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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771화 (772/1,419)

〈 771화 〉 772. 이 투자 제안 , 거절해선 안돼요.

"미쳤네."

요랑은 표정을 잔뜩 굳힌 채 말을 이었다.

투자 제안서에 쓰여진 내용이 너무나도 허무맹랑하였기 때문이었다.

"각주님....대체...무슨 내용이 쓰여져 있길래.."

그때 옆에 있던 당혜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요랑에게 물었다.

해맑게 웃으며 당과를 빨아먹던 요랑이 잔뜩 정색한 표정을 지으니 걱정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당혜의 물음에 요랑은 말없이 투자 제안서를 그녀에게 건네어주었다.

직접 읽어보라는듯한 시늉이었다.

그리고 당혜는 요랑이 내민 투자 제안서를 천천히 읽어내려가기 시작하였다.

대체 무슨 내용이 쓰여져있길래

한없이 해맑은 재경각주가 표정을 굳힌단 말인가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내 당혜의 안색이 한없이 창백해지기 시작하였다.

너무나 경악스러운 내용이 쓰여져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걸....정말.....선우님께서...?"

당혜는 더듬거리며 요랑에게 물었다.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듯 보였다.

요랑은 말없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리고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바깥쪽을 향해서 말이다.

"어...어디 가시게요!?"

그 모습을 본 당혜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물었다.

"아무래도 실권자가 알아야할 것 같아서 말이야."

제 할 말을 마친 요랑은 제안서를 들고는 그대로 걸음을 옮겨 밖으로 나가버렸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이다.

그리고 이내 방안에는 당혜와 당삼만이 남게 되었다.

***********

가주전 집무실

털썩

당서윤은 책상에 그대로 머리를 처박아버렸다.

처리해도 처리해도 끝이 없는 결재서류들로 인해 몸과 마음이 지쳐버린 까닭이었다.

분명 인력도 충원하고 업무를 세분화시켰건만

어째 노동 강도는 바뀌는 게 없었다.

여전히 힘들고

여전히 여유가 없는 것이다.

'어디든 가고 싶네.'

그녀는 생각하였다.

어디든 떠나고 싶다고

이 거머리같은 결재 지옥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이다.

".....아가씨......괜찮으세요?"

그때 맞은 편 책상에 있던 금적화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물었다.

그녀의 탈진한듯한 모습에 걱정이 차오른듯 보였다.

".......괜찮습니다....조금만....쉬면.....금방 회복될 것입니다."

당서윤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나름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한다고 담담하게 말하였지만 그녀의 목소리에는 피곤함이 잔뜩 묻어나있는 상황이었다.

"한숨 자고 오시는 게 어떠신가요?"

그런 그녀의 피로함을 알아차린 것일까

금적화는 그녀에게 휴식을 권하였다.

".....아직은 버틸만 합니다."

"벌써 사흘째 밤을 새지 않으셨나요? 그러다 탈이 날지도 몰라요."

"이럴 때 버티려고 단련한게 아니겠어요?"

당서윤은 걱정을 내비치는 금적화에게 웃음을 보이며 말을 이었다.

생각해주는 마음씨가 상당히 고마운 까닭이었다.

"그래도....."

하지만 금적화는 여전히 걱정을 감추지 못하였다.

벌써 사흘 째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일에만 몰두하고 있는 당서윤이었다.

어찌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정말 괜찮아요. 못 버틸 것 같으면 제가 자제하도록 하겠습니다."

당서윤은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알겠어요."

그리고 그 말을 들은 금적화는 수긍하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저 황소고집을 도저히 꺾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선우님이라도 있었다면......'

그녀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당서윤이 유일하게 고집을 접어주는 이가 바로 선우였다.

그가 있었다면 무리하는 그녀를 억지로라도 쉬게 했으리라

없으니 괜스레 아쉬움이 더 드는 것 같았다.

도도도도도도

그때 그녀들의 귓가로 무언가 울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벌컥

그리고 이내 문이 거칠게 열려졌다.

그러자 당서윤과 금적화의 시선이 문쪽으로 쏠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내 볼 수 있었다.

귀여운 인상을 가진 절세의 미녀를 말이다.

""요랑님?!""

두 여자는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요랑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당혹스러움을 느낀듯 하였다.

"나 왔어."

요랑은 그녀들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갑자기 여긴 어쩐 일로...?"

금적화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물었다.

당서윤의 집무실로 온 요랑의 행보가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의논할게 있어서."

요랑은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의논할거요?"

그 말을 들은 당서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별안간 의논할 게 무엇이 있는 지

전혀 예측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성큼 성큼

그때 요랑이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이내 서신 한장을 당서윤의 책상에 그대로 올려놓았다.

당서윤은 천천히 서신을 집어들었다.

차르르

그다음 서신을 펼친 뒤 천천히 읽어내려가기 시작하였다.

한 자라도 놓치지 않겠다는듯이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내 당서윤의 표정이 한 없이 진지해지기 시작하였다.

서신에 쓰여진 상당히 심각한 까닭이었다.

"요랑님, 이걸 보낸 사람이 누구죠?"

"선우야."

"미쳤네요."

당서윤은 딱딱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맞아, 미친 것 같아."

그리고 요랑 또한 그녀의 말에 격하게 동의를 하였다.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제안을 할 리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저......그....무슨 내용이길래.....그러시는 거죠?"

그 모습을 본 금적화는 궁금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들에게 물었다.

서신 속 내용이 무척이나 궁금한 까닭이었다.

"선우가 투자를 제안했어."

그녀의 물음에 요랑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투자요?"

"응, 의천맹으로 이름만 바꿔서 천무맹을 홀라당 먹을 생각이니까 투자 좀 하라고 하더라."

"천무맹을 먹어요?"

"응, 맹주로 추대되서 잔존 세력들을 전부 규합할 생각이라고 하더라고."

요랑은 제안서에 적힌 내용을 대략적으로 요약해서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이런 저런 이야기가 많긴 했지만 그다지 중요치 않다고 생각되는 이야기는 그대로 빼버렸다.

".......그런데 대체 뭐가 문제인건가요?"

금적화는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뭐가 문제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충분히 납득갈 만한 제안이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

천무맹을 휘하에 둘 수만 있다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가진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될테니 말이다.

"문제는 투자 액수야."

요랑은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투자 액수요?

금적화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에게 되물었다.

"말도 안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금액을 요구했어."

".....그게 얼마인건가요?"

"삼 천만냥."

요랑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네에에에!?"

그리고 그 말을 들은 금적화는 비명성을 내질렀다.

만금전장주의 딸인 그녀조차 경악을 금치못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금액이었기 때문이었다.

"네가 생각해도 미친 것 같지?"

요랑은 그런 금적화를 바라보며 물었다.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

"대체 그만한 돈을 어디다 쓴다는 말인가요!?"

금적화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되물었다.

도무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삼 천만냥이 애이름도 아니건만

어찌 이렇게 쉽사리 투자를 권유한다는 말인가

재경각주로서 역대 최고 연봉을 가지고 있는 요랑의 연봉이 이천 사백냥이었다.

아마 가주 대리를 제외한다면 당가내에서 최고의 연봉을 받는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그런 요랑조차 삼천만냥을 모으기 위해선 백만년은 노동을 해야하는 것이다.

가히 천문학적인 금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금액인 것이다.

그런데 그런 돈을 선뜻 투자하라니?

대체 어디에 그런 돈을 쓸 생각이란 말인가

"의천맹의 위치를 다른 곳으로 이전한다고 하더라. 그리고 투기를 막기 위해서 맹의 공금으로 주변 땅들을 전부 사놓을 작정이고 말이야."

요랑은 투자의 내용을 금적화가 이해할 수 있도록 대략적으로 설명해주었다.

"절대 수락하시면 안돼요!"

그리고 그 말을 들은 금적화는 언성을 높이며 결사 반대를 외치기 시작하였다.

받아들이면 안될 제안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삼천 만냥이라뇨! 그 정도 액수라면 당가의 가산이 거덜나게 될거예요!"

삼천만냥이라는 액수는 사천제일세라고 불리우는 당가조차 가산을 팔아치우지 않는 이상 마련이 불가능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그런데 그런 어마어마한 금액을 이제 막 출범하려는 의천맹에 투자하라니?

어불성설이었다.

절대로 받아들이면 안되는 것이다.

"..............."

당서윤은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침묵을 하였다.

그리고는 투자 제안서를 다시금 찬찬히 읽기 시작하였다.

다시금 검토할 요량인듯 하였다.

"아가씨! 절대 받아들이면 안돼요! 너무 위험한 제안이에요!"

그 모습을 본 금적화는 다급히 그녀를 만류하기 시작하였다.

혹여 그녀가 선우의 투자 제안에 혹할까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확실히......위험한 투자이긴 해요."

그리고 이내 당서윤이 천천히 입을 떼었다.

그녀 또한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었다.

이 투자가 얼마나 위험한지 말이다.

애초에 의천맹은 신용이 없었다.

삼천만 냥을 빌려줄 만한 신용이 말이다.

그말인즉슨 원금 회수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그런데 어찌 위험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하지만.....그만큼 매력적인 투자이기도 합니다."

"네에?"

금적화는 멍청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녀의 입에서 긍정적인 발언이 나오니 당혹스러움이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의천맹 측에서 투자 조건으로 한 가지 혜택을 약조해주었어요. 전 그 혜택이라면 충분히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서윤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 혜택이 무엇인가요?"

금적화는 모르겠다는듯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되물었다.

대체 무슨 혜택을 약조해주었길래

저 신중하고 고지식한 여인을 이런 위험한 투자에 혹하도록 만든단 말인가

"투기 권리예요."

"투기 권리이요!?"

"네에, 오직 당가만이 의천맹 근처에 있는 땅들을 투기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당서윤은 반짝거리는 눈빛으로 금적화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매력적이지 않나요?"

그리고 이내 입가에 미소마저 지어지기 시작하였다.

제안이 꽤나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아니....그럼...당가에게...투기를 허용해준다는 건가요?"

금적화는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되물었다.

투기를 막기 위해 공금으로 주변 땅을 전부 사둔다면서 어찌 당가에게만 투기를 허용한다는 말인가

어이가 없을 수밖에 없었다.

"네에, 매입한 땅의 절반을 당가 측에 넘겨주겠다고 하더군요."

".....절반이나요?"

금적화는 놀란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무려 삼천 만냥이되는 거금이 들어간 토지 매입이었다.

모르긴 몰라도 수백만 평에서 수천 만 평 정도는 살 생각인 것이다.

그런데 그 중 무려 절반이나 뚝 떼어준다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정확히 절반을 떼어준다고 하더군요."

당서윤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이었다.

"..............."

그리고 그 말을 들은 금적화는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꾹 다물었다.

선우의 제안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그녀 또한 인지한 까닭이었다.

유일한 투기 권리라니

돈을 갈퀴째 긁어모은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어마어마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

그녀는 이해할 수 있었다.

신중하고 현명한 당서윤이 어째서 그렇게 혹했는 지에 대해서 말이다.

혹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미친듯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면 말이다.

'해야해! 이건 해야한다!'

이내 금적화는 마음을 곧바로 고쳐먹었다.

이정도 수익이라면 충분히 위험을 감수할 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요랑님."

그때 당서윤이 옆에서 관망하고 있던 요랑을 불렀다.

"왜에?"

"삼천 만냥을 마련할 수 있나요?"

"기한은?"

"흐음.......세 달 정도?"

"마련이야 할 수 있지. 그런데 사업체를 대다수 헐값에 정리해야할 거야. 제 값을 받으려면 적어도 반년 이상은 걸릴테니까."

요랑은 대략적으로 계산한 내용을 말하기 시작하였다.

삼천만 냥을 마련하는 것 자체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당가에게 그정도 돈을 마련할 수 있는 여력은 충분히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대다수 사업체를 정리해야한다는 것이었다.

"상관없어요. 그 보다 더한 돈이 들어오게 될테니까요."

당서윤은 별빛같은 눈빛을 반짝거리며 말을 이었다.

"너무 성급한 거 아니야? 원금회수도 안되면 어떻게 하려고?"

요랑은 걱정 어린 표정으로 되물었다.

당서윤의 결정이 성급한 건 아닐까라는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아니요, 충분히 심사숙고한 끝에 내린 결론이에요. 이 투자 제안 , 거절해선 안돼요."

당서윤은 올곧은 시선으로 요랑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이번 제안은 당가를 천하제일세로 만들 수 있는 다시없을 기회예요."

그녀의 눈동자에는 확신이 가득 차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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