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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860화 (861/1,419)

〈 860화 〉 861. 노부의 제자와 만나거라.

"진심으로 하는 소리인가?"

천마는 의심스러운듯한 눈빛으로 음양마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가 말장난을 하는 게 아니라는 의심이 든 까닭이었다.

"노부는 허언따위는 하지 않는다."

음양마는 올곧은 눈빛으로 천마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무한한 신뢰가 담겨 있는 굳은 눈빛이었다.

그리고 그 눈빛을 마주한 천마는 알 수 있었다.

그의 말이 진심이라는 것을 말이다.

"네놈의 제자는......네놈 보다 강한가?"

"그럴리가...아직은 햇병아리이니라."

음양마는 고개를 좌우로 살짝 내저으며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네놈보다 약한 제가가 나를 소멸시킬 수 있다고 말한 것인가?"

"그렇다."

"미쳤군."

천마는 확신하였다.

등선을 한 음양마가 정신이 나가버린 게 분명하다고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저런 말도 안되는 말을 지껄일 수 있다는 말인가

"등선한 네놈조차 본좌를 이길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거늘, 네놈보다 약한 제자가 어찌 본좌를 소멸시킨다는 말인가?"

등선하여 신선이된 음양마조차 자신을 감당할 수 있을 지 없을 지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어찌 한낱 인간 따위가 자신을 감당할 수 있다는 말인가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왜 못할 것 같은가?"

"네놈만도 못한 제자 따위가 본좌를 어찌 이긴다는 말인가!"

천마는 드물게 인상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나름 호적수라고 생각하던 음양마에게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분노가 차오른 까닭이었다.

"아직은 햇병아리지만 나중에는 봉황이 될 녀석이니라."

음양마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 나중까지 본좌가 기다려줄 것 같은가?"

성장 가능성있다면

성장하기 전 짓밟으면 될 일이다.

봉황이 될 때까지 기다려줄 필요는 없는 것이다.

"걱정말거라, 그 녀석의 성장에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치않을 터이니."

음양마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참으로 제자를 신뢰하는듯 하구나."

"하나 뿐인 제자다. 어찌 신뢰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눈물 겨운 사제지간의 정이군."

"공감하는 척 하지말거라, 괴물새끼가 뭘 안다고 지껄이는 것이냐?"

음양마는 비아냥거리며 말을 이었다.

"확실히 본좌는 사제지간의 정 따윈 모른다. 본좌에겐 스승 따윈 존재치 않았으니까."

그 말을 들은 천마는 공감하듯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하지만 한 가지는 알고 있다. 제자가 죽는다면 스승이 무척이나 슬퍼할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는 이내 잔인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하나뿐인 제자라면 더더욱 슬프겠지."

그의 눈빛이 살의로 번뜩이기 시작하였다.

"하하하하하하하, 노부를 협박하는 것이냐?"

그 말을 들은 음양마는 재밌다는듯이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하였다.

"어디 한 번 해보거라, 할 수 있다면 말이야."

그러더니 이내 진한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무척이나 여유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와락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시종일관 자신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모습에 부아가 치밀어오른 까닭이었다.

"양쪽 눈을 빼앗아 빛을 잃게 만들 것이고 혀를 잘라 말조차 하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 양팔과 양다리를 자를 것이고 단도로 온몸을 얇게 저며 포를 떠버릴 것이다. 그다음 소금을 뿌려 고통에 몸부림치게 만들 것이다.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꼴로 만든뒤 평생토록 고통받게 만들겠다"

천마는 잔악하기 그지없는 말을 내뱉으며 음양마에게 겁박하기 시작하였다.

소중하기 짝이 없는 제자를 처참한 꼴로 만들겠다고 말이다.

"기대되는구나, 제자의 처참한 신세를 선계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네놈의 모습이 말이야."

천마는 입가에 진한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누누히 말하지 않았느냐? 할 수 있으면 해보라고 말이야."

하지만 음양마는 여전히 태연한 표정을 지은 채 말으 받을 뿐이었다.

마치 아무런 걱정도 없는 것처럼 말이다.

으드득

천마는 이를 갈았다.

가슴 속 깊이 차오른 분함이 도저히 가라앉지 않은 까닭이었다.

".....두고보지."

이내 천마는 몸을 돌렸다.

미칠듯한 분노가 차올랐지만

강제로 억누른 것이다.

이 분노를 온전히 감당해야할 이는 음양마가 아닌 그의 제자였으니 말이다.

저벅 저벅

천마는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쓰러져있는 구양진을 향해서 말이다.

"우스운 꼴이로군."

이내 코앞까지 도달한 그는 구양진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뭐, 할 말은 없다."

구양진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한낱 계집조차 어찌하지 못하여 쓰러져버린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으니 말이다.

"이만 가지."

천마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내뱉었다.

스스스슥

그러자 칠흑처럼 검은 안개가 흘러나오더니

그대로 구양진과 화룡도를 감싸기 시작하였다.

"먹어버릴 생각인가?"

칠흑같은 검은 안개에 둘러싸여진 구양진은 천마를 바라보며 물음을 던졌다.

자신 또한 운설처럼 먹어버릴 생각인 지 말이다.

"아니, 네놈은 먹지 않는다."

천마는 고개를 좌우로 살짝 내저으며 말을 이었다.

"내게 대막의 불길은 그리 필요한 힘이 아니니 말이야."

스으으으윽

검은 안개는 그대로 구양진과 화룡도를 받치며 들어올렸다.

그리고 이내 구양진의 신형이 허공에 부유하기 시작하였다.

"그것 참 다행이로군."

구양진은 입가에 진한 미소를 지었다.

꼼짝없이 잡아먹히는 줄 알았건만

아무래도 목숨은 보존한듯 싶었다.

스으으으윽

이내 천마의 신형 또한 공중에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전설적인 경신의 경지인

능공허도凌空虛道를 발휘한 것이다.

"똑똑히 보거라, 음양마, 현세가 어떻게 파괴되는지! 네놈의 잘난 제자가 어떤 비참한 꼴을 당하는 지 말이야!"

공중에 떠오른 천마는 땅에 있는 음양마를 응시하며 언성을 높이기 시작하였다.

떠나가기 전 경고를 해두는 것이다.

그의 경솔한 발언이 어떤 결과를 몰고 올 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리고 미련없이 몸을 돌려 날아가기 시작하였다.

마교의 총본산인 천산을 향해서 말이다.

음양마는 그런 천마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점으로 보일 정도로 멀리 날아갈 때까지 말이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이 점이 되자 음양마는 가벼이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주먹만한 돌이 허공에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덥석

음양마는 떠오른 돌을 곧바로 붙잡았다.

그다음 팔을 뒤편으로 쭉 보내기 시작하였다.

휘익

그리고 망설임없이 팔을 휘둘러 돌을 투척하였다.

정확히 천마가 날아갔던 방향으로 말이다.

쇄애애애애애액

그러자 주먹만한 돌이 바람조차 꿰뚫으며

무서운 속도로 쏘아지기 시작하였다.

점이 되어버린 천마를 향해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날아갔을까

콰콰콰콰쾅

저 멀리서 거대한 폭팔이 터져나오기 시작하였다.

마치 벽력탄 수십 개를 한 번에 터트린듯한 거대하기 그지없는 폭발이 말이다.

"아니, 자네 지금 뭐하는 짓인가?"

그 광경을 지켜 본 선풍도골의 노인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그에게 물음을 던졌다.

별안간 이게 무슨 짓이란 말인가

"아무래도 아니꼬와서 말이야."

음양마는 짜증 어린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현세에서 힘을 행사하면 안된다고...하지 않았는가?"

"선기仙氣를 사용한 게 아니니 소멸시키진 않겠지."

음양마는 대수롭지 않은 듯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

그리고 그 선풍도골의 노인은 그런 음양마를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바라보았다.

어찌 이렇게 대책없이 힘을 사용한다는 말인가

"그리고 저정도는 박살을 내야 곤륜의 제자들이 대피할 시간을 벌 수 있지 않겠느냐?"

"대..피?"

"그럼 이대로 냅둘 생각이었느냐? 마선이 된 새끼가 코앞에서 시퍼렇게 눈을 부라리고 있는데?"

"........생각이 짧았군."

"모자란 건 죄가 아니지."

음양마는 나름의 위로를 해주었다.

".......말을 꼭 그렇게 해야겠나?"

물론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놀리는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말이다.

"모자라니 나가 죽으라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

".....내가 잘못한 것 같네."

노인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며 사과를 하였다.

말을 더 이었다간 욕만 더 먹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노인은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선녀처럼 곱디 고운 여인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바로 곤륜검성崑崙劍聖 운설이었다.

그녀는 입을 벌린 채 멍한 표정을 지은 채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련의 상황이 믿기지 않는듯 보였다.

"잠시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느냐?"

노인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무척이나 부드러운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그녀는 벌린 입을 차마 다물지 못한 채 고개를 주억거렸다.

아무래도 진정하기엔 시간이 좀더 필요한듯 싶었다.

***********

"노부는 태청이라고 한다."

"태..태청이라면......설마?"

운설은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이름이 튀어나온 까닭이었다.

"그래, 내가 바로 곤륜파의 8대 장문인인 태청이니라."

청수한 인상의 노인, 태청은 짐짓 근엄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미욱한 곤륜의 제자가 태사조를 뵙습니다!"

운설을 다급히 허리를 숙여 예를 다하였다.

이백 년 전 곤륜을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게 만들었던 장본인이자

곤륜의 배출하였던 유일무이한 천하제일인.

그게 바로 곤륜검선崑崙劍仙 태청이었다.

그런 위대한 무인을 눈앞에서 영접하게 된 것이다.

어찌 예를 다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과례는 되었다. 곤륜의 제자여. 시간이 없으니 내 본론만 말하도록 하겠다."

태청은 다급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점점 현신이 버거워짐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하명하십시오. 깊이 새겨듣도록 하겠습니다."

"당장 곤륜으로 달려가 제자들을 대피시키도록 하거라. 천마는 분명 다시금 곤륜에 되돌아올 것이다. 내 다음번에는 너희들을 지켜주지 못할 것이다. 난 분명 멋대로 현신한 처벌을 받고 있을터이니 말이다."

"그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천마의 재림을 온 무림에 알리도록 하거라. 직접 겪어봤으니 알겠지만 온 무림이 힘을 합치지 않는다면 감당키 힘든 힘을 가진 자이다. 모두의 도움이 필요할 때이다."

"명심 또 명심하도록 하겠습니다."

운설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곧바로 대답을 하였다.

"그리고 이번 사태에서 다친 이가 있다면 영약을 아낌없이 풀어 치료토록 하거라, 곤륜은 언제나 사람이 먼저였고 제자가 먼저였다. 베푸는 데 아까워하지말거라."

"알겠습니다. 태사조님."

"그리고......."

태청은 그후 운설에게 몇 가지 주의 사항을 그대로 전달하였다.

그리고 그의 말을 들은 운설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경청을 하였다.

그의 뜻을 온전히 새겨들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이야기를 이어갔을까

스르르륵

갑자기 태청의 몸이 급속도로 투명해지기 시작하였다.

현신이 풀리기 시작한 것이다.

"아무래도.....이만....가봐야할 듯 싶구나."

태청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은 채 운설을 바라보았다.

아직 해줄 이야기가 산더미처럼 남아있거늘

이대로 떠나야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아쉬웠기 때문이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태사조님....말씀하신대로 꼭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야무진 너라면 내가 말한 바를 모두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르르륵

이내 태청의 몸이 더욱더 투명해지기 시작하였다.

"감사합니다...태사조님......등선이후에도....못난 제자들을...끝까지 지켜주셔서요.....정말 감사합니다."

그가 완전히 떠나려고하자 운설은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이었다.

그가 소멸조차 각오하고 모습을 드러내었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곤륜을 위해서 말이다.

"개의치 말거라, 그저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니."

태청은 부드러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곤륜은 나의 뿌리이다. 그리고 너희들은 뿌리를 공유하고 있는 나의 형제들이니라. 형제를 위해 나서는 건 내게 너무나 당연한 일이니라."

"...태청...태사조."

운설은 감동 어린 표정을 지었다.

곤륜을 아끼고 사랑하는 그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 까닭이었다.

".또 보자구나.....곤륜의 제자여"

스르르르륵

이내 태청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처음부터 없던 사람처럼 말이다.

"......태사조.."

운설은 비어버린 그의 자리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여운 어린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꽈악

'저 힘낼게요...태사조.....하늘에서...보고 계셔도 부끄럽지 않게요!'

이내 운설은 주먹을 꽉 쥐며 의지를 다졌다.

소멸마저 감수하며 자신을 도운 태청의 결의를 욕보여선 안된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그렇게 한창 의지를 다지고 있을 때 였다.

"뭘 그리 골똘히 생각하는 것이냐?"

그녀의 귓가에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뭐야!?"

화들짝 놀란 그녀는 재빨리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퉁명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괴팍한 인상의 노인을 말이다.

천하제일마라고 불리웠던 대마두

음양마 이호선이었다.

".......안가셨어요?"

그녀는 의문 어린 표정을 지은 채 조심스레 그에게 물었다.

태청과 달리 여전히 남아있는 그의 모습에 의아함이 든 까닭이었다.

"안갔다."

".........왜요?"

"내 마음이다."

"............"

"............"

이내 두 사람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자리잡기 시작하였다.

누구 하나 입여는 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저기."

"뭐냐?"

"뭔가 하실 말씀이라도?"

그녀는 의아한듯한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

"뭐, 없진 않다."

음양마는 냉큼 답을 하였다.

"그게 뭔데요?"

그녀는 의아한듯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노부의 제자와 만나거라."

".......네에?"

운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그에게 되물었다.

다짜고짜 제자와 만나라니

이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그리고 그 녀석한테 네년의 자연검自然劍을 전수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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