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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932화 (933/1,419)

〈 932화 〉 933. 사천풍운

타타타탁

타타타탁

선우는 달리고 또 달렸다.

풍진보를 극성으로 운용한 채로 말이다.

한시라도 빨리 사천에 당도해야했기 때문이었다.

'젠장할 새끼들.'

마음이 급하였다.

만약 남만야수궁 뿐이라면 이렇게 조급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들의 힘으로는 옥령과 요랑, 북궁연이 머물고 있는 당가의 전력을 당해내지 못할테니 말이다.

하지만 갈오식이 말한 대전력이 집중포화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당가가 위험할 수도 있는 것이다.

'남만야수궁......소뢰음사에....흑갑철기병.....강시부대라니.'

중원 전체와 전쟁을 벌인다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대전력들이었다.

이들과 본격적인 전쟁을 벌인다면 아무리 당가라고해도 멀쩡하는 것은 요원한 일인 것이다.

'무엇보다...남만야수궁의 궁주와 혈불血佛의 전력이 미지수다.'

그리고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각 세력 수장들의 전력이었다.

주소양이 감당할만한 전력이었던 해왕海王정도의 수준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옥령과 요랑 북궁연 모두 주소양만보다 강한 여인들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염재炎災정도의실력을 갖추고 있다면..'

위험했다.

현경 중경에 다다른 자신조차 흑야黑夜의 힘을 빌려 겨우겨우 감당할 수 있었던 염재炎災였다.

만약 그런 실력자가 두 명이나 출몰한다면

세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감당치 못할 것이다.

'한시라도 빨리 가야해.'

선우는 음양조화신공을 더욱더 극성으로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쉽사리 당할 것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그들이 중원 전체를 상대할 정도로 강대하다고는 당가의 전력 또한 만만치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불안하였다.

혹여라도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들이

소중한 사람들이 다치게 될까봐

가장 소중한 보금자리가 완전히 망가지게 될까봐 말이다.

쇄애애애애애애액

이내 선우의 신형이 빛살처럼 쏘아지기 시작하였다.

*************

사천성 북문

사천성 최북단에 위치한 곳으로

청해성로 통하는 실질적으로 통로이자

무역을 업으로 삼는 수많은 무역상들이 오고가는 사천성 최후의 관문.

"후아아암"

그곳의 수문위사인 소패는 길게 하품을 하였다.

반복되는 업무에 지루함이 절로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얌마! 좀 조용히 하품해! 민원이라도 들어오면 어떻게하려고 그래!"

그러자 옆에 있던 동기 수문위사인 조량이 다급한 어조로 언성을 높였다.

북문의 수문위사들 간에는 군기가 무척 엄하였다.

사람이 많이 오고가는 만큼 보는 눈 또한 많았기에 수문위사로서의 모범을 보이라는 게 그 이유였다.

만약 근무태만이나 태도불량으로 민원이 들어온다면 꼼짝없이 군기 교육대에 끌려가게 된다.

그렇기에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하는 것이다.

"괜찮아, 임마, 어떤 미친놈이 하품 한 번했다고 민원을 넣냐?"

소패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하품 하나가지고 꼬투리 잡을 인간이 세상에 어디있다는 말인가

"저번에 만석이 하품 하다 군기교육대 끌려갔던 거 몰라?"

"뭐? 진짜?"

소패는 놀랐다는듯한 어조로 되물었다.

설마하니 그런 사연이 있을 줄은 전혀 예상치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진짜고 말고, 하품하다 걸렸는데 하필 악성 민원인한테 걸렸다더라, 결국 군기교육대에서 삼일 간 뺑이 치고 나왔다고 하더라고."

"존나 악질이네, 무슨 하품도 못하게 하냐?"

소패는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악질도 그런 악질이 없었다.

어찌 하품조차 못하게한다는 말인가

"악질이지, 그러니까 조심해 그런 악질 새끼들한테 걸렸다간 너도 군기교육대행이니까."

조량은 겁주듯이 말을 내뱉었다.

그가 경각심을 가지길 바라면서 말이다.

"....나원참, 어디 민원인 무서워서 살겠나."

소패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을 이었다.

민원인이 갑이되는 세상이었다.

이제는 상사 눈치 뿐 아니라 민원인 눈치까지 봐야하는 것이다.

"확 때려칠까?"

소패는 결심한듯 말을 내뱉었다.

"때려치면 뭘 먹고 살려고?"

"팔다리가 성한데 산 입에 거미줄 치겠어?"

"아서라, 어딜가든 철밥통보다 좋은데는 없을테니까."

조량은 고개를 좌우로 내저으며 그를 만류하였다.

민원인들 눈치를 보는 게 짜증나긴 하지만

수문위사는 무척이나 좋은 직업이었다.

돈을 받아처먹어도 징계수준으로 그치는 철밥통에

자녀 교육비 명목으로 매달 일정 금액 또한 나오며 연차가 올라갈 수록 연봉 또한 올라가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드물게 정년까지 보장해주는 보장제도까지 갖추고 있었다.

중원 전체를 놓고본다해도 수문위사보다 좋은 직업은 찾기 힘드리라

"망할, 그건 또 그렇네."

그 말을 들은 소패는 인상을 와락 찌푸린 채 수긍을 하였다.

그의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그 또한 인지한 까닭이었다.

중원 전체를 놓고봐도 이보다 안정적이고 좋은 직업은 많이 없을 것이다.

이 좋은 직업을 포기하고 다른 직업을 찾는 것자체가 커다란 모험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알아들었으면 정신 바짝 차리고 민원인들 눈치나 봐라........괜히 하품하다 군기교육대에 끌려가지 말고,"

조량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내뱉었다.

"알았어, 임마."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소패는 눈살을 찌푸린 채 말을 이었다.

모험조차 못하고 현실에 수긍하고 마는 자신이 소심함에 짜증이 났기 때문이었다.

'하아...뭐 재밌는 일 없나?'

소패는 잠자코 북문 밖을 응시하였다.

무언가 재밌는 일이 벌어지기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응시를 하였을까

'응?"

순간 소패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저 멀리서 일단의 무리가 걸어오는 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마치 체계화되고 정렬된 걸음으로 한 걸음을 한걸음 맞춰서 말이다.

소패는 안력을 돋구었다.

그들의 모습을 좀더 자세히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러자 선두에 선 이들의 모습이 좀더 명확히 보이기 시작하였다.

하나같이 창백하기 그지없는 얼굴 .

통일되지 않은 제 각각의 무기들과 낡은 무복들.

무언가 묘한 느낌을 주는 수상쩍은 이들이었다.

'...무인들인가?'

소패는 경계 어린 표정을 지은 채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이 성문 근처에 다가올 때까지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내 그들의 걸음이 성문에서 십 장내 거리에 도달하게 되었다.

"당장 멈추고 소속을 밝히시오!"

소패는 그들을 바라보며 고함을 내질렀다.

본디 무인의 경우

성문을 통과하기 위해선 소속을 밝히는 게 올바른 절차였다.

그리고 소속이 없다면 호패를 제시하고 따로 검사를 받아야했다.

지명수배가 걸린 자는 아닌지

범죄이력이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 말이다.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하지만 소패의 고함 소리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멈춰서지 않았다.

그저 똑같이 발을 맞춰 앞으로 나아갈 뿐이었다.

한걸음 한걸음 말이다

"멈추란 말이 안들리는 것이오? 당장 멈추란 말이오! 멈추지 않는다면 목숨이 여의치 않을 것이오!"

소패는 그들을 노려보며 경고를 하였다.

명령 불이행은 즉결처분이 가능한 엄연한 중죄였다.

당장 멈추지 않는다면 화살받이가 된다해도 상관이 없는 것이다.

저벅 저벅 저벅

소량의 경고에도 창백한 인상의 무인들은 여전히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궁병부대!"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소패는 고함을 내질렀다.

그러자 성문 위에 있던 궁병들이 일제히 활을 겨누었다.

다가오는 무인들을 향해서 말이다.

언제고 쏘아버리겠다는듯이 말이다.

"더 다가온다면 지체없이 쏴버려라!"

소패는 단호한 음성으로 말을 내뱉었다.

"알겠습니다!"

궁병들은 일제히 대답을 하였다.

그리고 활시위를 쭈욱 당기기 시작하였다.

언제고 쏘아버리겠다는듯이 말이다.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하지만 그런 위협에도 무인들은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저 앞으로 걸어갈 뿐이었다.

"쏴라!"

그 모습을 본 소패는 참지 못하고 명을 내렸다.

그러자 수십 대의 화살들이 일제히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무인들을 향해서 말이다.

'네놈들이 자초한 것이다.'

소패는 생각하였다.

저 시건방진 무인들의 온몸에 바람구멍이 날 게 분명하다고 말이다.

그때 이변이 일어났다.

무인들의 몸에 화살이 닿는 순간

금속음이 맞부딪히는 소리가 나면서

화살들이 일제히 튕겨져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아..아니?!"

그 모습을 본 소패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어찌 연약한 인간의 몸으로 화살을 튕겨낼 수 있다는 말인가

어찌 저리도 멀쩡할 수 있다는 말인가

도저히 당혹스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저벅 저벅 저벅

그리고 소패가 당황하고 있는 사이

어느새 무인들이 성문 코앞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젠장할!"

소패는 창을 움켜쥐었다.

그다음 선두에 있는 무인을 향해 곧바로 내질러버렸다.

심장을 꿰뚫어버리겠다는듯이 말이다.

그러자 이내 금속음이 터지면서 창이 그대로 부러져버렸다.

닿은 즉시 창날이 날아가버린 것이다.

"아...아니!?"

소패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설마하니 이렇게 쉽사리 무기를 잃게될 줄은 예상치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때 가슴 속에 무언가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소패는 천천히 시야를 아래로 내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심장을 파고든 무인의 오른손을 말이다.

"제...제기라아아알..."

그 모습에 소패는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추우욱

그리고 이내 축 늘어져버렸다.

절명을 하고만 것이다.

"궁병부대 화살을 쏘아라!"

"적습이다!"

"적이 침입하였다!"

"당장 성문을 폐쇄하라!"

"한놈도 들여보내선 안된다!"

"백성들을 대피시켜라!"

이내 북문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하였다.

알 수 없는 적들의 습격이 시작되었음을 인지하였기 떄문이었다.

*************

사천성 남문

"아아아아악!!"

"끄아아아악!!"

"살려줘어어어!!"

온 사방에 끔찍한 비명성이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갑작스럽게 쳐들어온 짐승들에 의해 남문 전체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었다.

거대한 호랑이가 사람들의 머리통을 부숴버렸고

마차만한 흑곰이 사람들의 머리를 날려버렸다.

이무기만한 구렁이가 사람들을 한입에 삼켜버렸고

사람만한 원숭이떼들이 사람들을 해체하였다.

황소 두마리를 합친듯한 맷돼지가 돌진하여 건물을 무너뜨려버렸고

집채만한 들소가 마구잡이로 돌진하며 사람들의 몸을 터트려버렸다.

가히 아비규환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끔찍한 광경인 것이다.

"남자는 죽이고 계집은 간하며 아이들은 짐승들의 먹잇감으로 던져주어라!"

남만 야수궁의 궁주, 야율천은 부하들을 바라보며 고함을 내질렀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그의 명령을 들은 부하들은 온사방을 헤집으며 그의 명을 충실히 이행하였다.

"꺄아아아악!!"

"아아아아악!!!"

"엄마아아!!"

"이러지마세요..제바아알.."

이내 남문에는 끔찍한 비명성이 울리기 시작하였다.

*********

사천성 동문.

검은 색 갑주를 입고 있는 수많은 기마병들이 거대한 창을 휘두르며 온사방을 헤집고 다니기 시작하였다.

걸리는 게 있다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공평하게 전부 꿰뚫어버렸다.

그게 남자가 되었든 여자가 되었든 노인이 되었든 아이가 되었든 가리지 않고 전부 다 말이다.

그들의 창은 공평하였다.

신분과 성별에 관계없이 똑같은 죽음을 선사해주는 것이다.

"아아아아악!!"

아무리 비명을 내질러도 쑤셔버렸고

"살려줘어어어!"

목숨을 구걸해도 쑤셔버렸다.

"아이만큼은...아이만큼은...살려주세요오오!""

아이가 있다해도 죽여버렸으며

"살려주게...내 재산을 전부 주겠네."

부자라고 해도 망설임없이 죽여버렸다.

그야말로 평등한 죽음의 창인 것이다.

"크하하하하하하하, 멋지구나. 흑갑철기병."

그 모습을 본 화마는 기분 좋은듯 웃음을 터트렸다.

감정 하나 내비치지 않은 채 모두에게 평등한 죽음을 선사하는 흑갑철기병의 모습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과연 신교 최고의 타격부대다운 완벽한 정신 상태였다.

"전부 전부 죽여라! 신교에게 수치와 모욕을 주었던 중원인들에게 처절한 피의 복수를 하는 것이다!"

화르르르륵

화마는 온사방에 불길을 쏘아내기 시작하였다.

이내 동문에는 거대한 불길과 비명소리만이 가득 차기 시작하였다.

***********

사천성 서문

"하아아아아악!"

"끄아아아악!

"끄어어억!"

그곳에는 음탕하기 그지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수많은 여인들이 붉은 법복을 입은 괴한들에 의해 강간을 당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크하하하하하! 전부 범하거라! 우매한 중원인들에게! 위대한 부처의 씨앗을 퍼트려주거라!"

혈불은 잔뜩 상기된 얼굴로 부하들을 바라보며 고함을 내질렀다.

"알겠습니다!"

혈승들은 일제히 대답을 하였다.

그리고 강간을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그들에게는 정도라는 게 없었다.

남자는 보이는 족족 씨를 말려버렸고

여인은 적당히 여물었다 싶으면

나이를 가리지 않고 족족히 강간해버리는 것이다.

여인들의 숫자가 부족하여 한 여인에 서너명이 달라붙어 난교를 벌이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지만

혈승들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오히려 즐거운 미소를 지은 채

거사를 치르는 것이다.

"크하하하하 역시 좋구나, 중원 계집들은!"

혈불은 함박 웃음을 터트리며 말을 이었다.

까만 피부의 천축 계집들과는 달리 뽀얗게 반들반들한 살결을 가진 중원 계집들이었다.

쑤셔박을 맛이 나는 것이다.

훌렁

혈불은 법복을 벗어버렸다.

그러자 발기될대로 발기한 그의 아랫도리가 만천하에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불도佛道를 가르쳐주겠느니라!"

그리고 그대로 난교를 벌이고 있는 여인들을 향해 뛰어들었다.

자신 또한 즐기기 위해서 말이다.

"아아아아아아악!!!!!!!"

이내 사천성 서문은 여인들의 참혹한 비명성으로 가득 차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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