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756화 (757/1,419)

〈 756화 〉 757. 강제 집행.

"소양!"

선우는 다급한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하지만 그녀는 선우의 부름에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고이 눈을 감고 누워있을 뿐이었다.

선우는 재빨리 그녀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자세를 낮춘 뒤 그녀를 흔들기 시작하였다.

"일어나봐, 소양!"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눈을 감고 있을 뿐이었다.

선우는 마음이 다급해지는 것을 느꼈다.

혹시나 그녀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이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선우은 그녀의 코 아래 손가락을 가져다 대었다.

'호흡은 하고 있어!'

그러자 손가락 끝에 미약한 공기가 느껴졌다.

다행히 최악의 경우는 아닌듯 싶었다.

선우는 재빨리 그녀의 단전 위에 손을 올려놨다.

우우우우웅

그다음 곧바로 음양조화신공을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주위에 있던 자연기들이 서서히 음양조화기로 변환되더니 선우의 손 안에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손 안에 잔뜩 모여든 음양조화기가 그대로 주소양에게 스며들기 시작하였다.

스며든 음양조회기는 주소양의 혈도 곳곳을 빠르게 순환하더니 이내 활력을 돋우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스르륵

"......선..선우님.."

이내 의식을 차린 주소양이 가늘게 눈을 뜨며 입을 떼었다.

"소양!"

선우는 그런 주소양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하아...윤 숙부..가.....검제劍帝가 배신을...했어요.."

그녀는 힘겹게 말을 내뱉기 시작하였다.

마음같아선 이대로 눈을 감고 편해지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윤제겸의 배신을 알려야한다는 사명감때문이었다.

"알았어..알았으니까 말좀 아껴...나중에..말해도 되니까!"

선우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간신히 말을 잇는 그녀에 대한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었다.

"아..아니에요...지금...꼭...말..해야해요.."

주소양은 넘어가려는 숨을 간신히 부여잡은 채 말을 이었다.

"검제劍帝가....이재원을...데리고..가버렸어요.."

"이재원을?!"

"아직...멀리 가진 못했을..거예요.......어서....그를..잡아야해요.."

"........하지만 .."

선우는 걱정 어린 표정으로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이재원을 잡아야한다는 사실은 잘알고 있었다.

여기서 그를 놓치게 된다면 후환이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 또한 잘알고 있었다.

하지만 도저히 발걸음을 뗄 수가 없었다.

그러기엔 주소양의 상태가 너무나 심각해보였기 때문이었다.

"저는.....괜찮아요...선우님....정말...정말..괜찮아요.."

주소양은 애써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식은 땀을 이렇게 흘리면서 뭐가 괜찮다는 거야!"

선우는 되려 언성을 높이기 시작하였다.

호흡이 가쁘게 쉬고

식은 땀을 줄줄 흘리고 있는 주소양이었다.

대체 어디가 어떻게 괜찮다는 말인가

"그저...심상에....타격을..입은 것 뿐이에요.....잘만 추스리면...괜찮아질 거랍니다.."

주소양은 해맑은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아무런 걱정도 하지 말라는 듯이 말이다.

"..........."

하지만 선우는 여전히 발걸음을 떼지 못하였다.

그녀에 대한 걱정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은 까닭이었다.

그런 선우의 마음을 알아차린 것일까

덜 덜

주소양이 떨리는 손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부드럽게 선우의 뺨을 쓰다듬기 시작하였다.

"선우님.......사랑하는.....선우님...."

무척이나 부드럽게 말이다.

"...전....정말..괜찮아요오...장차 선우님의....자식을....낳아야하는 몸인데......어찌 이대로 죽을 수...있겠어요?"

주소양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러니.....걱정말고...검제劍帝를...잡으러..가주세요.....부디 이재원을.......확실히......죽여주세요오오.."

"..........."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입을 다문 채 침묵을 하였다.

생각에 잠긴듯한 모습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알았어...소양."

이내 선우는 결심한듯 말을 내뱉었다.

"금방 돌아올테니까......기다리고...있어줘.."

"네에...기다리고..있을게요...사랑하는.....낭군님.."

주소양은 환하게 미소를 지은 채 답을 하였다.

타타타탁

그때 바깥쪽에서 거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바깥쪽으로 시선을 돌려다.

그러자 면사를 쓴 여인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하오문주 하수련이었다.

"대..대체 이게 어떻게..?!"

방 안으로 들어온 그녀는 당혹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었다.

눈앞에 펼쳐진 상황에 대한 혼란스러움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난장판이 된 방 안과 숨을 헐떡이고 있는 주소양

그리고 그런 그녀를 안고있는 선우의 모습까지

혼란스러웠다.

모든 것이 말이다.

"검제劍帝가 배신을 했어."

선우는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검..검제劍帝께서요!? 그..그럴 리가?!"

그 말을 들은 하수련은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도저히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검제가 배신을 하다니?

그는 주소양의 후견인이 아니던가

그런데 어찌 그런 그가 배신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그럼....이재원은!?"

"그가 데려가버렸다."

선우는 차가운 눈빛을 반짝거리며 말을 이었다.

이재원을 빼돌렸다고 생각하니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분노가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하수련."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하수련을 불렀다.

"네.네에!?"

"소양을 부탁할게."

선우는 눈짓으로 품 안에 있는 주소양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아...아 네."

대답을 마친 하수련은 선우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선우가 품 안에 있던 주소양을 그대로 하수련에게 건네주었다.

그녀가 안아들 수 있도록 말이다.

그리고 이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다음 바깥쪽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어..어디가시려구요!?"

그러자 하수련이 다급히 선우를 불렀다.

"배신자 잡으러."

선우는 시리도록 차가운 눈동자를 반짝거리며 말을 이었다.

그의 눈빛에는 북풍한설보다 차가운 분노가 서려있었다.

말을 마친 선우는 그대로 내력을 발출하였다.

그러자 그의 신형이 흐릿해지더니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이형환위를 발휘한 것이다.

하수련은 선우가 사라진 곳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신기에 가까운 선우의 신위에 비현실성을 느낀 까닭이었다.

*******

선우는 끊임없이 달리며 기감을 퍼트리기 시작하였다.

어떻게든 윤제겸의 흔적을 찾아내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이미 자리를 벗어난 지 한참이 지난 것인지

감지되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탓이었다.

'젠장할!'

선우는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윤제겸을 잡아야한다는 생각에 급히 나오긴 했지만

그의 흔적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이미 거리가 상당히 벌려진 탓이었다.

'어떻게 하지.'

선우는 고민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었다.

만약 여기서 이재원을 놓치게 된다면

훗날 어떤 후환이 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찾아야한다.'

선우는 끊임없이 머리를 굴리기 시작하였다.

윤제겸이 갈만한 곳을 유추해보기 시작한 것이다.

'만약 도망친다면 무림 세력들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으로 갔을 것이다........그렇다면......북해나 서장,신강,남만, 서막으로 범위가 좁혀진다.......'

선우는 고심하고 또 고심하였다.

가장 정답에 근접한 답을 찾기 위해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고민을 하였을까

'좋아,'

이내 선우는 결심한듯 눈을 반짝였다.

그리고 이내 다시금 신법을 발휘하여

신형을 쏘아보내기 시작하였다.

마치 빛살처럼 말이다

********

타타타탁

윤제겸은 신법을 발휘하여 산길을 내달리기 시작하였다.

덜컥 덜컥

그의 움직이 격해질 때마다

밧줄로 고정하여 등에 매고 있던 이재원의 몸이 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꽈악

윤제겸은 앞으로 매고 있는 밧줄을 더욱더 튼튼히 조였다.

흔들리는 이재원을 고정시키기 위함이었다.

이내 이재원을 완전히 고정시킨 그는 더욱더 빠르게 내달리기 시작하였다.

풀숲을 헤치고 바위를 건너뛰고 나무을 뛰어넘으며

오로지 속도를 높이는데 전념을 하였다.

최대한 제남과 거리를 벌리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내 날이 슬슬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윤제겸은 더욱더 빠르게 발을 놀리기 시작하였다.

위험한 야간 산행을 고집하기 보단 머물만한 곳을 찾을 심산이었다.

타타타탁

타타타탁

윤제겸은 달리고 또 내달렸다.

머물만한 곳이 나올 때까지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내 윤제겸은 멀지 않은 곳에서 작은 동굴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고

그대로 그 앞에 멈춰서게 되었다.

"흐음."

윤제겸은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동굴을 들여다보기 시작하였다.

머물만한 곳인지

확인해볼 요량이었다.

'텅 비어있다.'

다행히 동굴 안쪽은 텅비어있었다.

이내 윤제겸은 등에 매고 있던 이재원을 그대로 바닥에 내던졌다.

그러자 이재원의 몸이 맥없이 땅에 추락해버렸다.

데굴 데굴 데굴

추락한 몸은 더러운 땅바닥을 마구 굴렀다.

다리와 팔이 없으니 몸이 마치 공처럼 굴러가기 시작하였다.

저벅 저벅

이내 윤제겸은 걸음을 옮겨 굴러가는 이재원을 따라잡았다.

그리고는 손으로 그의 머리털을 움켜잡은 뒤

질질 끌고 오기 시작하였다.

동굴을 향해서 말이다.

휘익

그리고 이내 동굴 안으로 이재원의 몸뚱이를 처박아버렸다.

마치 짐덩이 던지듯이 말이다.

털썩

그리고는 가만히 앉아 가부좌를 튼 채 눈을 감았다.

손실된 내력을 어느정도 회복할 심산이었다.

우우우우우우웅

이내 그의 몸에는 정순하기 그지없는 내력이 일렁이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일주천을 하며 내력을 회복하고 있을 때였다.

번쩍

갑자기 눈을 감고 있던 윤제겸이 눈을 번쩍하고 떴다.

그리고는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동굴 안쪽에 있은 이재원을 꺼내들었다.

그다음 그를 등에 업은 뒤 다시금 밧줄로 묶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다급하게 말이다.

질끈

이내 이재원을 튼튼히 고정시킨 윤제겸은 재빨리 몸을 돌렸다.

그때였다.

"어딜 그렇게 급히 가십니까? 검제여."

그의 귓가에 찌르는듯한 날카로운 목소리가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우뚝

윤제겸은 그대로 걸음을 멈추었다.

그다음 천천히 뒤편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이내 볼 수 있었다.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젊디 젊은 절대자의 모습을 말이다.

"한참 찾았습니다."

젊디 젊은 절대자, 선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윤제겸을 응시한 채 입을 떼었다.

그의 눈빛에는 차가운 분노가 가득 차 있었다.

마치 북풍한설처럼 시리디 시린 차가운 분노가 말이다.

".......어떻게.....안거지?"

그의 등장에 윤제겸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내심 자신을 따라오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하고 있던 그였다.

자신이 어느 곳으로 향할 것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할 뿐더러

거리 또한 벌린만큼 벌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찌 이렇게 쉽사리 자신을 찾아낼 수 있다는 말인가

"신강으로 향할 것 같았거든요."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어째서...그렇게 생각한 거지?"

"마교 밖에 없지 않습니까? 당신이 이재원을 받아줄만한 곳은?"

선우는 차가운 표정으로 그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북해나 남만에 간다는 생각을 해보진 않은 것인가?"

"이재원이 병신이 되어있는 상황에서 구태여 그런 곳에 갈 것 같진 않았습니다. 혹여 상처가 덧나거나 동상에 걸리게된다면 이재원이 죽지 않겠습니까?"

"..............그도 그렇군."

그의 말을 들은 윤제겸은 수긍하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확실히 틀린 말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같은 이유로 서막 또한 가지 않으셨을 것이고 그렇다면 남아있는 것은 서장과 신강인데.......아무래도 반병신을 환영할만한 곳은 마교가 있는 신강밖에 없을 것 같더군요."

"............이거 서장쪽을 향해 갈 걸 그랬군."

"그러게 말입니다. 그러면 이렇게 잡히지도 않았을텐 말입니다."

"......혹시나 해서.....묻네만.....놔줄 수는 없은 것인가?"

"놔줄거면 애초에 쫓아오지도 않았습니다. 검제여."

선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떼었다.

"소양에게 상처를 입히고 이재원을 빼돌린 당신입니다. 제가 어찌 그런 당신을 놔드릴 수 있겠습니까?"

우우우우우웅

선우의 몸에서 어마어마한 살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하였다.

주소양을 다치게 만든 윤제겸에 대한 분노가 살기로 치환된 까닭이었다.

".............그런가."

그 말을 들은 윤제겸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살기등등한 그의 모습을 보니 타협의 여지 따위는 전혀 없는듯 보였다.

"그렇다면 나또한 어쩔 수 없구나."

스르르릉

이내 윤제겸은 옆구리에 매여있던 검을 뽑아들었다.

그리고 그대로 선우를 향해 겨누기 시작하였다.

"저항할 심산입니까?"

선우는 가늘게 눈을 뜬 채 말을 이었다.

"이재원을 넘겨줄 수는 없네."

윤제겸은 단호한 눈빛으로 선우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그럼 저 또한 어쩔 수 없군요."

그 말을 들은 선우는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강제로 집행할 수밖에!"

솨아아아아아아

이내 선우의 몸에서 폭발적인 내력들이 뿜어져나오기 시작하였다.

윤제겸은 그런 선우를 긴장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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