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786화 (787/1,419)

〈 786화 〉 787.네 인생은 이제 내 꺼야.

"그럼 투자에 관련된 사안들은 추후 공문으로 돌리도록 하겠습니다."

선우는 원로들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알겠네, 우리도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돈을 마련하도록 하겠네."

계상득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답을 하였다.

"감사합니다. 그럼 저는 먼저 실례하도록 하겠습니다."

꾸벅

선우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원로들에게 인사를 건네었다.

무척이나 정중한 태도로 말이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원로들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군림하되 지배하지 않는 의천맹주의 정중한 태도가

그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바쁜 사람을 붙잡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지."

계상득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입을 떼었다.

그 말을 들은 선우는 그대로 몸을 돌려 바깥을 향해 걸어나갔다.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곧바로 말이다.

그리고 원로들은 그런 선우의 뒷모습을 흐뭇한 시선으로 그저 바라보았다.

끼이이익

이내 문이 닫히고 선우의 신형이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자네들이 생각하기엔 어떤가?"

그가 나가자 계상득이 천천히 입을 떼었다.

"확실히 실효성 있는 제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반적인 생활 수준이 향상된다면 사람이 모일 수밖에 없을테니까요."

이세진은 날카로운 눈빛을 반짝거리며 입을 떼었다.

의천맹주가 그리고 있던 그림은

자신이 상상이상으로 거대하였다.

설마하니 수십만냥을 단번에 태워버릴 줄이야.

그정도 돈을 퍼부었는데 발전을 못한다면

더 이상한 일이리라

'정말 대단한 자이다.'

이세진은 속으로 감탄하고 또 감탄하였다.

무력 뿐 아니라 심계 그리고 시류를 정확히 읽어내는 통찰력, 수십 만냥을 망설임없이 투자하는 과감성까지

무엇하나 감탄하지 않을 요소가 없었다.

'그자가 맹주로 있는 한 의천맹은 중원 무림을 주도하는 질서가 되리라'

이세진의 눈빛이 반짝거리기 시작하였다.

확신이 섰기 때문이었다.

그가 맹주로 있는 의천맹이라면

분명 세상을 주도한 질서가 그 자체가 될 것이라고 말이다.

이세진은 무언가 가슴이 웅장해지는 것을 느꼈다.

설레발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말년에 시대의 주역과 함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벅참 감동이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무슨 개소리를 하는 겐가?"

그때 그의 귓가로 계상득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파고들었다.

".........네에?"

그 목소리에 흐름이 끊겨버린 이세진은 의아한듯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난 지금 의천맹주의 제안에 대해 묻는 게 아닐세."

계상득은 타박하는듯한 시선으로 이세진을 노려보며 입을 떼었다.

"아니, 그럼 대체 뭘?"

"아가씨의 베필감으로 어떻냐고 물어보는 걸세.".

"아니, 그런 망상을 아직도 하고 계신 것입니까!?"

계상득의 말을 들은 이세진은 화들짝 놀라며 반발을 하였다.

허황되기 그지없다고 그렇게 열변을 토해냈거늘

전혀 귀담아듣지 않은듯 하였다.

"망상이라!? 망상이라니!"

이세진의 말을 들은 계상득은 이맛살을 찌푸린 채 발끈하였다.

"현실성이 없고 허황되었으니 망상이 아닙니까?"

"아니 어디가 허황되었다는 말인가! 지금 아가씨가 모자라다고 말하는 겐가?!"

"그런 말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저 가능성이 없으니 매달리지 말라는 말입니다!"

"가능성이 없긴 왜 없다는 말인가!"

"아니, 상식적으로 두 사람의 나이차가 어마어마하지 않습니까? 그정도면 거의 이모뻘입니다."

이세진은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상식적으로 멀쩡한 총각이 이모뻘인 여자랑 어찌 재혼을 하겠는가

"아가씨는 나이를 초월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네!"

"아가씨가 아름다운 건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먹은 나이가 가려지지 않지 않습니까?"

"본디 남자는 적당한 연상을 좋아하는 법일세. "

"적당한 연상이 아니니까 문제지요."

연상도 어느정도 납득할 수 있는 선이 있었다.

이십대와 사십대는 그 납득할 수 있는 선을 아득히 넘어선 것이다.

"아니, 나이만 빼면 완벽한게 바로 아가씨가 아닌가? 선녀처럼 고운 외모, 아이를 숨풍숨풍 잘낳을 것 같은 둔부까지 그런 아가씨께 안넘어올 남자가 어디있겠는가!"

"안넘어갑니다."

이세진은 단호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이보게, 이 원로."

그리고 그 모습을 본 계상득은 그를 불렀다.

"말씀하시지요."

"어째 이원로는 내가 무슨 말만하면 전부 꼬투리를 잡지 못해서 안달난 것 같소?"

"하는 말마다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니까 그런게 아닙니까?"

"솔직히 말하시오. 자네 내가 마음에 안드는가?"

"그건 또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까! 개인적인 감정따윈 없습니다!"

이세진은 발끈하며 언성을 높였다.

뭔 말같지 않은 소리를 지껄인단 말인가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 아니꼽게 굴 이유가 없지 않는가!"

"그거야 계원로가 자꾸 헛소리를......"

"뭐 이새끼야!?"

계상득은 잔뜩 붉어진 얼굴로 이세진을 노려보았다.

분노가 가득히 차오른 까닭이었다.

"이새끼가 아까 노망 났냐고 지껄였을 때부터 쳐돌았나 싶었는데. 진짜 처돌았구나. 넌 새끼야 위아래도 없냐!?"

"아니 같은 원로끼리 위아래가 어디있습니까!""

"여긴 있어! 이새끼야!"

계상득은 그대로 이세진의 머리통을 후려쳐버렸다.

"으아아아아! 나도 못참아! 이 꼰대새끼야!"

그리고 머리통을 맞은 이세진은 얼굴을 잔뜩 붉힌 채 주먹을 휘둘렀다.

부웅

계상득은 가뿐히 주먹을 피하였다.

"이새끼가 주먹을 휘둘러? 오냐 내 오늘 니 새끼한테 장유유서를 뼛속까지 새겨주도록하마!"

이내 두 사람 사이에는 격렬한 주먹다짐이 오가기 시작하였다.

"둘다 진정하게 진정!"

"아니 어찌 같은 원로들간에 싸움을 한다는 말인가"

"좋은 날 이게 무슨 추태란 말인가?'

"다들 진정하고......."

다른 원로들이 그들을 말리려고 애를 썼지만 소용없았다.

이내 회의장은 두 원로들의 난투극으로 인해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

선우는 빠르게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한시라도 빨리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하수련에게 원로들을 설득하였다는 소식을 말이다.

'흐흐흐흐...하수련..'

걸음을 옮기던 선우는 입가에 음흉한 미소를 흘리기 시작하였다.

내기를 이긴 사실이 여간 기쁜게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기쁠 수 밖에 없었다.

하오문주라는 어마어마한 인재를 이렇게 손쉽게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선우의 걸음은 더욱더 빨라지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이내 선우는 천무맹 내부에 있는 외빈실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싱글벙글 웃고 있던 입매를 서서히 가라앉히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무미건조하게

의중을 읽을 수 없도록 말이다.

똑 똑 똑

그다음 가볍게 문을 두드리기 시작하였다.

"들어오세요."

그러자 안쪽에서 영롱하기 그지없는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끼이이이익

선우는 곧바로 문을 열어젖혔다.

그러자 문 안에 있는 전경이 시야에 그대로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면사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육감적인 몸매의 여인을 말이다.

하오문주 하수련이었다.

"누군지 물어보지도 않는 건가?"

선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선우님의 발걸음 소리인걸 알았으니까요."

"귀도 밝군."

"하오문주는 눈과 귀가 누구보다 밝아야한답니다."

하수련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듣는 것만으로 기분이 절로 좋아지는 영롱한 음성으로 말이다.

"그나저나 일은 어떻게 되었나요?"

하수련은 눈빛을 반짝거리며 그에게 물었다.

설득여부에 대해서 말이다.

".............."

그녀의 물음에 선우는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다물었다.

".......잘 안된건가요?"

그 모습을 본 하수련은 궁금하다는듯한 어조로 그에게 물었다.

일이 잘되지 않은 것인지 말이다.

"그전에 물어볼게 있어."

그때 선우가 천천히 입을 떼었다.

"물어보세요."

"내기 조건으로 지분을 얼마나 요구하려고 했지?"

선우는 심각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설득하지 못했구나!'

그리고 그 모습을 본 하수련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반응을 보아하니 설득에는 실패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의 실패는 지분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였다.

큰힘을 들이지 않고 어마어마한 재화를 손아귀에 넣게 된 것이다.

"삼 할이요."

하수련은 당당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삼 할이라고!?"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선우는 놀란듯 눈을 커다랗게 떴다.

마치 전혀 예상못했다는듯이 말이다.

"네에, 전 지분으로 삼 할을 요구하려고 했어요."

물론 거짓말이었다.

그녀가 생각하고 있는 적정 지분은 일 할 정도였다.

하지만 좀더 과장을 하였다.

타협하는 과정에서 어떻게든 줄이려고 할게 뻔하였기 때문이었다.

'인심 쓰는 척 일 할로 타협보자.'

그녀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지어지기 시작하였다.

인심을 쓰는 것처럼 보이면서

막대한 재화까지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진 까닭이었다.

"삼 할이면 얼마나 되는 지 알고 있는거야?"

한 편 선우는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물었다.

"한 백만냥 정도는 되지 않을까요?"

하수련은 악동같은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삼 할에 해당하는 지분이면 최소한으로 잡아도 백만냥은 족히 되는 거금이었다.

그녀는 그런 거금을 내기의 판돈으로 요구한 것이다.

".......정말.....진심이야?"

선우는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선우님, 저는 이번 내기에 제 인생을 걸었답니다. 제 인생이 백만냥 정도면 오히려 싸다고 생각해요."

하수련은 부드러운 어조로 말을 이었다.

"인생을 걸었다......."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말끝을 흐리기 시작하였다.

고심에 빠진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설마 한 입으로 두말할 심산은 아니겠지요?"

하수련은 품속에서 두루마리 한장을 꺼내들었다.

차르르륵

그리고 끈을 풀어 곧바로 펼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선우의 수결이 찍혀져있는 증명서 한 장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요구 조건을 무조건 수용하겠다는 내용의 증명서였다.

"이렇게 수결까지 찍었는데 말이에요."

하수련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선우는 말없이 그녀가 펼친 증명서를 가만히 응시하였다.

"........한 입으로 두 말할 생각 따윈없어."

이내 선우가 담담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탁월한 선택이에요."

하수련은 환한 웃음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하오문주."

선우는 올곧은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네에, 말씀하세요."

하수련은 그런 선우의 시선을 마주하면서 말을 이었다.

"네 인생은 이제 내 꺼야."

이내 선우는 입가에 진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네에?!"

그리고 그 말을 들은 하수련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예상과 전혀 다른 선우의 말에 당혹스러움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설득했거든, 원로들 모두 말이야."

"그....그..런.."

하수련의 눈가가 파르르 떨리기 시작하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전개에 경악을 하였기 때문이었다.

"이제부터 주인님이라고 불러."

선우는 음흉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주..주인님이라뇨!?"

"말했잖아, 네 인생은 내것이라고 그럼 주인님이라는 호칭만큼 어울리는 게 없지 않을까?"

"못해요! 어떻게 그런 말을!"

"인생을 맡겼다고 하지 않았어?"

".....그..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하수련은 우물거리며 말을 더듬기 시작하였다.

확실히 인생을 맡긴다는 말을 하긴 하였다.

하지만 그건 내기에서 이긴 줄 알고 지껄였던

허세에 불과하였다.

사실 그 정도까지 극단적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는 것이다.

"설마 한 입으로 두말을 하는 건 아니겠지? 천하의 하오문주가 말이야."

선우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그다음 품 속에서 두루마리 한 개를 꺼내들었다.

차르르르르

그리고 끈을 풀어 두루마리를 펼쳤다.

그러자 하수련의 수결이 찍혀있는 증명서가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내기에서 진다면 원하는 조건이 무엇이든 전부 들어주겠다는 내용 증명서였다.

"이렇게 수결까지 찍었는데 말이야?"

선우는 사악하기 그지없는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

그리고 그 말을 들은 하수련의 안색이 창백하게 바뀌기 시작하였다.

꼼짝없이 외통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도저히 빠져나갈 구석이 없는 것이다.

"자아, 어서 주인님이라고 불러봐."

하수련이 말이없자 선우는 재밌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를 재촉하기 시작하였다.

".......주......주....인.....니임.."

이내 하수련은 개미가 기어가는듯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뭐라고 잘안들리는데?"

선우는 귀에 손을 가져다대며 안들린다는듯한 행동을 취하였다

무척이나 과장되게 말이다.

놀리려는 의도가 무척이나 다분한 모습이었다.

'......다들리면서!'

으득

그 모습을 본 하수련은 이를 갈았다.

현경에 올랐기에 누구보다 오감이 예민해졌을 남자였다.

그런데 안들린다는듯이 말을 잇자 짜증이 치밀어올랐다.

"..........주인님.."

하지만 그녀는 주인님이라는 단어를 다시금 입에 담을 수 밖에 없었다.

빼도 박도 못한 상황이라는 것을 인지한 까닭이었다.

"이제야 잘들리네"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자존심 강한 그녀의 입에서 주인님이라는 소리를 들으니 묘한 쾌감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럼 이제 노예로서 본분을 다해볼까?"

선우는 음흉한 미소를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하수련의 안색은 더할 나위 없이 창백해지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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