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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835화 (836/1,419)

〈 835화 〉 836. 오늘 엉덩이 좀 맞자.

마검魔劍

악신惡神 혹은 마선魔仙들이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흉악하기 그지없는 마의 무구들.

소유자에게 파괴적이고 초월적인 힘을 안겨주지만 그 대가로 파멸을 가져다준다는 최악의 무구

그것들을 통칭하여 세인들은 마검魔劍이라고 지칭하였다.

중원의 수천 년 역사동안 마검魔劍이라고 지칭되는 검들은 셀 수 없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피를 빨아들이는 대신 소유자에게 초월적 힘을 주었다고 전해지는 은월銀月

선천지기를 대가로 소유자에게 파괴적인 힘을 선사해주었다는 괴패怪霸

경천동지할 힘을 가지고 있지만 소유자에게 광기마저 안겨주는 광악狂惡 등

그리고 그 마검들은 혈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었다.

절대적인 강함을 갈망하는 무인들에게

파멸이라는 대가는 그리 큰 대가가 아닌 까닭이었다.

일시적이나마 초월적인 강함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목숨 따위는 얼마든지 내던질 수 있는 것이다.

세인들은 마검을 함부로 봐서도, 만져서도, 생각해서도 안되는 귀물이자 금기라고 여기게 되었고 두려워하게 되었다.

언제고 마검이 나타나게 된다면 무림은 얼마 지나지 않아 시산혈해가 될테니까 말이다.

그렇기에 황궁무고의 관리인인 전혁이 마검을 두려워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수많은 전설적인 무구들을 홀로 관리할 정도로 무구에 대해 빠삭한 지식을 가진 전혁이었다.

그런 그에게 마검에 대한 인식이 좋을 리 만무하였다.

마검이 얼마나 흉악한 힘을 가지고 있는 지 너무나도 잘알고 있으니 말이다.

"이 검은 사람을 잡아먹는 마검魔劍입니다! 결코 만져선 안됩니다!"

전혁은 확고한 눈빛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사람을 잡아먹는다니.......그게 무슨 말입니까?"

선우는 궁금하다는듯한 그에게 물었다.

사람을 잡아먹는다게 무슨 뜻인지 궁금하였기 때문이었다.

진짜 입을 벌려 잡아먹지는 않지 않겠는가

"이놈은 사람을 먹잇감으로 생각하는 놈입니다! 검을 잡는 즉시 어떻게든 죽여버리려고 하는 최악의 마검입니다!"

"예를 들어?"

"증상은 다양합니다. 광증을 도지게 만들어 자결하게 만들기도 하고 소유자의 피를 빨아들여 목내이로 만들기도하며 선천지기를 흡수하여 그대로 생명을 갈취하기도하며 저주를 내려 소유자에게 파멸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그놈은 보통 마검이 아닙니다! 마검이라고 불리우는 것들의 악함을 모조리 내포하고 있는 최악의 마검인 것입니다!"

전혁은 열변을 토해내며 언성을 높이기 시작하였다.

선우가 집어드려고 한 검은 마검魔劍이라고 불리우는 것들 중에서도 단연 최악이라고 할 수 있는 놈이었다.

무림사에 등장하였던 수많은 마검의 악함을 한 몸에 담고있기 때문이었다.

광증을 도지게 만들기도 하였고

피를 빨기도하였으며

선천지기를 갈취하기도 하였고

저주를 내려 소유자에게 파멸을 선사하기도 하였다.

마검들 중에서도 단연 최악이라고 말할 수 있는 흉악한 성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검을 맨손으로 만지려고 하다니

이게 대체 무슨 짓이란 말인가

"절대 만져선 안됩니다! 선우님조차 위험할 수 있습니다!"

전혁은 단호한 눈빛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위험할 것 같다라.."

그의 단호한 태도에 선우는 호기심 어린 눈빛을 반짝거리기 시작하였다.

본디 사람은 금지를 당하면 반발 심리가 발동하기 마련이었다.

절대 만져선 안된다.

위험할 수 있다.

이런 말을 들으니 경각심이 생기기 보단 호기심이 앞서기 시작하였다.

'정말로 위험할까?'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여 반선에 경지에 다다른 자신이었다.

그런 자신을 한낱 검따위가 위협할 수 있을 지 궁금증이 차올랐다.

"그.....한 번만 만져보면 안되겠습니까?"

이내 선우는 뻘쭘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안됩니다! 선우님을 위험헤 빠뜨릴 수는 없습니다!"

선우의 말을 들은 전혁은 다급한 어조로 언성을 높이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위험성에 대해 열변을 토해내건만

위험할 것 같지 않다니

어찌 저리도 태평한 말을 한다는 말인가

"화경을 넘어, 현경의 경지에 다다른 저입니다. 저에게 마검의 저주는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선우는 눈빛을 반짝거리기 시작하였다.

"이 흑야黑夜를 거쳐간 이들 모두가 그리 말하였습니다. 자신이라면 충분히 극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충분히 감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흑야黑夜의 저주를 견뎌내지 못하였습니다! 전부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는 말입니다"

전혁은 열변을 토해내며 언성을 높이기 시작하였다.

이 흑야黑夜라고 불리우는 마검을 거쳐간 이들은 하나같이 같은 말을 하였다.

자신이라면 괜찮을 거라고

자신이라면 극복해낼 수 있을 거라고

이 악귀같은 검을 굴복시킬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 악귀같은 검을 굴복시켰던 이는 없었다.

전부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천하제일검으로 이름을 날렸던 대검호도

황궁제일인으로서 황실을 수호하였던 대장군도

전부 말이다.

흑야黑夜는 한낱 칼따위가 아니었다.

진실로 악신이 만든 마귀인 것이다.

그런데 어찌 인간의 힘으로 굴복시킬 수 있다는 말인가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검은 밤이라....이름 또한 아름답구나."

선우는 홀린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흑야라는 검의 이름이 썩 마음에 든 까닭이었다.

"선우님! 정신차리십시오! 이 요사한 놈의 마력에 빠져들면 안됩니다!"

그 모습을 본 전혁은 다급히 언성을 높이기 시작하였다.

전혁은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그가 흑야에 완전히 매료되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내 실수다, 미리 미리 치워뒀야했는데...'

전혁은 자책을 하기 시작하였다.

아예 눈앞에 보이지 않도록 치워뒀어야했다.

그가 홀리지 않도록 말이다.

"황궁 무고에는 그딴 요사스러운 따위보다 훌륭한 검이 수두룩 합니다! 구태여 집착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전혁은 여전히 설득을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이대로 그가 검을 쥐게 냅둘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아니.....없어."

선우는 고개를 좌우로 살짝 내저었다.

"이곳에 이것보다 뛰어난 검은 없어. "

그리고 이내 단호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검 한 번 쥐어보지 않았고 휘둘러보지도 않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어찌 그리 확신을 한다는 말입니까?"

전혁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에게 물었다.

어찌 그리 확신을 할 수 있는 지 이해가 가지 않은 까닭이었다.

검을 쥐여 본 적도

휘둘러 본 적도 없었다.

고작 한 번 마주하였을 뿐인 것이다.

그런데 어찌 저리도 확고하게 말한다는 말인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느꼈다?"

"예에, 이 녀석이 말하더군요. 자신이 최고라고 말입니다."

선우는 기감을 통해 검으로부터 전해 받은 념을 토로하였다.

음양조화기에 닿는 순간

흑야라고 불리우던 마검은 곧바로 반응을 하였다.

마치 자신이 최고라는듯이 념을 발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기에 선우는 확신할 수 있었다.

이 흑야黑夜라는 검이 그 어떤 검보다 우위에 서있는 최고의 검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허어어.."

그 말을 들은 전혁을 탄식을 내뱉었다.

아무래도 선우가 고집을 꺾을 것처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 검으로 하겠습니다....제가 가지고 나갈 것은 말입니다."

끼이익

이내 선우는 덮혀진 나무 뚜껑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그러자 최악이자 최강이라고 불리우는 검이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마검들의 왕, 흑야黑夜가 말이다.

마음을 굳힌 것이다.

눈앞에 있는 마검魔劍을 가지겠다고 말이다.

"선우님....부디 재고 해주십시오......이놈은.......목숨을 건...도박을 할만큼...좋은 검이 아닙니다...그저 잘드는 검일 뿐입니다."

전혁은 간곡한 어조로 그를 말리기 시작하였다.

이대로 그를 잃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황실을 구한 은인이자 영웅이었다.

그런 그가 다치는 것을 전혁 또한 보고 싶지 않았다.

"아무리 선우님이라도 죽고 말 것입니다.......흑야는 누군가를 주인으로 인정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악귀입니다....분명 선우님에게 저주를 내릴 것입니다....제발..부디.."

"상당히 까탈스러운 놈인가보군요."

선우는 휘황찬란한 흑야를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검은 밤이라는 녀석은 상상이상으로 까탈스러운듯 하였다.

'재밌네.'

선우는 입가에 진한 미소가 지어지기 시작하였다.

까탈스럽다고 하니까 괜스레 승부욕이 발동된 까닭이었다.

이 검을 굴복시키고 싶었다.

수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최악이자 최강의 검을 말이다.

"제가 이 녀석을 한 번 길들여보겠습니다."

선우는 천천히 손을 뻗었다.

덥석

그리고 고급 가죽으로 칭칭 동여매어있는 검자루를 붙잡았다.

그다음 천천히 들어올리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영롱하기 그지없는 흑야의 검신이 밝게 빛나기 시작하였다.

흑야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초월적인 아름다움을 내포하고 있는 검이었다.

'멋져.'

선우는 매료된듯 몽롱한 표정을 지은 채 흑야를 바라보았다.

그때 이변이 일어났다.

갑자기 세상이 반전되면서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 것이다.

'뭐..뭐야!?'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수 많은 전설적인 무구들이 잠들어있는 황궁무고가 아니었다.

아무것도 존재치 않는 무無의 공간인 것이다.

무엇 하나 시야에 들어오는 건 없었다.

그저 어둠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대체 이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대체 어떻게 된 영문인지 말이다.

"겁먹지 않아도 된단다. 아가."

그때 선우의 귓가에 고혹적인 여인의 목소리가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칠흑처럼 어두운 빛깔의 예복을 입고 있는 한 고혹적인 여인의 모습을 말이다.

"심상 세계로 잠시 데려온 것 뿐이니."

여인은 고혹적인 미소를 흘린 채 말을 이었다.

"너는.....누구지?"

선우는 긴장 어린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흑야黑夜"

여인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네가 그토록 갈망하던 검이란다."

".............."

여인의 말을 들은 선우는 입을 다문 채 침묵을 하였다.

현 상황에 대한 파악이 필요한 까닭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침묵을 하였을까

"........날 이곳에 데려온 이유가 뭐지?"

이내 선우는 천천히 입을 떼었다.

"널 시험해보기 위해서란다. 아가."

"시험?"

"날 갖고 싶다고 하지 않았나?"

흑야는 매혹적인 미소를 지은 채 물음을 던졌다.

"그런 말을 하긴 했지."

선우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난 아무나 가질 수 없단다. 자격이 되지 않으면 함부로 몸을 허락치 않거든...마치 순결한 처녀처럼 말이야."

흑야는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래서 자격을 시험하겠다는 건가?"

"그렇단다."

"재밌게 구네."

"그 또한 내 매력이라고 생각한단다."

흑야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아찔할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날붙이주제에 더럽게 이쁘네.'

선우는 고개를 살짝 내저었다.

저 요사스러운 검한테 흔들리면 안된다며

마음을 다잡은 것이다.

"널 가질 수 있는 자격이 무엇이지?"

"강함."

흑야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저 강하기만 한다면 된단다. 아가."

"쉽네."

선우는 입가에 진한 미소를 흘린 채 말을 이었다.

"오만하네."

흑야는 재밌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누군가 그러더군. 강함을 관철할 정도의 실력이 있다면 그건 오만이 아니라 자신이라고 말이야."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이곳에 왔던 모든 이들이 너처럼 말했지, 하지만 그 누구도 강함은 증명해낸 이는 없었단다. 아가, 전부 절망을 하며 마음이 꺾여버렸거든."

"난 그들과 다를 거다."

선우는 자신어린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부디 그렇게 되길 기대하도록 하마.....이제 홀로 독수공방하는 것도 지긋지긋하니 말이야."

흑야는 고혹적인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날붙이 따위가 못하는 말이 없네."

선우는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농이 잦은 것 또한 내 매력이란다. 아가."

흑야의 입매가 부드러운 호선을 긋기 시작하였다.

선우의 반응이 꽤나 재밌는 까닭이었다.

"부디 죽지마렴, 꽤나 마음에 들었으니 말이야."

스르르륵

이내 흑야의 몸이 점점 옅어지더니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치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세상이 다시 반전되었다.

'뭐지?'

선우는 주위를 두리번 거리기 시작하였다.

반전된 세상이 어디인지 파악할 요량이었다.

그러자 무척이나 익숙한 광경이 펼쳐지기 시작하였다.

새하얀 대리석들이 균일한 모양으로 깔려있는 곳

"와아아아아아아아!"

"이겨라! 이겨라!"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환호성.

그리고 오만한 표정으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한 여인.

'이예설?!'

선우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말을 내뱉었다.

쟤가 왜 여기서 나온단 말인가

"이딴 실력으로 대제자를 자처하는 건가요?"

이예설은 북풍한설보다 차가운 시선으로 선우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명예가 있다면 대제자 자리를 내려놓고 천무맹을 떠나는 게 어떤가요? 당신에게 대제자 자리는 과분해요. 아버지 이름에 먹칠을 하지 말라는 말이에요."

그녀의 무척이나 신랄한 말이 이어지기 시작하였다.

"하...하하하하.."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선우는 실없이 웃기 시작하였다.

어미와 함께 아랫도리를 경쟁하듯이 탐하던 그녀의 옛 모습을 보니 절로 웃음이 나온 까닭이었다.

'그래, 이랬던 적도 있었지.'

선우는 새삼 떠올릴 수 있었다.

그녀와의 첫 만남이 최악이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뭐가 그리 우습죠?"

이예설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에게 물었다.

자신의 말에 실없는 웃음을 흘리는 그의 모습이 영 마음에 들지 않은 까닭이었다.

"그냥 웃겨서."

선우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당신은 정말 열등하군요. 비참하게 패해놓고 이렇게 실없이 웃음이나 흘리다니 말이에요. 나가 죽는 게 어떠신가요? 오히려 죽는 편이 세상을 위해 도움이 되는 길이 아닐까요?"

이예설은 신랄하게 선우를 비난하기 시작하였다.

"버릇이 나쁘네, 사매."

"사매라고 부르지 말아요! 당신 따위에게 그런 호칭으로 불리고 싶은 마음 따윈 없어요!"

"알았어, 예설아, 싸가지가 없네."

"뭐..뭐라구요!?"

선우의 욕지거리에 이예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이내 선우는 천천히 손을 들어올렸다.

그러자 어느새 들려있는 검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아무래도 과거 시점으로 돌아간듯 싶었다.

비무대에서 이예설과 서열전을 치르던 그때로 말이다.

"오늘 엉덩이 좀 맞자."

선우는 검을 들어올리며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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