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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773화 (774/1,419)

〈 773화 〉 774.또 막을 사람?

"꼭 옮겨야하는 건가요?"

당진설의 말을 들은 당서윤은 내키지 않는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물었다.

"이렇게 탁 트인 곳에서 할 만한 이야기는 아니란다."

그녀의 물음에 당진설은 고혹적인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전 상관없습니다."

당서윤은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내가 상관있단다."

당진설은 올곧은 시선으로 그녀를 마주보며 말을 이었다.

이내 두 여인은 시선을 교환하기 시작하였다.

상당히 오랫동안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후우.....알겠습니다. 내빈실로 안내해드리지요."

이내 당서윤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그녀의 고집을 꺾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내빈실은 꽃같은 자매가 담소를 나누기엔 너무 고리타분하지 않니?"

"장소가 무슨 상관이란말입니까?"

당서윤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듯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비밀 유지만 철저히 되면 되지

장소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상관이 있단다. 자고로 명가의 여식이라면 운치를 따져야하지 않겠니?"

"하고싶은 말이 뭡니까?"

당서윤은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그녀에게 되물었다.

본론을 빙빙 돌리며 말하는 그녀의 화법에 짜증이 치민 까닭이었다.

"내 봐둔 곳이 있단다. 운치도 있고 차맛도 일품인 곳이지."

당진설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당서윤은 그런 당진설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후우......알겠습니다."

그러더니 이내 한숨을 살짝 내쉬며 수락을 하였다.

그녀가 고집을 꺾지 않을 것이라는걸 인지한 까닭이었다.

여기서 반발을 했다간 쓸데없는 실랑이만 길어지리라

"무척이나 만족스러울거야."

당진설은 흡족스러운 미소를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자신의 뜻대로 따라주는 동생의 태도가 흡족스러웠기 때문이었다.

"따라오렴."

이내 당진설은 그대로 몸을 돌려버렸다.

또각 또각

그다음 무척이나 여유롭게 발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당서윤은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그대로 따라걷기 시작하였다.

머지 않아 두 사람은 당가 밖으로 완전히 나가버렸다.

********

"어디까지 갈 심산입니까?"

당서윤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당진설에게 물었다.

당가는 물론 성도 중심을 벗어난 지 상당한 시간이 흐른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걸음을 멈추지 않으니 의문스러움이 치솟았다.

"이제 다왔단다."

당진설은 매혹적인 입매를 비틀며 말을 이었다.

또각 또각

그리고 다시금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당서윤은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더니 이내 따라걷기 시작하였다.

인상을 와락 찌푸린 채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이내 그녀의 시야에 고풍적인 느낌의 낡은 건물 하나가 서서히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저기란다."

당진설은 건물을 손가락 끝으로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건물 중앙에는 삼평다관이라는 쓰여진 현판이 달려있었다.

"어서 들어가자구나."

당진설의 입가에는 뱀과 같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종용하기 시작하였다.

"*********

끼이이익

낡은 경첩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그리고 실내 전경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안에는 꽤나 많은 손님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외곽에 있는 다관의 모습이라고는 상상도 되지 않을 만큼 많은 손님들이 말이다.

또각 또각 또각

당진설은 다관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다관 안에 있는 이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쏠리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노골적으로 말이다.

또각 또각 또각

하지만 당진설은 그런 시선에서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그저 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그리고 당서윤은 그런 당진설의 뒤를 조심스레 따르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털썩

이내 당진설이 자리를 잡고 그대로 앉아버렸다.

그녀가 자리를 잡은 곳은 창을 통해 바깥 전경이 그대로 보이는 이층 구석자리였다.

털썩

당서윤은 그녀를 따라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천천히 시선을 올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운치 있는 곳이 여기입니까?"

"그래, 꽤나 고풍스럽지 않니?"

"제 눈에는 다 낡아빠진 폐가처럼 보이는군요."

당서윤은 신랄한 어투로 말을 이었다.

"본디 운치란 세월의 흔적에서 나오는 법이란다."

당진설은 재밌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흰소리는 이제 되었습니다."

당서윤은 차가운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본론을 말씀하세요. 여기까지 따라온 이유는 언니의 궤변따위나 들으려고 온게 아닙니다."

"차 한 잔할 여유도 없는 거니?"

당진설은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없습니다."

당서윤은 단호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매정하기는....."

당진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무래도 이 입 험한 동생은 자신과 우애를 다질 생각이 없는듯 하였다.

"뭐, 정 네 의견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당진설은 웃음기를 지운 채 말을 이었다.

"한 가지 부탁이 하고 싶은게 있단다."

"그게 무엇입니까?"

"내가 복권될 수 있도록 도와주렴."

당진설은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거절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당서윤은 단호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은 채 거절을 하였다.

한점의 망설임조차 없이 말이다.

"..........답이 너무 빠르지 않느냐?"

"재고의 여지조차 없는 말이니까요."

당서윤은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재고할 여지조차 없는 제안이었다.

현재 당가의 수장은 독왕을 흉내내고 있는 선우였다.

그리고 그의 곁에서 실질적인 가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이는 자신이었다.

들켜선 안될 비밀이 넘쳐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당진설을 끌어들인다는 것은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을 끌어안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어찌 그런 그녀의 복권을 도와줄 수 있겠는가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서윤아, 잘 생각해보렴. 내가 복권되는 일이 당가 입장에서도 나쁜 일이 아니란다."

당진설은 은근한 목소리로 설득하듯 말을 잇기 시작하였다.

"직계혈족의 중요성은 너도 잘알지 않니? 한명의 직계 혈족이 아쉬운 판국에 나를 복권시키지 않는 건 당가의 손해란다."

그녀의 말은 사실이었다.

혈족 중심의 사회를 구축하고 있는 무림세가에서

직계 혈족은 무척이나 중요한 위치에 서있는 자들이었다.

오직 직계 혈족만이 전수받았던 수많은 비전들을

후대에게 전해줄 수 있는 전수자로서의 역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마교의 침공으로 인해 일어난 당가혈사

그 당시 수많은 직계 혈족들이 죽음을 맞이한 상황에서

직계라고 칭할 수 있는 자들은

당진철과 당서윤 그리고 당진설 뿐이었다.

한 명의 직계 혈족이 아쉬운 상황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말이야........나라면......오라버니를 천무맹주로 만들어줄 수 있단다."

당진설은 뱀과 같은 미소를 지은 채 천천히 말을 이었다.

당진설은 생각하였다.

자신의 수완이라면

당진철을 천무맹주로 만드는 것은 일도 아닐 것이라고

현재 무림에서 공식적으로 현경에 오른 자는 검신劍神 장선우와 독왕毒王 당진철이었다.

그말인즉슨 차기 천무맹주가 될 이는 저 두사람외엔 없다는 말이나 마찬가지였다.

중원 최고 무력 단체인 천무맹의 수장이 되기 위해선 그에 걸맞는 무력을 갖춰야할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녀는 확신할 수 있었다.

자신이라면

독왕毒王을 천무맹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천무맹을 당가의 휘하에 넣을 수 있는 것이라고

사천당문을 천하제일세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생각해보렴, 서윤아, 천무맹을 흡수하고 천하제일세로서 천하를 호령할 당가의 미래를....."

당진설은 몽롱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우리 세대에서 그 영광스러운 발자취를 내딛게 되는 거란다. 멋지지 않니?"

당진설의 입가에 지어진 미소가 점점 더 짙어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니 네 작은 도움이 필요하단다. 오라버니가 천무맹주가 되기 위해선.........당가가 천하제일세가 되기 위해서.....날 복권시킬 수 있게 도와주렴."

당진설은 야망에 불타는 눈동자로 당서윤을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너는 그저 나와 오라버니가 대면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면 된단다.......그저 그정도 도움이면 충분해. 설득은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말이야......그러니 부디 도와주겠니? 나를.....아니.....당가를 천하제일세로 만들 수 있도록 말이야."

당진설은 생각하였다.

당서윤이 자신의 제안을 수락할 것이라고

자신을 복권시키기 위해 노력을 할 것이라

당서윤 또한 핏물 대신 독물이 흐른다는 당가의 혈족이었다.

그런 그녀가 당가의 영광을 위한 제안을

거절할 리 만무한 것이다.

"저는......."

그때 당서윤이 천천히 입을 떼어내었다.

그리고 당진설은 그런 그녀의 입모양에 집중을 하기 시작하였다.

어떠한 말이 나올지 한글자 한글자 집중하여 들어볼 요량이었다.

"거절하겠습니다."

이내 당서윤은 차가운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뭐라?!"

당서윤의 말을 들은 당진설은 경악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은 채 고함을 내질렀다.

그녀의 말이 도저히 믿기지가 않은 까닭이었다.

"언니의 말이 맞습니다. 지금 당가는 한 명의 직계혈족이 아까운 상황이지요. 그리고 오라버니를 천무맹주로 만들어준다는 제안 또한 혹합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사천당문이 천하제일세가 되는 것은 꿈이 아닐테니까요."

당서윤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거절을 한 것이냐!"

그녀의 말을 들은 당진설은 이해가 가지 않는 표정을 지은 채 언성을 높였다.

도무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당서윤이 자신의 제안을 거절한 이유를 말이다.

당가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였다.

영광의 발자취를 내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어찌 저리도 단호하게 거절을 한다는 말인가

이해가 될 리 만무하였다.

"아무리 그렇다해도 맹독을 품고 있는 뱀을 받아들일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당서윤은 차분히 가라앉은 눈빛으로 당진설을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뭐라?!"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당진설은 발끈하며 고함을 내질렀다.

당서윤의 모욕적인 언사에 분노가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언니는 맹독을 품은 독사입니다. 언제고 맹독을 내뿜으며 덤벼들지 모르는 독사말입니다. 그런 언니와 어찌 함께 할 수 있겠습니까?"

당서윤은 올곧은 시선으로 당진설을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당진설은 독사였다.

제 욕망을 위해서라면 가족조차 물어버릴 정도로

지독한 독사말이다.

그렇기에 그녀와 함께할 수는 없었다.

언제고 뒤를 내주었다간 그대로 물려버릴테니까 말이다.

"나도 당가의 핏줄이다! 당가를 누구보다 생각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어찌 배신을 걱정한다는 말이더냐!"

그녀의 말을 들은 당진설은 얼굴을 잔뜩 붉힌 채 고함을 내질렀다.

"언니가 생각하는 건 당가가 아닌 언니 자신이 아니던가요? 정녕 당가를 생각하셨다면 존재하지도 않는 상단을 만들어서 당가의 돈을 빼돌리진 않았겠지요."

"그건........다 사정이..."

당진설은 변명하듯 말을 잇기 시작하였다.

혼마대를 제작하기 위해선 지원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하였다.

당가의 공금을 빼돌릴 정도의 금액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리고 정녕 당가를 생각한다면 죽어버린 직계 혈족을 대신하여 당가의 기둥이 되어줄 방계 혈족들에게 그런 폭력을 휘두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당서윤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고저가 없는 무척이나 무미건조한 목소리였다.

".............."

당진설은 입을 꾹 다문 채 침묵을 하였다.

방계 혈족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에 대해선 변명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언니는 항상 언니만을 생각해왔던 것입니다. 당가가 아닌 언니 그 자신을 말입니다. 그런 언니와 어찌 손을 잡을 수 있겠습니까?"

당서윤은 딱딱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은 채 쉴새없이 당진설을 타박하기 시작하였다.

"언니의 제안을 받아들일 생각은 없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찾아오지 않았으면 합니다."

스르륵

이내 당서윤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더이상 당진설과 나눌 말이 없다고 느낀 까닭이었다.

덥석

그때 당진설이 손을 뻗어 당서윤의 손목을 덥석 붙잡아버렸다.

"말이 아직 안끝났어.....당서윤아."

"저는 더는 할 말이 없습니다."

당서윤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꽈아악

그러자 당진설이 손아귀에 힘을 주기 시작하였다.

"아직 안끝났다고 하지 않았니?"

그리고 애써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당서윤은 그런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내 천천히 힘을 주어 팔을 끌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당진설의 손이 너무나 쉽게 끌려오기 시작하였다.

"아니?!"

그 모습을 본 당진설은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힘으로서 완전히 압도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까닭이었다.

'이 힘은 대체!?'

당진설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분명 그녀와의 힘 차이는 근소하게 우위를 점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어찌 이렇게 쉽게 손이 이끌려진다는 말인가

파앗

이내 당서윤은 팔을 비틀어 당진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버렸다.

"부디 평안하시길."

저벅 저벅

그리고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아무런 미련도 없이 말이다.

으드드득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당진설은 소리가 울릴 정도롤 이를 갈기 시작하였다.

한참이나 어린 동생에게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어마어마한 모욕감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저벅 저벅

그렇게 당서윤이 걸음을 옮기고 있을 때였다.

쓰윽

칠척의 거한이 그녀의 진로를 가로막아버렸다.

앞으로 나아갈 수 없도록 말이다.

"무슨 일이십니까?"

당서윤은 차가운 눈동자로 거한을 올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언니분께서 할 말이 남았다고 하지 않소?"

거한은 능글거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저는 할 말이 끝났습니다."

"대화란 무릇 서로가 동시에 끝내는 게 아니겠소?"

"저를 막을 생각인가요?"

"그저 원활한 대화가 진행되길 바랄 뿐이오."

남자는 능글거리는 표정을 지은 채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그러자 낄낄대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당서윤은 차분한 시선으로 거한을 바라보았다.

"어쩔 수 없네요."

그리고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뭐, 어쩌시게? 한 대 치.....끄아악!"

아쉽게도 남자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하였다.

당서윤이 남자의 코에 머리를 박아버렸기 때문이었다.

"아아아아아악!"

거한은 고개를 숙인 채 콧대를 부여잡고 괴로운 비명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일격으로 인해 콧대가 그대로 주저앉은 탓이었다.

쇄애애애애액

그때 거한의 신형이 그대로 공중에 뜨기 시작하였다.

당서윤이 고개를 숙인 남자의 턱에 발을 차올린 까닭이었다.

이내 공중에 떴던 남자가 추락하며 굉음이 터져나오기 시작하였다.

"또 막을 사람?"

당서윤은 차가운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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