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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714화 (715/1,419)

〈 714화 〉 715.제 조력자는...천무맹주...이재원입니다.

"크으윽...으으윽.."

살기에 노출된 차도진이 연신 신음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고작 초절정에 불과한 그가 반선에 경지에 다다른 주소양의 살의를 견뎌내기란 요원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고통스러운가요?"

주소양은 고통에 몸부림치는 차도진을 바라보며 물었다.

"..고...고통..스럽..습니다."

그녀의 물음에 차도진은 더듬거리며 말을 이었다.

고통스러웠다.

너무 고통스러워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당신이 살해한 황삼은 더한 고통을 겪으며 죽었어요."

주소양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남겨진 그의 가족들은 더욱더 고통스러운 삶을 보내고 있어요."

하루아침에 가장을 잃어버린 황삼의 가족들은 지옥같은 삶을 보내야 할 것이다.

남성우월주의가 만연한 중원에서 여자 홀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당하고 남편이 없다는 이유로 함부로 대하는 이들이 만연해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그녀의 남편은 무림공적과 내통했다는 누명이 씌워진 상황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더욱더 업신 여길 것이 분명하였고 심할 경우 목숨의 위협조차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고작 살기에 노출된 게 고통스럽다고요?"

주소양은 경멸 어린 시선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다른 이의 고통 따윈 아무렇지도 않아하는 주제에 본인에 고통에만 예민한 차도진의 행태에 경멸감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이 얼마나 이기적인 면모인가요?"

살의가 더욱더 짙어지기 시작하였다.

덜 덜 덜

그러자 차도진의 몸이 더욱더 빠르게 떨리기 시작하였다.

'숨..막혀..'

더불어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르기 시작하였다.

그는 느낄 수 있었다.

압박이 계속된다면 숨이 막혀 죽을 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살...살려주십시오..."

차도진은 그녀에게 목숨을 구걸하였다.

이대로 죽고 싶지 않았다.

아직 권력의 최상부까지 도달하지 못한 그였다.

이제 겨우 기회가 온 참이었다.

최상층부에 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말이다.

그렇기에 죽고 싶지 않았다.

죽는다면 적어도 총군사가 되고난 후 죽고 싶었다.

"계방당주께서는 본인 목숨만큼은 무척이나 존귀하게 여기시는듯하군요,. 다른 사람의 목숨 따윈 안중에도 없는 분이 말이에요."

주소양은 경멸 어린 미소를 지었다.

남의 목숨은 한없이 가벼이 대하는 이가 목숨을 구걸하는 모습을 보니 헛웃음이 절로 나왔기 때문이었다.

어찌 이렇게 이기적일 수 있다는 말인가

파앗

이내 주소양은 내뿜던 살기를 일순간 해소시켜버렸다.

"하아...하아...하아..."

그러자 차도진이 거칠게 숨을 내쉬기 시작하였다.

막혔던 숨구멍이 간신히 트여졌기 때문이었다.

"마음같아선 당신을 천갈래 만갈래 찢어죽이고 싶어요. 대의라는 명분으로 희생을 강제한 당신에게 말이에요."

주소양은 무미건조한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오싹

그 말을 들은 차도진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느낌을 받았다.

살벌하기 그지없는 그녀의 말에 오싹함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대..부인.."

차도진은 비굴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를 불렀다.

그의 얼굴에는 살고 싶다는 의지가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죽이진 않겠어요."

"감..감사합니다!"

차도진의 안색이 밝아지기 시작하였다.

어쩌면 살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아직 들어야할 말이 남았거든요."

주소양은 비굴한 표정을 짓고 있는 차도진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이런 일을 혼자 꾸며냈다고는 생각지 않아요. 혹시나 일이 잘못되었을 때 빠져나가기 위해선 보험을 들어줄 필요가 있으니까요."

"............."

"누구인가요? 당신의 조력자는"

"..........."

그녀의 물음에 차도진은 입을 꾹 다물었다.

차마 답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물론 혼자 꾸며낼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혹시 모를 미연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선 자신을 보호해줄 수 있는 방패막이가 필요하였기 때문이었다.

바로 천무맹주라는 방패막이가 말이다.

그런 사실을 정확히 알아챈 것이다.

"왜 대답이 없죠?"

그가 말이 없자 주소양은 다시금 재촉을 하였다.

"모두..제 독단으로 꾸민 일입니다.."

차도진은 이재원의 존재를 숨겼다.

여기서 그를 언급한다면

그리고 그 사실이 이재원의 귀에 들어간다면

지금까지 쌓아왔던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져내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럴 순 없어!'

그럴 수는 없었다.

수십 년을 구르고 굴러 이제야 권력 최상부에 들어갈 수 있다는 기회가 생겼는데

그 기회를 걷어 차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의리를 지킬 심산인가요?"

"의리가 아닙니다....사실을 말할 뿐입니다....모든 일은 저 혼자 꾸며낸 일입니다."

차도진은 곧바로 거짓을 고하였다.

여기서는 덤터기를 쓰는 편이 오히려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재판에 회부된다해도 맹주가 자신을 구해줄테니 말이다.

"거짓이군요."

주소양은 시리도록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녀는 확신할 수 있었다.

이 비열한 여우가 거짓을 지껄이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뭐, 처음부터 사실대로 말할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주소양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애초에 그가 순순히 불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주구가 누구인지 고해 바치는 순간

그 또한 목숨을 걸어야할테니 말이다.

"이해해주세요. 살짝 거칠게 대해야할지도 모르겠네요."

주소양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저를...고문할 심산입니까!?"

그녀의 말을 들은 차도진은 화들짝 놀라며 되물었다.

설마하니 천무맹의 안주인이라는 여자가 이렇게 막나갈 줄은 상상도 못하였기 떄문이었다.

"물론 제가 하는 건 아니에요."

주소양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말을 이었다.

마음같아선 자신이 직접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비위가 상하기도 하였고 힘조절을 할 자신도 없었다.

보기만해도 역겨운 차도진을 자신도 모르게 죽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고문은 문외한이라서요....다른 전문가 분을 모셨답니다."

주소양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전..전문가!?"

그녀의 말을 들은 차도진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고문에 전문가라니

그건 또 무슨 소리란 말인가

"계방당주, 천무맹에서 가장 고문을 잘하는 이가 누구인지 아시나요?"

주소양이 맑은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끼이익

그때 갑자기 경첩이 맞물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또각 또각

그러더니 이내 경쾌한 발소리가 방안에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차도진은 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아름답지만 딱딱하기 그지없는 인상을 가진 귀부인의 모습을 말이다.

"집...집법당주?!"

차도진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귀부인의 정체는 팽가련이었다.

맹법을 조정하고 집행하는 정의구현 단체인 집법당의 당주인

팽가련 말이다.

"오랜만에 뵙네요. 계방당주."

팽가련은 딱딱한 시선으로 차도진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어..어찌 그대가..."

그리고 팽가련을 마주한 차도진은 말을 흐리기 시작하였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등장에 당혹스러움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죄를 지은 범법자가 있다는 말을 들어서 말이에요."

팽가련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범..범죄자라뇨!?.....저는 그저...대의를 위해.."

"제게 중요한 건 범행동기가 아니에요. 죄를 지었다는 사실 그차제죠."

촤악

팽가련이 손을 뻗었다.

그러자 기형적으로 생긴 수많은 칼날들이 한꺼번에 튀어나왔다.

"히익!"

그 모습을 본 차도진은 겁을 먹은듯 작은 비명을 내질렀다.

저 기형적인 칼날의 정체가 무엇인지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 기형적인 칼날의 이름은 혈애血哀이었다.

그 어떤 흉악한 범죄자라고 하더라도 눈물을 흘리며 참회하게 만든다는 최흉의 고문도구말이다.

딱 딱 딱

차도진의 이빨을 쉴새없이 부딪히기 시작하였다.

혈애血哀를 마주한 공포가 전신을 휘감은 까닭이었다.

"다시 한 번 묻겠어요."

그 모습을 본 주소양은 천천히 입을 떼었다.

"당신의 조력자는 누구인가요?"

공포에 질린 그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기 위해서 말이다.

"............"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차도진은 차마 말을 내뱉지 못하였다.

최흉의 고문도구 혈애血哀에 대한 공포와 권력에 대한 욕심을 저울질하는듯 싶었다.

"........저 혼자...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내 그는 말을 내뱉었다.

권력을 택한 것이다.

"아쉽네요."

주소양은 아쉽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쇄애애액

그리고는 곧바로 손가락을 펴 지풍을 날렸다.

탁 탁 탁

이내 날아든 지풍이 그의 온몸을 격타하기 시작하였다.

"크으윽!"

차도진은 갑작스러운 고통에 신음성을 내뱉었다.

딱 딱 딱

그리고 온몸에 딱딱해지는 감각을 느꼈다.

마혈이 짚인 것이다.

"반시진 뒤에 돌아오죠."

그다음 팽가련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맡겨주세요."

팽가련은 무척이나 공손한 자세로 답을 하였다.

그 모습을 본 주소양은 미련없이 바깥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하였다.

끼이이익

이내 경첩이 맞물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문이 완전히 닫히게 되었다.

주소양이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져버린 것이다.

"그럼 이제 시작해볼까요?"

그녀가 나가자 팽가련은 차가운 시선으로 차도진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바늘 구멍 하나 안들어갈 것 같은 냉철한 모습이었다.

"아...아...아.."

그 말을 들은 차도진은 탄식을 내뱉기 시작하였다.

이루 말 할 수 없는 절망감이 드리워졌기 때문이었다.

"끄아아아아아아악!!!!!!!!"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방안에는 끔찍한 비명성이 울리기 시작하였다.

*******

끼이이익

이내 경첩이 맞물리면서 문이 열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내 아름다운 귀부인, 주소양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돌아오셨군요."

그녀가 들어오자 여기저기 피를 묻히고 있는 팽가련이 그녀를 반겼다.

그녀 주위에는 선혈이 낭자되어있었다.

아마도 차도진의 핏물인듯 싶었다.

"끝난 건가요?"

그 모습을 본 주소양은 눈살을 살짝 찌푸린 채 입을 떼었다.

생각이상으로 잔혹한 광경에 거북함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네에, 이제 막 끝났어요."

팽가련은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무미건조하기 그지없는 모습이었다.

"수고했어요."

그녀의 말을 들은 주소양은 팽가련의 노고를 치하하였다.

갑작스러운 부탁에도 불구하고 서슴지 않고 찾아와준 팽가련에 대한 고마움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에요. 부인."

팽가련은 송구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이건 당연한 일이었다.

노예에 불과한 자신이 정부인의 신분에 위치한 주소양의 말에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던가

"배후를 말해주던가요?

"묻지 않았어요."

팽가련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어째서죠?"

주소양은 의아한듯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고문의 목적이 무엇이란 말인가

정보를 캐묻기 위함이 아니던가

그런데 어찌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는단 말인가

"원하는 정보를 끊임없이 캐물으면 괜스레 반발심이 생기기 마련이거든요."

팽가련은 차가운 미소를 흘린 채 말을 이었다.

"............"

그녀의 말을 들은 주소양은 살짝 질린듯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대로 토해낼 기회조차 주지 않은 채 고문한 팽가련의 독함이 새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신분이 노예로 격하된 후 고분고분하여 잊고 있었지만

그녀는 부인들 중 독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지독한 여자였다.

그 지독한 면모가 새삼 드러난듯 하였다.

"...그렇군요."

주소양은 이내 수긍하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제 어떤 말이든 대답해줄 거예요."

팽가련은 손가락으로 피투성이가 되어있는 차도진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고마워요."

주소양은 그녀에게 감사를 표하였다.

그리고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피투성이가 되어있는 차도진을 향하여 말이다.

"괜찮으신가요?"

그리고 물었다.

괜찮은 지 말이다.

"....으..으...으아....으...죽여...주세요.."

차도진은 옅은 신음성을 내뱉으며 그저 죽여달라 부탁하였다.

아무래도 고문을 당하면서 심각한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듯하였다.

"계방당주, 마지막으로 물을게요. 대답 잘하셔야해요. 이번이 정말 마지막 기회니까 말이에요. "

주소양은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다분히 협박성이 짙은 어투였다.

"당신의 조력자는 누구인가요?"

주소양은 눈을 반짝거리며 물었다.

그의 조력자가

그의 배후가 누구인지 말이다.

"....천...천..무맹주....입니다.."

그는 개미가 기어가는듯한 목소리로 읊조리듯 말을 이었다.

"뭐라고요?"

그녀는 되물었다.

혹시나 잘못 들은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제 조력자는...천무맹주...이재원입니다....지금까지 일어난 모든...일들은... 모두 그의 묵인하에 이루어진 일들입니다!"

차도진은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질렀다.

방안이 쩌렁 쩌렁 울리듯이 말이다.

'이재원이!?'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두 여인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설마하니 그가 연루되었을 줄은 상상도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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