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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866화 (867/1,419)

〈 866화 〉 867. 선우가 왕王이 되었습니다.

당서윤과 당진설은 이글거리는 시선으로 서로를 응시하였다.

누구 하나 쉽사리 눈을 떼지 않은 채 말이다.

기싸움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얼마나 기싸움을 이어갔을까

".......인정..못해."

이내 당진설이 천천히 입을 떼어내었다.

"......그 말 진심인가요?

그리고 당서윤은 차분히 가라앉은 눈동자로 그런 그녀를 응시하며 되물었다.

"죄가 없는데 어찌 혐의를 인정하라는 것이냐? 어불성설이다."

당진설은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그런 그녀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경아가 슬퍼하겠군요, 어미가 이리도 뻔뻔스러운 범죄자라는 사실을 알게될테니까요."

"흥, 그런 협박에 굴할 것 같더냐?"

당진설은 코웃음을 치며 말을 이었다.

"네가 그런 말을 경아에게 할 수 있을 리 만무하지 않더냐? 순해빠진 네가 아무런 죄없는 조카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다니....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지."

당진설의 입가에 비웃음이 자리하기 시작하였다.

그녀는 동생인 당서윤의 성향을 너무나 잘알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무공밖에 모르는 딱딱한 외골수처럼 보이지만 그 속내는 누구보다 사려깊고 착하디 착한 순둥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런 그녀가 딸에게 모든 사실을 제대로 말할 수 있을 리 없었다.

"못할 것 같나요?"

당서윤은 올곧은 시선으로 그녀를 응시하며 물음을 던졌다.

그녀의 눈빛에는 한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설령 말한다고 해도 상관없다."

"경아가 받을 상처따윈 아무렇지 않다는 건가요?"

"너는 경아를 무시하는 구나."

당진설은 히죽거리며 말을 이었다.

"그 아인 내 딸이다. 냉혈하기 그지없는 당가의 피를 이은 독사란 말이다. 그 아이가 이런 일로 주저앉은 채 눈물을 흘릴 것 같더냐? 틀렸다. 그 아이는 복수심을 불태울 것이다. 결백한 어미를 모함하고 괴롭히고 있는 당가 전체에 말이야."

당진설은 차가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러니 말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말하거라. 그 아이가 상처를 받는 건 안타깝지만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를 것 같구나"

당진설은 광기 어린 눈빛을 반짝거리며 말을 이었다.

"언니는 참으로 지독하군요."

당서윤은 북풍한설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딸의 인생마저 제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려고 드는 그녀의 모습이 경멸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지독하다라......극찬이로구나."

지독이라니

당씨성을 쓰는 여인에게

이보다 극찬이 또 어디있겠는가

"후우.......아무래도 말로는 언니를 못 당할 것 같군요."

"그걸 이제 알았느냐? 넌 예전부터 나를 이길 수 없었단다. "

당진설은 차가운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

당서윤은 그런 그녀를 말없이 응시를 하였다.

또각 또각 또각

그러더니 이내 그녀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코앞에 닿을 때까지 말이다.

"이제부터 말이 아닌 행동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코앞까지 다가온 당서윤은 당진설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부웅

짜악

그리고 망설임없이 손을 휘둘러 그녀의 뺨을 후려쳐버렸다.

"폭력따위에 굴할 것 같더냐?"

뺨을 맞은 당진설은 피식거리며 말을 내뱉었다.

"굴복시키겠다는 생각따윈 없어요. 이건 그냥 화풀이입니다."

짜악

이내 당서윤의 손이 이번에 반대쪽 뺨을 후려쳐버렸다.

짜악

짜악

짜악

그리고 곧이어 쉴새없이 양뺨을 후려갈기기 시작하였다.

마치 분풀이를 하듯이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내 당진설의 양뺨에 핏물이 흐르기 시작하였다.

쉴새없이 후려치는 거친 손길에 양뺨이 터져버린 것이다.

"......왜? 더 때리지 않고? 분노가 벌써 해소된 것이냐? 참으로 가벼운 분노로구나."

당진설은 기분 나쁜 미소를 지은 채 그녀를 도발하기 시작하였다.

뺨이 터져나간 상처따위는 아무렇지 않다는듯이 말이다.

"더 이상은 손이 더러워지거든요. 구태여 언니의 피를 묻히고 싶진 않네요."

당서윤은 핏물로 적셔진 손을 허공에 털며 말을 이었다.

"크흐흐흐흐흐.....당가의 독사가 피를 두려워하면 쓰겠느냐?"

그녀는 비열한 웃음을 흘리며 비아냥거리기 시작하였다.

"두려운 게 아니라 더럽혀지는 게 싫을 뿐이에요."

당서윤은 그녀의 말을 정정해주었다.

"크크크큭...필사적으로 변명할 필요 없단다.....네가 여리디 여린 속내를 갖고 있는 것은 이미 잘알고 있는 사실이니 말이야."

당진설은 기분 나쁜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여리다라....언니는 아직도 저를...어린 시절과 동일시 하는요.....이미 이렇게 장성하였는데 말이에요."

"어디 천성이 변하겠느냐?"

"그렇다면 보여드려야겠네요. 변할 수도 있다는 걸."

당서윤은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덥석

그리고 천천히 손을 뻗어 그녀의 맥문에 그대로 올려놓았다.

"......무슨 짓을 할셈이더냐?"

맥문을 잡힌 당진설은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입을 떼었다.

"나쁜 짓이요."

당서윤은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우우우우우우웅

그녀 주위에 기파가 쉴새없이 흔들리더니 녹색 기류를 형성하기 시작하였다.

형성된 녹색 기류들은 곧이어 맥문에 올려져있는 손으로 집중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녹색기류들이 모여든 손은 점차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하였다.

마치 화로에 달구어진 쇠처럼 말이다.

"설...설마!"

당진설은 비명성을 내질렀다.

그녀가 무슨 짓을 하려는지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플거에요."

당서윤은 무미건조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꾸우우욱

그리고 손에 힘을 주어 맥문을 강하게 눌러버렸다.

"아아아아아아아악!!!!!!!!!!!!"

곧이어 당진설의 비명성이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타는듯한 고통이 맥문을 시작으로 온몸에 퍼져나갔기 때문이었다.

"아아아아악!!!!! 놔아아! 놓으란 말이야아아아아!!!!!!"

당진설은 몸을 이리저리 흔들며 발광을 하기 시작하였다.

제발 좀 이 손을 놓으라고

독을 그만 침투시키라고 말이다.

그런 그녀의 발광에도 불구하고 당서윤은 아랑곳하지 않으며 차분히 맥문을 짓누를 뿐이었다.

그녀가 작열독이 더욱더 많이 스며들 수 있도록 말이다.

"아아아아아아악!!!!!!!!!!! 널 저주한다아아아아!!!!!!! 당서윤!!!!!!!"

이내 고문실은 당진설의 비명성으로 가득 채워지기 시작하였다.

*********

벌컥

"서윤아~"

요랑은 문을 벌컥 열며 안으로 들어와버렸다.

"아......오셨나요? 요랑님."

그러자 한껏 수척해진 얼굴을 하고 있는 당서윤의 얼굴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무슨 일 있어? 표정이 안좋은데?"

"아...네에...잠시 언니를 만나고 와서.."

당서윤은 기운 빠진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 정신 나간 년?"

"..........네에....온전한 정신이 아니긴 하죠."

"갈 때마다 힘들어하면서 왜 굳이 가는거야?"

요랑은 모르겠다는듯 그녀에게 물었다.

갔다올 때마다 한껏 수척해진 모습을 하고 있는 당서윤이었다.

당진설를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정신력이 상당히 부분 갈려났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찌 매번 이리 찾아간다는 말인가

힘들 걸 뻔히 알면서 말이다.

"....제가 해야해요......요사스러운 여자라....속속히 알고 있는 제가 아니면..상대하기 힘들거든요"

"나한테 맡겨, 요사스럽든, 악랄하든 관자놀이 한 대면 그대로 기절할거야!"

"말만이라도 고마워요, 요랑님."

당서윤은 부드러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자신을 걱정하는 요랑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진 까닭이었다.

"그나저나 경아의 훈육은 잘되시나요?"

"응응, 애가 음흉해서 그렇지. 그렇게 천성이 아예 못쓸 정도로 못돼처먹진 않았더라고 사람들하고도 대충 어울리고 말도 고분고분히 잘 듣고 있어."

요랑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이마를 후두려깐 이후 꽤나 고분고분해진 이현경이었다.

썩 나쁘지 않은 훈육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 참 다행이네요."

요랑의 말을 들은 당서윤은 입가에 진한 미소를 흘렸다.

누구보다 사람 보는 눈이 뛰어난 요랑이었다.

그런 그녀가 저리 말할 정도라면 이현경의 심보가 어미를 쏙 빼닮지는 않은듯 하였다.

"크흠, 전부 내 훈육법 덕분이지."

요랑은 괜스레 헛기침을 하며 말을 이었다.

칭찬을 해달라는 은근한 표시였다.

"정말 고마워요. 요랑님 아니였으면 경아가 이렇게까지 개과천선할 수 없었을거예요,"

"헤헤헤헤.......별거 아니야."

요랑은 기분 좋은 듯 웃음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당서윤의 칭찬은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았다.

누구에게 의지를 하지 않는 그녀의 입에서 나온 칭찬은

여지없이 진심이기 때문이었다.

요랑의 웃음소리에 당서윤 또한 부드러이 웃음을 흘렸다.

이내 집무실 안에는 꽃 같은 두 여인의 웃음소리가 가득 채워지기 시작하였다.

쾅 쾅 쾅 쾅

그때 갑자기 누군가 문을 맹렬히 빠른 속도로 두드리기 시작하였다.

"누구인가요?"

그 소리를 들은 당서윤은 웃음기를 싹 지운 후 말을 이었다.

"저예요, 가주 대리."

그러자 익숙하기 그지없는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들어오세요."

당서윤은 곧바로 입장을 허가하였다.

끼이이이익

그러자 경첩이 맞물리며 문이 열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고급진 의복을 입은 귀부인 하나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내각의 담당자인 금적화였다.

"가주 대리와 재경각주를 뵈어요."

안으로 들어온 그녀는 정중히 인사를 건네었다.

"금부인을 뵙습니다."

당서윤 또한 그녀의 인사를 가벼이 받아들였다.

"야심한 시각에 무슨 일이십니까?"

그리고 곧바로 용건을 물었다.

야심한 시각에 찾아온 저의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죄송합니다........급하게 전할 것이 있어, 이렇게 야심한 시각에 실례를 하게 되었습니다."

금적화는 다급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급하게 전할 거요?"

그녀는 의아한듯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대체 얼마나 급한 일이길래

이렇게 야심한 시각에 자신을 찾아온다는 말인가

"...직접 읽어보시는 게 빠를 듯 싶습니다."

말을 마친 금적화는 품 안에서 서신 한통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다짜고짜 당서윤에게 전해주었다.

덥석

당서윤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은 채 서신을 받아들였다.

급하디 급한 그녀의 태도가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촤르르륵

당서윤은 의아함을 품으며 서신을 펼쳐들었다.

그리고 빠르게 서신 속 내용을 읽어가기 시작하였다.

무슨 내용인지 파악을 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읽어내려갔을까

덜 덜 덜 덜

이내 서신을 잡고 있던 그녀의 양손이 쉴새없이 떨리기 시작하였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가 서신 속에 쓰여져있던 까닭이었다.

"서..서윤아? 왜 그래?"

그 모습에 요랑은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물음을 던졌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반응이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간질이 일어난 것도 아닐터인데 어찌 저리도 손을 와들와들 떤다는 말인가

"요..요랑님."

"응응!"

"죄송한데 부탁 좀 들어주실 수 있으신가요?"

"뭐든 말만해! 다들어줄게!"

요랑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흔쾌히 수락을 하였다.

그녀가 원하는 일이라면 친구로서 못해줄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지금 당장 제 1 회의실로 모든 부인들을 모아주세요..."

"부인들을?"

"네에, 선우와 관련된 중대 발표가 있습니다."

당서윤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이었다.

그녀의 표정은 더할나위 없이 심각해져있었다.

***********

제 1회의실

수많은 여인들이 자리에 착석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무척이나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어머, 연우가 벌써 걸음마를 했다구요?"

현숙한 인상을 가지고 있는 귀부인, 운가려는 놀랐다는듯 말을 이었다.

설마하니 이제 반년이 조금 넘은 연우가 걸음마를 뗼 줄을 예상치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그거 대단한거야?"

요랑은 궁금하다는듯 그녀에게 물었다.

"물론이에요, 보통 아이들은 걸음마를 1년은 지나야 떼게 된답니다."

"우와아아아, 그럼 우리 연우가 대단한거네?"

"네에, 물론이에요."

운가려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이었다.

"연우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발육이 빨라요..말도 빨리 배우고 걸음도 빨리 떼었답니다."

북궁연은 맑게 웃으며 자식 자랑을 하기 시작하였다.

"어머, 말도 할 줄 아는건가요?"

그때 옆에 있던 운가려가 놀랐다는듯 그녀에게 물었다.

아이를 키운 전력이 있는 그녀였기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반년 된 아기가 말을 한다는 것은 천재라는 말로도 부족하다는 사실을 잘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네에, 벌써 단어 조합까지 완벽히 이뤄내는 경지에 이른듯 합니다."

"맞아! 저번에 나한테 요랑 엄마라고 했어!"

요랑은 기분 좋은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연우는 참으로 똑똑한 아이군요. 좋으시겠어요. 북궁 부인."

운가려는 감탄했다는듯 말을 이었다.

설마하니 단어조합까지 이뤄낼 줄이야.

"부러워요, 한창 귀여울 때일텐데."

"제 최고의 행복입니다."

"모유는 부족하지 않은가요?"

"예에, 아직은 차고넘치는터라 일부러 빼주기도 합니다."

"연우는 좋겠네요, 젖이 부족할 일이 없어서, 호호호"

세 사람은 연우에 대한 주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흐음....아무래도 중간 경지에 다다른듯 해요. 선배님."

고집있어 보이는 눈매를 가진 절색의 여인, 강하윤은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축하드려요, 드디어 벽을 넘어섰네요."

우아한 분위기에 백옥처럼 아름다운 절색의 여인, 옥령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완전히 뛰어넘지는 못하여 부끄러울 뿐이에요."

강하윤은 쑥쓰러운듯 얼굴을 붉힌 채 말을 이었다.

'

"그 나이에 거기까지 다다른 것자체가 칭찬 받아 마땅한 일이에요. 저보다 나은 걸요?"

"......그럴리가요...제가..어찌...혈검향 선배보다 뛰어날 수 있겠어요?"

"어머, 저는 거짓말 안한답니다?"

옥령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어떤 마음을 세울 지 생각해보셨나요?"

"그게 걱정이에요.........어떤 식으로 접근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아서.."

"으음...이게 어렵게 꼬아 생각하기 보단 단순한게 좋아요.......강 부인이 원하는 바를 구체화하는 과정이니까요....저같은 경우에는..가장 빠른 검을......"

두 사람은 무론에 대한 토론을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였다.

화기애애하다 못해 시끄러울 정도로 부산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렇게 한창 수다를 떨고 있을 때였다.

끼이이이익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한 여인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딱딱한 인상을 가지고 있는 절세미인,

가주 대리이자 당가의 실질적인 실세.

당서윤이었다.

"다짜고짜 모여달라고 요청한 점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녀는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머리를 숙여 사과를 하였다.

늦은 시각 결례를 범했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아니에요, 당 부인께서 마땅한 일이 있으니 저희를 부른게 아니겠어요? 개의치 말아주세요."

옥령은 고운 손을 들어올리며 손사래를 쳤다.

그녀가 아는 당서윤은 이유없이 사람을 불러낼 정도로

무례한 이가 아니었다.

모든 일이든 적법한 이유와 절차에 따라 행하는 철두철미한 여인인 것이다.

그런 여인이 야밤에 자신들을 소집하였다면 분명 이유가 있으리라

"맞아요, 아가씨, 저희는 개의치 않아도 됩니다."

"마침 저도 연우가 자고 있었기에 충분히 시간을 낼 수 있었습니다. 금부인께서 봐주신다고 말씀하기도 했고 말이에요."

"나도 한가했어, 괜찮아 서윤아!"

다른 여인들 또한 옥령의 말에 동조를 하기 시작하였다.

그녀들 또한 당서윤의 철두철미함을 평소에 잘 알고 있었기에 별다른 불만따윈 없었다.

그저 궁금할 뿐이었다.

무슨 이유에서 자신들을 소집하였는지 말이다.

"이해해주셔서 감사드려요. 모두들."

당서윤은 작게 목례를 하였다.

"그럼 일단 먼저 본론부터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주위에 앉아있는 부위들을 둘러보더니 이내 곧바로 말을 이었다.

"선우가 왕王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한없이 진지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내뱉었다.

"응?"

"어?"

"..네에?"

".....뭐라구요?"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부인들은 각자 당혹스러운 탄성을 내뱉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다짜고짜 저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선우가 역적들을 몰아낸 공로를 인정 받아 군왕君王으로 임명받게 되었습니다."

당서윤은 믿기지 않는다는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부인들을 바라보며 다시금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부인들은 하나같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별안간 군왕君王이 되었다니

어찌 이럴 수가 있다는 말인가

그녀들의 눈빛에 사정없이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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