녀를 향해 걸음을 떼기 시작하였다.

첩으로 삼기 위함이었다.

마흔 다섯번째 첩으로 말이다.

그렇게 결심을 마치고 걸음을 옮기는 그 순간이었다.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어디선가 거슬릴 정도로 커다란 굉음성이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짐승이..아니다.'

그리고 그 소리를 들은 야율천은 확신할 수 있었다.

그 소리의 근원이 남만의 짐승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렇다면 대체 무슨 소리지?'

의문이 들었다

짐승의 무리가 아니라면 대체 누가 이런 굉음성을 낼 수 있다는 말인가

의아함을 느낀 야율천은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바라보면서 말이다.

그리고 기다렸다.

소리의 근원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를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저 멀리서 수 많은 검은 점들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불길함 마저 느껴지는 칠흑보다 어두운 검은 점들이 말이다.

'대체...저게..뭐지!?'

의문이 더욱더 증폭된 야율천은 안력을 더욱더 집중하기 시작하였다.

조금이라도 자세히 관찰을 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이내 그는 경악을 하였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눈앞에 그대로 펼쳐졌기 때문이었다.

'저..저게 대체!?'

이내 야율천의 눈이 휘둥그레지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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