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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879화 (880/1,419)

〈 879화 〉 880. 남창으로 향하는 사람들.

880. 남창으로 향하는 사람들.

스르르륵

선우는 눈을 감았다.

우우우웅

그다음 내력을 운용한 뒤 천천히 기감을 넓히기 시작하였다.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스르륵

선우는 다시금 눈을 뜨기 시작하였다.

"어떠신가요?"

그 모습을 본 하수련은 궁금하다는듯 그에게 물음을 던졌다.

"......아무래도...근처에 마을 같은 건 없는 것 같아.........숲이랑 바위밖에 안느껴지네.."

선우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기감을 될 수 있는 한 최대로 넓혀보았다.

하지만 기감에 감지되는 것은 숲이랑 바위같은 것들 밖에 없었다.

어디에도 사람의 기운같은 건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큰일이네요.."

하수련은 짐짓 난감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인적조차 드문 외진 곳에서 길을 잃어버린 듯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어떻게 하지?.....길을 모르는데 무작정 걸어갈 수는 없잖아."

"강서성이 위치상 남쪽에 있으니까, 남쪽으로 쭉 가면되지 않을까요?"

"덮어놓고 남쪽으로 가다간 아예 곳으로 넘어가면 어떻게?."

"그럼 다른 마땅한 방법이라도 있으세요?"

".......없긴 하지.."

선우는 난감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마땅한 방법이 있을 리 만무하였다.

현재 위치조차 모르는데 어찌 방향을 잡고 나아갈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럼 그냥 남쪽으로 가도록 해요. 가다보면 사람이 나오겠죠."

하수련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러다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버리면?"

"어차피 호북까지는 잘 내려왔잖아요? 여기서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봤자 호남일텐데, 호남은 강서랑 그리 멀지 않아요. 방향을 다시 잡고 넘어가면 돼요."

하수련은 대수롭지 않다는듯 말을 내뱉었다.

길을 잘못 들게 될 위험이 있긴 하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는 것보단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북까지 제대로 넘어온터라 길을 잘못들어선다해도 결국 강서의 옆동네에 불과할 것이다.

살짝 돌아가게 될 뿐 엄청난 낭비를 하게 되는 게 아닌 것이다.

"........확실히......호남으로 빠지게 된다면 그렇게 크게 돌아가진 않을 것 같네."

선우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입을 떼었다.

듣고보니 꽤나 설득력이 있었다.

호남과 강서는 서로 무척이나 가까이 인접해있는 지역들이었다.

잘못 들어선다해도 충분히 만회하고도 남을 거리인 것이다.

"그럼 결정됐네요."

선우의 말을 들은 하수련은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제가 앞장설게요. 주인님은 제 뒤에 따라오세요."

그리고 발을 떼어 앞장을 서기 시작하였다.

"......방향은 내가 잡아도 되는데."

"안믿는 건 아닌데, 이왕이면 확실하게 가고 싶어서요."

하수련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게 안믿는 거 아니야?"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선우는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저게 안믿는다말과 뭐가 다르단 말인가

"그럴 리가요. 제가 주인님을 얼마나 신뢰하는데요...그저 노예된 입장으로서 주인님의 수고를 덜어드리고 싶은 것 뿐이랍니다."

하수련은 배시시 웃음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여우와도 같은 요망한 웃음이었다.

".......참나."

선우는 피식 웃으며 입을 떼었다.

능글맞게 말을 받는 그녀의 태도가 그리 싫지 않은 까닭이었다.

"힘이 약하면 입담이라도 좋아야하지 않겠어요?"

"입담만큼 길도 잘찾는지 한 번 확인해봐야겠네."

"얼마든지요."

그녀는 맑게 웃으며 이내 앞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하였다.

요염한 엉덩이를 좌우로 실룩거리면서 말이다.

선우는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그대로 따라나섰다.

무척이나 흐뭇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이다.

***********

두두두두

두두두두

꽤나 긴 행렬 마차들이 산길을 빠르게 쾌속하기 시작하였다.

참으로 묘한 상황이었다.

본디 산길에서는 속도를 늧추는 게 일반적인 운전법이었다.

길이 고르지 못하고 여기저기 돌부리들이 널려있는 산길에서 함부로 속도를 내었다간 그대로 마차가 전복해버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길이 정비되어있지 않은 관도가 아니면 안전한 주행을 하는 게 보통인 것이다.

그런데 이 마차들은 그런 보통을 넘어선듯 그저 빠르게 달릴 뿐이었다.

마치 무언가에게 쫓기는듯이 말이다.

두두두두두

두두두두두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멀지 않은 곳에 꽤나 넓은 공터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맨 앞쪽에 있는 마차가 서서히 속도를 낮추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뒤에 있는 마차 또한 속도를 낯추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마차들이 하나둘씩 속도를 낮추더니 이내 모든 마차들이 완전히 멈추게 되었다.

타탁

"여기서 노숙을 한다!"

그때 선두에 선 마차에서 젊은 여인이 내리더니 뒤쪽을 바라보며 언성을 높이기 시작하였다.

""알겠습니다!""

그러자 뒤편에 있는 이들이 우렁차게 대답을 하였다.

그리고는 하나둘 마차에서 내리더니 불을 피우고 천막을 깔기 시작하였다.

여인의 명대로 노숙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렇게 얼마나 되었을까

이내 공터에는 그럴듯한 막사 여러 개가 순식간에 세워지게 되었다.

"출발은 두 시진 후이다. 그때까지 눈을 붙이도록 하라."

막사가 전부 세워지자 여인은 큰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그다음 뒤로 돌아 그대로 막사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그 모습을 본 몇 몇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막사를 향해 걸음을 떼기 시작하였다.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

"아가씨, 두 시진은 너무 적습니다."

"무인들만 있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아이와 여인들에게는 크나큰 고역입니다."

"맞습니다. 벌써 나흘 째가 아닙니까? 다들 체력이 고갈되고 말 것입니다."

"적어도 세시진은 자야합니다."

막사로 들어온 이들은 여인을 바라보며 간청하기 시작하였다.

상식적으로 봤을 때 두 시진의 수면시간은 너무나 작은 숫자였기 때문이었다.

건장한 남성도 세시진은 자둬야 충분히 제 구실을 할진대

어찌 두 시진만 자고 출발을 강행한단 말인가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이견은 받지 않을 생각입니다."

여인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타협할 여지가 조금도 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아가씨..이러다간 모두 골병이 들고 말 것입니다."

"맞습니다....이제 호남까지 왔으니....좀더 여유를 두고 가는 편이..."

"여유 부릴 생각따윈 없어요."

여인은 차가운 어조로 말을 내뱉었다.

"하루 빨리 의천맹에 닿아 지원군을 데리고 돌아가도 모자랄 판국에 여유를 부리다니요?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녀는 꾸짖듯이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질렀다.

"하지만...이미...의천맹에 전서구를 보내지 않았습니까?....분명 충분한 전력을 보내두었을 것입니다."

"...전서구는 확실치 않아요."

그녀는 고개를 좌우로 살짝 내저으며 입을 떼었다.

전서구는 유용하지만 확실한 전달수단은 아니었다.

예기치 못한 날씨나 천적에 의해 그대로 전서가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만약 예기치 못한 변수로 인해 도착하지 못하였다면요? 저희 상황을 의천맹에서 전혀 모른다면요?"

"......억측입니다."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일입니다. 그리고 남아있는 정검문의 문도를 위해선 이 조그만 가능성조차 무시하면 안될 일입니다."

그녀는 완고한 표정을 지은 채 그들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여유부리거나 지체할 시간따윈 없습니다. 수면 시간을 조정할 시간 또한 없습니다. 그리 알도록 하세요."

그녀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들을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여인의 말을 들은 이들은 수긍하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리고 천천히 몸을 돌려 바깥으로 나가버렸다.

여인은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사정없이 눈살을 찌푸리기 시작하였다.

제 몸 편한 것만 생각하는 피난민들의 행태에 짜증이 치밀어오른 까닭이었다.

정검문의 문도들이 목숨을 걸고 마련해준 활로였다.

한 명이라도 더 대피시키기 위해서 말이다.

고마움을 느낀다면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여유를 부리며 가자는 말은 입에 담아선 안되는 것이다.

'이기적인 새끼들.'

그녀는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제 안위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피난민들을 향해서 말이다.

*******

"에이, 개같은 계집!"

피난민, 강일은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자신들의 건의가 먹혀들지 않았다는 생각에 짜증이 치밀어오른 까닭이었다.

"이보게! 목소리 좀 낮추시게! 혹여 들으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가!"

옆에 있던 남자, 왕삼이 다급한 어조로 그를 만류하였다.

"들으려면 들으라고 하게나! 내 더이상은 짜증나서 못해먹겠네! 사람이 세 시진은 자야할 거 아닌가! 여기 무인들만 있는 것도 아니고 어린아이랑 여인들도 있거늘 대체 두 시진이 뭔가!! 두 시진이!"

"한시라도 빨리 지원군을 불러와야 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전서구 보냈잖는가! 전서구! 어련히 알아서 갔을까!"

"아무래도 인편으로 보내는 게 확실한 방법이니....."

"제 년 맘 편하자고 우리를 혹사시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그건......또 그렇지만.."

"하여튼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네., 처음부터 정검문이 강했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 아닌가? 광서성에 정검문 대신 의천맹이 있었다고 생각해보게? 이렇게 꼴사납게 피난을 갈 필요가 있었을 것 같은가?"

"........이보게! 제발 그 입좀 다물게! 정검문 무사들이 들으면 어쩌려고 그러는가!"

"들으라고 하라니까! 내가 틀린 말을 한게 아니지 않은가!"

왕삼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강일은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고래고래 고함을 내질렀다.

가라앉혔던 다시금 화가 끓어올랐기 때문이었다.

"뭐가 민생의 안전과 평화를 수호하는 정검문인가! 같이 도망가는 겁쟁이들주제에!"

강일은 큰소리로 정검문을 비웃기 시작하였다.

모두가 들으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는 온사방에 퍼지기 시작하였다.

피난민들은 물론 휴식을 취하고 있는 정검문의 무사들에게까지 전부 말이다.

"잠을 재워야할 것이 아닌가! 잠을! 제 놈들이야 무공을 익혔으니까 버틸만하겠지! 그런데 우리는 평범한 양민이 아닌가? 그런데 대체 어떻게 버티란 말인가!"

강일은 사방을 둘러보며 언성을 높이기 시작하였다.

"옳소!"

"맞아, 우리 보고 어떻게 버티라고!"

"난 두 시진만 잘 순 없어.......더 잘거라고!"

그러자 피난민들 몇 몇이 그에게 동조를 하기 시작하였다.

그들 또한 강일과 마찬가지로 불만이 쌓일대로 쌓인 까닭이었다.

"같이 도망치는 처지에 뭐가 그리 잘났다고 우리를 통제하려고 든단 말인가! 겁쟁이들 주제에!"

그들의 호응에 용기를 얻은 강일은 더욱더 언성을 높이기 시작하였다.

"옳소! 옳소!"

"이 겁쟁이들!"

"우릴 통제하려고 들지 마라! 겁쟁이들!"

피난민들은 강일에게 뜨거운 호응을 보내기 시작하였다.

"난 더는 정검문의 통제를 따르지 못하겠소! 독립적으로 행동하겠단 말이오! 자고 싶은대로 자고! 쉬고 싶을 때 쉬고! 가고 싶을 때 갈 것이란 말이오!"

강일은 선언하듯 소리를 내질렀다.

"나도 마찬가지오! 더이상은 괴롭소!"

"나도 따로 가겠소. 가고 싶다면 당신들이나 가시구려."

"생각해보면 우리도 무기가 있고 쪽수도 많은데 구태여 정검문의 비호가 필요하겠소?"

수많은 피난민들이 그에게 동조하며 정검문과 이별을 고하기 시작하였다.

완전히 갈라서기로 작정을 한 것이다.

"................."

정검문의 무사들은 그런 그들은 허탈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목숨을 걸고 구해줬더니 한다는 소리가 저딴 개소리였다.

허탈함이 절로 차오르기 시작하였다.

저런 종자들을 뭐가 어여쁘다고 목숨을 걸고 지켜줬다는 말인가

"그럼 그렇게 하세요."

그때 뾰족하기 그지없는 목소리가 그들의 귓가에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시선을 돌리니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여인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정검문주의 고명딸이자 피난민들을 이끌던 우두머리.

정소연이었다.

그녀는 분노 어린 표정으로 피난민들을 노려보았다.

자신들의 협의가 하찮게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차오른 까닭이었다.

"따로 가고 싶다면 따로 가세요. 말리지 않겠어요."

정소연은 강일을 비롯한 피난민들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알아두세요. 만약 이대로 저희의 손을 놓는다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다는 걸요."

그녀는 차가운 눈빛을 반짝거리며 말을 이었다.

경고를 한 것이다.

만약 손을 놓아버린다면 비호따위는 존재치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되돌릴 생각 따윈 없소."

강일은 코웃음을 치며 말을 이었다.

나름의 협박을 한 것이겠지만

그리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이미 이쪽도 무기와 쪽수는 충분하지 않던가

산적들도 이정도 인원이면 쉽사리 덤벼들지 않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저희가 떠나도록 하죠."

정소연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러자 휴식을 취하고 있던 정검문도들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혹여 저희와 함께 가고 싶으신 분들이 계신가요?"

정소연은 피난민들을 쓱 둘러본 채 말을 이었다.

마지막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자신을 택할 것인지

아니면 강일을 택할 것인지 말이다.

꾸물 꾸물 꾸물

그러자 삼분 지 일에 해당하는 이들이 슬그머니 손을 올리기 시작하였다.

정검문을 우호적으로 생각하는 피난민들이었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저희를 따라오시지요."

말을 마친 그녀는 몸을 그대로 돌려버렸다.

그리고 마차를 향해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피난민들과 정검문의 문도들 또한 그런 그녀와 마찬가지로 마차로 이동하기 시작하였다.

공터를 떠나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

정검문도들과 일부 피난민들이 떠나가고

공터에는 그녀에게 반기를 들었던 피난민들만이 남게 되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기분좋은듯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더이상 통제 받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기분이 뛸듯이 기뻤기 때문이었다.

"자아, 오늘은 마음껏 주무십시오! 그리고 아껴뒀던 음식과 술도 마음껏 먹고 마시지요!!"

강일은 피난민들을 바라보며 호탕하게 말을 내뱉었다.

그간 정검문도들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절제하였던 것들을 그대로 해소 시켜버릴 심산이었다.

"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게 되었다.

마음껏 먹고 마시고 잘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한껏 풀어질대로 풀어졌기 때문이었다.

'이게 사는 거지.'

어느새 술에 잔뜩 취한 강일은 입가에 진한 미소를 지은 채 흡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적극적인 행동력으로 자유를 쟁취하였다는 생각에 뿌듯함이 절로 차오른 까닭이었다.

자신이 없었으면 이런 행복도 느낄 수 없었으리라

"하하하하하, 술을 더 가지고 와라!"

강일은 빈 술병을 들어올리며 언성을 높였다.

무척이나 기분 좋은 웃음을 터트리면서 말이다.

그때 귓가에 무언가 박히는 소리가 울리기 시작하였다

"응?"

의아함이 든 강일은 그 소리에 근원을 향해 시선을 내렸다.

그러자 어깨에 박혀있는 한 대의 화살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어...어?"

만취한 강일은 제대로 된 반응을 하지 못하였다.

지금 이 상황이 현실이 아니라 꿈처럼 느껴진 까닭이었다.

쇄애애애액

그때 귓가에 바람을 꿰뚫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강일은 천천히 시선을 올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얼굴을 향해 날아들고 있는 한대의 화살을 말이다.

".......어...?"

이내 화살은 강일의 머리통을 꿰뚫어버렸고

강일은 그대로 절명을 하고 말았다.

유언다운 유언조차 남기지 못한 채 말이다.

"산적이다아아아!!!!!!"

"도망쳐어어어!!"

"아아아악!"

그리고 이내 공터에는 끔찍한 비명성이 난무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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