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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855화 (856/1,419)

〈 855화 〉 856. 세상을 집어삼키는 멸망의 불꽃

화르르륵

거대한 불길이 운설을 향해 그대로 쏘아지기 시작하였다.

집어삼켜버릴 기세로 말이다.

흔들

그 모습을 본 운설은 가벼이 손을 흔들어 허공에 원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쏘아졌던 불길들을 그녀의 손짓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사르르륵

그리고 이내 타오르던 불길들이 서서히 흩어지더니 완전히 자취를 감추어버렸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치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불길이 시원치 않네. 겉보기랑 다르게 많이 부실한가봐? "

불길을 완전히 전소시킨 운설은 구양진을 바라보며 비아냥거리기 시작하였다.

고작 이것밖에 안되냐는듯이 말이다.

"네년의 수준에 맞춰준 뿐이다."

"염병하고 있네, 간보려다가 실패한거면서 뭐 그리 혓바닥이 길어?"

운설은 조롱기 어린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새삼 느끼는 거지만 도인으로 보이지 않는 입담이구나."

구양진은 실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거칠기 짝이 없는 입담에 실소가 절로 흘러나왔기 때문이었다.

"말했잖아, 본디 입담 하나는 유쾌하게 타고났다고 말이야."

"유쾌한 게 아니라, 예의범절이 없는 거겠지."

구양진은 비웃듯이 말을 이었다.

"원한도 없으면서 다짜고짜 곤륜을 멸문시키러 온 쌍놈의 새끼한테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크하하하하하, 그도 그렇군."

"호탕한 척하지마, 역겨운 새끼야, 개같은 짓거리는 다해놓고 뭘 호탕하게 처 웃고 지랄이야."

운설은 구양진의 행동 하나하나를 전부 비꼬기 시작하였다.

"혓바닥이 참으로 날카롭군."

구양진은 뜨거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짜증이 날만큼 말이야."

화르르륵

그리고 더욱더 거센 불길을 뿜어대기 시작하였다.

일대를 완전히 집어삼킬 정도로 거대한 불꽃을 말이다.

"검은 더 날카로워."

그녀는 여전히 여유로운 미소를 흘린 채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어디 한 번 증명해보거라. 얼마나 날카로운지 말이야."

"검을 뽑을 만큼 강한 것 같지는 않아서 말이야."

그녀는 한껏 비웃는 표정을 지은 채 입을 열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 말을 들은 구양진은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호쾌하게 말이다.

"미친놈, 무시당해놓고, 좋다고 쪼개는 거 봐라."

그 모습을 본 운설은 비아냥 거리듯 말을 이었다.

호쾌한 그의 웃음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은 까닭이었다.

"처음이다."

이내 웃음을 멈춘 구양진은 운설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대막大漠의 신이라고 불리우던 본좌가 이렇게 무시당한 일은 말이다!"

화르르르륵

그의 주위에 타오르던 거대한 불길이 운설을 향해 덮쳐들기 시작하였다.

먼젓번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무지막지한 크기의 불길이었다.

'흘리는 건 무리네.'

타타탁

타타탁

운설은 허공을 향해 발을 차올렸다.

그러자 그녀의 몸이 가벼운 깃털처럼 그대로 공중에 솟구치기 시작하였다.

이내 공중에 떠오른 그녀는 궤도를 바꿔 몸을 날리기 시작하였다.

덮쳐드는 불길의 범위 밖으로 말이다.

"놓칠 것 같으냐!"

그 모습을 본 구양진의 화력을 더욱더 끌어올렸다.

화르르르륵

그러자 그녀를 덮쳐드는 불길의 속도가 더욱더 빨라지기 시작하였다.

이내 불길은 그녀의 코앞까지 닿게 되었다.

'잡았다.'

그 모습을 본 구양진은 확신하였다.

그녀가 불길에 꼼짝없이 뒤덮히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귀찮게 하네.'

운설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러다간 꼼짝없이 불길에 뒤덮여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타타탁

타타탁

그녀는 방향을 이리저리 바꾸며 어지러이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마치 하늘을 마음껏 활공하는 한 마리 운룡처럼 말이다.

'.쓸데없이.....발악하는군.'

그 모습을 본 구양진은 생각하였다.

쓸데없는 발악에 불과하다고

불길을 피하기 위해 저리 필사적으로 움직인다해도

결국에는 자신이 일으킨 화마에 의해 숯더미가 되어버리고 말 것이다.

휘이이잉

그때 그의 얼굴에 시원스러운 무언가가 스치고 지나갔다.

'바람?'

구양진은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시원스러운 바람이라니

이 타오르는 열기 속에서 어찌 이런 한기를 담고 있는 바람이 불 수 있다는 말인가

'설마!?'

구양진은 재빨리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허공에서 불길들과 함께 춤을 추고 있는 한명의 여인을 말이다.

그녀의 신형이 허공에서 이리저리 움직일 때마다 불길 또한 그녀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이 마치 같이 춤을 추고 있는듯한 착각마저 일게 만들었다.

'어..어찌..저런..'

구양진은 입을 살짝 벌린 채 멍한 표정을 지었다.

신묘하기 그지없는 광경이 도저히 믿기지 않은 까닭이었다.

어찌 죽일 기세로 내뿜었던 불길들의 주도권을 이리도 쉽사리 빼앗긴다는 말인가.

"불꽃은 바람을 따르기 마련이지. 연모하는 여인을 따르는 사내처럼 말이야."

그때 그의 귓가로 현묘하기 그지없는 목소리가 파고들었다.

불꽃과 함께 춤을 추고 있는 운설의 목소리였다.

구양진은 시선을 올렸다.

그러자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운설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근데 난 적극적인 남자는 별로야."

운설은 해맑기 그지없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살며시 발을 차올렸다.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구양진을 향해서 말이다.

휘이이이잉

그러자 구양진을 향해 거대한 바람이 휘몰아치기 시작하였다.

화르르륵

그리고 그녀의 신형에 따라 움직이던 불길들이 그 바람을 타고 그대로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자신의 주인인 구양진을 향해서 말이다.

콰아아아아아아

이내 거대한 불길이 구양진을 완전히 덮쳐들었다.

집어삼켜진 것이다.

자신이 뿜어낸 불길에 그대로 말이다.

"차였다고 너무 슬퍼하지말거라. 본디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도 보지 않는법이니라."

운설은 끝없이 타오르는 화마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불길을 응시를 하였을까

저벅 저벅

불길 속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그러더니 이내 구양진이 불길을 헤치며 모습을 드러내었다.

"계집, 대단하군......."

불길을 헤치며 나온 구양진은 읊조리듯 말을 이었다.

"설마 바람을 일으켜서 불길을 제어할 줄이야."

그는 감탄했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츳, 멀쩡하네."

그 모습을 본 운설은 혀를 찼다.

적어도 몇 군데 정도는 불타버렸길 기대했건만

그는 너무나도 멀쩡하였다.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방향이 바뀌었다고 주인마저 바뀐 건 아니지."

구양진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생각보다 지조있는 불꽃이군, 이끄는대로 잘만 따라오기에 엉덩이가 가벼운 녀석인가 싶었는데 말이야."

운설은 구양진의 말에 장난스레 응수를 하였다.

"참으로 말장난을 좋아하는군, 네년에게는 위기감이라는 것도 없는 것인가?"

구양진은 헛웃음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네놈이 너무 약해서 위기감조차 생기지 않는구나."

운설은 다시금 구양진을 조롱하기 시작하였다.

빠드득

그리고 그 말을 들은 구양진은 이를 거칠게 갈기 시작하였다.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차오른 까닭이었다.

격장지계에 불과하다는 것은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

비록 피해를 입히지 못하였지만 그건 저쪽도 마찬가지인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저 얄미운 주둥아리에서 내뱉어지는 말을 들으니 도저히 평정심이 유지가 되지 않았다.

들으면 들을 수록 분노하고 또 분노하게 되는 것이다.

"그..말...후회하게 해주지."

구양진은 핏발 선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입을 떼었다.

"별로 기대가 되지 않는구나, 분위기는 잔뜩 잡는 주제에 실속이 하나도 없지 않은가?"

".............."

구양진은 그녀의 말을 구태여 대꾸를 하지 않았다.

말을 섞으면 섞을수록 저쪽에 말리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구양진은 피풍의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등허리쪽에 메고 있던 한 자루의 도刀를 붙잡았다.

그다음 거침없이 뽑아버렸다.

그러자 화려하기 그지없는 한자루의 도刀가 만천하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눈에 보일정도로 날카로운 도신.

붉은 용이 양각되어있는 순백의 도면

용이 입을 벌리고 있는 모양의 자루까지

화려하기 그지없는 모양이 인상적인 도刀였다.

구양진은 도를 천천히 아래로 늘어뜨렸다.

그리고 무심한 시선으로 운설을 바라보았다.

이내 두사람 사이에는 적막한 분위기가 흐르기 시작하였다.

'분위기가 바뀌었다.'

운설은 생각하였다.

도를 뽑고 난 이후 구양진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어버렸다고 말이다.

그전만하더라도 감당 못할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강하긴 하였지만 자신이 이룩한 지고한 경지에 비하면 반수 정도 밀리는 형국이라 여겼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달랐다.

그 반수 정도의 격차가 순식간에 메워진 것이다.

도를 뽑아들었을 뿐인데 말이다.

'.....장난은 못 치겠군.'

그녀는 입가에 웃음기를 완전히 지워버렸다.

그리고 차분히 가라앉은 눈빛으로 구양진을 응시하였다.

방심했다간 크게 낭패를 보고 말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대치를 하였을까

부웅

이내 구양진은 허공을 향해 도刀를 휘둘렀다.

그리고 운설은 볼 수 있었다.

고대 신화 속에서나 볼법한 거대한 화룡火龍의 강림을

'미...미친.'

그녀는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보는 것만으로 압도되는 거대함에 경악스러움이 절로 들었기 때문이었다.

콰아아아아아아아

이내 화룡은 커다란 아가리를 쩌억 벌리며 괴성을 내질렀다.

그리고 그대로 허공에 치솟으며 운설을 향해 쏘아지기 시작하였다.

'오른쪽!'

그 모습을 본 운설을 재빨리 발을 튕겼다.

그리고 몸을 날려 화룡의 범위를 벗어나버렸다.

솨아아아아아

이내 화룡은 그녀가 본래 서있던 자리를 꿰뚫기 시작하였다.

'피했..어?'

그녀가 안도를 하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이변이 일어났다.

직선거리로 날아가던 화룡이 그대로 방향을 틀어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녀를 향해서 말이다.

'젠장.'

타타탁

타타탁

운설은 허공에 발을 구르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그녀의 몸이 마치 깃털처럼 가볍게 부유하다니

그대로 공중으로 치솟기 시작하였다.

솨아아아아아아

그러자 그녀를 향해 날아오던 화룡 또한 방향을 그대로 틀어버렸다.

하늘 위에 떠있는 그녀를 향해서말이다.

타타탁

타타탁

운설은 몇 번이고 몸을 틀며 방향을 전환하였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화룡은 집요하게 그녀를 쫓기 시작하였다.

집어삼킬 듯한 기세로.

운설은 재빨리 바람을 일으켜 그대로 휘둘렀다.

휘이이이이잉

화룡의 방향을 틀어버릴 요량이었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자신이 일으킨 바람의 힘으로는 화룡의 방향을 전환시킬 수 없던 탓이었다.

캬아아아아아아아

이내 아가리를 쩍 벌린 화룡이 운설을 그대로 집어삼켰다.

화르르르륵

그리고 강하게 불타오르기 시작하였다.

마치 집어삼킨 운설을 잿가루도 남김없이 녹여버리겠다는 일념으로 말이다.

구양진은 그런 화룡의 모습을 담담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무척이나 무심한 눈빛으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화룡이 불타올랐을까

갑자기 이변이 일어났다.

화르르륵

불타오르던 화룡의 얼굴이 반으로 갈라지더니

그대로 흩어져버린 것이다.

찰나와 같은 시간에 말이다.

그리고 흩어져버린 화룡 속에서 한 여인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화룡에게 집어삼켜졌던 운설이었다.

그녀는 입고 있는 옷가지 대부분이 소실된 것인지

반라나 다름없는 차림으로 한 손에는 검을 쥐고 있었다.

".....검을 쓰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 모습을 본 구양진은 비웃음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취소야, 검 없인 못 이겨."

그녀는 단호한 표정으로 말을 내뱉었다.

"검이 있다해도 결과는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

"오만하네, 이 개같은 새끼가!"

쇄애애애액

운설은 구양진에게 벼락같이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의 목을 향해 곧바로 검을 내질렀다.

신법과 발검이 조화를 이룬

어마어마한 쾌검식이었다.

구양진은 재빨리 도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도면으로 그녀의 검끝의 진로를 방해하였다.

콰콰쾅

이내 두 사람의 검과 도가 부딪히며 굉음이 터져나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두 사람은 대치를 하기 시작하였다.

어떻게든 꿰뚫으려는 운설의 검과

어떻게든 막아서려는 구양진의 도가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대치를 하였을까

이내 구양진은 도를 비스듬하게 세웠다.

그러자 도면에 닿고 있던 운설의 검이 비스듬하게 세워진 도면을 타고 그대로 엉뚱한 방향으로 뻗어가기 시작하였다.

'기회!'

순간 구양진은 재빨리 태양열화신공을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그의 왼손이 더할나위없이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하였다.

태양신궁의 비전 장법인 적열장赤熱掌이었다.

구양진은 무방비 상태가 된 그녀를 향해 그대로 손을 뻗었다.

노리는 곳은 그녀의 곱디 고운 얼굴이었다.

'그 얄미운 면상을 완전히 녹여주마!'

쇄애애애애액

이내 적열장이 바람을 꿰뚫으며 그녀를 향해 날아들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본 운설은 재빨리 발을 차올렸다.

그리고 구양진의 아랫배를 향해 그대로 내질러버렸다.

주르르륵

그러자 구양진의 신형이 뒤편으로 쉴새없이 밀려나기 시작하였다.

그녀가 내지른 각력을 도저히 견뎌내지 못한 까닭이었다.

거리가 어느정도 벌려지자

운설은 재빨리 발을 굴렸다.

쇄애애애액

그리고 밀려나는 구양진을 향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쉴틈 따위는 주지 않겠다는듯이 말이다.

그다음 회수한 검을 순식간에 뻗었다.

그의 어깨를 노리고 말이다.

카캉

하지만 아쉽게도 소기의 목적은 달성할 수 없었다.

구양진의 도가 그녀가 휘두른 검의 진로를 그대로 방해한 까닭이었다.

운설의 검을 막은 구양진은 발을 차올렸다.

그녀의 비어있는 옆구리를 노리고 말이다.

운설은 재빨리 무릎을 들어올려 그의 발을 막아내었다.

그리고 왼손을 뻗어 현묘한 기운이 담긴 장력을 그대로 내질렀다.

"어딜!"

그 모습을 본 구양진은 마찬가지로 붉게 물들어있는 왼손을 그대로 내질렀다

콰콰쾅

이내 두 사람의 장력이 맞부딪혔고 굉음과 함께 어마어마한 충격파가 터져나가기 시작하였다.

"..크윽"

"으윽!"

그리고 충격파에 휘말린 두 사람은 그대로 뒤편으로 사정없이 밀려나버렸다.

************

"짜증나네."

뒤편으로 밀려난 운설은 눈살을 찌푸렸다.

도저히 승기를 잡을 수 없다는 점에서 짜증이 치밀어오른 까닭이었다.

불놀이만 하는 머저리인줄 알았는데

생각이상으로 도법에 조예가 있었다.

검성이라고 불렸던 자신과 맞상대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이대로 가다간 끝도 없어.'

꽈아악

그녀는 검을 더욱더 힘껏 말아쥐었다.

그리고 의지를 집중하기 시작하였다.

수십 년간 쌓아왔던 거대한 의지를 말이다.

우우우우우우우웅

그러자 대자연의 흐름이 그녀의 검에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본 구양진은 긴장 어린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주위에 모여드는 거대한 의지의 움직임을 그대로 느낀 까닭이었다.

'이쪽도 구경만하진 않는다.'

구양진은 태양열화신공을 극성으로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단전 속에 품고 있던 양기들이 미친듯이 요동치며 세맥과 혈도를 쉴새없이 회전하기 시작하였다.

화르르륵

그리고 이내 그의 몸에서 거대한 불길이 치솟아오르기 시작하였다.

'여기에 의지를 더한다.'

구양진은 치솟은 불길에 의지를 더하였다.

모든 것을 불태우고 말겠다는 파괴적 괴멸적인 의지를 말이다.

그러자 붉게 타오르던 불길의 색이 점점 진해지기 시작하였다.

적염赤炎이라는 말이 절로 어울리는 진하디 진한 붉은 빛으로 말이다.

구양진은 피어오른 적염을 그대로 도刀에 휘감아버렸다.

콰아아아아아아

그러자 휘감아진 적염의 기운이 더욱더 강대해지기 시작하였다.

마치 기름을 들이부은 것처럼 말이다.

꽈아악

구양진은 양손으로 있는 힘껏 검을 붙잡았다.

팔근육이 꿈틀대고 힘줄이 선명히 올라올 정도로 말이다.

부우우웅

그리고 휘둘렀다.

세상을 집어삼키는 멸망의 불꽃.

겁화劫火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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