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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922화 (923/1,419)

〈 922화 〉 923. 이 다음부턴 제가 설명하지요.

'그래서...무림만의 일이 아니라고 말한거구나.'

주소양은 알 수 있었다.

선우가 했던 말의 의미를 말이다.

마교가 개입되었다면

이건 무림만의 일이 아니었다.

무림은 물론 황실마저 나서야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인 것이다.

그렇기에 이해가 되었다.

선우가 어째서 직접적으로 나서게 되었는지 말이다.

".......큰일이군요...단순한..새외무림의 침범이라고 여겼건만...그 뒤편에 마교가 암약하고 있었을 줄이야."

개방의 거지, 왕개는 심각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현재 구파의 수뇌부들은 이번 사태를 새외무림의 침략에 불과하다고 여겼다.

척박한 환경을 살아가는 새외 세력이 풍족한 중원 땅을 침략하는 일은 비일비재하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니 그 뒤에는 거대한 악의가 도사리고 있었다.

어찌 심각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지금은 중원 무림과 황실 모두가 힘을 합쳐야할 때입니다."

그때 선우는 선언하듯 말을 내뱉었다.

"마교 측에서는 해왕의 선단이나 남만야수궁과 같은 무림 세력외에도 몽고라는 국가전력을 이용하여 중원 무림을 유린하기 시작하였습니다...이는 황실 입장에서도 좌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선우는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몽고 기병이라면 선우 또한 모르지 않았다.

과거 아시아의 절반을 지배했던 대제국이자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단일제국이었던

몽고제국의 주 전력이 아니던가

그런 몽고 제국을 끌어들인 이상

황실의 개입은 불가피하였다.

무림 세력만으로는 그들을 결코 막아설 수 없을테니까 말이다.

"황실에 전언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그러니 구파와 의천맹 두 곳 모두에게 협력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선우는 가벼이를 머리를 숙여 정중한 태도로 협조를 구하였다.

군왕君王이라는 막대한 지휘

검신이라는 무림인으로서 명성

의천맹의 초대 맹주라는 명예가 있음에도

그는 군림하지 않았다.

왕명이라 칭하며 강제적으로 그들을 옭아매려고 하지 않은 것이다.

그저 부탁을 할 뿐이었다.

고개를 숙인 채 간곡히 말이다.

"............"

"..........."

주소양과 왕개는 그런 선우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일개 야인에게 정중한 예를 차리는 선우의 태도에 감격이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국가적인 비상사태이기에 명을 내린다해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건만

그는 명령 대신 부탁을 하였고

손가락질 대신 고개를 숙였다.

어찌 감격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때 주소양이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의천맹은 중원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 기꺼이 검을 들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선언하듯 고함을 내질렀다.

그 모습을 본 왕개 또한 곧바로 무릎을 꿇었다.

"구파연합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중원을 침범하려드는 외세로부터 나라를 지켜내겠습니다!"

그리고 고함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그에게 결정 권한은 없었지만

그는 당당히 말할 수 있었다.

홀로 전쟁을 준비하던 연합입장에서 황실과 의천맹의 협력을 마다할 리 만무하였기 때문이었다.

"어려운 결정 감사드립니다."

선우는 그들을 바라보며 감사를 표하였다.

"그럼 이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지요."

그리고 곧바로 본론을 꺼내들었다.

"먼저 연합 측이 짜놓은 계획부터 듣고 싶습니다. 어떤 식으로 대응할 심산이었죠?""

선우는 왕개를 바라보며 물음을 던졌다.

"연합 측에서는 의천맹을 비롯한 무림 세력들과 연계를 할 심산이었습니다. 몽고 기병이 있는 북쪽을 연합과 여타 무림 세력들이 연합하여 상대하고 남쪽의 남만야수궁의 경우 단일 최강 세력인 의천맹에게 맡길 심산이었지요."

왕개는 짜두었던 전략을 술술 불기 시작하였다.

계획을 완전히 정비하기 위해선 일단 가지고 있는 패를 전부 까보는 것이 필수였기 때문이었다.

"과연....그렇군요."

선우는 고개를 살며시 주억거리며 말을 이었다.

충분히 납득이 가는 전력배분이라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단일 최고의 전력을 갖춘 의천맹이라면 홀로 남만야수궁을 맞설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그 계획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지요."

"예에?"

"연합 측에 황실의 병력을 지원해드리겠습니다.....연합이 아무리 거대하다지만 국가 전력을 상대하기엔 손색이 있습니다. 황실의 병력을 합세시킨다면 충분히 자웅을 겨룰 수 있을 것입니다."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남만야수궁은?"

"남만야수궁은 저와 의천맹에서 맡도록 하겠습니다."

선우는 눈을 반짝거리며 말을 이었다.

남만야수궁의 전력은 미지수였다.

하지만 질 것 같은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누가되었든 흑야黑夜와 함께한다면

베어내지 못할 것이 없으니까 말이다.

"괜찮겠습니까?"

선우는 왕개를 바라보며 물음을 던졌다.

"당연히 괜찮고 말구요!! 남만야수궁을 친히 맡아주신다는데 어찌 거절을 하겠습니까?."

'

왕개는 화색을 띈 채 언성을 높이기 시작하였다.

의천맹만으로는 어느정도 불안감이 있는 상황이었다.

점창파라는 대문파를 하룻밤새 멸문시킬 전력이라면

단일 최강 세력이라는 의천맹으로서도 부담이 될테니 말이다.

하지만 검신이 함께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검신劍神이라면 홀로 의천맹 전체와 맞먹는 거대전력이 아니던가

그런 그가 함께한다는데 무슨 불안이 있겠는가

연합은 후방에 대한 걱정없이 북쪽의 몽고에게만 집중하면 되는 것이다.

"좋습니다. 그럼 이제 좀더 계획은 구체화시키기도록 하지요.......결행일은 언제쯤으로 생각하고 계십니까?"

"음.....일단 전력이 모이는대로 곧바로 출격할 심산입니다......국가전력을 상대하기 위해선...그만한 전력이 필요할테니까요."

그 말을 들은 왕개는 연합이 짜놓은 계획은 차근차근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의천맹이 참전하였을 때를 가정한 대대적인 토벌을 계획을 말이다

"하지만 황실에서 병력을 지원해준다면 그 시일이 좀더 줄어들듯합니다."

"그렇다면 검신과 의천맹도 결행일에 맞춰 동시에 출격하는 편이 낫겠군요?"

"예에, 아무래도 동시다발적으로 쳐들가는 편이 혼란을 야기하게에 편할 것입니다."

선우와 주소양, 왕개는 수많은 질의응답을 나누며 구체화시키기 시작하였다.

마교와 새외무림으로부터 중원을 구할 대계를 말이다.

**********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저는 이 소식을 곧바로 총단에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모두들 기뻐하실 것입니다."

왕개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의천맹이라고 불리우는 단일 최강 세력과 국가전력인 황실의 합세였다.

분명 구파의 장문인들 또한 크게 기뻐할 것이다.

"좀더 쉬었다 가셔도 됩니다.......소식을 전하기 위해 몸소 남창까지 오시지 않으셨습니까?"

주소양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소식을 전하기 위해 먼길을 발걸음한 개방 장로였다.

이대로 보내는 것은 예의가 아니리라

"하하하하하, 괜찮습니다. 평생 쉬면서 사는 거지가 아니겠습니까? 평생 일할 걸 몰아서했다고 생각하지요."

주소양의 걱정에 왕개는 유쾌한 웃음을 터트렸다.

그녀의 고운 마음씨가 꽤나 살갑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보통 그녀 정도 되는 직위를 가진 이는 개방의 거지들을 전서구 취급하기 일쑤였다.

말할 수 있는 인간 전서구취급을 하는 것이다.

그런 자신을 이리 걱정해주니 감사하면서 살갑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개방의 협사께서는 참으로 유쾌하시군요."

주소양은 부드러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하하하하하, 좋게 봐주시는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왕개는 기분 좋은 웃음을 터트렸다.

미인의 미소는 남자를 웃게 만든다.

이는 만고불변의 진리이자 절대적인 법칙이었다.

그리고 왕개 또한 그런 법칙에 벗어나지 못하였다.

그녀의 미소를 마주하니 그저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 것이다.

"그럼 정말로 가보도록 하겠습니다.....거듭 말씀드리지만....제안을 받아들여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왕개는 선우와 주소양을 향해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를 건네었다.

그리고 그대로 몸을 돌려 바깥으로 나가버렸다.

잡을 새도 없이 말이다.

그러자 이내 접객실에는 선우와 주소양만이 남게 되었다.

둘 만 남게 되자 주소양은 선우를 바라보았다.

"너무해요...선우님."

그리고 토라진듯 입술을 삐쭉내밀며 말을 이었다.

"어떻게 이런 사실을 일언반구도 없이..숨기실 수 있어요."

서운하였다.

어찌 이런 중요한 사안을 자신에게조차 숨긴다는 말인가

"그게.....맹주직을 내려놓은 지 얼마 안되서...맹이 뒤숭숭했잖아? 이런 상황에서 마교의 준동에 관한 이야기까지 더해지면 혼란이 가중될 것 같더라고....그래서 때를 기다렸다 말해주려고 했는데....의도치않게 일이 이렇게 되버렸네."

선우는 머쓱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심정은 이해하지만...그래도 서운해요오...저한테 귀뜸이라도..해주지.."

주소양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선우의 의도가 머리로는 이해가 되었지만 마음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은 까닭이었다.

"미안해, 소양...내가 너무 내 생각만 했네."

선우는 그녀의 뺨을 가벼이 어루만지며 사과를 건네었다.

서운해하는 그녀의 마음이 십분 이해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정 미안하시면...위로해주세요."

"위로?"

"네에......이정도 서운함이라면...진한 입맞춤정도라면...마음이..풀릴 것 같아요오..."

주소양은 민망한듯 얼굴을 붉히며 말을 이었다.

피식

그 말을 들은 선우는 피식거리며 미소를 지었다.

속상함을 사심으로 치환하는 귀여운의 등가교환에

절로 웃음이 나온 까닭이었다.

"어쩔 수 없네, 이건 내 잘못이니까."

선우는 못이기는 척 그녀를 향해 입을 내밀었다.

그리고 주소양은 그런 선우의 입술을 얼굴을 잔뜩 붉힌 채 온전히 받아들였다.

츄으으읍

이내 두 사람의 입술은 완전히 포개어졌고

입맞춤은 무척이나 오랫동안 지속되기 시작하였다.

주소양의 서운한 마음이 완전히 풀릴 때까지 말이다.

***********

의천맹 회의실

그곳에는 의천맹의 핵심인사들이 하나같이 근엄한 표정을 지은 채 자리를 지키며 서있었다.

그리고 상석쪽에 시립해있는 의천맹주 주소양을 의문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갑작스러운 소집령을 내린 이유가 궁금하였기 때문이었다.

"갑작스러운 소집령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자리를 빛내주신 원로분들과 장로분들의 협조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내 주소양은 그들을 바라보며 고개를 살며시 숙였다.

늦은 밤 무례에 가까운 소집령에 응해준 그들에 대한 감사를 표한 것이다.

"그럼 시간이 없으니 곧바로 본론부터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내 고개를 들어올린 주소양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더불어 점창파의 멸문에 관한 진상 조사를 위해 파견되었던 조사단이 전멸하였습니다."

"뭣!?"

"뭐라!?"

"아니...어찌!?"

수뇌부들은 하나같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진상 조사를 위해 떠난 조사단이라면

원로 계상득을 포함한 수 십명의 초고수들이 소속되어있는 무력집단이 아니었던가

어찌 그런 곳이 전멸을 당할 수 있다는 말인가

"누구입니까?! 대체 누가 조사단을 전멸시킨 것입니까!?"

원로 중 하나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언성을 높였다.

중소문파에 버금가는 전력을 지닌 조사단이 전멸당했다는 게 도무지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남만야수궁입니다."

주소양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더불어 점창을 멸문시킨 흉수 또한 남만야수궁의 소행으로 밝혀지게 되었습니다........계상득 원로께서...직접 확인한 사안이라고 하더군요."

"그들이...어찌!"

"천인공노할 놈들이 감히!"

"남만의 야만인 따위가!"

주소양의 말을 들은 원로들을 분노를 토해내기 시작하였다.

남만의 야만인 따위가 중원 무림을 침범하여 유린하였다고 생각하니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올랐기 때문이었다.

"전해드릴 말씀은 이게 끝이 아닙니다."

주소양은 과열되어버린 원로들을 진정시키며 말을 이었다.

그러자 원로들이 시선이 주소양에게 집중되기 시작하였다.

"종남파가 멸문당하였습니다"

그녀는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내뱉었다.

"뭐..뭣이!?"

"종남파가!?"

"어찌..그런..!"

그 말을 들은 원로들은 다시금 경악을 하였다.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기 때문이었다.

종남이 어떤 곳이란 말인가

종남제일검이라 불리우며

검으로는 당대 상대할 자가 거의 없다는

검종劍宗 벽인자가 장문인으로 있는 곳이 아니던가

그런 곳이 멸문을 하다니

이게 대체 무슨 소리란 말인가

"......혹여...이번에도 남만야수궁입니까?"

그때 원로 중 하나가 의심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아닙니다."

주소양은 고개를 살짝 내저으며 말을 이었다.

"이번 흉수는 몽고기병과 그들의 왕인 칸입니다."

"........몽고 기병이라니."

"어찌 초원의 이민족따위가...중원의 무림을.."

주소양의 말을 들은 원로들은 하나같이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몽고 기병들이 구태여 중원 땅까지 밟아가며 종남파를 멸문시킨 이유를 이해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종남과 점창이 멸문했다는 사실을 알게된 구파에서는 연합을 구성하였고 새외 무림과 전쟁을 벌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그리고 저희에게 연계를 제의하였습니다....남만야수궁과 몽고를 동시에 막아내는 것은 무리라면서 말입니다."

주소양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흐으음..."

"크으음.."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원로들은 침음성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연합의 제안에 고심을 하게 된 것이다.

구파 연합과 연계라면 분명 주가 되는 건 의천맹이 아닌 구파 연합이 될 것이다.

고생은 함께하지만 명예와 공훈은 연합측에서 가져갈 확률이 높은 것이다.

그렇기에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의천맹의 정치적 입지가 걸려있으니 말이다.

'차라리....따로 참전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연합을 상대로 힘일 빠질 때를 노리는 편이 낫지 않을까?'

'좀더 정비를 하고 참전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원로들은 저마다 얄팍한 계산을 하기 시작하였다.

의천맹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저는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주소양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뭣이!?"

"아니! 맹주!"

그러자 이내 경악성이 터져나오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중요한 사안을 혼자서 결정한 맹주에 대한 반발이 터져나온 것이다.

원로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되기 시작하였다.

해명을 요구하는듯한 표정들이었다.

"이 다음부터는 제가 설명하지요."

그때 잠자코 뒤편에서 지켜보고 있던 선우가 천천히 입을 떼었다.

무척이나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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