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51화 〉 752. 천하제일검天下第一劍
콰콰쾅
검과 검이 맞부딪혔다.
그러자 굉음과 함께 거대한 충격파가 퍼지더니 온사방을 진동시키기 시작하였다.
"크으으윽!"
"으으윽!"
그리고 그 충격파에 휘말린 군중들은 괴로운듯한 비명성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온몸이 저릿할 정도로 거대한 충격이 온몸을 휘감은 까닭이었다.
콰콰쾅
그때 다시금 충격파가 터져나왔다.
그리고 천지가 다시금 진동하기 시작하였다.
검이 다시금 맞부딪힌 까닭이었다.
"하하하하하 강하구나! 강해!"
검인은 즐겁다는듯 너털 웃음을 터트리며 고함을 내질렀다.
즐거웠다.
눈앞에 남자와 검을 섞는 다는 것 그자체가 말이다.
그는 강하였다.
자신에게 가르침을 받던 때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말이다.
일방적으로 밀리던 과거와 달리
현재 그는 자신의 검을 아무렇지도 않게 방어를 하였다.
뿐만 아니라 꽤나 위협적인 반격까지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일방적인 우위를 가지고 있던 과거와는 달리
동등하게 변한 것이다.
검을 나누는 호적수로서 말이다.
어찌 기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장선우! 검을 보여라! 네 놈의 의지를 보이란 말이다!"
검인은 흥에 겨운듯한 신명나게 검을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콰콰쾅
콰콰쾅
선우는 그런 검인의 검을 빠르게 맞받아쳤다.
그러자 이내 검이 맞부딪히는 충격음이 연설장 내부를 가득히 메우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하아...하아..하아.."
"하아...하아..하아.."
이내 두 사람은 거리를 살짝 벌린 채
거친 숨결을 내뱉기 시작하였다.
찰나에 가까운 순간 수 천에 이르는 검합을 나누었다.
반선지경에 다다른 무인들이라지만 숨을 헐떡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즐겁구나....후배여.....어찌 이리도 강해질 수 있다는 말인가?"
어느새 숨을 고른 검인이 대견한듯한 표정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는 선우가 대견하였다.
화경 초입 수준에 불과하였던 선우가
이제는 자신과 동등한 위치에 섰다는 것자체가 말이다.
고작 일 년밖에 되지 않았거늘
어찌 이렇게 빠르게 강해질 수 있다는 말인가
"하아...하아..하아.."
검인의 물음에 선우는 도저히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검인과 달리 호흡을 제대로 고르지 못한 까닭이었다.
'........강해.'
숨을 고르던 선우는 느낄 수 있었다.
검기劍技에 관해선 자신이 확연히 뒤쳐지고 있다고 말이다.
찰나의 순간 수천의 검합을 나눈 것은 같것만
숨조차 제대로 고르지 못한 자신과 달리
검인은 자신보다 빠르게 신색을 회복하였다.
이는 검기劍技를 펼치는데 있어
자신에 비해 체력 소모가 덜되었다는 증거였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동작으로
최소의 움직임으로 최대의 효율을 만들어낸 것이다.
"........선배님에 비하면......부족할 따름입니다."
이내 호흡을 고른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내뱉었다.
"하하하하하하....겸손하군."
검인은 재밌다는듯한 미소를 흘린 채 말을 이었다.
"전혀 부족하지 않네."
그리고 이내 확신이 담긴 눈빛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자네는 강하다네. 내 스스로가 위험을 느낄 정도로 말일세."
검인은 단호한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선우의 검은 위협적이었다.
검에 미쳐 산 마귀가 위협을 느낄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부족하다니?
어불성설이었다.
"................저는 선배님의 검기劍技에 한참 미치지 못합니다."
"승부에 있어 검기劍技는 하나의 수단에 불과할 뿐일세."
검인은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검기가 미치지 않는다면 다른 수단을 쓰면 되는 게 아니겠는가?
".........검이 겨누어져있는 상황에서조차 깨달음을 전해주실 생각이십니까?"
"그 편이 더 재밌지 않겠나?"
검인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지어졌다.
"선배님은 미치셨습니다."
선우는 그런 검인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그는 생각하였다.
검인이 미친 게 분명하다고 말이다.
"그러니 저도 한 번 미쳐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우우우우웅
선우는 음양조화신공을 운용하였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수많은 자연기들이 그의 몸에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그러더니 이내 그의 온몸의 감각과 신체를 활성화시키기 시작하였다.
더욱더 예민하게
더욱더 강하게 말이다.
그다음 혈류의 속도를 더욱더 빠르게 회전시키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안그래도 예민했던 감각과 신체가 더욱더 기민하게 바뀌기 시작하였다.
그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말이다.
"오호."
그 모습을 본 검인은 진한 미소를 흘렸다.
강대해진 그가 전력으로 부딪혀온다고 생각하니
설레임이 절로 들었기 때문이었다.
"오거라."
검인은 낡은 철검을 치켜들었다.
그다음 선우를 겨눈 채 말을 이었다.
파팟
검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선우의 신형이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파팟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인의 코앞에 나타나게 되었다.
신법의 상승 경지 중
최상위 경지라고 칭할 수 있는
이형환위를 사용하여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쇄애애애애애액
검인의 코앞에 나타난 선우는 그대로 검을 내질렀다.
검인의 심장을 그대로 찌를 심산이었다.
그 모습을 본 검인은 다급히 검을 앞으로 뻗었다.
심장을 찔러들어오는 선우의 검을 막아낼 심산이었다.
콰콰콰쾅
주르르르르륵
이내 검이 맞부딪혀졌고 검인의 신형이 사정없이 뒤편으로 밀려가기 시작하였다.
이형환위로 인해 극에 다다른 속도와
음양조화신공을 통해 극한의 경계까지 끌어올린 신체능력을
도저히 견뎌내지 못한 까닭이었다.
"크으윽."
검인의 입에서 처음으로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그의 강대한 일격에 상당한 충격을 느낀 까닭이었다.
쇄애애애애액
그때 다시금 검이 날아들기 시작하였다.
콰콰쾅
주르르륵
굉음이 터지고 검인은 이번에도 사정없이 밀리기 시작하였다.
일 검 일 검에 담겨있는
미증유의 검력劍力을 도저히 견뎌내지 못한 까닭이었다.
콰콰콰콰쾅
이내 선우의 검이 더욱더 거세게 몰아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장내에는 귀가 따가울 정도의 굉음이 쉴새없이 터져나오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얼마나 검합을 나누었을까
".........자네 어디 공척석유가 흐르고 있는 호수에서 목욕이라도 한 것인가!?"
어느새 연설장을 벗어나 빈 공터까지 밀려난 검인은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한계에 가까울 정도로 신체능력을 활성화시킨
선우의 모습에 당혹스러운 감정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내력이 아무리 차고넘쳐도 너무나 비효율적인 방식이었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내공의 총량은 정해져있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무인들은 그 총량을 시의적절하게 쓰기 위해 효율적인 운용을 하였다.
그렇게 하지않으면 내력이 모두 닳아버리고 말테니까 말이다.
그런데 눈앞에 있는 남자는 달랐다.
효율따윈 따지지 않고 모든 내력을 신체능력과 검에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검인이 알고 있는 상식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내공이 썩어넘치는 것도 아닐터인데 어찌 저런 비상식적인 운용이 가능하단 말인가
"지금은 압도할지는 몰라도 내력이 전부 떨어진다면 되려 불리해질걸세."
그리고 나름의 조언을 하였다.
끝까지 가기도 전 선우가 퍼지는 것은 원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아....하아...그럴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선우는 가벼이 숨을 몰아쉬며 말을 이었다.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자신의 내력이 떨어질 일 따윈 존재치 않을테니까 말이다.
"...........내력이 떨어지기 전 나를 제압할 수 있다고 자신 하는 것인가?"
"내력이 떨어질 일이 없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선우는 뜨거운 시선으로 검인을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내력이 떨어질 일이 없다?"
그 말을 들은 검인은 의문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었다.
무인에게 내력이라는 것은 무한한 것이 아니었다.
결국 단전 축기된 것들을 이용하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었다.
단전에 크기에 따른 차이는 있을 수는 있지만 무한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결국 단전의 크기는 인간인 이상 한계가 있기 마련이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어찌 내력이 떨어질 일이 없다고 단언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의문스럽지 않을 수가 없었다.
'허세인가?'
검인은 혹여 그가 허세를 부리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였다.
'아니, 그럴 리 없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자신이 아는 장선우는 허세나 부리는 얼간이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검인은 고심을 하였다.
그의 저의를 파악하기 위해서 말이다.
'설..설마!?'
그리고 이내 한 가지 말도 안되는 가정을 머릿속을 스쳐지나가기 시작하였다.
한 가지 경우가 있었다.
내력을 무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말이다.
그건 바로 신선의 육체라고 불리우는 공령지체空靈之體 완성하는 것이었다.
'말도 안된다.'
공령지체는 신선의 경지라고 불리우는 생사경에 다다라야만 이룩할 수 있는 전설상의 신체였다.
그런데 어찌 현경에 불과한 선우가 그런 신체를 완성할 수 있다는 말인가
어불성설이었다.
"불가능하네. 어찌 인간이 무한한 내력을 소유할 수 있다는 말인가?"
검인은 선우의 말을 애써 부정하였다.
"순리를 거스르는 게 현경의 경지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의 말을 들은 선우가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순리를 거슬렀을 뿐입니다. 선배."
그리고 천천히 검을 들어올렸다.
그의 검에는 무서울 정도로 어마어마한 내력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
그의 말을 들은 검인은 아무말 없이 그의 검을 응시하였다.
내력이 가득 차 있는 검을 말이다.
"진심이군."
그리고 이내 알 수 있었다.
그의 말에 거짓이 없다는 것을 말이다.
"진심이였어...."
그리고 이내 검인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지어지기 시작하였다.
가슴에 벅차오름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내력이 무한한 괴물과의 싸움이라니
어찌 떨리지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반백년 간 검만을 바라보며 검도를 추구해왔던 자신이 말이다.
짜릿하였다.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는 지금 상황이
영광이었다.
저 위대한 무인과 생사를 걸고 싸울 수 있다는 사실에 말이다.
검인은 낡은 철검을 천천히 늘어뜨렸다.
그다음 맹수와 같은 시선으로 선우를 응시하였다.
"이재원을 데려가는 게 어려울지도 모르겠군."
검인은 살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포기하셔도 됩니다. 그렇게 된다면 저와 선배님이 싸울 이유따윈 없어질 것입니다."
"그럴 수는 없지."
검인은 단호한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천하제일검이 가려지는 자리를 어찌 피할 수 있겠는가?"
"천하제일검?"
선우는 의아한듯 되물었다.
"자네는 지금까지 봐온 그 어떤 검객들 보다 강하다네. 검황劍皇도 검제劍帝도 검공劍工도 황궁제일검도 지금에 그대에겐 전혀 미치지 못하였네. 아마 중원에 있는 그 어떤 검객보다 강하다고 자부하지."
검인은 뜨거운 눈빛으로 선우를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그대는 강하다네. 천하제일검이라는 명성을 걸 수 있을 정도로 말일세. 그러니 난 피할 수가 없다네. 검객으로 가장 영광스러운 자리가 눈앞에 있는데 어찌 자리를 피할 수 있겠는가?"
검인은 늘어뜨린 검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검을 들게나. 그리고 결론 짓도록하지. 누가 정녕 천하제일검에 어울리는지 말일세!"
쇄애애애액
이내 검인의 신형이 그대로 선우에게 날아들었다.
그리고 그대로 검을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강대한 힘이 담긴 검격을 말이다.
선우는 다급히 검을 들어 검인의 검을 막아섰다.
콰콰콰쾅
그러자 굉음이 터져나오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누구하나 밀리는 이가 없었다.
서로 대등하게 대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어찌!?"
그 모습을 본 선우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검격을 버티는 검인의 모습에 당혹스러움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하하하하하하! 놀아보자고!"
그런 선우의 반응이 즐거운 것일까
검인은 광기 어린 웃음을 터트리며 검을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콰콰콰쾅
콰콰콰쾅
이내 어마어마한 굉음이 공터를 가득히 메우기 시작하였다.
**************
콰콰쾅
'이해가 안된다.'
선우는 의문을 품었다.
어째서 검인이 자신과 동등하게 검합을 나눌 수 있는 지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무한한 내력으로 신체능력을 극대화시킨 자신과 달리
검인에게는 무한의 내력이 없었다.
그런데 어찌 자신과 대등할 수 있다는 말인가
서걱
그때 검이 어깨죽지쪽을 스쳐지나갔다.
"크윽!"
선우의 입에서 신음성이 터져나왔다.
그대로 베이고만 것이다.
'젠장할!'
선우는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재빨리 검을 휘둘러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어깨를 내려다보았다.
다행히 깊게 베이진 않은듯 보였다.
'미치겠군.'
하지만 위기감을 느끼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지금은 가벼운 상처지만
후에는 더한 중상이 될지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위험하다.'
선우는 생각하였다.
상황자체가 너무 위험하다고
힘과 속도가 대등해지니
검기劍技 수준 차이가 나기 시작하였기 때문이었다.
쇄애애애액
그때 다시금 검이 쇄도하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급박하게 말이다.
콰쾅
선우는 재빨리 검을 들어올려 가슴을 찔러들어오는 검인의 검을 봉쇄시켜버렸다.
쇄애애애액
그러자 검인이 재빨리 검을 회수한 뒤 다시금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맹렬하게 말이다.
'잠깐.'
그리고 그 모습은 선우에게 괴리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평소 검인의 검은 좀더 여유로웠고 좀더 느긋했으며 좀더 날카로웠다.
그런데 지금 검인의 검은 너무나 급박하였고 평소보다 날카로움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다급히 상황을 끝내려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미친!'
이내 선우는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검인이 생명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선천지기까지 끌어다 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승리를 위해 죽을 생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