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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868화 (869/1,419)

〈 868화 〉 869.나...죽는건 아니겠지?

"하하하하하, 이것도 좀 먹어보게나. 육질이 나쁘지 않더군"

정문제는 호탕히 웃으며 동파육 하나를 그릇 위에 올려주었다.

"아, 감사합니다."

덥석

우적 우적

이내 선우는 젓가락을 뻗어 정문제가 건네준 동파육을 씹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동파육 특유의 진한 풍미와 야들한 육질이 입안에 맴돌며 혀끝을 춤추게 만들기 시작하였다.

'맛있어.'

맛있었다.

황제의 진상되는 음식이라 그런지

평소에 먹었던 녀석도 휠씬 더 진하고 야들한 고기가 입을 즐겁게 만들어주었다.

선우는 감탄하며 씹고 또 씹었다.

행복을 느끼면서 말이다.

"어떤가?

그때 그의 귓가로 정문제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너무...너무 맛있습니다."

선우는 감격했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흐흐흐흐, 자네는 식도락이 무엇인지 잘알고 있는군."

정문제는 재밌다는듯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선우의 반응이 꽤나 재밌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제국을 구한 대영웅이 고작 동파육 하나에 감격을 하다니

어찌 재밌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번엔 이 제비집 좀 먹어보게나, 흥취가 절로 올라오는 맛일세."

그때 태자가 젓가락으로 제비집을 들어올리더니 그대로 선우의 그릇 위에 올려주었다.

"아, 예에..감사드립니다."

선우는 얼떨떨한 표정을 지은 채 공손히 그릇을 받들었다.

그리고 태자가 건네준 제비집을 숟가락으로 한 숟갈 푼뒤그대로 시식하였다.

태자의 말대로 흥취 올라오는 단맛이 입안 가득 퍼지기 시작하였다.

"맛있는가?"

"무척 맛있습니다."

선우는 감탄했다는듯 말을 이었다.

생전 처음 먹어보는 제비집이었지만 그 맛은 일품이라고 칭해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이었다.

왜 황제들의 즐겨먹었는지 이해가 될 정도였다.

"자아, 자아, 이 규화계도 먹어보게나."

그때 정문제가 닭요리 하나를 건네주기 시작하였다.

"아....감사합니다."

선우는 그렇게 몇 번이고 요리를 받아먹고 또 받아먹으며 배를 불렸다.

두 권력자들이 쉴새없이 요리를 권한 까닭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식사를 이어갔을까

"......이제 그만 주십시오...할바마마, 태자마마, 더 줬다간 군왕의 배가 터져버릴 것입니다."

이내 능소화가 손을 뻗어 선우 앞에 그릇을 빼앗아 들었다.

그리고 끊임없이 음식을 권하는 두 사람을 만류하였다.

더이상 먹였다간 선우의 배가 터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하하하하하, 부군이라고 챙기는 것이더냐?"

그 모습에 정문제는 유쾌한듯 웃음을 터트렸다.

제 남편을 챙기는 모습이 꽤나 귀엽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아내된 입장으로서....부군을..걱정하는 건..당연하지 않습니까?"

노골적인 정문제의 웃음에 능소화는 얼굴을 붉힌 채 말을 이었다.

살며시 부끄러움 감정이 치솟은 까닭이었다.

"하하하하하....그래...당연하지..우리 경화가 당연한 일을 하고 있구나."

정문제는 유쾌한듯 연신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하였다.

"......놀리지 마십시오."

능소화는 얼굴을 잔뜩 붉힌 채 말을 이었다.

"놀리는 게 아니다. 대견스러워하는 것이지."

정문제는 흐뭇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그는 진심으로 흐뭇해하고 있었다.

이제 완연한 여인이 되어버린 경화군주의 성장에 대해서 말이다.

".............."

능소화는 말없이 젓가락을 놀릴 뿐이었다.

더 말을 섞었다간 놀림이 더욱더 심해질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덥석

이내 능소화는 동파육을 집어들었다.

선우의 반응을 보니 괜스레 먹고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입에 동파육이 닿은 순간이었다.

갑자기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메스꺼움이 치솟은 까닭이었다.

더불어 속에서 무언가 차오르기 시작하였다.

"우우우웁"

이내 능소화는 헛구역질을 하기 시작하였다.

토악질이 나올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무슨 일이야? 괜찮아?"

선우는 다급히 그녀를 바라보며 물음을 던졌다.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괜..괜찮도다...잠깐..체한..것..우우웁."

능소화는 인상을 와락 찌푸리며 헛구역질을 하였다.

"경화! 괜찮느냐?"

"무슨 일이더냐!"

정문제와 태자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물음을 내뱉었다.

갑작스러운 경화군주의 헛구역질에 당혹스러움이 든 까닭이었다.

"...........우우우우우웁!"

하지만 능소화는 그들의 물음에 답하지 못하였다.

쉴새없이 차오르는 메스꺼움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능소화를 보는 세 사람의 시선에 심각해지기 시작하였다.

그녀에 대한 걱정이 물밀듯이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

태의원

"흐으음....흐으음.."

원사 고량은 맥문을 짚은 채 깊은 탄식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고심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맥문을 짚었을까

스르르륵

이내 고량은 그녀의 맥문에서 서서히 손을 떼기 시작하였다.

"회임하셨습니다."

그리고 담담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회..회임?!"

선우는 놀랐다는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회임이라니?

그말인즉슨 능소화가 자신의 아이를 배었다는 말이 아닌가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게 정말입니까?"

"사실입니다.마마, 강한 태동이 느껴지더군요. "

고량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입을 떼었다.

"허어.."

선우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갑작스러운 임신 사실에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은 까닭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멍을 때렸을까

"...선우여...괜찮은가?"

선우가 말이없자 능소화는 걱정 어린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와락

순간 정신이 돌아온 선우는 그대로 양팔을 뻗어 그녀를 와락 껴안아버렸다.

"임신이래! 소화! 임신이래! 우리 아기가 생겼다고!"

그리고 기쁨에 찬 목소리로 언성을 높이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기쁜듯이 말이다.

"...그렇다..우리..우리의..아기가 생긴 것이다....아기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그 목소리를 들은 능소화는 마찬가지로 벅찬듯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아이가 생겼다는 말에 벅찬 감정이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언제나 바라고 있던 아이였다.

연우를 보며 북궁연을 얼마나 부러워했던가

그렇게 부럽고 부러웠던 아이가

드디어 자신에게도 생기게 되었다.

어찌 벅차오르지 않을 수가 있곘는가

"기뻐...너무..기뻐....결실이..맺어졌어...소화야..정말..고맙고..또...고마워.."

선우는 감격어린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감사를 표하였다.

자신의 아이를 품어준 것에 대한 고마움이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아니다...너무나..당연한 일이다..사랑하는 그대의 아이가 아니던가?...너무나 당연하고도 당연한 일이로다."

능소화는 눈물을 그렁거린 채 고개를 내저었다.

사랑하는 이의 아이를 품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어찌 고마움을 받을 수 있겠는가

오히려 고맙다고 말 할 사람은 자신이었다.

사랑을 알려줘서

결실을 맺게해줘서

고맙다고 말이다.

"오히려 내가 고맙다. 선우여....결실을 맺게해줘서..본녀를 사랑해줘서.."

꼬오옥

능소화는 마찬가지로 양팔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선우의 몸을 꼬옥 껴안기 시작하였다.

결코 놓치지 않겠다는듯이 말이다.

선우 또한 지지않고 더욱더 강하게 그녀를 끌어안았다.

서로의 따스한 온기를 느끼며

벅찬 감정이 완전히 가라앉을 때까지 말이다.

*********

"허허허...경화가 회임을 했다니."

정문제는 놀랐다는듯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이제 완연한 여인이 되었다고 좋아했지만

회임까지 하게 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하였다.

"그러게 말입니다...상당히..난감하게 되었습니다."

태자는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혼인을 치르기 전 회임을 하였다.

이는 황족으로서 구설수에 오를 수도 있는 명분이 될 수도 있었다.

"........경화가 회임한 것이 기쁘지 않은 것이냐?"

"기쁘지요, 제 딸같은 아이인데,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하지만....아무래도 혼전회임이니.....여러모로 구설수에 오르게 될까 싶어..걱정됩니다.....당장 혼례를 치를 수 있는 상황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도 그렇군......아직 두사람의 혼인을 발표하기엔 이른 감이 있으니.."

정문제는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혼례는 선우가 어느정도 세력을 일군 뒤 하기로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

이제와서 그걸 무를 수는 없는 것이다.

"........이걸 어찌해야할지.."

태자는 걱정 어린 표정을 지었다.

그에게 있어

선우와 경화군주는 생명의 은인이었다.

자신은 물론 가족들의 생명마저 구해준 크나큰 은인 말이다.

그렇기에 두 사람이 구설수에 오르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다른 이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정도로 막다뤄질 이들이 아닌 것이다.

"어쩔 수 없지."

그때 정문제가 굳은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무슨 마땅한 방도라도 있는 것입니까? 폐하."

"일단 약소하게 약혼식이라도 치르는 게 어떻겠는가? 태자."

"약혼식 말씀입니까?"

"그래, 그정도면 회임에 관련돼서 구설수에 오르진 않을 걸세, 약혼을 한 이들이 아이를 갖게 되었는데 누가 그들을 욕하겠는가?"

"하지만....경화의 배필임을 드러내는 건 세력을 일군 이후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뜻하지 않은 일이 벌어졌으니 살짝 계획을 수정하는 것 뿐이다. 베필임을 먼저 드러내고 혼약은 내년에 치르도록 한다."

"..상당한....반발이 있을 것입니다."

"내가 그런 것따위를 신경쓸 것 같은가?"

정문제는 짐짓 엄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렇지요..신경쓸 분이 아니지요."

이내 태자는 동의한다는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남의 시선따위를 신경쓸 이가 아니었다.

그런 걸 신경썼다면 장선우를 군왕으로 봉하지도 못하였으리라

"약혼식 준비를 부탁하겠네. 태자"

"명을 따르겠습니다. 폐하.

******

"약혼식 말입니까?"

선우는 놀란듯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렇네."

태자는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분명 배필임을 드러내는 건 세력을 어느정도 일군 후라고.."

선우는 끝말을 흐리기 시작하였다.

"경화가 회임을 하지 않았는가? 날이 갈 수록 배가 불러올텐데, 아비를 모른다면 세인들이 그 아이를 어찌 보겠는가?"

"........그럼 배필임을 드러내도 되는 것입니까?"

"반발이 심할걸세, 하지만 그렇다고 경화의 명예를 더럽히고 싶지는 않네."

".....그렇군요."

선우 또한 동의한다는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약혼식이라고 해봤자, 황족들 몇 몇과 고위 관리 몇 몇이 모인 말그대로 약소한 의식이니 너무 부담갖지 말게나."

"알겠습니다. 배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우는 공손한 태도로 인사를 하였다.

자신과 능소화를 배려해주는 태자의 행동에 감사함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태자는 그런 선우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이보게, 군왕."

"말씀하시지요."

"경화를 행복하게 해주게나."

그는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평생 행복하게 해주겠습니다."

선우는 확신에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그거면 됐네."

씨익

선우의 확신 어린 대답을 들은 태자는 입가에 진한 미소를 지었다.

저정도 대답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그럼 난 이만 가보도록 하겠네, 약혼식 날짜는 정해지는대로 따로 사람을 보내도록 하지."

저벅 저벅 저벅

태자는 그대로 몸을 돌리더니 그대로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할 일을 전부 끝냈다는듯이 말이다.

"감사합니다. 살펴가십시오. 태자전하"

꾸벅

선우는 그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공손히 인사를 건네었다.

그때 태자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그거 아는가?"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 선우를 바라보았다.

입가에 재밌다는듯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이다.

"뭘 말입니까?"

선우는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약혼식에는 연왕내외가 온다네."

"연왕내외요?"

선우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에게 되물었다.

그들이 오든말든 무슨 상관이냐는듯한 표정이었다.

"경화의 부모 말일세."

"아!"

선우는 깨달았다는듯 탄식을 내뱉었다.

떠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연왕내외가

능소화의 부모라는 사실을 말이다.

"아마 딸이 임신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완전히 뒤집어질 걸세, 그쪽이 워낙 팔불출이거든."

태자는 재밌다는듯한 표정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흐흐흐흐....부디 별탈없기를 바라겠네."

그리고 그대로 몸을 돌려 다시금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경쾌한 발걸음으로 말이다.

'아...'

그리고 그 뒷모습을 바라보는 선우의 표정이 더할 나위없이 창백해지기 시작하였다.

딸을 임신시킨 상황에서 장인어른과 장모님을 만나야한다는 생각을 하니 어마어마한 불안감이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나...죽는건 아니겠지?'

선우의 눈빛이 쉴새없이 떨리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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