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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838화 (839/1,419)

〈 838화 〉 839. 흑야黑夜의 주인이 되다.

쿠우우우우웅

천지가 진동하기 시작하였다.

어마어마 지진이 일어나며

땅을 흔들기 시작하였다.

도저히 서있을 수 없을 만큼 말이다.

우우우우웅

대기가 미칠듯이 흔들리며

온몸을 압박하기 시작하였다.

마치 옥죄는듯이 말이다.

꿀꺽

선우는 침을 꿀꺽 삼켰다.

무언가 벌어질 것 같은 불안감이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선우의 불안은 적중을 하였다.

천지가 뒤집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솨아아아아아아아아

땅이 마치 하늘에 닿은 것처럼 치솟았다.

그리고 마치 해일처럼 선우를 덮쳐들기 시작하였다.

'비틀어져라!'

선우는 감각을 더욱더 예리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해일을 응시하였다.

그러자 작용하고 있는 흐름들이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비틀어져라.'

선우는 그대로 건곤대나이를 운용하였다.

방향을 다시금 바꿔버릴 요량이었다.

솨아아아아아아아

하지만 상황은 선우의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도저히 해일의 흐름을 제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뭐야!?'

선우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모습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 까닭이었다.

지금껏 흐름을 제어하지 못한 적은 없었다.

의지를 제외한다면 무엇이든 비틀 수 있었고 흐트려뜨릴 수 있던 것이다.

그런데 고작 토사로 이루어진 해일 따위를 마음대로 제어할 수 없었다.

어찌 당혹스러움이 차오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솨아아아아아아

이내 해일이 코앞까지 다가오더니

그대로 덮쳐들기 시작하였다.

모든 것을 집어삼킬듯이 말이다.

'젠장할.'

선우는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그리고 곧바로 검을 들어올렸다.

흐름을 제어할 수 있는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이대로 관망만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지킨다.'

선우는 의지를 세우기 시작하였다.

상대가 무엇이든 소중한 것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를 말이다.

우우우우우우우웅

그러자 검이 눈부실 정도로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하였다.

지키는 검.

호검護劍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오거라!'

선우는 코앞까지 덮쳐드는 토사의 해일을 바라보았다.

쇄애애애애액

그리고 망설임없이 해일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베어버리고 말겠다는 듯이 말이다.

순간

토사로 이루어진 해일은 완전히 두동강이 나버렸다.

그리고 그대로 무너져내리기 시작하였다.

마치 힘을 잃어버린 것처럼 말이다.

'끝..끝난건가?'

선우는 긴장 어린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행히 무언가 일어날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후우..'

이내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어느정도 일단락이 된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선우가 안심을 하고 있을 때였다.

쿠우우우우우우우웅

갑자기 거대한 굉음성이 울리며 땅이 다시금 진동하기 시작하였다.

더불어 선우가 디디고 있는 땅이 치솟기 시작하였다.

'망할!'

선우는 풍진보를 발휘하여 허공에 몸을 띄웠다.

그리고 발을 내딛으며 하여 치솟은 땅과 거리를 벌리기 시작하였다.

말려들어서는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발을 내딛었을까

타탁

이내 선우는 땅이 치솟지 않은 곳에 그대로 착지를 하였다.

그다음 몸을 돌려 뒤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먼젓번의 해일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거대한 해일을 말이다.

흡사 작은 봉우리만 거대한 해일을 말이다.

'시발.'

그 모습을 본 선우는 이해할 수 있었다.

어째서 세인들이 음양마를 재앙災殃라고 불렀는지 말이다.

천지를 뒤집어버릴 정도로 강대한 힘을 가진 음양마를 어찌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겠는가

저건 명백히 재앙災殃이었다.

꽈아아악

선우는 검을 있는 힘껏 움켜잡기 시작하였다.

우우우우우우우웅

그리고 의지를 더욱더 견고하게 세우기 시작하였다.

'지킨다!'

그러자 휘황찬란하게 빛나던 검이 더욱더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하였다.

솨아아아아아아아

이내 산봉우리만큼 거대한 해일이 덮쳐들었고

선우는 해일을 향해 호검護劍을 휘둘렀다.

콰콰콰콰콰콰쾅

굉음이 터져나오기 시작하였다.

***************

"하아...하아...하아...하아.."

선우는 검을 치켜든 채 거칠게 호흡을 내쉬기 시작하였다.

결국 해일을 베어버릴 수는 있었지만

여러모로 상당한 부담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무리한 근육의 사용으로 인해 손발이 덜 덜 떨렸고

호흡조차 망각한 채 집중한 까닭에 호흡이 거칠어졌으며

고도의 집중으로 인해 정신적인 피로마저 느껴졌다.

"직접 느껴보니 어떻느냐?"

그때 장난기 가득한 음양마의 목소리가 귓가에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오연하게 서있는 음양마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왜 경지가 일천하다고 하였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의 물음에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답을 하였다.

천지가 뒤집어지는 것을 보고 난 이후

선우는 알 수 있었다.

어째서 음양마가 자신의 건곤대나이가 일천하다고 하였는지 말이다.

자연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며 재앙으로 만들어버리는 그의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같잖아 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저 방어나 회피용으로 건곤대나이를 사용하는 자신이 말이다.

"크크크큭....아예 눈이 없는 건 아니구나."

음양마는 재밌다는듯한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그럼 이제 따라할 수 있겠느냐?"

".....그건 못할 것 같습니다."

선우는 고개를 좌우로 내저으며 입을 떼었다.

"어째서지?"

음양마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듯한 표정으로 그에게 되물었다.

기껏 보여줬건만 어찌 이걸 그대로 따라할 수 없다는 말인가.

"혼재되어있는 수많은 흐름들을 한 번에 제어하기엔......제자의 머리가 너무나...우둔합니다.."

선우는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단순히 치고들어오는 공격을 제어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 흐름이 명확하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자연에 있는 흐름을 제어한다는 것은 선우에게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자연에는 수많은 흐름들이 혼재되어있었다.

그 흐름들을 전부 제어하여 원하는 방향으로 단번에 바꾸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우둔하구나, 제자여."

음양마는 고개를 살짝 내저으며 말을 이었다.

"작은 흐름들까지 일일히 신경쓸 필요는 없다. 본디 작은 흐름이라는 것들은 결국 거대한 흐름에 순응하기 마련이다. 네놈이 주도하여 흐름을 만든다면 그것을 결국 따르게 될 것이다."

음양마는 선우를 바라보며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내가..주도하는.....흐름.."

음양마의 말을 들은 선우는 입을 우물거리기 시작하였다.

무언가 머리에 잡힐듯 말듯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네놈이 세상의 부속물이 아닌 중심이라고 생각하거라. 그리고 네놈만의 질서를 만들거라. 그렇게 된다면 자연조차 네 녀석 뜻대로 주무를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둔한 제자여."

음양마는 즐겁다는듯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세상의 중심."

선우는 읊조리듯 말을 이었다.

그리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자신만의 심상 세계로로 빠져든 것이다.

음양마는 그런 선우를 재밌다는듯한 시선으로 응시를 하였다.

하나 뿐인 제자가 깨달음을 얻는 과정이 꽤나 유쾌하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스르륵

이내 선우의 눈이 서서히 떠지기 시작하였다.

그의 눈빛에는 현묘함이 가득히 차있었다.

"무언가 깨달았느냐?"

".......조금....알것도 같습니다."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다행히 아예 머리가 없진 않구나."

음양마는 진한 미소를 흘린 채 말을 이었다.

짧은 조언만으로 어느정도 답을 유추해낸 제자가 기특한 까닭이었다.

"그렇다면 보여줄 수 있겠느냐?"

음양마는 올곧은 시선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네놈이 깨달은 바를 말이다."

".......해보겠습니다."

선우는 고개를 살짝 주억거렸다.

우우우우우우우웅

그리고 곧바로 내력을 운용하였다.

그러자 어마어마한 기운들이 요동을 치며 온 사방에 퍼져나가기 시작하였다.

"오호."

그 모습에 음양마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깨달음으로 인해 다룰 수 있는 발출할 수 있는 내력의 총량까지 늘어난듯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한창 감탄을 하고 있을 때였다.

쿠우우우우우우웅

땅이 울리며 어마어마한 굉음이 터져나왔다.

우우우우우우우웅

공기가 진동하며 어마어마한 떨림을 전달하였다.

천지가 요동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얼마나 요동을 쳤을까

쿠우우우우우웅

이내 땅이 하늘 위로 치솟기 시작하였다.

마치 작은 동산처럼 말이다.

그리고 동산처럼 치솟은 땅은 해일이 되어

그대로 음양마를 덮쳐들기 시작하였다.

집어삼키고 말겠다는듯이 말이다.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 모습을 본 음양마는 기쁜듯 커다란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하였다.

저 빌어먹을 천재자식이

사고를 하나 쳐버렸기 때문이었다.

"우둔한 제자놈아! 뭐가 조금 알 것 같다는 것이냐! 이렇게 전부 깨달아놓고! 아하하하하하하"

음양마의 웃음소리는 더욱더 커져가기 시작하였다.

솨아아아아아아아

그리고 토사의 해일은 그대로 음양마를 덮쳐버렸다.

음양마는 덮쳐드는 해일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제자의 성취를 기뻐하면서 말이다

**********

선우는 멍한 표정을 지은 채 자신이 저지른 광경을 바라보았다.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기 때문이었다.

땅이 뒤집혔고

토사의 해일이 범람하였다.

자연재해를 일으킨 것이다.

어찌 믿을 수 있겠는가

"아, 스승님!"

순간 머릿속에서 무언가 번뜩이기 시작하였다.

토사의 해일에 그대로 덮쳐진 음양마에 대한 생각이 떠오른 까닭이었다.

"스승님!"

선우는 다급히 음양마를 부르기 시작하였다.

혹여 다친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뭘 그리 애타게 부르는 것이냐?"

그때 뒤편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온몸에 흙먼지를 묻히고 있는 음양마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스승님!"

선우는 반색을 하며 말을 이었다.

그가 무사했다는 사실에 안도를 한 까닭이었다.

"죽기라도 한 줄 알았더냐?"

그 모습을 본 음양마는 코웃음을 치며 말을 이었다.

"......아무런 방비도 하지 않으셔서....걱정을 하였습니다.."

"건방지구나, 네놈의 실력으로 나를 다치게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냐?"

"..........."

음양마의 말을 들은 선우는 입을 다문 채 침묵을 하였다.

생각해보니 또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작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자만치 말거라, 네놈이 일천한 건 똑같으니"

"........알겠습니다."

선우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나름 강해졌다고 자부를 했지만 스승을 뛰어넘기엔 요원한듯 싶었기 때문이었다.

"뭐, 이제는 못 봐줄 정도는 아니지만..."

음양마는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선우는 알 수 있었다.

음양마 나름의 칭찬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선우는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그럼 흑야黑夜와 잘지내도록 하거라."

그때 갑자기 음양마의 몸이 서서히 투명해지기 시작하였다.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처럼 말이다.

"잠..잠시만요!"

그 모습을 본 선우는 다급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무엇이냐?"

음양마는 귀찮음이 가득 담긴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스승님께서는...흑야黑夜가 만들어낸.....환영인 것입니까?"

"한낱 마검따위가 본노를 구현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음양마는 코웃음을 치며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스승님께서는..?"

"마침 매개체가 있길래 잠깐 외유를 한 것 뿐이다."

"그게...무슨 말씀입니까?"

선우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은 까닭이었다.

외유를 나오다니

"뭐, 일단은 그리 알도록 하거라, 자세히 설명해주고 싶지만 시간이 다되어서 말이야."

스르르르륵

이내 음양마의 모습이 더욱더 흐릿해지기 시작하였다.

형체조차 구분이 안될정도로 말이다.

"천마를 조심하거라. 우둔한 제자여."

그 말을 끝으로 음양마의 몸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잠깐만요! 스승님! 스승님!"

선우는 그런 음양마를 애타게 부르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음양마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선우는 깨달을 수 있었다.

그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는 사실을 말이다.

'대체...이게..무슨..'

선우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수많은 의문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혔기 때문이었다.

파앗

그때 다시금 세상이 반전하였다.

"검을 만지시면 안됩니다! 부마도위!"

그리고 귓가에 자신을 말리는 전혁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어?'

선우는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그러자 검에 닿을락 말락한 손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깨달을 수 있었다.

자신이 검을 잡기 직전의 시점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말이다.

"당장 손을 떼어주십시오! 이곳에는 그따위 마검보다 훌륭한 무구들은 차고 넘칩니다!"

전혁은 다급한 어조로 말을 내뱉었다.

"이 혼원일검은 어떻습니까? 과거 치우가 직접 사용하였다는 전설을 갖추고 있는 검입니다! 전설이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명검 반열에 들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검입니다!"

전혁은 붉은색 칼집과 검은 색 손잡이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검을 들어올리며 말을 이었다.

"이 대검은 어떻습니까? 과거 견야차라는 별호를 가지고 있던 사내가 사용하던 검으로 한 번의 휘두름으로 천 명의 벨 수 있는 힘을 갖출 수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커다란 대검을 들어올리며 설득을 하기 시작하였다.

"이 창은 어떻습니까? 과거 맹견이라고 불리우던 영웅이 사용하던 창으로, 적의 심장을 꿰뚫는데 최적화되어있는 창입니다! 이 창으로 무장하신다면 적수를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전혁은 이번에는 붉은 색 창을 들어올리며 말을 이었다.

그의 표정에는 어떻게든 선우를 설득하고 말겠다는 의지가 가득히 차있었다.

"아니."

선우는 고개를 내저었다.

"이걸로 하겠습니다."

선우는 그의 제안을 모조리 거절하였다.

"검을 쥐는 즉시 죽게 될 것입니다!"

전혁은 사색이 된 채 언성을 높였다.

구태여 죽으려고 드는 그의 모습이 이해가 가지 않은 까닭이었다.

덥석

선우는 그런 전혁의 말을 흘려들은 채 검을 붙잡았다.

그리고 천천히 들어올리기 시작하였다.

아름답기 그지없는 찬란한 검을 말이다.

"이거 보십시오. 괜찮지 않습니까?"

흑야黑夜를 들어올린 선우는 전혁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전혁은 입을 떡하고 벌렸다.

대체 저게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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