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73화 〉 674. 미친개에게는 매가 약
"땨하아아!"
연우가 귀여운 옹알이를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하아아아....."
"어머..어머.."
"오구 오구."
그러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나오기 시작하였다.
연우의 사랑스러움에 빠져든 까닭이었다.
"어쩜 이리 귀여울까?"
옥령은 부드럽게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상공과 쏙 빼닮지 않았나요?"
운가려 또한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오랜만에 보는 아이의 모습에 마음 속에 훈풍이 분듯 하였다.
"신기해.....되게 작아.."
인간의 아이를 처음 보는 요랑은 신기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이렇게 작고 꼬물거리는 생명체가 무럭 무럭 자라난다고 생각하니
신비로움이 절로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저..저도 안아봐도 될까요?"
강하윤은 부끄러운듯 얼굴을 붉히며 말을 이었다.
연우의 모습을 보니 없던 모성애가 무럭무럭 자라났기 때문이었다.
"아니..아니다..본녀의 차례다...그대는 본녀 다음에 안도록 하거라."
능소화는 말도 안된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연우의 폭발적인 귀여움에 안고 싶은 욕심이 무럭무럭 차오른 까닭이었다.
"잠깐...잠깐만요...제가 좀더 안고 있을게요."
그러자 연우를 안고 있던 당서윤이 완강히 거부의 의사를 펼쳤다.
이 꼬물거리는 귀여운 생명체를 독점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치사해! 나도 안고 싶어!"
요랑은 그런 당서윤을 타박하며 언성을 살짝 높였다.
"본녀가 먼저래두!"
"너는 아까 많이 안았잖아!"
"더 안고 싶다!"
"욕심쟁이!"
이내 두 여인은 티격태격하며 말싸움을 오가기 시작하였다.
다른 여인들은 그러거나 말거나 연우의 귀여운 모습에 집중하며 관찰하고 또 관찰하였다.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 마음에 안정되는 것이 절로 느껴진 까닭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그럼 애 엄마한테 물어보자! 누가 안아야하는지!"
요랑은 언성을 높이며 말을 이었다.
"지금 자리에 없다."
능소화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입을 떼었다.
"그럼 선우한테!"
"그 또한 자리에 없다"
"뭐?!"
그 말을 들은 요랑은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되물었다.
갑작스레 사라진 두 사람에 대한 의아함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애를 놔두고 별안간 어디를 갔다는 말인가
"두 사람 모두 어디 갔는데?"
갑자기 요랑이 궁금하다는듯 그녀에게 물었다.
"따로 할 말이 있다고 가버렸느니라."
"어디로?"
"연무장으로."
"연무장!?"
요랑의 의문이 더욱더 짙어지기 시작하였다.
따로 할 말이 있다면 조용한 정자로 가던가
한적한 정원에 가는게 맞지 않은가
어찌 땀냄새 풀풀 나는 연무장으로 향한다는 말인가
이해가 전혀 되지 않았다.
"흐음.....아무래도....살며시 거칠게 풀어야할 일이 있는듯 하다."
능소화는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거칠게?"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요랑은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배운 인간 세계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그냥 그런줄 알도록 하라. 자세한 사정은 당사자에게 듣고 말이다."
".........우웅....알았어."
그녀의 말을 들은 요랑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뭔가 알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굳이 캐묻고 싶지 않았다.
지금 중요한 건 그런 뒷사정이 아니였으니 말이다.
"이제 내 차례야!"
요랑은 언성을 높였다.
"아니다 본녀다!"
이내 방안은 다시금 시끌벅적하게 바뀌기 시작하였다.
****************
연무장
두 남녀가 살짝 떨어진 곳에서 가만히 서로를 응시하고 있었다.
아무런 말도 없이 무척이나 복잡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내가 왜 연무장으로 가자고 했는지 알아?"
새햐안 눈처럼 아름다운 여인, 북궁연이 찬찬히 입을 떼었다.
"..........그....패려고?"
선우는 긴장 어린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잘아네."
그 말을 들은 북궁연은 차가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솨아아아아아
그리고 서서히 냉기를 끌어올리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주위의 온도가 급격히 낮아지기 시작하였다.
".....그.....용서해준 것 아니였어?"
선우는 뻘쭘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되물었다.
분명 재회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방 안은 눈물바다가 되었고
그녀는 자신을 위로하였으며
아이에게 이름마저 지어주었다.
꽤나 괜찮은 재회를 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선우는 생각하였다.
잘만하면 이대로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하고 말이다.
"퍽이나."
하지만 들려오는 북궁연의 말을 듣고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사실을 말이다.
감동적인 재회는 재회였고
분노는 분노인듯 하였다.
"그간 있었던 이야기는 전부 들었어."
"전..전부?"
"응, 소화가 이것저것 잘 말해주더라."
북궁연은 차가운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소화가..?"
선우는 사색이 된채 말을 이었다.
고지식한 능소화라면 분명 그녀에게 있는 사실을 곧이곧대로 말했을 확률이 높았다.
즉 자신의 화려한 여성편력이 그대로 까발려진 것이다.
"응, 그리고 결론을 내었어."
"....어떤?"
"우리 사랑하는 낭군이 미친 게 분명하다고 말이야."
"미쳤다고? 내가?"
"응, 그렇지 않고서야 임신한 부인을 까맣게 잊은 채 다섯이나 되는 여인들을 후리고 다닐리 없잖아?"
"............."
뼈를 후드려패는 그녀의 말에 선우는 침묵을 하였다.
백번 천번 자신이 잘못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심했어. 아내가 된 입장에서 낭군의 광증을 친히 치료해줘야겠다고 말이야."
북궁연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뭐...뭐하게?"
"팰거야."
"팬다고?!"
"응, 북해에는 오래된 고어가 있거든.....미친개에게는 매가 약이라는 고어가 말이야."
"진짜...있는 말 맞아?"
선우는 의심스럽다는듯 그녀에게 되물었다.
"당연하지."
북궁연은 해맑은 미소를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오싹
그 미소를 마주한 선우는 오싹함을 느꼈다.
입가는 환하게 미소 짓고 있었지만 그녀의 눈은 웃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솨아아아아아아아
어마어마한 냉기가 그녀의 양손에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내 손을 새하얗게 물들기 시작하였다.
"선우야......힘조절이 안될지도.....몰라..."
그녀는 경고하듯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어......괜히 죄책감이다 뭐다 하면서........봐주거나 맞아주려고 했다간.....죽을지도 몰라."
그녀는 차가운 눈빛을 반짝이며 말을 이었다.
"우리 연우를 아비없는 자식으로 만들 순 없잖아? 그러니 제발 최선을 다해줘.."
"그런 생각이면....그.냥.....손을 거두는 편이 낫지않을까?"
"아쉽게도 그럴순 없어......이건 남편으로서 아비로서 사명을 다하지 못한 너에 대한 정당한 분노니까 말이야...."
북구연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곧바로 선우를 향해 몸을 날렸다.
휘리리리릭
그 모습을 본 선우는 허리춤에 있는 용미연검을 곧바로 뽑아들었다.
적당히 하다간 죽을 지도 모른다는 오싹함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부우웅
이내 북궁연의 새햐얀 손이 선우를 향해 그대로 휘둘러졌다.
선우는 재빨리 검을 들어올려 그녀의 공격에 방비하였다.
콰콰콰쾅
이내 그녀의 새하얀 손과 용미연검이 부딪히며 굉음과 함께 어마어마한 충격파가 터져나오기 시작하였다.
"강해졌네? 부인으로서 기뻐."
북궁연은 감탄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떠나기 전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선우의 실력에 감탄한듯 싶었다.
콰콰콰쾅
"크으윽...연아....잠시만...잠시만..내 말 좀..들어봐!"
선우는 그녀의 무거운 공격에 신음성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정면으로 받아낸 그녀의 공격이 상상이상으로 무거웠기 때문이었다.
"왜에에? 좀더 놀자아아아."
북궁연은 그런 선우의 말을 그대로 무시한 채 빠르게 손을 휘둘렀다.
콰콰쾅
이내 연무장은 폭약이 터지듯한 굉음과 지진이 일어날듯한 진동이 가득해지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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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으로 온 천무맹의 선발대가 전멸당했다.
이 소문은 성도 사람들의 입에 입을 타고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그 주위에 있었던 목격자가 너무나 많았던 탓이었다.
만약 당가 내부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입단속을 통해 어느정도 무마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전멸된 장소는 당가의 정문이었다.
목격자가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소문을 널리 널리 퍼지기 시작하였다.
사천성을 넘어 섬서성 하남성 강서성 산동성까지 전부말이다.
그리고 그 소문을 접한 이들은 하나같이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천무맹의 선발대가 어떤 이들이란 말인가
마교의 토벌을 위해 길을 나선 용사들이 아니던가
어찌 그런 이들을 전멸당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것도 고작 한 명에게 말이다.
세인들은 생각하였다.
이는 천무맹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이다.
더불어 마교의 고수가 아닐까라는 의심마저하게 되었다.
그게 아니라면 천무맹의 선발대를 전멸시킬 리 만무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세인들은 천무맹의 행보에 집중하였다.
그들이 이 수모에 어떤 식으로 반응할지 궁금증이 들었기 때문이다.
콰쾅
이재원은 거칠게 책상을 내리쳤다.
참지 못할 만큼 거대한 분노가 치밀어올랐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보시오! 지금 뭐가 어떻게 됐다고?"
이재원은 흉흉하기 그지없는 눈빛으로 좌중을 둘러보며 입을 떼었다.
".......선발대로 보낸 이들이...전부.....전멸하였습니다.."
어마어마한 기세에 놀란 제갈찬은 몸을 덜덜 떨며 말을 이었다.
"이런 육시랄!"
이재원은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극심한 분노에 가식을 유지하는 것마저 잊은 까닭이었다.
선발대에는 자식인 이재선이 포함되어있었다.
그런데 그런 선발대가 전멸해버린 것이다.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전부 죽은 것이오?"
이재원은 흉흉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그건...아닙니다....중상을 입긴했지만 다행히.....목숨에는 지장이 없다는 전갈을 받았습니다.....현재....당가의 의각에서 요양을 하고있다고 합니다."
"............후우.."
제갈찬의 말을 들은 이재원은 분노를 살며시 가라앉혔다.
다행히 자식이 죽은 것은 아닌듯 싶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당가의 의각이라면 믿을 만하였다.
당가의 의원들은 중원 최고의 의원들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모든 분노가 완전히 누그러지지 않았다.
당가로 떠난 선발대는 마교 토벌을 위해 맹에서 파견된 용사들이었다.
그런 그들을 건든다는 것은 천무맹과 척을 지겠다는 말과 다름이 없는 소리였다.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감히 무림의 하늘이라는 천무맹에 대항을 하였으니 말이다.
"범인이 누구인지 파악이 되었소?"
이재원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제갈찬을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그.....아직......정체를 알아내지는 못한듯 합니다."
콰콰쾅
"대체 비선들은 뭘하는 것이오! 맹에서 녹봉을 받아먹는 주제에 어찌 그따위로 일처리를 한다는 말이오!"
이재원은 분노에 찬 시선으로 그를 노려보며 고함을 내질렀다.
"시정하겠습니다."
제갈찬은 송구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시정이고 나발이고 결과로 증명하라는 말이오!"
"......죄송합니다!"
이재원은 몇번이고 제갈찬을 타박하기 시작하였다.
사실 그도 안다.
정체를 알아내지 못한게 제갈찬의 잘못도 비선의 잘못도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오백을 한 번에 제압한 초고수의 정체를 한낱 비선따위가 어찌 알 수 있겠는가
어불성설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재원은 타박을 멈추지 않았다.
그저 화풀이 대상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사랑하는 아들이 어디서 굴러먹었는지 모를 새끼한테 처맞았다는 것과
천무맹의 명예가 사정없이 깎아버렸다는 것에 대한 화풀이가 말이다.
"이름도 나이도 어디서 온지도 모르겠구려?"
이재원은 비꼬듯 말하며 타박을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꼬투라를 잡기 시작한 것이다.
".....죄송합니다.."
"선발대를 전멸시킨 후 어디로 떠났는지도 모르겠구려."
".........그에 대해선....정보가 있습니다."
"뭐라?!"
그 말을 들은 이재원은 놀란듯 되물었다.
행방에 대해 알고 있을 줄은 전혀 몰랐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천무맹과 같은 거대한 단체와 시비가 튼 경우
곧바로 자취를 감추기 마련이었다.
혹시 모를 추살에 방지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런데 행방을 알고 있다니
이건 또 무슨 소리란 말인가
"현재 범인은......당가 안에 있다고 합니다."
"뭐라!?"
이재원은 놀란듯 되물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을 들은 까닭이었다.
범인이 당가에 왜 있다는 말인가
"독왕이 범인을 포박한 것인가?"
"그건 아닌듯 합니다. 제발로 들어갔다고 하더군요."
"당가에서는 이렇다할 반응이 없고?"
"....그에 관한....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습니다."
제갈찬은 뻘쭘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이 시발새끼들 봐라?'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이재원은 안면을 사정없이 구기기 시작하였다.
당가의 개같은 행태에 분노가 치밀어올랐기 때문이었다.
어찌 혈맹이라는 작자들이 일처리를 이따위로 한다는 말인가
명백히 천무맹을 무시하고 있지 않은가
'하아...조만간 이 씹새끼들 서열정리 좀 해야겠네.'
이재원은 생각하였다.
주제를 모르는 당가에게 서열이라는 개념을 제대로 박아줘야겠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