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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809화 (810/1,419)

〈 809화 〉 810. 그저 쓰레기처럼 죽어라. 역적놈의 새끼야.

"반갑다. 역적놈의 새끼들아."

선우는 차가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네놈이 지금 누굴 방해한 것인지 아느냐?"

서량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입을 떼었다.

검을 휘게만든 장본인이 선우라는 것을 인지한 까닭이었다.

"역적."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틀렸다! 금의위에 행사를 방해한 것이다!"

서량은 으르렁거리며 언성을 높였다.

역적이라는 말이 심히 거슬린 까닭이었다.

"신분은 금의위지만 하는 짓은 역적이나 다를 바없는 것 같은데?

선우는 조롱기 어린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뭐라!?"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서량은 얼굴을 붉히기 시작하였다.

아직 이립도 안되어보이는 애송이에게 조롱을 들으니 치욕감이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금의위라면 오직 황제만을 위해 움직이는 친위대가 아니던가? 그런 금의위가 언제부터 황실의 신하를 멋대로 죽이게 되었지?"

선우는 싸늘한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살려둬선 안될 놈이구나."

서량은 살기 어린 눈빛으로 선우를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모든 내막이 들통나버렸다.

살려둬선 안된다는 생각이 차올랐다.

"그럴 능력은 되고?"

선우는 재밌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오만하구나! 네놈 혼자 금의위를 당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서량은 화가난듯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질렀다.

금의위는 황실 최고의 무력단체였다.

황제의 친위대에 걸맞는 무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전원 절정에 다다르는 실력을 가지고 있고

교위급정도만 돼도 초절정을 상회하는 실력을 지니게 된다.

그런데 어찌 저런 무지렁이같은 자가 자신들을 상대한다는 말인가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

선우는 대수롭지 않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믿는 구석이 있는 것인가?'

그 태도를 마주한 서량은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믿는 구석이 있지 않고서야 저렇게 태연한 표정을 짓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서량은 안력을 집중하여 남자를 응시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별다른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

경지에 다다른 고수는 그 기세가 자연스레 흘러나오는 법.

하지만 남자는 경지에 다다른 고수 특유의 기도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평범한 무지렁이처럼 보이는 것이다.

'설마 반박귀진?!'

하지만 이내 서량은 고개를 좌우로 내저었다.

그럴 리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반박귀진이 어떠한 경지란 말인가

절대지경에 다다른 고수만이 이룩할 수 있는 극상의 경지가 아니던가

고작 이립도 안되었을 애송이가 이룩할 수 있을 정도로 호락호락한 경지가 아니라는 소리였다.

"허세를 부리는구나."

서량은 이미 결론을 내었다.

허세를 부리는 게 분명하다고 말이다.

"재밌네."

선우는 입가에 진한 미소를 지었다.

자신을 무시하는 반응이 신선하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천하제일인의 자리에 오른 이후 전 무림에 용모파기가 널리게 퍼지게된 자신이었다.

무림인이었다면 자신을 모를 리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신선하였다.

천하제일인에 오른 이후 이렇게까지 무시를 당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모르면 알려줘야지.'

선우는 주먹을 말아주었다.

모르면 알려주면 된다.

너무나 간단한 일이 아니던가

"내가 갈래? 니들이 올래?"

선우는 금의위를 바라보며 되물었다.

"건방진 놈!"

그러자 가장 선두에 있던 금의위 한 명이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질렀다.

이립도 안되었을 어린 놈의 새끼가 무척이나 오만하다고 여긴 까닭이었다.

그는 검을 들어올린 채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당장에라도 저 건방진 놈을 꿇려 교위에게 데려갈 심산이었다.

타타탁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선우는 가볍게 발을 굴렸다.

쇄애애애액

그러자 그의 신형이 바람을 꿰뚫으며 앞으로 뻗어나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의 신형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다가오고 있던 금의위 코앞에 도달하게 되었다.

"뭐..뭣?!"

그 모습을 본 금의위는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코앞까지 도달한 그의 움직임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까닭이었다.

부웅

선우는 경악 어린 표정을 짓고 있는 금의위를 향해 그대로 주먹을 휘둘렀다.

콰쾅

데구르르르

이내 관자놀이를 가격당한 금의위는 옆쪽으로 날아가더니 땅에 처박히며 그대로 굴러가게 되었다.

그 어떠한 반항조차 못한 채 말이다.

"어윽...어윽..으윽.."

땅에 처박힌 금의위는 연신 신음성을 내지르며 몸을 움찔거리기 시작하였다.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었다.

전투불능의 상태에 빠졌다는 것을 말이다.

"생각보다 매가리가 없네."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다음은 누가 올래?"

그리고는 앞을 바로보며 입을 떼었다.

"............."

하지만 그 누구도 선뜻 다가오는 이는 없었다.

반항조차 하지 못한 채 그대로 격살당한 동료의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본 까닭이었다.

'어찌...저런..'

'말도..안돼..'

'움직임을 완전히 놓쳤다.'

금의위들의 표정이 하나둘 심각하게 변하기 시작하였다.

격의 차이를 여실히 느낀 까닭이었다.

저 이립 정도로 보이는 남자는 고수였다.

그것도 자신들 따위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초고수말이다.

"안오면 내가 가지, 뭐."

선우는 겁을 집어먹은 그들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오지 않는다면 이쪽이 가면 될 일이었으니 말이다.

타타탁

선우는 가볍게 발을 굴렸다.

그리고 일방적인 폭력이 시작되었다.

*******

"꺼윽,.."

"끄아아악!"

"아아악!"

사방에 비명이 난무하며 피가 튀고 살점이 떨어져나가기 시작하였다.

일방적인 남자의 폭력 앞에 금의위들이 속수무책으로 나가떨어진 까닭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내 장내에는 서량 한 명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서있는 자가 없게 되었다.

모두 처참한 꼴로 땅에 처박혀버린 것이다.

"허어.."

그 모습을 본 서량은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정예라고 칭송받는 금의위가 한 사람에게 농락당하는 모습이 너무나 경악스러웠기 때문이었다.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인가

"너 혼자 남았네."

선우는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서량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당..당신은...누구십니까?"

서량은 두려움으로 가득 찬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대체 정체가 무엇이냐고

대체 정체가 무엇이길래 이런 압도적인 위용을 발휘할 수 있느냐고 말이다.

"장선우다."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장선우라면...검신劍神?!"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서량은 경악 어린 표정을 지었다.

장선우라면 현 천하제일인이자 경화군주의 베필인 부마도위가 아니던가

"이름을 모르진 않나보네?"

선우는 차가운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용..용서해주십시오.....제가..감히 부마도위를..몰라뵙고......무례를..아니....큰..죄를..범하였소..부디..부디 용서해주십시오.."

서량은 비굴한 표정을 지은 채 빌기 시작하였다.

격의 차이를 인지한 까닭이었다.

일개 교위에 불과한 자신과 달리 부마도위라는 지고한 위치에 오른 이였다.

뿐만 아니라 괴력난신이라는 말이 절로 어울리는 절대적인 무력마저 보유하고 있는 자였다.

그렇기에 그저 빌 수 밖에 없었다.

그에 비하면 자신 따위는 발톱 때만큼도 못한 인간이었기 때문이었다.

"거절하지. 소화가 역적새끼들은 용서하는 게 아니라고 했거든"

"오..오해입니다....역적이라뇨...그저..저는 휘둘려진 칼에 불과합니다...한낱 도구따위에게 어찌 감정 따위가 있겠습니까?"

서량은 더욱더 비굴하게 빌기 시작하였다.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기 때문이었다.

"검이라면 검으로서 죽고 싶겠구나."

"그..그게..무슨..."

"검을 들어라. 내 네놈을 검으로서 죽게해주겠다."

"살..살려주시오.."

털썩

서량은 곧바로 무릎을 꿇었다.

이대로 죽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너는 검이 따위가 아니야. 도구에 불과하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쓰레기에 불과하다."

선우는 싸늘한 시선으로 그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진정 검과 같은 자는 용서따위는 빌지 않는다. 그저 검으로서 죽기를 바랄 뿐이지"

그는 검따위가 아니었다.

이용당했다는 핑계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쓰레기에 불과한 것이다.

"그저 쓰레기처럼 죽어라. 역적놈의 새끼야."

부웅

선우는 일말의 망설임없이 발을 차올렸다.

그러자 북이 터지는 소리가 나면서 서량의 머리통이 터져버렸다.

풀썩

그리고 이내 무릎을 꿇고있던 서량의 신형이 그대로 땅바닥을 구르기 시작하였다.

완전한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날으는 새들조차 떨어뜨릴 정도로 어마어마한 권세를 자랑하던 금의위의 교위 서량은 그렇게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

도지휘첨사 주태와 도지휘동지 장걸 그리고 병사들은 넋을 잃고 말았다.

눈앞에 펼쳐진 상황이 너무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자신들을 제압하였던 금의위들이 전부 쓰려졌고

그들을 통솔하던 교위 서량의 머리통이 터져나갔다.

단 한 사람의 손에 의해서 말이다.

그런데 어찌 넋이 나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렇게 얼마나 넋을 놓고 있었을까

"살아있는 놈들을 포박해라."

금의위들을 홀로 제압한 남자, 선우가 병사들을 바라보며 큰소리로 외쳤다.

"예엡!"

그러자 넋을 놓고 있던 병사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저 남자의 정체가 경화군주의 베필인 부마도위라는 말을 이미 들은 참이었다.

명을 거부할 명분따위가 있을 리 만무하였다

이내 병사들은 금의위들을 전부 포박하였고 장내는 순식간에 정리가 되었다.

".....구명지은을 입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부마도위."

그때 선우의 코앞까지 다가온 도지휘첨사 주태가 포권을 취하며 감사 인사를 하였다.

""감사합니다. 부마도위""

뒤이어 병사들 또한 일제히 포권을 취하며 그에게 감사 인사를 건네었다.

그들 또한 목숨을 구해줬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한 까닭이었다.

"뭐, 됐습니다. 당연한 일은 한거 가지고."

선우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런데......부마도위.....어찌...이곳에..모습을 나타낸 것입니까?"

그때 주태가 궁금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에게 물었다.

절묘하게 모습을 드러낸 그의 행적에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어찌 부르지도 않았는데 제녕에 친히 발걸음을 했다는 말인가

"그게......황궁을 갈 일이 생겨서....간 김에 이검한을 데려가려고 이렇게 들르게 되었습니다. "

선우는 제녕에 방문한 이유를 간략하게 설명을 하였다.

황실에 혼인을 공표하러 가는 김에 이검한을 압송할 생각이었다.

나름 예물의 의미로 말이다.

빈손으로 가는 것보다야

대역죄인 한 명을 끌고가는 게 더 보기좋지 않을까라는 이유였다.

"후우......정말 천운이었군요."

주태는 하늘에 감사를 하였다.

만약 부마도위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모든 게 끝장났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그나저나 경화군주께서는 어디 계신 것입니까?"

"아, 제남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두 사람 전부 움직이는 것보단 혼자 움직이는 게 나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어차피 경유지기도 하고 말입니다."

제녕에서 북경을 가기 위해선 어차피 제남을 들려야했다.

중간 길목에 위치한 경유지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선우는 그녀를 잠시 떼어놓고 왔다.

아무래도 홀로 빠르게 갔다오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그렇군요."

그 말을 들은 주태는 납득했다는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확실히 어차피 경유를 한다면 두 사람이 모두 번거롭게 왔다갔다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부마도위 드릴 것이 있습니다."

이내 주태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줄 것이요?"

선우는 의아한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그러자 주태는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이검한이 올라타있는 수레 뒤편으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수레 아래쪽에 손을 넣은 뒤 무언가 조작을 하기 시작하였다.

철컥

그러자 무언가 맞물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이내 주태는 아래쪽 서책 하나 꺼내들었다.

성큼 성큼

서책을 꺼내든 주태는 선우에게 곧바로 선우에게 건네주었다.

"뭡니까?"

선우는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장부입니다."

"장부?"

"예에, 이검한은 그간 뇌물을 뿌리며 장부에 상대방의 이름과 직위 그리고 액수를 기입하였습니다. 만일 의 경우 협박의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주태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이게 그?"

"예에, 뇌물 장부입니다. 부디 부마도위께서 이것을 보관해주셨으면 합니다."

주태는 확신하였다.

눈앞에 있는 남자라면 세상에 그 어떤 것도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그게 위협이

금의위가 되었든

동창이 되었든

오군도독부가 되었든

도찰원이 되었든 말이다.

'네놈들은 끝이다.'

주태는 저 멀리 북경에서 벌벌 떨고 있을 권력자들을 생각하며 진한 미소를 흘렸다.

이 남자라면 부패한 권력자들의 심장을 꿰뚫어버릴 수 있는 한 자루의 검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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