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50화 〉 751.아직 죽여선 안되거든.
파들 파들
땅에 처박힌 이재원이 마치 밟혀진 벌레처럼
온몸을 꿈틀대기 시작하였다.
극렬한 충격의 여운이 그대로 남아있는듯 하였다.
그리고 그 광경을 본 세인들은 경악을 하였다.
너무나 비현실적인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기 때문이었다.
이재원이 누구란 말인가
이십 여년 전
불가해不可解의 존재라고 일컬어지던 천마天魔를
한 줌의 핏물로 만들어버린 장본인이 아니었던가
또한 신선이 되기 전 거쳐가는 단계라고 불리우는
반선의 경지.
현경에 들어선 초고수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어찌 그런 위대한 무인이 저리도 일방적인 폭력에 그대로 당할 수 있다는 말인가
장선우와 이재원의 싸움은 그야말로
어른과 아이의 싸움처럼 일방적이기 그지 없었다.
이재원이 그 어떤 유효타도 내지 못한 것이다.
그야말로
압도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광경이리라
타탁
그때 공중에 떠있던 선우가 그대로 바닥에 착지를 하였다.
그러자 사람들의 시선이 선우에게 집중되기 시작하였다.
저 신神과도 같은 초월적인 무인의 행동이 하나하나 궁금하였기 때문이었다.
저벅 저벅 저벅
선우는 그런 사람들의 시선을 아는지 모른지
그저 태연한 표정을 지은 채 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땅에 처박혀있는 이재원을 향해서 말이다.
저벅 저벅 저벅
이내 선우는 그의 코앞에서 멈춰섰다.
그리고 시선을 내려 아래를 보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짓밟힌 벌레처럼 꿈틀대는 이재원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질긴 새끼.'
그 모습을 본 선우는 질린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일반적인 무인이었다면 온몸이 작살나 황천을 진작에 건넜을 충격이었다.
그런데 눈앞에 이재원은 그런 충격을 그대로 버텨낸 것이다.
어찌 질기다고 칭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꿈틀 꿈틀
그때 이재원의 몸이 더욱더 격렬하게 꿈틀대었다.
그러더니 이내 바닥에 처박혔던 얼굴을 서서히 들어올리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끔찍한 몰골하고 있는 이재원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
콧대는 부러진 것인지 주저앉아있었고
피부는 갈려 시뻘건 속살을 내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한쪽 눈에는 돌조각이 박힌 것인지
핏물을 철철 흐르고 있었다.
빈말로도 좋다고는 할 수 없는 모양새였다.
"우웨에에엑!"
이내 이재원이 핏물이 섞인 구토를 하기 시작하였다
충격파로 인해 내장이 상한듯 싶었다.
"우웨에에에엑!"
그렇게 이재원은 몇 번이고 핏물을 내뱉으며
속을 진정시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선우는 담담한 시선으로 그런 이재원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가 완전히 진정될 때까지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하아...하아....하아.."
이내 속을 어느정도 진정시킨 이재원이 거칠게 숨을 몰아쉬기 시작하였다.
"아프냐?"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물었다.
".........살...살려줘.."
그리고 선우의 물음에 이재원은 목숨을 구걸하였다.
그의 머릿속에는 죽고 싶지 않다는 생각만이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건 원하는 대답이 아니야."
그 말을 들은 선우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그리고 천천히 발을 들어올렸다.
탁
그다음 이재원의 척추쪽에 가벼이 올려놓았다.
꾸우우욱
그리고 그대로 짓누르기 시작하였다.
천근추를 활용하여서 말이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러자 이재원의 입에서 괴악한 비명성이 터져나오기 시작하였다.
척추뼈를 뭉개버릴듯 짓누르는 압력에
끔찍한 고통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살려줘어어어어어어!!!!!!!!!살려줘어어어어어어!! 제바아아아알!!!!!"
이재원은 용서를 빌고 또 빌었다.
부디 살려달라고
제발 목숨만을 구제해달라고 말이다.
"원하는 대답이 아니야."
하지만 선우는 그런 이재원의 애원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발을 짓누를 뿐이었다.
우드득
그리고 이내 무언가 끊어지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악!"
곧이어 이재원의 비명성이 더욱더 커지기 시작하였다.
척추가 그대로 끊어져버린 탓이었다.
"하아아아아아아악!"
이재원은 울었다.
울고 또 울었다.
온몸을 엄습하는 끔찍한 고통이
너무나 고통스러웠고 괴로웠기 때문이었다.
어째서 자신이 이런 꼴을 당해야한다는 말인가
"흐아아아아아아앙!!!!!!!!"
이재원의 울음소리가
어린 아이처럼 바뀌기 시작하였다.
"다시 물을게."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선우가 입을 떼었다.
"아파?"
무척이나 태연한 표정으로 말이다.
"아파요! 너무 아파요! 죽을 것 같아요! 제발 살려주세!"
이재원은 애원하고 또 애원하기 시작하였다.
팔이 잘리고 갈비뼈가 부러지고
발목이 돌아가고 허리가 끊어져버렸지만
그는 여전히 살고 싶었다.
목숨만 건질 수 있다면 어떻게든 회복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아팠어?"
"아파요오오!!!!너무 아파요오오!"
"너한테 간살 당한 여자들은 더 아팠을 거야."
선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애원하는 이재원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양 손을 뻗기 시작하였다.
덥석
그러더니 곧바로 그의 양다리를 붙잡아버렸다.
"팔다리를 기형적으로 꺾어다면서?"
우두두둑
우두두둑
그러더니 곧바로 양다리를 기형적으로 꺾어버렸다.
완전히 뼈가 이탈할 정도로 말이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악!!!!!"
"성기를 끔찍할 정도로 훼손했다면서?"
선우는 천천히 다리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이재원은 거칠게 고개를 흔들기 시작하였다.
그가 뭘할 생각인지
충분히 인지한 까닭이었다.
툭
이내 선우의 발이 이재원의 양물에 맞닿았다.
"안..안돼요...제발...그것만은...제발..."
이재원은 애원하고 또 애원하였다.
이대로 양물을 잃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가득 찼기 때문이었다.
"봐줄까?"
끄덕 끄덕 끄덕
선우의 말을 들은 이재원은 맹렬하게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하였다.
제발 봐달라는 표현이었다.
"싫어."
선우는 상큼한 미소를 지었다.
꾸우우우욱
그리고 발을 올려놓은 상태에서
천근추를 시전하기 시작하였다.
이내 선우의 발에는 어마어마한 무게가 실리기 시작하였다.
콰지지직
그리고 터져버렸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말이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악!"
그전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한 비명성이 연설장 가득히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
군중들은 경악을 하였다.
순식간에 끔찍한 몰골로 변해버린 이재원의 모습에
어마어마한 괴리감이 느꼈기 때문이었다.
위풍당당하고 공명정대하며
절대자로서의 위엄을 가지고 있었던 이재원이었다.
그런데 그런 이재원이 차마 눈을 뜨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몰골로 변해버렸다.
풍성했던 머리카락은
머리 가죽째로 뜯어져나갔으며
중후했던 얼굴은 바닥에 갈려
흉측하게 변해버렸고
양 다리는 기형적으로 꺾여버렸다.
또한 허리가 끊어져 축 늘어졌으며
양물은 터져 가랑이 사이에서 핏물이 철철 흘러나왔다.
끔찍이라는 말을 그대로 표현한듯한 모습이 되어버린 것이다.
어찌 괴리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흐어...어어...어어어...어어.."
그때 끔찍한 몰골로 변해버린 이재원이 의미모를 신음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너무나 끔찍한 고통에 넋이 나가버린 듯 하였다.
그는 생각하였다.
제발 자신에게 최후의 안식을 달라고 말이다.
숨쉬는 것조차 고통스러운 순간이었다.
이제는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저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제 됐나.'
선우는 그런 이재원의 끔찍한 몰골을 무미건조한 시선으로 그저 바라만 보았다.
꽤나 끔찍하였지만 일말의 동정심따위는 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죗값을 치루기엔 부족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에게 당한 공식적인 피해자만 서른 다섯명이었다,
그리고 비공식적 피해자까지 합치면 그 단위수가 세자리로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흉악한 악마새끼를 이정도선에서 끝냈다면 오히려 자비롭다 칭해도 이상하지 않으리라
그렇게 얼마나 그를 응시하였을까
'이제 끝내자.'
이내 선우는 하늘 위로 검을 들어올렸다.
저 질긴 목숨을 그대로 끝장내버릴 심산이었다.
주소양이 정식으로 재판을 한뒤 죽여야한다며 부탁을 하였지만
더이상 지체하고 싶지 않았다.
뼛조각 하나하나 잘근잘근 씹어먹어도 시원치 않을 원수가 눈앞에 무방비하게 널부러져있는데 어찌 참을 수 있겠는가
게다가 기회가 왔을 때 곧바로 죽여야했다.
음양마의 논리대로 이재원이 세계의 가호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그가 살아있을 경우 꽤나 골치가 아파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이제 끝내자. 모든 악연을!'
선우는 그대로 검을 내리치기 시작하였다.
노리는 곳은 그의 목이었다.
챙
그때 이변이 일어났다.
갑자기 날아든 검이 선우의 검을 그대로 튕겨버렸기 때문이었다.
주르르륵
뿐만 아니었다.
선우는 검이 튕겨진 반탄력으로 인해
그대로 뒤로 밀리기 시작하였다.
'아니!?'
선우는 당황하였다.
자신이 뒷걸음을 쳤다는 사실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누구란 말인가
현경에 다다른 반선이자
천하제일인이었던 이재원조차 어찌하지 못할 정도로 강대한 무력을 소유하고 있던 절대자가 아니던가
그런데 대체 누가 자신을 밀어낼 수 있다는 말인가
선우는 재빨리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
자신을 밀어낸 장본인을 확인할 심산이었다.
그리고 이내 선우의 표정에 경악스러운 감정이 서리기 시작하였다.
너무나 익숙한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시야에 들어온 이는 한 남자였다.
그것도 무척이나 호방하게 생긴
중년의 남자 말이다.
그리고 선우는 저 중년의 남자가 누군지 잘알고 있었다.
어찌 모를 수 있겠는가
자신에게 깨달음을 전해준 인생의 선배를 말이다.
"검..검인..선배님?"
선우는 멍청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오랜만에 뵙는구만."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중년 남자, 검인은 호방한 미소를 띄운 채 말을 이었다.
그의 얼굴에는 반가움의 감정이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선우의 얼굴에는 당혹스러움이 한층 더 배가 되기 시작하였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것이란 말인가
************
호방하게 웃고 있는 검인을 마주한 선우는 복잡한 표정을 짓기 시작하였다.
그에게 물을 말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었다.
어째서 이연을 데리고 사라진 것인지
어째서 이곳에 모습을 드러낸 것인지
어째서 자신의 검을 막아선 것인지
모든 게 궁금하였다.
그렇기에 머릿속이 더욱더 복잡하였다.
무슨 말을 꺼내야할 지 감조차 제대로 안잡혔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머릿속을 정리하였을까
".......어째서 제 검을 막으신 것입니까?"
이내 선우는 검인에게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물음을 던졌다.
"그래선 안되었기 때문일세."
그 말을 들은 검인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래선 안된다니.....그게 대체 무슨 말이십니까?"
선우는 싸늘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해명을 요구하는듯한 표정이었다.
"아직 죽여선 안되거든."
"어째서죠?"
"무려 서른 다섯명의 여인들을 끔찍하게 고문하고 간살한 놈일세. 이렇게 쉽게 죽여서 쓰겠나?"
검인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를 어떻게 할 생각이십니까?"
"괴물의 먹이로 줄 생각일세."
"괴물!?"
선우는 이해가 가지 않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농인지 진담인지 모를 말을 지껄이는 검인의 말에
당혹스러움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네, 아주 무서운 괴물이지. 그 괴물에게 먹히게 된다면 이 자에게도 충분히 끔찍한 고통이 될 걸세."
검인은 쾌활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무척이나 즐거운듯한 모습이었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선우는 이내 단호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정체를 알수도 없는 괴물의 먹이로 넘겨주다니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선우는 이재원을 완전히 끝장내버릴 심산이었다.
제대로 죽이지 않는다면 분명 후환이 되어 돌아올 것이
분명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이대로 검인에게 넘겨줄 수는 없었다.
무척이나 존경하고 동경하는 선배였지만
이것만큼은 양보할 수 없는 것이다.
"거절하지. 나는 이 자를 괴물의 먹이로 줘야겠네. "
선우의 말을 들은 검인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거절을 하였다.
"........이재원에 대한 생사여탈권은 그를 제압한 제 권한입니다. 선배."
선우는 매서운 시선으로 검인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하하하하하하하하"
그 말을 들은 검인은 너털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유쾌하다는듯이 말이다.
"이제는 이빨이 꽤나 날카로워졌구만 그래."
그리고는 재밌다는듯한 시선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멈춰있는 건 취향이 아니라서 말입니다."
선우는 차가운 어조로 말을 이었다.
"좋구만, 좋아."
그 모습에 검인은 뭐가 그리도 좋은 지 연신 웃음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는 천천히 검을 들어올리기 시작하였다.
"그럼 그 이빨이 얼마나 날카로운지 확인 좀 해볼까?"
그다음 선우를 겨눈 채 말을 이었다.
"정녕......그리 하셔야 하겠습니까?"
선우는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물었다.
"난 이재원을 원하네. 그리고 자네도 이재원을 원하지."
그의 물음에 검인은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두 검객이 상충되는 의견의 대립이 생겼네. 그럼 어떻게 해결해야겠는가?"
검인은 되려 선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검이겠지요."
"맞네."
검인은 선우의 대답이 마음에 든 것인지
진한 미소를 짓기 시작하였다.
"무릇 검객이라면 검으로 자신의 의지를 관철해야하지 않겠는가?"
검인은 호승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 어서오게나. 뜸들일 시간조차 아까우니 말이야!"
말을 마친 검인의 신형이 앞으로 쏘아지기 시작하였다.
마치 섬광처럼 쾌속하기 그지없는 속도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