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840화 (841/1,419)

〈 840화 〉 841. 엉덩이나 까, 이년아.

"내 볼기를 때리겠다고?"

흑야는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비록 검이었지만 볼기를 때리겠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는 그녀였다.

어린 아이도 아닌 나이를 먹은 성인에게 볼기를 때리겠다는 건 더할 나위없는 수치를 주겠다는 말이 아니던가

"왜, 못 때릴 것 같아?"

선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마침 인간체도 되었겠다.

못 때릴 것도 없었다.

"오냐! 어디 마음대로 해보거라!"

그런 선우를 노려보며 흑야가 언성을 높였다.

스으윽

그리고 이변이 일어났다.

선우에게 우악스럽게 잡혔던 손이 형태를 변환하기 시작한 것이다.

가녀리고 부드러운 손이 아닌 날카롭고 단단한 검날로 말이다.

"응?!"

그 모습을 본 선우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 무슨 기현상이란 말인가

흑야는 검날로 변한 손에 힘을 주었다.

사아악

그러자 검날은 선우의 손바닥을 베어버리면서 그대로 빠져나가버렸다..

"이런 개같은 년이!"

손바닥이 베어버린 선우는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설마하니 손바닥을 베어버리며 탈출할 줄은 예상치 못한 까닭이었다.

선우는 재빨리 주먹을 들어 흑야의 뒤통수를 그대로 후려쳐버렸다.

"아악!"

쇄애애애액

그러자 그녀의 신형이 허공에 떠오르더니 그대로 날아가기 시작하였다.

연무장 한 구석퉁이까지 말이다.

콰콰콰쾅

이내 연무장 구석퉁이에 있는 벽에 맞부딪힌 그대로 벽을 무너뜨려버렸다.

상당한 충격파가 전해진 까닭이었다.

그녀가 벽에 처박힌 꼴을 본 선우는 이내 시선을 내려 베여진 손바닥을 바라보았다.

주르륵

새빨간 핏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나름 명검 반열에 드는 마검답게

예상이상의 예리함을 가지고 있는듯 하였다.

단단하기 그지없는 자신의 육체가 베어질 정도로 말이다.

"망할."

선우는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뜻하지 않게 당해버린 게 상당히 약이 오른 까닭이었다.

'넌 오늘 볼기 터질 줄 알아라.'

선우는 속으로 굳게 다짐을 하였다.

오늘 흑야의 엉덩이를 터트리고 말겠다고 말이다.

그렇게 한창 굳은 다짐을 하고 있을 때였다.

우르르르

무너져내린 파편들이 치솟기 시작하더니 이내 흑야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감히 머리통을 후려치다니!"

몸을 일으킨 흑야는 선우를 노려보며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무척이나 성난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먼저 손바닥을 벤 건 너다!"

"네놈이 날 붙잡지 않았더냐!"

"네가 멋대로 나가려고 했잖아!"

"네가 뭔데!"

"네 주인이다, 이년아!"

"난 네놈을 주인이라고 인정하지 않았다!"

"네 의지따윈 상관없어!"

선우는 차가운 어조로 말을 이었다.

"이 개같은 자식!"

"이 개같은 년이!"

선우는 지지않겠다는듯 그녀에게 응수를 하였다.

이내 두 사람의 한참동안이나 서로를 노려보기 시작하였다.

"아무래도 네놈의 버릇을 고쳐줘야할듯 싶구나. 인간"

이내 흑야는 검날로 변한 팔을 늘어뜨리며 말을 이었다.

우우우우우웅

그리고 늘어뜨린 검날에서는 한눈에 봐도 불길하기 그지없는 기운이 흘러나오기 시작하였다.

"이쪽에서 할 말이야."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눈쌀을 찌푸린 채 입을 떼었다.

쫘악

그리고 팔을 뻗어 손바닥을 쫙 폈다.

쇄애애애액

그러자 구석퉁이에 있던 수련용 검 한자루가

그대로 날아들기 시작하였다.

덥석

이내 선우는 날아드는 검을 붙잡았다.

그다음 천천히 들어올려 흑야를 향해 겨누기 시작하였다.

"버릇을 단단히 고쳐주지, 마검魔劍."

선우는 차갑기 그지없는 눈빛으로 흑야를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타타탁

그리고 곧바로 흑야를 향해 몸을 날렸다.

마치 빛살과도 같은 속도로 말이다.

쇄애애애애액

그리고 이내 그녀의 코앞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부웅

선우는 망설임없이 검을 휘둘렀다.

그녀를 베어버리고 말겠다는 일념하에 말이다.

흑야는 재빨리 검날을 들어올려 날아드는 검을 막아내었다.

스으윽

그리고 반대 손 또한 검날형태로 바꾸더니

선우를 향해 그대로 내질렀다.

'쌍검!?'

그 모습에 당황한 선우는 힘을 주어 재빨리 검을 튕겼다.

그리고 가슴을 향해 내질러지는 검을 그대로 검면으로 방어하였다.

"감이 좋네."

흑야는 의외라는듯 말을 이었다.

나름 회심의 일격이었는데

이리 쉽게 막히니 꽤나 놀란 까닭이었다.

"비열한 년."

선우는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조금만 더 늦었어도 가슴에 구멍이 나버렸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몰랐어? 난 마검이라고? 최악이자 극악이자 흉악하지."

흑야는 고혹적인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리고는 튕겨진 검날을 그대로 휘둘러버렸다.

선우의 목을 향해서 말이다.

'망할, 쉴틈을 안주네.'

선우는 재빨리 검면을 밀어낸 뒤

다시금 방어를 하였다.

두 사람 사이에 격렬한 공방이 펼쳐지기 시작하였다.

***********

그녀의 검이 마치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휘둘러지며 압박하듯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내 아래가 아니다.'

흑야의 검을 막아낸 선우는 생각하였다.

검기劍技하나면 놓고 보자면

자신과 동급 혹은 그이상의 실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파고드는 검은 예리하였고

휘둘러지는 검은 물흐르듯 자연스럽기 그지없었다.

경지에 오른 검기劍技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면

불가능한 모습이리라

"내 볼기를 때린다고 하지 않았나? 이래가지곤 어림도 없을 성 싶구나."

흑야는 방어하기 급급한 선우를 조롱하기 시작하였다.

"............"

하지만 선우는 그런 그녀의 말을 무시한 채 오직 공방에만 집중할 뿐이었다.

"답을 할 여유조차 없는 것인가?"

그런 선우의 모습에 흑야는 비웃음 가득한 미소를 흘리기 시작하였다.

저 건방진 자식이 꼼짝 못하는 걸 보니

꽤나 유쾌한 기분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묵사발을 내주마!'

흑야는 눈을 반짝였다.

여세를 몰아 그를 완전히 찍어누를 심산이었다.

이내 흑야의 압박이 점점 더 거세지기 시작하였다.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팔 다리 허리 등

눈에 보이는 곳은 전부 찌르고

베어들어갔다.

어떻게든 피를 보게 만들겠다는 일념하에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공방이 이어졌을까

'뭐..지?'

이내 흑야는 의아함을 느꼈다.

아무리 공격이 더욱더 거세졌음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승기를 잡을 수 없던 탓이었다.

아니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이쪽이 밀리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 시작하였다.

'어떻게 된거지?'

그녀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지금껏 검을 집어든 자들의 검술과 경험을 모조리 흡수한 자신이었다.

어떤 검수가 와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 자신이었다.

'그런데 밀린다고?'

선우의 검이 더욱더 날카로워지기 시작하였다.

방어하기 급급했던 그의 검이

이제는 간간히 공격을 섞으며 압박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크윽!"

검을 막아든 흑야는 옅은 신음성을 내뱉었다.

선우의 검에서 상당한 검력이 전해진 까닭이었다.

'질 것 같으냐!'

흑야는 더욱더 거세게 양팔을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그전보다 더욱더 강한 마기를 불어넣은 것이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모든 공격들이 너무나 쉽게 파훼당한 것이다.

허초, 변초, 실초를 가리지 않고 완벽히 막아내는 것이다.

콰콰쾅

이내 굉음이 터지고 흑야의 신형이 뒤편으로 사정없이 밀려나기 시작하였다.

선우의 무겁기 그지없는 검격을 도저히 막아내지 못한 까닭이었다.

'이자...적응을 한 것이다.'

뒤편으로 밀려난 흑야는 떨리는 시선으로 선우를 바라보았다.

어째서 자신이 밀리게 된 것인지

인지를 한 것이다.

적응을 한 것이다.

수 천 검사들의 검술이 녹아들어있는 자신의 검격에 말이다.

'....이런 말도 안되는!'

그녀는 생각하였다.

도저히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어찌 그 짧은 새에 모든 수천 개의 검술에 단번에 적응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렇게 당혹스러움을 내비치고 있을 때 였다.

쇄애애애애액

다시금 검이 날아들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머리통을 향해서 말이다.

'머리!'

흑야는 재빨리 양손을 들어올렸다.

검격을 막아내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이변이 일어났다.

머리를 향해 날아들던 검이

마치 뱀처럼 휘어지더니

그녀의 심장을 향해 날아들기 시작한 것이다.

'아...아니?!'

그 모습을 본 흑야의 얼굴은 사색이 되기 시작하였다.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일격이라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죽...죽는다.'

이대로 심장이 꿰뚫린다면 죽고 말것이다.

자아가 완전히 사라지고 평범한 검으로 전락해버리는 것이다.

'싫...싫어!'

스르르르륵

그녀는 다급히 몸을 변환시키기 시작하였다.

인간체가 아닌 검의 형태로 말이다.

그리고 선우의 검은 정확히 흑야의 검날부분과 그대로 부딪히게 되었다.

쇄애애애액

푸우우욱

선우와 맞부딪힌 흑야는 그대로 날아가더니 뒤편에 있는 벽에 그대로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이내 흑야는 검자루를 제외한 모든 부분이 벽에 그대로 박히게 되었다.

저벅 저벅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선우는 이내 벽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덥석

쑤우우욱

그다음 흑야의 검자루를 쥐어잡은뒤 그대로 뽑아내었다.

그러자 휘황찬란한 흑야의 검신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튀는 재주 하나는 기가막히네."

선우는 흑야를 내려다보며 비웃듯 말을 이었다.

[전략상 후퇴라고 하는 것이다!]

"후퇴고 나발이고 내 알바 아니고, 어서 사람으로 변해라, 하던 건 마저해야지?"

선우는 차가운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

그리고 그런 선우의 말에 흑야는 침묵을 택하였다.

사람 행태로 변하고 싶지 않은 까닭이었다.

검격을 나누고 공방을 주고 받으며

그녀는 깨달을 수 있었다.

자신이 저자를 넘어설 수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수 천에 이르는 검사들의 검술이 집대성되어있는 자신의 검에 완벽히 적응한 그였다.

그런 자를 어찌 이길 수 있겠는가

괜히 덤볐다간 목숨만 위태로워질 뿐이었다.

"왜 대답이 없어? 빨리 변하라니까?"

선우는 묵묵부답인 그녀를 짜증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싫다.]

이내 흑야는 선우의 말에 거절을 표하였다.

"뭐?"

[인간 형태로 돌아가지 않겠다!]

"쫄았어?"

[흥, 네놈처럼 무자비한 놈과 손을 섞고 싶지 않을 뿐이다.]

사실 쫄은 게 맞았지만

흑야는 꿋꿋히 자존심을 세웠다.

죽어도 지고는 못사는 성격 탓이엇다.

"까고 있네."

선우는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바싹 쫄아놓고 이 무슨 허세란 말인가

"장난 그만치고 인간형태로 돌아와, 사과하고 굴복하면 죽이진 않을테니까."

[흥, 네놈의 말따위를 들을 성 싶더냐? 난 지금껏 그 누구에게도 굴복한 적 없는 몸이다, 최악이자 극악이며 사악한 마검魔劍이란 말이다!]

"그래, 그럼 터지던가."

우우우우우웅

선우는 음양조화신공을 극성으로 운용하였다.

그리고 모든 내력을 흑야에 쏟아붓기 시작하였다.

[끄아아아아아악!!!!!!!!]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흑야의 비명성이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한계 이상까지 차오르는 내력을 도저히 버텨내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아아악!!..그만! 그만두라는 말이다!!!!]

그녀는 발악하듯 언성을 높이기 시작하였다.

우우우우웅

하지만 선우는 그녀의 고함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내력을 불어넣을 뿐이었다.

[그만.....따뜻한 것들이...가득..가득..차오른다...제발..제발...그만...이러다간...몸이..버티지..못할 것이다..]

고압적인 고함이 통하지 않자 흑야는 애원을 하기 시작하였다.

제발 멈춰달라고

이러다간 몸이 버텨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선우는 여전히 그녀의 말 따위는 들어주지 않았다.

진심으로 터트려버릴 기세로 내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젠장!]

스르르르르르

그러자 흑야의 몸이 서서히 변화되기 시작하였다.

검의 형태에서 사람의 형태로 말이다.

검자루는 다리가 되었고

검날을 몸통이 되었다.

대롱 대롱

이내 그녀는 선우에게 다리가 잡힌 채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모습으로 변환이 되었다.

"놓..놓거라!"

거꾸로 들어올려진 채 매달려진 흑야는 선우를 바라보며 언성을 내질렀다.

"응."

그리고 그 말에 선우는 망설임없이 손을 놔버렸다.

철푸덕

"아아악!"

그러자 그녀의 신형이 무척이나 볼썽사납게 땅에 처박혀버렸다.

"갑자기 이렇게 놓으면 어떻게 하는가!"

땅에 처박혔던 흑야는 잔뜩 화가난 표정으로 선우를 노려보며 고함을 내질렀다.

"네가 놓으라며?"

선우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말을 받았다.

지가 놔달라고 했으면서 이제와서 무슨 딴소리란 말인가

"좀더 안전하게 놔줄 수 있지 않았는가!"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던가?"

선우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답을 하였다.

"네놈은 참으로 사악한 놈이로구나! 마검 입장에서봐도 끔찍하기 그지없는 놈이로다!"

"지랄하네, 더한 년이."

선우는 코웃음을 치며 말을 이었다.

더했으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은 년이 저런 말을 하니

코웃음이 절로 나왔다.

"자아, 이제 그럼 슬슬 시작하자고."

선우는 손가락을 깍지 낀뒤 기지개 펴듯 위로 쭉 밀어내기 시작하였다.

"...시작..이라니?"

"말했잖아, 볼기를 때리겠다고."

"인간 형태로 돌아와서 용서를 빌고 굴복하면 봐주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용서를 안빌었잖아?"

"미안하다! 내 실수이다! 봐주거라! 굴종하겠다!"

선우의 말에 흑야는 다급히 용서를 빌기 시작하였다.

볼기를 맞는 수모를 겪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근데 생각해보니까, 죽이지 않겠다고 했지. 봐준다고 한 적은 없네."

선우는 입가에 익살스러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이...이런...사기..꾼이!"

그 말에 흑야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언성을 높였다.

어찌 마검인 자신을 상대로 이런 흉악하기 그지없는 사기를 친다는 말인가

"엉덩이나 까, 이년아."

선우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무척이나 사악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이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