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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893화 (894/1,419)

〈 893화 〉 894. 조력자.

"...........건곤대나이乾坤大挪移."

선우는 생각한 바를 그대로 내뱉었다.

과거 자연을 따르게했던 유일무이한 방법을 말이다.

"거보거라, 정확히 알고 있지 않느냐?"

음양마는 입가에 흡족스러운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아둔하긴 하지만 기어이 스스로 답을 찾아내는 모습이 꽤나 만족스러운 까닭이었다.

"건곤대나이乾坤大挪移가....자연검의 묘리를 담고 있다는 말입니까?"

선우는 의구심 가득 찬 눈빛으로 음양마를 바라보며 물음을 던졌다.

"그렇다."

음양마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입을 떼었다.

"그럴 수가........"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선우는 믿기지 않는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건곤대나이가 무엇이란 말인가

마교의 역대 교주에게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호교신공護敎神功이 아니던가

달리 말하자면 수많은 마공 중에서도 수위를 다투는 최상위 마공이라는 소리였다.

그런 극악의 마공이 어찌 신선의 검이라고 불리우는 자연검自然劍의 묘리를 담고 있다는 말인가

"믿기지 않다는듯한 표정이구나."

"솔직히 쉽사리 믿기지가 않습니다...건곤대나이에 자연검自然劍의 묘리가 담겨져있다니....."

선우는 차분히 가라앉은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쯔쯧, 요근래 정파놈들과 놀더니 사상까지 고루해졌구나. 건곤대나이에에 자연검의 묘리가 담겨있으면 안된다는 법이라도 있는 것이냐?"

"........ 차별하는 게 아닙니다.....그저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낄 뿐입니다........마공의 본질은 파괴가 아닙니까? 그런데...그런 마공이....따르게 하는 자연검의...묘리를 품고 있다고 하니..."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마공魔功의 본질은 파괴였다.

파괴적인 행위를 통해 그 깨달음의 극의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런 마공에서 어찌 조화의 극의라고 불리우는 자연검自然劍의 묘리가 녹아있다는 말인가

"쯔쯧, 요근래 정파놈들하고 어울리다보니 사상까지 물들어버렸구나, 우둔한 제자여."

선우의 말을 들은 음양마는 혀를 차며 입을 떼었다.

어느새 정파 놈들의 고루한 사고방식에 물들어버린 제자의 모습에 한심함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누가 그러더냐? 마공魔功의 본질이 파괴라고"

".......아무래도 세간의 인식이.."

"그건 전부 개소리이니라."

음양마는 단호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네에?"

"고루하기 짝이없는 정파의 늙다리들이 만들어낸 선동의 결과물이니라."

"...........선동이요?"

"세상에는 셀수도 없이 많은 마공들이 존재하느니라, 그것들이 전부 파괴만을 추구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더냐?"

".........아니였습니까?"

선우는 모르겠다는듯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네놈 스스로가 가장 잘알고 있지 않느냐?"

"제가요?"

"애초에 네놈이 익히고 있는 음양조화신공은 마공을 근간으로 두고 있는 무공이니라, 그런데 어찌 마공의 본질이 파괴라는 개소리를 입에 담을 수 있다는 말이더냐?"

음양마는 어이없다는듯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음양조화신공은 마공을 근간으로 두고 있었다.

최악의 음한기공인 음풍신월공과

최악의 양강기공인 열풍신양공을

하나로 합쳐 만들어낸 조화의 마공인 것이다.

그런 무공을 익힌 주제에

대체 무슨 말같지도 않은 소리를 입에 담는다는 말인가

"음양조화신공을 운용하며 마성에 젖어 학살을 저지른 적이 있더냐?"

".....없습니다."

"음양조화신공을 운용하며 무언가 부수고싶고 죽이고 싶은 충돌에 빠져본 적이 있더냐?"

"......없습니다."

"그런데 대체 무슨 근거로 마공의 본질이 파괴라는 개소리를 짓거리는 것이더냐?

"..............."

음양마의 물음에 선우는 어떠한 대답도 하지 못하였다.

듣고보니 틀린 말이 전혀없었기 때문이었다.

기운이 너무 정순한 탓에 잊고 있었지만

음양조화신공은 마공을 근간으로 두고 있는 엄연한 마공이었다.

그런 음양조화신공을 익히고 있는 주제에

마공의 본질이 파괴라는 말을 어찌 쉽사리 담을 수 있다는 말이더냐

"마공魔功의 본질은 그 종류만큼이나 다양하다. 파괴를 근간으로 두고 있는 마공도 있지만 음양조화신공이나 건곤대나이처럼 조화를 근간으로 두고 있는 마공 또한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은 것이지."

"............"

"납득이 되느냐?"

".......예에."

선우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답을 하였다.

"정파놈들이랑 놀지말거라, 더 놀다간 그 새끼들이 똑같아질 것 같아 짜증이 치미는구나."

음양마는 짜증 어린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멀쩡한 제자놈이 정파의 협잡꾼들에게 물들었다고 생각하니 짜증이 치민 까닭이었다

"어쨌든 건곤대나이는 자연검의 묘리를 담고있는 무공이니라, 만약 대성하게 된다면 모든 자연이 네녀석의 의지를 머금은 채 따르게 될 것이다. "

음양마는 이내 신색을 회복한 뒤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장대처럼 쏟아지는 빗물도, 휘몰아치는 바람도, 내리치는 번개도, 굳건하기 그지없는 대지도, 모두 네놈의 검劍이 되어줄 것이다. 그리고 그 검劍은 천마와 대등히 맞설 수 있는 무기가 되어줄 것이다."

음양마는 진중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천마와 대등할 수있는...무기.."

음양마의 말을 들은 선우는 읊조리듯 말을 내뱉었다.

무척이나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건곤대나이를 대성한다면.......자연검을 완성한다면.......천마를 무너뜨릴 수 있는 것입니까?"

이내 선우는 진지한 눈빛으로 음양마를 응시하며 입을 떼었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음양마는 고개를 살짝 가로저으며 말을 이었다.

"자연검自然劍은 천마와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니라, 이길 수 있는 무조건적인 패는 될 수 없느니라."

"...........승패가 불확실하군요."

선우는 심각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자연검이라는 위대한 경지에 이른다해도

승패가 불확실하다는 말을 들으니 새삼 천마의 강함이 절로 느껴진 까닭이었다.

"건곤대나이만 대성한다면 그리 될 것이다."

음양마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입을 떼었다.

"하지만 음양조화신공과 태허일기공마저 대성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지."

음양마는 입가에 진한 미소를 흘린 채 말이다.

"음양조화신공과....태허일기공을요?"

"그래, 그 두 가지 기공으로 대성한 건곤대나이의 힘을 극대화시킨다면......."

음양마는 차분히 가라앉은 어조로 말을 이었다.

"너는 천마를 죽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확신 어린 눈빛으로 선우를 응시하며 입을 떼었다.

"..............."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선우의 눈빛이 쉴새없이 떨리기 시작하였다.

음양마조차 죽이는 것을 실패했던 불사의 괴물을

자신의 손으로 끝장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알 수 없는 전율이 온몸에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음양마는 그런 선우를 재밌다는듯이 바라보았다.

모든 감정이 표정에 그대로 드러나는 선우의 모습에 꽤나 재밌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제가 할 수 있을까요?"

이내 신색을 회복한 선우가 불안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불안하였다.

자연검이라는 위대하기 그지없는 경지에

자신이 발돋음할 수 있을 지 말이다.

천마의 부하한테조차 빌빌대는 자신이

과연 천마를 죽일 수 있을 지 말이다.

"네놈은 고금제일마의 제자이니라, 못할 리가 없지 않느냐?"

음양마는 오만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리고 걱정말거라, 네놈을 도와줄 조력자를 구해두었으니 말이야."

그리고 이내 입가에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었다.

"저를 도와줄 조력자요?"

선우는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물음을 던졌다.

별안간 자신을 도와줄 조력자라니

그게 대체 무슨 소리란 말인가

"아마 무척 마음에 들어할 것이니라."

음양마는 진한 미소를 짓기 시작하였다.

그는 확신하였다.

난봉꾼 기질이 있는 제자놈이라면

새로 구한 조력자를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할 것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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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당가 정문

"자네는 오늘따라 얼굴에 윤이나는 것 같구만."

수문위사 당훈은 후배 당기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오늘따라 반질반질한 얼굴이 꽤나 눈에 띄었기 때문이었다.

"하하하하, 아침을 잘먹고 와서 그런 것 같습니다."

"아니 대체 얼마나 거하게 먹었길래, 얼굴에 윤이날정도로 혈색이 좋다는 말인가?"

당훈은 궁금하다는듯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뭐, 거창하게 먹은 건 아닙니다. 그저 남전환자 몇 개랑 작장면 한 그릇, 청초육사 한 접시에.......아 청탕연와도 먹었군요!"

당기는 기억을 더듬거리며 말을 이었다.

"아니, 무슨 아침부터 그리 진수성찬을 먹고 온 것인가?"

그 말을 들은 당훈은 놀랐다는듯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저는 거절을 하였는데....마누라가 한사코..차려주겠다고."

당기는 머쓱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아니, 대체 뭘 그리 잘했길래, 부인이 아침부터 그런 진수성찬을 차려준다는 말인가?"

"뭐, 별게 있겠습니까? 그저 어젯밤에 으스러지게 안아준 것 뿐이지요."

당기는 입가에 음흉한 미소를 지은 채 입을 떼었다.

"허허허허....진수성찬이 나올만도 하구만."

"모름지기 마누라는 남편하기 나름이지요."

당기는 뿌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선배님도 오늘 밤 한 번 시도해보는 게 어떻습니까? 혹시 압니까? 내일 아침 궁중 요리가 나올지?"

"가족끼리는 그러는 게 아닐세."

당훈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입을 떼었다.

이제는 여인보단 가족처럼 느껴지는 마누라였다.

그런 마누라와 의무적인 거사를 치르는 것만으로 고역이건만 어찌 절륜함을 과시하며 만족을 시킨라는 말인가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하하하, 선배님 그러다 소박맞고 쫓겨날 수도 있습니다."

"내 걱정은 말게나, 그래도 달에 한 번씩은 꾸준히 거사를 치르고 있으니."

"이해가 안됩니다. 저는 오늘 안아도 내일이면 또안고 싶은데 말입니다."

"본디 반복이 되다보면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면 무뎌지기 마련일세. 나는 그저 무뎌진 것 뿐일세."

"익숙함은 참으로 두려운 것이군요. "

"뭐 그렇다고 꼭 나쁜 건 아닐세, 타오르는 열정은 없어졌지만 흐르는듯한 편안함을 얻을 수 있었으니까."

당훈은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결국 일장일단一長一短이라는 말이군요."

"뭐 그런 말이지."

"그렇다면 오늘 기루라도 가시겠습니까?"

"아니, 어찌하면 결론이 그리 난다는 말인가?"

"익숙해서 안된다면 익숙치 않게 만들면 되지 않겠습니까? 다른 여인을 안다보면 형수님이 좀더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될 것입니다."

"방법이 너무 극단적이지 않은가!?"

당기와 당훈은 티격태격하며 말을 주고받기 시작하였다.

언제나와 같은 평화로운 일상이었다.

그렇게 한창 티격태격하고 있을 때였다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어디선가 가벼운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티격대격하며 말을 주고받던 당훈과 당기는 순간적으로 입을 다물었다.

그다음 재빨리 발소리를 따라 시선을 돌렸다.

걸음의 주인을 확인하기 위해서말이다.

그리고 이내 두 사람은 볼 수 있었다.

정문쪽으로 가벼운 걸음을 옮기고 있는 아리따운 여인의 모습을 말이다.

"멈추십시오."

당훈은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그러자 여인은 발걸음을 그대로 멈춰세웠다.

그리고 흑요석같은 눈동자로 당훈을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당가는 허락받지 않은 외부인의 출입을 엄금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무척이나 사무적인 어조로 말을 이었다.

"혹여 출입을 허락 받으셨는지요? 만약 받았다면 이름을 말씀해주십시오. 명부를 확인해보겠습니다."

"허락받지 않았습니다."

그때 여인이 천천히 입을 떼며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입장이 곤란합니다."

"흐음.......곤란하군요....전 당가에 꼭 들어가야하는데....."

여인은 난감한듯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꼭 당가에 입장해야할 이유가 있는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여인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입을 떼었다.

"그렇다면 따로 기별을 넣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름과 방문 목적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어머, 무척 친절하시군요."

당훈의 말을 들은 여인은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마땅히 해야할 일입니다."

당훈은 만족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요근래 강제로 들어오겠다는 인간들만 마주해서인지

고분고분하게 말을 따르는 여인의 태도가 무척이나 기껍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저는 운설이라고 합니다."

아리따운 여인, 운설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당가에 방문한 목적은 검신劍神 장선우와 대담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녀는 심유하기 그지없는 눈빛을 반짝거리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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