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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810화 (811/1,419)

〈 810화 〉 811. 역모.

"금의위가 전멸하였다고!?"

금의위 지휘사 유중기는 경악어린 표정을 지은 채 언성을 높였다.

"교위인 서량은 머리가 터져 죽었고 나머지 인원들은 전부 생포가 되었다고 하더군요."

병필태감 위국현은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경화군주인가?"

유중기는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아닙니다."

그 물음에 위국현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말을 이었다.

"그녀가 아니라면 대체 누가 금의위를 전멸시킬 수 있다는 말인가!"

유중기는 말도 안된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교위인 서량은 대문파의 장로에 해당하는 무위를 가지고 있는 자였다.

그리고 금의위들은 각 각 절정에 버금가는 강대한 무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이들을 대체 누가 전멸시킬 수 있다는 말인가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장선우."

위국현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검신劍神이 몸소 나서 그들을 전부 제압하였다고 합니다."

"이런 개같은!"

유중기는 책상을 거칠게 내려쳤다.

또 장선우였다.

그 개같은 새끼가 나타나 자신들의 계획을 망쳐버린 것이다.

"얘기가 다르지 않소! 우도어사! 분명 별다른 방해가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 않았소!"

유중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우도어사 양경을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모든 분노가 계획을 꾸민 장본인에게 옮겨붙은 까닭이었다.

"죄송합니다. 예상치 못한 바입니다. 설마하니 그가 움직일 줄은......."

우도어사 양경은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사과를 하였다.

그 또한 예상치 못하였다.

장선우가 갑자기 난입하게 될 줄은 말이다.

"사과한다고 해결 될 일이 아니지 않소! 대체 어떻게 책임질 것이오! 우리 모두 역적이 되어버렸단 말이오!"

유중기는 잔뜩 화가난 목소리로 언성을 높였다.

모든 게 끝났다.

이검한과 장부가 장선우에게 넘어간 이상

자신들이 어찌할 수 있는 것 따윈 없었다.

황실 최대전력이라고 불리우는 경화군주

그리고 그에 못지 않은 무력을 소유하고 있는 장선우까지

이 두 괴물들을 어찌 상대할 수 있다는 말인가

".....진정하시지요."

"내 지금 진정하게 생겼소! 모든 게 다 날아가버렸소! 내 목숨도! 가문도! 모두 말이오!"

유중기는 울분을 토해내듯 언성을 높이기 시작하였다.

모든 게 끝났다는 생각이 들자 절망감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화를 낸다고 해결될 일은 없습니다. 대책을 의논부터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대책 따위가 어디있다는 말이오! 우리는 이제 끝났소! 우린 역적이 될 것이고 멸문지화를 당하게 될 것이오!"

뇌물을 받아먹은 것으로도 모잘라 관리를 죽이려고 까지 하였다.

멸문지화를 당할 만한 크나큰 죄악을 저지른 것이다.

그런데 어찌 이 상황을 수습할 수 있다는 말인가

"방법은 있습니다."

양경은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내뱉었다.

"방법? 대체 무슨 방법? 천하제일인과 황궁제일인을 동시에 상대할 생각이오? 제정신이오!?"

유중기는 비아냥거리듯이 말을 이었다.

그는 금의위이기 앞서 화경에 다다른 절대지경의 고수였다.

그렇기에 누구보다 잘알고 있었다.

천하제일인과 황궁제일인이 가지고 있는 거대한 무게를 말이다.

화경이 인간의 극의라면

현경은 인갈을 초월한 재해나 다름없는 존재인 것이다.

그런데 어찌 그런 자연재해같은 이를 둘이나 상대할 수 있다는 말인가

무리였다.

백만대군의 군사력을 모조리 동원하지 않는 이상 무리인 것이다.

"지휘사 말대로 웬만해서 그들을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들이 인간을 초월한 재해나 다름없는 존재이기 때문이죠."

양경은 납득했다는듯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군사를 동원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겁니다. 아무리 재해라고 한들 결국은 유한한 힘을 가지고 있는 인간. 수천 수 만의 군대가 들이닥친다면 그들 또한 어찌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 옛날 나라를 뒤집어놓았던 천마 또한 결국은 군대에 굴복하여 십만대산으로 쫓겨나지 않았습니까?"

양경은 차가운 눈빛을 반짝거리며 입을 떼었다.

"지금 군사를 동원하자는 말이오!?"

"그렇습니다. 백만대군의 힘이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

잠자코 듣고 있던 좌도독 설수범이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질렀다.

"수 만에 이르는 군사를 동원할 수 있는 건 오직 황제의 허락이 떨어졌을 때 뿐이오! 그런데 어찌 군사를 동원할 수 있다는 말이오!"

설수범은 말도 안된다는듯한 목소리로 언성을 높였다.

군사를 움직일 수 있는 최종적인 권한은 오직 황제에게 있었다.

황제의 허락이 없었다면 황실의 군대를 움직일 수 없는 것이다.

"맞습니다. 황제가 군사 동원을 허락해줄 리 만무합니다."

병필태감 위국현 또한 부정적인 어투로 말을 내뱉었다.

경화군주는 황제가 가장 아끼는 혈족이자

황실을 지키는 수호자였다.

그런 그녀를 습격하는 일에 군사를 내어줄 리 만무한 것이다.

"허가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잘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 또한 아니지요."

양경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대체 그게 무슨 말이오?"

좌도독 설수범은 이해가 안된다는듯한 표정으로 그에게 되물었다.

"군권을 잠시동안만 가지고 있으면 되지 않겠습니까?"

"불가하오! 황제가 가지고 있는 군권을 어찌 양도받는다는 말이오!"

설수범은 말도 안된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언성을 높였다.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군권을 가질 수 있는 존재는 오직 황제뿐이었다.

그 누구도 소유할 수 없는 고유 권한인 것이다.

그런데 어찌 군권을 양도받는다는 말인가

"일반적인 경우라면 불가능한 일이겠지요. 폐하께서는 군권을 결코 양도해주지 않을테니까요.....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양경은 차가운 눈빛을 반짝거리며 말을 이었다.

"우도어사....자네...설마!?"

이내 양경의 의도를 눈치 챈 좌도독은 경악어린 표정을 지은 채 그에게 되물었다.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게 맞느냐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 눈빛을 마주한 양경은 말없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의 예측에 동의를 한 것이다.

"군권을 가진 황제의 상태가 온전치 못한다면 잠시나마 군권을 장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양경은 차가운 눈빛을 반짝거리며 말을 이었다.

군권을 잠시나마 장악할 수만 있다면

대군을 단 한 번이라도 움직일 수 있다면

모든 증거를 인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 확신하였다.

"지금 황제를 암살하자는 것이오!?"

"암살을 하자는 게 아닙니다. 아주 잠시동안만 의식을 잃게 만들 뿐이지요. 모든 일이 끝날 때까지 말입니다."

양경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을 이었다.

암살을 할 생각 따위는 없었다.

황제가 암살 당한다한들

해결되는 바는 그 무엇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새로운 황제가 즉위한다고 해도

경화군주가 남아있는 한 자신들은 여전히 역모의 죄를 저지른 죄인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뭣하러 그런 위험을 감수한다는 말인가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같은 말이 아니오!? 결국 황제에게 위해를 가하자는 말이 아니오!"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그들을 상대하기 위해선 수십만의 대군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양경은 언성을 높이기 시작하였다.

그또한 알고 있다.

이 방법이 얼마나 위험천만한지 말이다.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는다면 모든 게 끝장나고 말테니까 말이다.

"이건 역모요!"

"어차피 그들이 북경에 당도하게된다면 저희는 역모죄로 멸문지화를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바엔 모든 것을 걸고 도박을 하는 편이 낫지 않겠습니까?"

"미쳤군! 네놈은 미쳤어!"

"어찌 그런 말을 담을 수 있다는 말이오!"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설수범과 유중기, 위국현은 즉각적으로 반발하였다.

그리고 확신하였다.

양경이 미쳐도 완전히 미쳤다고 말이다.

어찌 감히 천자天子를 해하려고 든다는 말인가

"그럼 마땅한 방법이라도 계신 겁니까? 말씀해보시지요. 마땅한 방도가 있다면 그대로 따라드리리다."

양경은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

"............."

그리고 그의 물음에 세 사람은 꿀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꾹 다물었다.

마땅한 방도따위가 있을 리 만무하였다.

"역모에 준하는 행위라는 걸 잘알고 있습니다. 분명 죽이지는 않았다고는 하나 위해를 가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분명 삼족이 멸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경화군주와 장선우가 당도하여 우리가 저지른 일들을 까발리게 된다면 이 또한 삼족이 멸하게 될 것입니다."

양경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어차피 삼족이 멸하게 된다면 살 가능성이 높은 쪽에 걸어보는 게 맞지 않겠습니까?"

"도망가는 방법 또한....있지 않겠습니까?"

그때 병필태감 위국현이 우물쭈물거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도주라는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재산을 최대로 현금화한 후......다른 나라로 이주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분명!!"

위국현은 설명하듯이 말을 잇기 시작하였다.

"포기할 수 있습니까?"

양경은 그런 위국현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

.

"네에?"

"지금까지 누려왔던 모든 권세를 포기할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말도 안통하는 타국에 가게된다면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 나라의 문화, 음식, 가치관, 종교까지 전부 말입니다. 중원에서처럼 알아봐주고 따르는 이따위는 존재치 않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재산이 떨어진다면 하층민과 같이 노동을 하며 품삯을 받아야겠지요."

"..............."

"다시금 묻겠습니다. 모든 걸 포기하고 타국으로 이주할 자신이 있습니까? 참고로 전 없습니다. 권세를 포기하라니. 차라리 죽는 게 백번은 나을 듯 싶군요."

".............."

위국현은 어떠한 대답도 하지 못하였다.

양경의 말을 통해 현실이 와닿은 까닭이었다.

도망친 곳에 극락따윈 없는 법.

타국으로 이주하여 목숨을 연명한다고한들

결국 비참한 삶을 이어가게 될 것이다.

영세하였던 과거를 그리워하면서 말이다.

"다들 착각하시는 것 같은데. 저희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상황입니다. 이이상 더 나빠질 것도 없다는 말입니다."

양경은 한없이 진지한 눈빛으로 그들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이미 몰릴 대로 몰린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뭔들 못하겠는가

"..........계획이 있는가?"

그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유중기가 천천히 입을 떼었다.

"물론이지요."

양경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리고 품속에 손을 넣더니 작은 옥병 하나를 꺼내들었다.

"이걸 황제에게 먹인다면 일시적인 가사 상태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양경은 확신에 차 있는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게 무엇이오?"

"혼원초라고 불리우는 약재를 정제하여 만든 약입니다."

"혼원초?"

"그렇습니다. 저 멀리 바다 너머에 있는 이국 땅에서 건너온 약재이지요."

양경은 옥병을 만지작거리며 말을 이었다.

"꽤나 편리한 약재입니다. 흡수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도 하고 완전히 흡수된 후에는 대상자를 완전히 가사 상태로 만들어버리지요."

"가사 상태에 빠지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가?"

"그건 흡수되는 양에 따라 다른데......이정도 분량이면 열흘은 너끈할 것입니다. 그리고 열흘이면 모든 일을 마무리하기 무척이나 적당한 시간이지요."

양경은 눈을 반짝거리며 말을 이었다.

"의원에 의해 중간에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은가?"

"그럴 일은 없을 것입니다. 대다수 의원들은 혼원초의 존재조차 모를테니까요."

양경은 확신에 찬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

혼원초는 자신 또한 천운이 닿아 겨우겨우 구할 수 있었던 귀하디 귀한 약재였다.

그런 귀한 약재를 일개 의원따위가 알 수 있을 리 만무하였다.

"모든 계획은 완벽합니다. 남은 것은 여러분들의 결정 뿐이지요."

양경은 그들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부디 저희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현명한 결정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양경은 그들을 향해 천천히 허리를 숙였다.

"..............."

그리고 장내에 있는 이들은 그런 양경의 모습을 복잡한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꽤나 실현가능성이 높은 계획이었다.

하지만 섣불리 도전하기엔 여전히 두려움이 앞섰다.

감히 천자를 해하여한다는 생각이

그들에게 거부감을 선사한 것이다.

그들은 계산하고 또 계산하였다.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내 마지막으로 한 번 우도어사를 믿어보도록 하겠소."

그때 좌도독 설수범이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결국 그의 제안을 수락해버린 것이다.

"마찬가지입니다. 부디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라겠습니다."

금의위 지휘사 유중기가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만약 일이 실패한다면 지옥끝까지 찾아가 죽이고 말겠소."

동창의 수장 병필태감 위국현은 살벌한 기세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립니다."

우도어사 양경은 환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결국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에 만족스러운 감정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네 사람은 굳은 표정을 지은 채 시선을 교환하였다.

네 사람의 눈빛에는 탐욕과 욕심이 그득히 가득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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