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74화 〉 775.다음은 네 차례야.
"또 막을 사람?"
당서윤은 차가운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하였다.
스르륵
덜컥 덜컥
그러자 다관 안에 있던 이들이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검자루를 쥐어든 채 말이다.
당서윤은 그런 그들은 차가운 눈빛으로 응시하였다.
마치 북풍한설처럼 말이다.
이내 자리에서 일어난 이들은 하나둘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몇 명은 입구쪽을 막아섰다.
혹시 모를 도주를 방지할 심산인듯 하였다.
저벅 저벅 저벅
그리고 몇 명은 이층으로 올라오더니 이내 그녀 주위를 빙 둘러싸기 시작하였다.
마치 빠져나갈 구멍따윈 내어주지 않겠다는듯이 말이다.
"막을 사람은 많습니다. 아가씨."
그때 한 남자가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오며 입을 떼었다.
정리 안된 덥수룩한 머리
살기로 점칠되어있는 야수같은 눈빛
마치 남해의 뙤약볕을 그대로 받은 듯한 구릿빛 피부
여기저기 전투의 흔적이 가득한 투박한 검까지
상당히 위험한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였다.
"자리에 앉으시지요. 험한 꼴을 보여드리고 싶진 않군요."
남자는 고저가 느껴지지 않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거절한다면?"
당서윤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실례를 저지를 수밖에 없겠지요."
"그럴 능력이 된다고 생각해?"
그를 노려보는 당서윤의 눈빛이 더더욱 차가워지기 시작하였다.
마치 북풍한설처럼 말이다.
"왜 안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남자는 그 차갑기 그지없는 눈빛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마주하기 시작하였다.
이내 두사람은 서로를 노려보며 팽팽한 신경전이 벌여지기 시작하였다.
누구 하나 서로에게 눈을 떼지 않은 셈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자리에....앉으시지요....주군의 말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가씨."
남자는 흉흉하기 그지없는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마지막으로 경고를 하듯이 말이다.
"주군이라면 언니를 말하는 건가?"
당서윤은 담담한 어조로 되물었다.
"달리 누가있겠습니까?"
"그렇군."
그의 말을 들은 당서윤은 고개를 살짝 주억거렸다.
또각 또각 또각
당서윤은 천천히 앞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뚝
그리고 이내 남자의 코앞에서 걸음을 멈춰섰다.
그다음 천천히 시선을 올려 남자를 올려보았다.
무척이나 올곧은 시선으로 말이다.
"거절한다."
쇄애애애액
그리고 곧바로 주먹을 휘둘렀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말이다.
콰콰쾅
이내 그녀의 주먹은 남자의 가슴팍을 가격하였고
동시에 귀가 따가울 정도의 굉음이 터지며 다관 안을 울리기 시작하였다.
"크으윽!"
"으으윽!"
그리고 그 굉음 마주한 장정들은 괴로운듯 신음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찌르는듯한 굉음이 귓속을 파고든 까닭이었다.
부우웅
그리고 그녀에게 가슴팍을 얻어맞은 남자의 몸이 그대로 공중에 솟구쳐오르기 시작하였다.
강맹한 경력을 버텨내지 못하고 날아가버린 것이다.
콰콰쾅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는 그대로 반대편에 있는 탁자와 의자들 위로 처박혀버렸다.
무척이나 꼴사나운 모습으로 말이다.
"또 막을 사람?"
그 모습을 지켜본 당서윤은 이내 주위를 돌려보며 다시금 물었다.
자신을 막을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하지만 아까와는 달리 장정들은 심각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꾹 다문 채 침묵을 하였다.
남자가 당했다는 사실이 꽤나 충격적인듯하였다.
"그럼 가겠다."
그들이 침묵하자 당서윤은 미련없이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확실히 기선제압을 하였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또각 또각 또각
그렇게 가벼이 걸음을 옮길 때였다.
"크큭....크크크큭...크하하하하하하하하"
그녀의 뒤편에서 커다란 웃음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휙
그 소리를 들은 당서윤은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어느새 몸을 일으킨 남자의 모습을 말이다.
"대단하구려...하하하하하하...반응조차 못하였소...하하하하"
남자는 뭐가 그리 유쾌한 지 그저 웃음을 터트릴 뿐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당서윤의 눈빛이 가늘어지기 시작하였다.
가벼이 휘두른 주먹이었지만
그녀의 주먹 안에는 일반적인 무인 정도는 단숨에 기절시킬 정도로 강맹한 경력이 담겨 있었다.
화경에 다다르며 한 수 한 수가
치명적으로 바뀐 탓이었다.
그런데 그런 일격을 견뎌낸 것이다.
그것도 저렇게 아무렇지 않다는듯이 말이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저 남자의 수준이 일반적인 무인과는 궤를 달리한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최소 초절정 상경.'
그녀는 생각하였다.
남자의 수준이 아무리 낮게 잡아도 초절정 상경 밑으로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뭐가 그렇게 웃기지?"
당서윤은 유쾌하게 웃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물었다.
"어찌 웃기지 않을 수 있겠소? 한껏 무게를 잡다 이렇게 꼴사납게 처박혀버렸는데 말이오."
남자는 재밌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미친놈."
그 말을 들은 당서윤은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내뱉었다.
치부를 희화화는 모습이 어이가 없었기 때문이었자.
자존심을 누구보다 중시하는 무인이
어찌 저런 태도를 보인단 말인가
"하하하하하 본디 무공은 미친놈들이나 익히는 것이지요."
남자는 익살스러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스르르릉
그러더니 옆구리에 차고 있던 투박한 검을 천천히 뽑아들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관리가 안되었는지 여기저기 녹이 슨 낡은 검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나를 아직도 막을 심산인가?"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오."
남자는 뒤편에 있는 슬며시 눈짓을 하기 시작하였다.
척 척 척 척
그러자 그녀를 둘러싸고 있던 남자들이 하나둘씩 검을 들어올리더니 그녀를 향해 겨누기 시작하였다.
명백한 적의가 담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면서 말이다.
"치졸한 놈이군."
당서윤은 경멸에 찬 시선으로 남자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하하하하하 혼자선 감당이 안될 것 같아서 말입니다."
남자는 유쾌한 웃음을 터트리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는 투박한 검을 천천히 들어올리기 시작하였다.
흉흉하기 짝이 없는 내력을 담은 채 말이다.
"아무리 당신이 천재라고 한들 이정도 숫자는 감당할 수 없을 것이오."
남자는 확신에 찬 눈빛으로 그녀를 마주보며 말을 이었다.
"숫자는 의미없다."
당서윤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크흐흐.....물론 틀린 말은 아니오. 어중이 떠중이야 수백이 있든 수천이 있든 의미가 없을테니까."
당서윤의 말을 들은 남자는 재밌다는듯 웃음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절대고수의 앞에서 숫적 우세 따윈 의미가 없을테니까
"하지만 여기있는 놈들은 어중이 떠중이가 아니라오. 최소 절정, 최대 초절정에 이르는 흉악한 살인마들이지."
남자는 흉흉하기 그지없는 눈빛을 반짝거리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본대주는 화경이 다다른 고수기도 하지."
남자는 흉흉하기 그지없는 기운을 뿜어대기 시작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시오? 난 없다고 보는데?"
남자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당서윤의 일격을 받아낸 순간
남자는 알 수 있었다.
당서윤이 자신과 동등한 경지를 이룬 초고수라는 사실을
화경에 다다른 것이다.
고작 이립이 약간 넘은 젊은 나이에 말이다.
그렇기에 남자는 부하들을 동원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과 동등한 저 여자를 완벽히 제압하기 위해서 말이다.
자존심 강한 무인이라면 생각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치졸하였지만
남자는 개의치 않았다.
남자에게 중요한 것은 최소한의 손실로 저 여자를 제압하는 것 그 자체였으니까 말이다.
'히히히히히히'
남자의 입가에 천박한 미소가 지어지기 시작하였다.
완벽히 승기를 잡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숫자는 의미없다."
그런 그의 귓가로 당서윤의 차가운 목소리가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고집이 강하군."
남자는 고개를 좌우로 살짝 내저으며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이 세상물정 모르는 계집은 고집을 꺾을 생각이 없는듯 보였기 때문이었다.
"혹여 독공을 믿고 그러시는 것이오? 그렇다면 소용없다는 것을 미리 말해주고 싶구려."
남자는 여전히 승리를 자신한 당서윤을 아니꼽게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나를 비롯한 여기있는 살인귀녀석들은 모두 독에 대한 극도의 내성을 가지고 있는 상태요. 독기를 억누르고 전투가 가능하다는 말이지."
자신을 비롯한 혼마대는 독에 대한 극도의 내성을 갖추고 있었다.
독에도 굴하지 않는 마귀들을 만들고 싶었던 당진설의 바램으로 인해
몇 백일 몇 천 일동안
각종 독충과 독물 그리고 독초들이 혼합되어있는 항아리 속에서 억지로 내성을 키웠던 그들이었다.
극에 다다른 내성이 생기지 않을 리 만무하였다.
그렇기에 자신할 수 있었다.
당서윤이 독공을 흩뿌린다고 해도 충분히 버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다시 묻겠소? 이런 살인마들을 홀로 감당해낼 수 있겠소? 죽지 않을 자신이 있는 것이오?"
남자는 환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는 생각하였다.
당서윤이 절망을 할 것이라고
도저히 승산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절망하는 그녀의 모습을 상상하니 절로 입꼬리가 귀에 걸리기 시작하였다.
아름다운 여자의 절망이란
남자의 가학성을 자극하는 법이니까 말이다.
"내 의견은 변함없다."
그 말을 들은 당서윤은 담담한 어조로 읊조리듯 말을 이었다.
"숫자는 의미 없다. 네놈들이 절정이든 초절정이든 화경이든 말이야."
그리고 태연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괜한 자존심을 세우는군."
남자는 생각하였다.
그녀가 괜한 자존심을 세운다고 말이다.
그렇지 않고서 저렇게 태연한 표정을 지을 리 없다고 말이다.
남자는 흉흉한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쳐라."
그리고 가벼이 말을 내뱉었다.
그러자 검을 들고 있던 장정들이 일제히 그녀에게 달려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남자 또한 검을 들어 올려 그녀에게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그대로 어깨를 꿰뚫어버릴 요량이었다.
쇄애애애애애애액
남자의 검은 누구보다 빠르게 그녀에게 닿기 시작하였다.
화경에 오른 경지만큼이나 검속 또한 남달랐기 때문이었다.
그 모습을 보던 당서윤은 천천히 손을 내밀었다.
태연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쾅
이내 녹색으로 물든 당서윤의 손바닥이 남자의 검끝과 부딪히며 어마어마한 굉음을 터트리기 시작하였다.
"지금이다!"
그 모습을 본 남자는 큰소리로 외쳤다.
그녀를 향해 검을 휘두르라는 신호였다.
'끝이다!'
남자는 진한 미소를 흘리기 시작하였다.
곧있으면 그녀가 절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대치를 하였을까
'뭐지?'
남자는 의아함을 느꼈다.
어느 누구도 그녀를 향해 검을 휘두르는 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더불어 녹색으로 물든 손바닥이 남자의 검을 서서히 밀어내기 시작하였다.
'강맹하다.'
남자는 식은 땀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주르르륵
그리고 서서히 뒤편으로 밀려나기 시작하였다.
손바닥에 응집되어있는 어마어마한 독기를 견뎌내지 못한 까닭이었다.
'더 버티다간 위험하다.'
남자는 검끝에 내력을 응집시키기 시작하였다.
콰콰쾅
그러자 굉음이 터지며 당서윤과 남자의 신형이 뒤편으로 밀려나기 시작하였다.
거리를 벌리기 위해 순간적으로 내력을 터트린 까닭이었다.
"야이 병신같은 새끼들아! 내가 덮치라고 했지!"
뒤편으로 밀려난 남자는 주위를 둘러보며 고래고래 고함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지원을 와주지 않은 부하들에 대한 짜증이 솟구친 까닭이었다.
"...아..아니!?"
그런데 갑자기 남자의 시야가 쉴새없이 떨리기 시작하였다.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기 때문이었다.
그녀를 둘러싸고 있던 부하들이 없었다.
단 한명도 말이다.
그저 새빨간 핏물만이 주변에 가득 차 있을 뿐이었다.
"대...대체..이게!?"
남자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남자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을 때였다.
"말했잖아."
그의 귓가로 당서윤의 차분한 목소리가 울리기 시작하였다.
"숫자는 의미가 없다고."
당서윤은 무미건조한 눈빛으로 남자를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
그 눈빛을 마주한 남자는 깨달을 수 있었다.
당서윤에 의해 부하들이 전멸을 당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저 핏물만 남긴 채 말이다.
"다음은 네 차례야."
당서윤은 차분히 가라앉은 눈빛으로 그를 마주보며 말을 이었다.
으드득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남자는 이를 까드득 깨물기 시작하였다.
내려다보는듯한 그녀의 시선에 모욕감을 느낀 까닭이었다.
"이 건방진 계집이!!!!!!"
우우우우우우웅
이내 남자의 몸에서 불길하기 짝이없는 묵빛의 기운들이 솟구치기 시작하였다.
마귀들만이 다룬다는 기운.
마기魔氣였다.
"죽여버리겠다!"
남자는 그대로 당서윤에게 달려들기 시작하였다.
흉흉하기 짝이 없는 마기를 내뿜으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