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31화 〉 732.이번에야말로 기필코 죽여주마.
타타닥
타타닥
주소양은 빠른 걸음으로 걸음을 떼었다.
잔뜩 상기되어있는 얼굴로 말이다.
그녀는 지금 무척이나 흥분해있는 상태였다.
고대하고 고대하던 순간이 드디어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설마 다시금 돌아오셨을 줄이야..'
다음에 만날 장소는 당가인줄 알았다.
본진으로 돌아간 이상
다시는 올일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되돌아온 것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보고싶었던 낭군이 말이다.
어찌 흥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타타타타탁
그녀는 걸음을 더욱더 빠르게 떼기 시작하였다.
감정이 상기된 만큼 발걸음도 빨라진 까닭이었다.
마음같아선 신법이라도 발휘하고 싶었지만 바람에 머리가 휘날리고 화장이 지워지는 대참사가 일어나게 놔둘수는 없었다.
그녀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하고 싶었다.
사랑하는 그이를 맞이하는 날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무리가 안가는 선에서 속보로 걸음을 떼었다.
그녀는 그렇게 오늘따라 멀게 느껴지는 집법당으로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타타타탁
그렇게 얼마나 걸음을 옮겼을까
이내 그녀의 시야에 집법당이라고 쓰여있는 현판의 모습이 보였다.
두근 두근
그녀는 심장이 콩닥 콩닥 뛰는 것을 느꼈다.
드디어 도착했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저곳에 선우님이........'
주소양은 고양감을 느끼며 더욱더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벌컥
이내 문앞에 들어선 그녀는 거침없이 문을 열고 집법당 내부로 들어갔다.
그리고 집법당주인 팽가련의 집무실로 쏜살같이 달려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집법당주의 집무실 문 앞에 멈춰설 수 있었다.
"후우우"
그녀는 고풍스러운 문을 바라보며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하였다.
사랑하는 임을 마주하는 것은 심적으로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자칫 잘못하다간 심장마비에 걸릴 지도 모를 일이었으니 말이다.
주소양은 몇 번이고 심호흡을 하였다.
그리고 품에서 작은 동경을 꺼내 모습을 비춰보기 시작하였다.
다행히 머리도 예쁘게 고정되어있었고 화장도 지워진 흔적 따윈 전혀 없었다.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인 것이다.
'좋아.'
이내 주소양은 손을 들어올렸다.
똑 똑 똑
그리고 천천히 문을 두드렸다.
"누구시죠?"
그러자 익숙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집법당주 팽가련의 목소리였다.
"........저예요."
주소양은 최대한 태연함을 가장하며 입을 떼었다.
"들어오세요."
그러자 출입 허락하는 팽가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끼이이익
그녀의 허락이 떨어지자 주소양은 한치의 망설임없이 곧바로 문을 열어젖혔다.
한시라도 빨리 사랑하는 그이를 보고 싶다는 욕망이 행동을 표출된 것이다.
그리고 문이 다 열렸을 때쯤
그녀는 볼 수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고 동경하며 좋아하고 사랑하는 남자의 모습을 말이다.
바로 주인님이자 연인인 선우말이다.
"안들어오고 왜 그렇게 서성거렸어?"
선우는 익살스러운 미소를 지은 채 그녀에게 물었다.
아무래도 그녀의 서성거림을 기감을 통해 느끼고 있던듯 싶었다.
타타타탁
주소양은 곧바로 달려들었다.
품위를 지키겠다는 생각 따윈 전혀 없다는듯이 말이다.
와락
그리고 그대로 선우의 품안에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빠른 속도로 말이다.
"어어..어.."
기우뚱
그러자 선우의 몸이 서서히 뒤편으로 넘어가기 시작하였다.
갑작스럽게 날아든 주소양의 돌진에 균형을 살짝 잃은 탓이었다.
털썩
이내 그의 신형이 완전히 뒤쪽으로 넘어가버렸다.
그리고 주소양은 넘어간 선우의 몸 위에 그대로 엎어져버렸다.
"선우님.....이게..얼마만인지..정말...소첩은...소첩은..."
선우의 품 안에 안긴 주소양은 잔뜩 흥분한 채 횡설수설거리기 시작하였다.
선우를 직접 마주보니 도저히 감정을 주체할 수 없던 탓이었다.
"그..잠깐..진정 좀 하고.."
선우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녀에게 말을 이었다.
"선우님.....선우님......선우님....."
하지만 주소양은 진정할 생각 따윈 없는듯하였다.
그저 선우의 품안에 더욱더 파고들 뿐인 것이다.
'이런'
선우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못본 새 어리광이 늘어난듯 보였다.
쓰담 쓰담
선우는 손을 들어올려 그녀의 머릿결을 부드럽게 쓰다듬기 시작하였다.
흥분한 그녀를 달래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주소양은 그런 쓰다듬을 얌전히 받아들였다.
무척이나 기분 좋은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그렇게 두 사람의 재회는 한동안 길게 이어졌다.
***********
"죄송해요.....추태를 보였어요."
주소양은 민망한듯 얼굴을 붉힌 채 선우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분명 오기전에 몇 번이고 다짐을 하였다.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그를 마주하자고 말이다.
연상으로서 여유를 부리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런 다짐은 그를 마주한 순간 곧바로 뭉개져버렸다.
벅차오르는 감정을 도저히 주체할 수 없었던 탓이었다.
그렇기에 민망할 수 밖에 없었다.
연상은 커녕 주인 찾는 강아지마냥 그를 반겼으니 말이다.
"그만큼 반가웠다는 거잖아? 난 좋았어."
선우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꽤나 꼴사나운 장면이 연출되긴 하였지만
그리 싫지는 않았다.
그만큼 그녀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일테니까 말이다.
"아아...아...선우님은..어쩜..그렇게....아량이 넓으신지.."
주소양은 몽롱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추태조차 기분좋게 받아들이는 그의 넓은 아량에 다시금 애정이 치솟아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또 시작이네.'
선우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틈만나면 자신을 찬양하는 주소양의 기질이 발휘된듯하였기 때문이었다.
칭찬이 싫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는 그 정도가 과했다.
적절히 끊어줄 필요가 있었다.
"그것보다 주소양, 서신 잘받았어. 깔끔히 정리되어있더라. "
선우는 곧바로 화제를 돌려버렸다.
그녀의 찬양을 끊어버릴 심산이었다.
"역시 서신 때문에 오신거군요."
그 말을 들은 주소양은 대번 진중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공과사가 뚜렷하기에 나올 수 있는 태도변화였다.
"맞아, 끝까지 이용해먹으려는 걸 보니까 도저히 못참겠더라고."
선우는 차가운 눈빛을 반짝거리며 말을 이었다.
이미 한 번 배신당하고 이용당한 몸이었다.
그런데 다시금 거론을 하며 이용하려는 모습을 보니
피가 거꾸로 솟아났다.
자신과 동화된 장삼의 분노가 그대로 전해진 탓이었다.
"그래서 복수하려고 이번에야말로 철저하게 말이야."
선우는 차가운 분노를 토해내며 말을 이었다.
이번에야 말로 호되게 복수할 심산이었다.
사회적인 지위
정치적인 위치
하나뿐인 생명을
완전히 죽이기 위해서 말이다.
"어느정도 준비는 되었어요. 선우님"
주소양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준비?"
"네에, 지지자들을 비롯한 반맹파의 간부들을 대다수 포섭했어요. 큰 힘이 되어줄 거예요."
그녀가 할 수 있는 준비는 전부 끝마친 상황이었다.
자신의 지지자들을 비롯한 반맹주파의 간부들을 모조리 끌어들인 상태였다.
선우가 무슨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여론에서 쉽사리 밀릴 일은 없을 것이다.
"잘했어."
선우는 그런 주소양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과연 믿음직스러운 여인이었다.
이렇게 아귀에 맞게 완벽히 일처리를 하니 말이다.
"맞다, 가련."
선우는 팽가련을 바라보더니 이내 품안에서 서책 하나를 던져주었다.
덥석
"이게...뭔가요?"
서책을 받아둔 팽가련은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에게 물었다.
"하오문이 간살 사건에 대해 자체적인 조사를 한 자료야."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전부 판각본으로 만들어줘. 몇 장이고 찍어낼 수 있도록 말이야."
판각본을 떠둔다면 일일히 필사를 할 필요가 없었다.
먹만 묻히면 몇 장이고 찍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판각본을 만들라는 명을 내렸다.
이재원의 추악함을 널리 퍼트리기 위해서 말이다.
"알겠어요."
그의 명령을 들은 팽가련은 곧바로 답을 하였다.
하늘 같은 주인님의 명령이기에 일말의 망설임따윈 없는 것이다.
"고마워."
선우는 그녀에게 고마움을 표하였다
토하나 달지 않고
의문 하나 달지 않으며
명을 처리하는 그녀의 태도가 무척이나 마음에 든 까닭이었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선우는 생각하였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고
이제 남은 건
오직 실행뿐이었다.
이재원을 완벽히 몰락시켜버릴 대계의 실행을 말이다.
'이번에야말로 기필코 죽여주마.'
선우는 살기가 짙어지기 시작하였다.
*******
이재원은 무척이나 심각한 표정을 지은 채 고심에 빠져들었다.
나름 심각한 고민에 빠졌기 때문이었다.
'어디 소리소문 없이 따먹을 년 없나?'
바로 욕망을 풀어낼 방법에 대한 고민이었다.
한창 간살사건이 재조명 받고 있는 터라
전처럼 아랫도리를 마음껏 놀리지 못하였다.
벌써 몇 달이나 사용하지 않은 것인지
셀수조차 없었다.
'이제 한계라고 시발.'
그리고 오늘 그 한계에 직면하게 되었다.
더이상은 참아낼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렇기에 고심을 하였다.
아랫도리를 놀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말이다.
'하아....시발..가장 편한게 마누라들 따먹는 건데.'
사실 가장 뒤탈없고 편한 방법은 마누라들과 운우지락을 나누는 일이었다.
부부간의 애정을 확인한다는데 손가락질을 할 이들은 없을테니까 말이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시발, 어떻게 그딴 젖통만 큰 년들한테 박아!'
하지만 이내 이재원은 고개를 좌우로 격하게 저었다.
가장 편하지만 가장 싫은 방법이었다.
젖통과 둔부가 커질대로 커져 육덕해진 마누라들은 그의 이상과는 동떨어진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예뻐도 몸매를 보면 섰던 게 그대로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박을 수 있을 리 없었다.
아무리 굶었다해도 말이다.
'역시 간살이 최곤데.'
이재원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사실 그가 생각하는 최고의 방법은 납치 간살이었다.
취향의 여자를 책임질 필요도 없이 즐긴 후 죽여서 내버리면 된다.
어찌 간단하고 편리한 방법이 아닐 수 있겠는가
'근데 시국이 시국이란 말이지.'
하지만 문제는 시국이었다.
일련의 악의적인 소문으로 인해 천무맹의 위신이 상당수 꺾여나간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범인을 잡을 수 없는 간살 사건이 일어난다면 천무맹의 위신이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고민이 되었다.
맹의 위신을 위해 욕망을 억눌러야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섹스.....섹스하고 싶다.....섹스'
그렇게 얼마나 고민이 되었을까
벌떡
이내 이재원은 그대로 몸을 일으켜세웠다.
결심을 굳힌 까닭이었다.
'내가 행복하려고 맹주했지. 위신 챙기려고 맹주를 했나?'
간살을 실행하기로 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맹의 위신을 위해 자신의 행복을 억누르는 것은 옳지 않은 일 같았다.
맹주를 하는 것자체가 행복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근데 맹주로서 직위가 행복을 방해한다면 주객전도의 상횡이 아닌가?
'그래, 그냥 하자, 제남 밖에서 따먹으면 아무도 모를거야!'
이재원은 합리화를 마친 후 그대로 걸음을 옮겼다.
신법을 발휘해 산동성이 아닌 강서성으로 갈 심산이었다.
다른 지역에서 일을 벌인다면 의심 받을 일도
천무맹이 욕먹을 일도 없읕테니까 말이다.
'응?'
그때 그의 기감에 무언가 잡혀들기 시작하였다.
벌컥
그리고 이내 집무실 문이 거칠게 열려졌다.
"맹주!"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문사풍의 복장을 입고있는 정갈한 인상의 남자.
총군사 제갈찬이었다.
"무슨 일이오."
이재원은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 그에게 물었다.
문조차 두드리지 않고 집무실 안으로 들어온 그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은 까닭이었다.
'아오, 이 짱개 새끼는 왜 말을 안듣는 거지? 시발 내가 우습나? 좆같네 진짜.'
그는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만약 시원치 않은 일로 찾아온 것이라면 눈물 콧물 핏물까지 쭉 짜버릴 심산이었다.
"큰...큰일 났습니다!"
제갈찬은 잔뜩 상기된 얼굴로 이재원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큰일이 무엇이오?"
이재원은 도끼눈으로 그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용건을 말하라고 이새끼야.'
뜸만 들이는 그의 태도에 짜증이 치민 까닭이었다.
"매음굴에서 간살된 시체가 다시금 발견되었습니다!"
제갈찬이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질렀다.
"뭐라?!"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이재원은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의 말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직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납치하지도
강간하지도
죽이지도 않은 것이다.
그런데 어찌 간살사건이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인가
범인인 자신이 가만히 있는데 말이다.
이재원의 눈빛에 의혹이 잔뜩 서리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