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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794화 (795/1,419)

〈 794화 〉 795.감히 도지휘사 따위가!

"들을 가치 없는 말을 굳이 따를 이유는 없지 않습니까?"

선우는 날카로운 눈빛을 반짝이며 말을 이었다.

파르르

그리고 그 눈빛을 마주한 이검한은 온몸을 라르르 떨기 시작하였다.

한낱 야인따위에게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어마어마한 수치심이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건방진 새끼가!'

당장에라도 군대를 끌고와 머리통을 다날려버리고 싶다는 마음이 무럭무럭 솟아오르기 시작하였다.

'참자...참아.'

하지만 이내 그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시작하였다.

괜스레 강압적으로 나갔다간 일이 완전히 틀어져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금자 열 관을 주겠다."

이검한은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그에게 제안을 하였다.

은자로 따지면 무려 이만냥에 이르는 거액을 말이다.

웬만한 사람이라면 평생토록 일해도 만져보지도 못할 만큼 어마어마한 거금을 말이다.

천무맹 평무사의 월봉이 대략 열 다섯 냥정도였다.

금자 열관은 그런 평무사가 늙어죽을 때까지 일해도 감히 손에 넣을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금액인 것이다.

"................"

그의 말을 들은 선우는 담담한 시선으로 그를 마주하였다.

어떠한 말도 하지 않은 채 말이다.

'흐흐흐흐...금액이 너무 커 넋이 나갔군. 거렁뱅이같은 자식.'

그 모습을 본 이검한은 히죽거리며 기분 나쁜 미소를 짓기 시작하였다.

평생 처음 들어보는 막대한 금액에 넋이 나간듯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는 확신하였다.

저 고고한 척하는 야인 새끼가

자신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주먹질이나 하는 새끼가 어디 이렇게 큰돈을 만져라도 보았겠는가?

"거절하겠습니다."

그때 이검한의 귓가로 믿기지 않는 음성이 파고들었다.

바로 장선우가 자신의 제안을 거절한 것이다.

"뭐라!?"

이검한은 믿기지 않는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신념은 돈으로 살 수는 없는 법이지요."

선우는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흥정이라도 해보자는 겐가?"

선우의 말을 들은 이검한은 가늘게 뜬 눈으로 그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그가 흥정을 하기 위해 거절했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좋네, 내 금자 열 두 관을 주겠네. 무려 은자 이만 사천냥에 해당하는 금액일세. 이정도면 만족하겠지?"

"돈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선우는 무미건조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참으로 욕심이 많군. 무공만 천하제일이 아니라 욕심도 천하제일이라 이말인가? 좋네, 내 한 번 더 져주지. 금자 열 다섯 관을 주겠네. 무려 은자 삼 만냥일세! 삼 만냥! 아껴쓴다면 삼대는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 큰 돈이란 말일세!"

이검한은 어쩔 수 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거듭 말씀하지만 액수는 관계 없습니다. 그저 어떠한 금액을 제시한다고해도 의천맹의 이전을 취소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선우는 확고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와락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이검한은 인상을 와락 구기기 시작하였다.

결코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그대로 느낀 까닭이었다.

'개같은 새끼가....이렇게...까지...사정을 봐줬건만.'

이검한은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한 번은 참았다.

그리고 돈까지 쥐어줘가며 회유를 하려고 하였다.

일이 커진다면 자신 또한 곤란해진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그런데 자신의 호의가 완전히 무시당해버렸다.

한낱 야인따위에게 말이다.

어찌 속이 부글부글 끓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노오오옴!!!!!!"

이내 이검한은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질렀다.

부글거리는 분노를 도저히 참아내지 못한 까닭이었다.

"본관은 네놈에게 충분한 호의를 베풀었다! 그런데 이렇게 일관된 태도를 고수하다니!? 네놈이 본관을 능멸하는 구나!"

"그저 제 생각을 말했을 뿐입니다."

"그 생각 자체가 본관을 능멸하는 것이다!"

"어찌 뇌물을 받지 않는다는게 도지휘사를 능멸하는 게 되는 것입니까? 이해가 안되는군요."

"닥치거라! 이 천한 놈!"

이검한은 언성을 높이며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만약 본관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본관을 능멸한 죄로 네놈을 옥에 처넣을 것이다!"

이검한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선우를 노려보며 협박을 하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노골적으로 말이다.

"말을 듣지 않는다하여 죄없는 백성을 처벌한다라....황실에서 알면 참으로 좋아하겠습니다."

선우는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이검한의 노골적인 협박에 황당함을 느낀 까닭이었다.

"죄가 없다니? 네놈은 간악한 세치 혀로 혹세무민은 물론이고 도지휘사인 본관을 능멸하기까지 하였다. 어찌 죄가 없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이검한은 음흉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잇기 시작하였다.

죄가 없으면 만들면 그만이었다.

그리고 자신은 충분히 그럴 만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황실에 알리겠습니다."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하하하하하하, 황실에서 한낱 야인에 불과한 네놈의 말을 듣는다? 참으로 우습구나."

그 말을 들은 이검한은 유쾌하게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하였다.

이 순진하기 짝이 없는 야인의 멍청함이 무척이나 유쾌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네놈이 평생 수련만 하여 지능이 상승하진 못한듯 하구나."

이검한은 기분 나쁜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거라. 황실에서 도지휘사인 나의 말과 한낱 야인의 말 중 어떤 말을 믿어주겠느냐?"

가재는 게 편이라는 말이 있다.

결국 비슷한 선상에 있는 자들끼리 편을 먹기마련인 것이다.

그런데 황실에 억울함을 호소하겠다니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었다.

"그건 직접 말해봐야 알 수 있는 일 아닙니까?"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말할 필요조차 없다. 황실은 네놈의 말따위에 귀담아듣지 않을 것이니."

그는 자신하였다.

황실이 저 천한 야인의 말을 들어줄 리 없다고 말이다.

애초에 황실과 무림은 그리 좋은 관계가 아니었다.

그저 소닭보듯이 하며 공존하는 관계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 황실이 장선우의 호소를 들어줄 리 만무한 것이다.

"......글쎄요. 제 생각은 다르군요."

선우는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쯧쯧, 어리석은 놈."

이검한은 혀를 차기 시작하였다.

어쩜 이리 멍청할 수 있을까

그저 한심함만 느껴질 뿐이었다.

"네놈은 옥에 갇힐 것이다. 그것도 가장 깊고 어두운 옥에 말이다."

이검한은 경고하듯 말을 이었다.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선우는 작은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은 이검한의 짜증을 치솟게 만들기 충분하였다.

그가 여유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괜스레 부아가 차오른 까닭이었다.

"설마 천하제일이라는 허명이 네놈을 지켜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그렇다면 꿈을 깨라는 말을 하고 싶구나. 허명 따위에 굴복할 관이 아니니."

"허명 따위에 기대진 않습니다. 믿는 건 오직 제 자신 뿐이지요."

선우는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크크크큭....네놈 자신을 믿는다라....재밌구나."

이검한은 웃음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오만한 그의 태도가 우습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저렇게 자존심을 세우고 있겠지만 분명 속으로는 불안해하고 있을 것이다.

"혹여 알량한 무공을 믿고 그러는 것이더냐? 혹시라도 그렇다면 생각을 고치는 것을 추천하고 싶구나. 무림을 결단내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군대는 곧 황제의 수족이었다.

군대와 맞선다는 것은 이 나라의 주인과 맞서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백만대군과 맞서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경고를 하였다.

부디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말라고

무림을 결단내고 싶지않다면 말이다.

"어떠느냐? 이래도 생각이 그대로 인 것이냐?"

"생각에 변함이 없습니다."

선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크크큭....허세를 부리고 있구나. 겉으로는 내색하진 않지만 속이 타들어 가고 있는 사실을 잘안다. 네놈도 결국 인간일테니 말이다."

그 모습을 본 이검한은 유쾌한듯 웃음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그가 허세를 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내 특별히 네놈이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 일주일을 주지. 그 안에 의천맹의 이전 계획을 철회하도록 하라."

이검한은 마치 아랫사람을 부리듯이 말을 잇기 시작하였다.

"이전만 하지 않으면 된다. 제남에서라면 천무맹을 부활시키든 의천맹을 세우던 마음대로 해도 되는 것이다. 어떠느냐? 나쁘지 않은 조건이지 않느냐?"

이검한은 재밌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거절합니다."

"크크큭....그래, 그럴 줄 알았다. 자존심은 세워야지 아암. 네놈들 같은 야인들에게는 그게 다일테니까 말이야."

이검한은 기분 나쁜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딱 일주일만 자존심을 세우도록 하거라. 내 거기까지는 허락해주지."

이검한은 차가운 눈초리로 선우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 이상을 넘긴다면 네놈은 황실의 군대와 맞서게 될 것이다."

저벅 저벅

말을 마친 이검한은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말이다.

선우는 그런 이검한의 뒷모습을 그저 가만히 바라보았다.

'재밌네.'

그 모습을 본 선우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권력을 이용하여 갖은 협박을 다하는 그의 모습이 꽤나 재밌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일주일이라..'

선우는 생각하였다.

일주일이면 충분한 시간이라고 말이다.

'서신을 써야겠구만.'

이내 선우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집무실 쪽으로 말이다.

그의 발걸음은 여유롭기 그지없었다.

*********

"에베베베~"

요랑은 혓바닥을 길게 내밀고 좌우로 맹렬히 흔들기 시작하였다.

"꺄하하! 하하!"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연우는 요랑의 모습이 우스웠던 것인지 박장대소하며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하였다.

"에베베베베~"

요랑은 이번엔 혀를 위아래로 맹렬히 흔들기 시작하였다.

"꺄아아아아~"

그러자 연우의 웃음이 더욱더 커지기 시작하였다.

"연우야, 요랑 엄마 좋아?"

요랑은 혀를 낼름 집어넣은 뒤 연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꺄아아~"

연우는 옹알이를 하기 시작하였다.

"좋다고? 정말? 그럼 요랑 엄마랑 더 놀래?"

"하부부부다~!"

"그렇게 한다고? 알았어 그럼 더 노는 걸로..."

요랑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덥석

"수작부리지 말거라. 요랑."

그때 누군가 요랑의 어깨를 붙잡은 채 말을 이었다.

"분명 반시진씩 돌아가면서 놀기로 하지 않았던가? 어찌 그런 말같지도 않는 수작을 부리는 것인가?"

능소화는 차가운 눈빛으로 요랑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연우가 내가 좋대."

"그대의 착각이다."

"이렇게 잘 웃는데?"

요랑은 방실방실 웃고 있는 연우를 들어올린 채 말을 이었다.

"연우는 원래 아비를 닮아 웃음이 많다."

"아니야, 나랑 있어서 그런거야."

"억지 좀 부리지 말거라!"

"억지 아니거든!"

이내 두 사람은 투닥거리기 시작하였다.

"꺄하하하하하하~"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연우는 재밌다는듯이 웃음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두 사람이 싸우는 광경이 처음이 아닌듯 하였다.

"그만 싸워. 연우 울겠어."

그 모습을 보던 북궁연이 샐죽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요랑이 자꾸 수작을 부리지 않더냐!"

"연우가 나를 더 좋아한단 말이야!"

그러자 두 여인은 각기 억울한듯 언성을 높였다.

"소화야, 네가 좀 양보하는 게 어때? 한가한 너랑 달리 나는 매일 격무에 시달리고 있단 말이야? 그런데 꼭 이렇게 내 휴식을 방해해야겠어?"

요랑은 은근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대도 항상 노는 걸 잘알고 있다. 한달 중 열흘밖에 일하지 않는 주제에 무슨 격무란 말인가!"

능소화는 즉각적으로 반발을 하였다.

펑펑 놀아재끼는 걸 뻔히 아는데 이건 또 무슨 소리란 말인가

"아무리 그래도 한달내내 노는 너보단 낫지않을까?"

"뭐라! 지금 말 다한 것인가!"

"다 못했다 왜!"

이내 두 사람은 다시금 유치한 말싸움을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나도 모르겠다."

그 모습을 북궁연은 모르겠다는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포기해버린 것이다.

똑 똑 똑

그때 갑자기 누군가 문을 두드리기 시작하였다.

"누구신가요?"

북궁연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금적화입니다."

"들어오세요."

북궁연은 곧바로 출입을 허락하였다.

끼이이익

그러자 경첩이 맞물리며 문이 열렸다.

그리고 꽤나 부유한 느낌의 귀부인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바로 금적화였다.

"무슨 일인가요?"

북궁연은 의아한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경화군주님을 찾아왔습니다."

"본녀를 말인가?"

한창 다투고 있던 능소화가 의아한듯 되물었다.

"네에, 선우님이 경화군주 앞으로 서신이 한 통 보냈습니다.."

"선우가 말인가!?"

능소화는 화색이 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사랑하는 부군이 자신을 위해 서신을 썼다는 생각을 하니 기쁨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얼른 주게나!"

능소화는 대뜸 금적화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한시라도 빨리 확인하고픈 욕심이 든 까닭이었다.

"여기있습니다."

금적화는 품에서 서신 한 통을 꺼내 그녀에게 건네었다.

"후후후후.."

그리고 그 서신을 받아든 능소화는 웃음을 흘리며 곧바로 동봉되어있는 서신을 풀어헤쳤다.

그다음 천천히 읽어내려가기 시작하였다.

어떤 달콤한 말이 쓰여있는 지 감상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능소화의 얼굴이 점점 심각하게 변하더니 이내 분노가 서리기 시작하였다.

기쁨에 차올라있던 표정과는 전혀 상반된 모습이었다.

"이런 무도한 자를 보았나!"

이내 능소화는 서신을 거칠게 책상에 올려놓으며 언성을 높였다.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차오른 까닭이었다.

"감히 도지휘사 따위가!"

능소화의 얼굴이 분노로 잔뜩 달아오르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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