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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752화 (753/1,419)

〈 752화 〉 753. 정말 즐거웠네. 친우여.

"지금 죽을 심산입니까!"

선우는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질렀다.

승리를 위해 목숨마저 걸어버리는 검인의 태도에 경악을 하였기 때문이었다.

"천하제일을 향하는 자리일세! 목숨을 거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검인은 당연하다는듯한 태도로 고함을 내질렀다.

천하제일검天下第一劍

천하에서 가장 강한 검객이라는 명예

천하에 단 하나밖에 없는 자리

그런 영광을 손에 거머쥐기 위한 일이었다.

목숨을 건다는 것은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인 것이다.

"천하제일이라는 호칭을 얻는다해도 죽는다면 대체 무슨 소용입니까!"

선우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듯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소리를 내질렀다.

목숨마저 등한시한 채 명예를 추구하는 그의 태도가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천하제일검이 대체 뭐라고

목숨마저 등한시 한다는 말인가

"천하제일검이라는 명예,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죽음일세."

하지만 검인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의 눈빛에는 어렴풋한 광기마저 어리고 있었다.

자신과 동등한 검객을 상대로 생사결을 나눌 수 있다는 사실에

어마어마한 희열을 느낀 탓이었다.

"자아, 어서! 어서! 덤비게나! 어서 결착을 짓도록 하세나!"

검인의 검이 다시금 작렬하기 시작하였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말이다.

콰콰콰쾅

그리고 선우는 그런 검인의 검을 간신히 막아내기 시작하였다.

일 검 일 검이 무거웠으며

날카롭기 그지없었다.

막아내는 것이 버거울 정도로 말이다.

피슉

오른쪽 뺨이 베어졌다.

스걱

왼쪽 팔뚝에 검이 스쳐지나갔다.

사악

옆구리 검이 지나갔다.

선우의 온몸을 검인의 검이 유린하듯 베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망할!'

선우는 속으로 비명성을 내질렀다.

검기劍技의 차이가 너무 났다.

자신의 배이상으로 쌓아왔던 그의 검기劍技를

도저히 넘어설 수 없는 것이다.

쇄애애애액

그때 검이 날아들기 시작하였다.

이번에 노리는 곳은 목 정중앙이었다.

검으로 막아서기엔 너무 거리가 가까웠다.

'비틀어져라.'

선우는 재빨리 건곤대나이를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우두둑

그러자 검인의 검이 그대로 튕겨나가버렸다.

흐름을 비틀어 그대로 튕겨내어버린 것이다.

그다음 그대로 발을 들어올려 검인의 가슴팍을 찍어눌렀다.

주르르륵

그러자 검인의 신형이 뒤편으로 속절없이 밀려나기 시작하였다.

갑작스러운 발차기에 대비를 못한 듯 싶었다.

"쿨럭....하하하.....쿨럭.....대단하구나!"

검인은 되돌려진 충격에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인지

연신 헛기침을 하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흐름을 자유롭게 제어하는 그의 운용에 감탄이 터져나온 까닭이었다.

"죄송합니다. 도저히 검으로는 앞설 수가 없었습니다."

선우는 사과를 하였다.

"개의치 말게나. 내 말하지 않았나? 검기劍技가 밀린다면 다른 수단을 찾으면 된다고 말일세."

검인은 호방한 웃음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나 또한 자네를 상대하기 위한 다른 수단을 꺼내들면 되는 일이 아니던가?"

검인은 진중한 눈빛으로 선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내 검에 곧게 뻗은 뒤

일념을 집중시키기 시작하였다.

모든 베어버리고 말겠다는 하나의 일념을 말이다.

그리고 그 하나의 일념은 의지가 되어

그의 낡은 철검 속으로 차오르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제 흐름을 제어할 수는 없을 걸세."

이내 검인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전보다 한층 차분해진 모습이었다.

"............"

그 모습을 본 선우는 알 수 있었다.

검인이 심검心劍을 꺼내들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혹시나 싶은 마음에 감각을 예민하게 한뒤

그의 검을 바라보았지만

그의 검에는 그 어떠한 기운도 느끼지지 않았다.

그저 평범한 철검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선우는 알 수 있었다.

저 평범한 철검 속에는 무엇이든 베어버리고 말겠다는

검인의 의지가 담겨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곳이라면 방해꾼도 덜할 걸세."

검인은 담담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검합을 나누다보니 어느새 연설장을 완전히 벗어난 두 사람이었다.

오직 두 검객만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보여주게나, 자네의 모든 것을 말일세."

검인은 의지가 담긴 낡은 철검을 들어올리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선우는 천천히 검을 늘어뜨렸다.

그다음 의지를 집중시키기 시작하였다.

그 어떤 불합리가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다해도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서

운명조차 베어내고 말겠다는 그의 의지를 말이다.

솨아아아아아아아

이내 태양처럼 찬란한 광명이 용미연검에서 뿜어져나오기 시작하였다.

지키는 검

호검護劍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게 자네의 검인가?"

그 광경을 본 검인이 물었다.

"그렇습니다."

선우는 담담히 답을 하였다.

"멋지구만."

검인은 희열에 찬 눈빛을 반짝거렸다.

선우의 심검心劍은 찬란하기 그지없었다.

어둠을 몰아내는 태양빛처럼 말이다.

그리고 검인은 그 찬란함이 마음에 들었다.

자신의 검조차 태워버릴지도 모른다는 즐거움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쇄애애애액

이내 검인의 신형이 앞으로 쏘아져나갔다.

그리고는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무엇이든 베어버리고 말겠다는 그의 절검切劍을 말이다.

부우웅

그리고 그 모습을 보던 선우도 검을 휘둘렀다.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한 세운 자신의 심검心劍.

호검護劍을 말이다.

이내 두 검객의 검들이 그대로 맞부딪히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이내 검들이 부짖히며 금속음이 터져나왔다.

대치가 된 것이다.

누구하나 베어진 게 없었다.

검인의 절검切劍은 선우의 호검護劍을 베지 못하였고

선우의 호검護劍은 검인의 절검切劍을 베지 못하였다.

검에 담긴 의지의 크기가 엇비슷할 정도로

강대한 까닭이었다.

"크으으윽!"

선우는 신음성을 흘렸다.

주르르륵

더불어 식은땀을 줄줄 흘리기 시작하였다.

검인의 검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팔이 떨려왔으며

온몸에 근육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하였다.

절검에 담겨있는 거대한 의지를

버텨내는 것 자체가

너무나 버거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포기하진 않았다.

주저앉는 법따윈 배운 적이 없었으니 말이다.

발바닥부터 종아리, 허벅지까지

하체 전체에 힘을 더욱더 주었다.

그리고 허리, 복부 가슴 어깨 팔

상체 전체에 힘을 더욱더 주었다.

으드득

이빨이 부서질듯 강력하게 악물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핏발 선 눈빛으로 자신을 마주한 검인을 마주하였다.

'지지 않아! 지지 않아!'

필생의 의지를 담아서 말이다.

'즐겁구나.'

그 모습을 지켜본 검인은 입가에 진한 미소를 지었다.

너무나 즐거웠기 때문이었다.

너무나 연약하여

아낌없이 깨달음을 나누어주었던

강아지같은 녀석이

자신의 목숨조차 위협할 정도로

강대한

범이 되어 돌아왔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동등한 호적수가 되어버린 것이다.

어찌 즐겁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성장하였구나. 친우여.'

꽈아악

검인은 더욱더 검을 강하게 틀어쥐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일념을 집중시키기 시작하였다.

친우가 세운 마음의 검을 베어내고 말겠다는 일념을 말이다.

부들 부들 부들

팔이 절로 떨리기 시작하였다.

힘을 너무 준 탓에 육체가 버텨내지 못한 것이었다.

하지만 개의치 않았다.

벨 수만 있다면

베어낼 수만 있다면

이딴 육신 따위는 어떻게되든 상관없었다.

그저 베길 원할 뿐이었다.

"크아아아아아아악!!!!!!!"

검인은 괴성을 내질렀다.

그리고 온 신경을 검에만 집중하기 시작하였다.

서걱 서걱

그때 이변이 일어났다.

검인의 낡은 철검이 용미연검을 파고든 것이다.

베어낸 것이다.

선우의 호검護劍을

검인의 눈빛에는 광기가 가득 차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더욱더 힘을 주기 시작하였다.

피슉

눈에 실핏줄이 터지고

빠드득

앙다문 이빨에는 금이 갔다.

그는 개의치 않았다.

지금 그에게 중요한 것은 하나였다.

바로 눈앞에 있는 호적수의 검을 꺾어버리는 것

서걱

챙그랑

그리고 마침내 검인의 소망이 이루어졌다.

용미연검이 베어진 것이다.

자신의 철검에 의해서 말이다.

검인의 눈빛에는 희열이 차오르기 시작하였다.

어마어마한 성취감이 온몸을 차오른 까닭이었다.

자신이 이긴 것이다.

이 강대하기 짝이 없는 호적수를 말이다.

자신이 베어낸 것이다.

선우의 의지를 말이다.

'잘가게나!'

검인은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마지막 결착을 지을 심산이었다.

천하제일검으로서의 종지부를 말이다.

부우우웅

이내 검인의 검이 선우의 목에 맞닿았다.

그대로 잘라버릴 심산이었다.

파스스슥

그 순간

이변이 일어났다.

목에 닿은 검이 쩍쩍 갈라지기 시작하더니

그대로 가루가 되어 흩어져버리는 것이다

'아..아니!?'

그 모습을 지켜보던 검인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일어난 이변을 전혀 예상치 못한 까닭이었다.

파스스스스

이내 검신 전체가 가루가 되어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내 검인의 손에는 텅비어있는 검 자루만 남게 되었다.

검인은 시선을 내려 텅 빈 검자루를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무척이나 오랫동안 말이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리고 이내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유쾌하게 말이다.

꽤나 재밌는 결말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죽을 때까지 검을 손에 쥐고 죽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런데 최후에 검이 부러져버렸다.

어찌 재밌는 결말이 아닐 수가 있겠는가

한 자루 검처럼 살아왔던 자신의 검이 부러져버렸으니 말이다.

"하하하하하하하하!"

검인은 웃고 또 웃었다.

유쾌함이 어느정도 가실 떄까지 말이다.

그리고 선우는 그런 검인을 담담한 시선으로 그저 바라만보았다.

그의 웃음이 완전히 멈출 때까지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웃었을까

"동수를 이루었구만."

이내 검인은 진한 미소를 흘린 채 말을 이었다.

"....아닙니다.....만약.....용미연검이 아니었다면...."

선우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말을 이었다.

무기자체부터 차이가 너무 났다.

검인이 잡철로 만든 낡은 철검을 사용한데 반해

자신은 용미연검이라는 희대의 기물로 그를 상대하였다.

그런 상황에서 양쪽의 검이 부러진 것이다.

그런데 어찌 동수를 이뤘다고 할 수가 있겠는가

"검 또한 승부를 이기기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일세. 개의치 말게나. 하하하하하"

검인은 즐거운듯한 웃음을 터트리며 말을 이었다.

"정말 즐거웠네. 친우여."

검인은 입가에 진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더니 이내 그의 몸이 서서히 흩어지기 시작하였다.

먼지가 되어서 말이다.

"선배님!"

선우는 다급한 음성으로 그를 불렀다.

먼지가 되어 흩어지는 그의 모습에 당혹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검인은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이미 온몸이 먼지가 되어

바람에 흩날려 그대로 날아가버렸기 때문이었다.

검인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선우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허탈함과 당혹스러움이

마음 속을 뒤숭숭하게 만들어버렸기 때문이었다.

"검인....선배."

선우는 검인이 서있던 곳을 그저 가만히 응시하였다.

여운이 담긴 눈빛으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그곳을 바라보았을까

콰콰콰콰쾅

갑자기 그의 귓가로 어마어마한 굉음이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곧바로 고개를 들렸다.

굉음이 터져나온 곳을 향해서 말이다.

그러자 검은 연기가 모락 모락 피어오르고 있는 연설장의 모습이 눈에 들오기 시작하였다.

"젠장할!"

선우는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아무래도 사태가 완전히 해소가 되지 않은듯 하였다.

선우는 다급히 내력을 운용하였다.

그리고 용천혈에 내력을 흘려보낸 뒤

그대로 발출을 하였다.

쇄애애애애액

이내 선우의 신형이 빛살처럼 뻗어나가기 시작하였다.

연설장을 향해서 말이다.

***********

타타탁

선우는 다급히 연설장에 도착을 하였다.

콰콰콰콰쾅

도착한 연설장에는 연쇄적인 폭발이 일어나고 있었으며

그리고 그 폭발에 휘말린 것인지

여기저기에서는 널부러진 사람들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대체 이게 무슨!?"

선우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변해버린 연설장의 풍경에 당혹스러운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선우님!"

그때 누군가 다급한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선우는 다급히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아름답기 그지없는 귀부인이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바로 팽가련이었다.

"대체 어떻게 된거야?"

선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상황설명을 요구하였다.

"선우님이 그자와 사라진 후 이재원이 서있던 단상에서 연쇄적인 폭발이 일어났어요. 아무래도 누군가 벽력탄을 터트린 것 같아요."

팽가련은 연설장에 일어났던 일들을 간략하게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사상자는?!"

"수뇌부들 대다수가 상당한 피해를 입었어요.....아무래도 단상에 가까운 만큼 직격타를 면치못한 것 같아요...그리고 일반 군중들은 파편이 튀어 상당한 피해를 입은 상태긴 하지만 수뇌부들처럼 중상을 입은 사람은 없었어요."

팽가련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이재원! 이재원은?!"

선우는 다급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해 묻기 시작한 것이다.

"그대로 놔둘 수가 없어서 일단 다른 곳으로 옮겼어요."

"다른 곳으로 옮겼다고?"

"네에, 아무래도 생사여탈권은 선우님께 있으니 돌아오실 때까지 안전히 맡아둘 생각이였어요."

팽가련은 칭찬을 바라는듯한 표정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어디로 갔는데?"

"일단 하오문쪽으로 옮기기로 했어요. 아무래도 천무맹은 쪽은 어수선할 것 같아서요."

"하오문? 그럼 하오문주가 직접 그를 데려간거야?"

"네에."

팽가련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

선우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되물었다.

이재원이 불구가 되어버린 상황이었지만

그는 엄연히 현경의 고수였다.

순리를 거스르는 힘을 가진 그라면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고작 절정에 불과한 하오문주에게

그를 맡긴다는 것은 너무나 위태로운 선택이었다.

"걱정마세요. 믿을만한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을테니까요."

"믿을 만한 사람?"

선우는 의아한듯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되물었다.

"대부인과 윤제겸 대협이요."

팽가련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이재원을 운송하고 있는 이는 하오문주뿐 아니었다.

천검후 주소양과

검제 윤제겸이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어찌 위험한 일이 생길 수 있다는 말인가

어불성설이었다.

"후우"

그 말을 들은 선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현경에 오른 두 사람이라면

불구가 된 이재원 정도는 충분히 감당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분명 안전히 옮겨져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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