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661화 (662/1,419)

〈 661화 〉 662. 황궁의 지원군.

"근데 선우야, 얼마나 투자할거야?"

요랑은 궁금하다는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글쎄 한 십만냥 정도?"

"그렇게 많이!?"

요랑은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상상이상으로 큰 금액이었기 때문이었다.

".......선우, 무역업은 위험성이 크다고 하지 않았는가?"

능소화는 모르겠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에게 되물었다.

위험하다며 투자 유치를 만류하였던 선우였다.

그런데 어찌 저렇게 큰 돈을 투자한다는 말인가

"나한테 그리 큰 돈이 아니거든."

선우는 대수롭지 않는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언뜻보면 거만해보일 정도로 가벼운 태도였다.

"십만 냥이......큰돈이 아니라고?"

능소화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반문을 하였다.

"네가 준 묘안석이 있잖아."

"묘안석의 가치라고 해봤자 십만냥 남짓이다. 그런데 어찌 큰 돈이 아니라고 말하는가? 전재산에 가까운 금액이 아니던가?"

"전재산은 그보다 훨씬 많거든."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대체 전재산이 얼마나 되는 것인가?"

능소화는 궁금하다는듯이 그에게 물었다.

대체 재산이 얼마나 많길래 십만 냥이 큰돈이 아니라고 하는지 궁금하였기 때문이었다.

"한 육십만 냥정도 되려나."

"......허어.."

선우의 말을 들은 능소화는 헛웃음을 내뱉었다.

상상이상으로 큰 액수에 놀란 까닭이었다.

육십만 냥이라니

어찌 개인이 그런 큰 돈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

그정도 액수를 운용한다면 지역 부호 수준이 아니던가

".....선우야아아......돈이 그렇게 많았어?"

요랑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그에게 되물었다.

부자인 줄 알고는 있었지만 실질적인 액수를 들으니

놀라움이 배가 되었다.

재경각주인 자신의 월봉이 은자 200냥이었다.

이 정도 액수만으로도 웬만한 월봉쟁이들 뺨싸다구를 후려갈길 수준이건만

선우의 육십만냥은 그런 자신이 250년은 쉬지 않고 일해야 모을 돈인 것이다.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저번에 금철방에서 받은 배상금 중 반절을 넘겨받았거든."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과거 선우는 금철방에게 배상금 명목으로 백 만냥이라는 거금을 뜯어낸 전력이 있었다.

당시 선우는 뜯어낸 돈을 당서윤에게 그대로 넘겼었다.

백만냥은 피해를 입은 당가에 대한 배상금이기에 자신의 돈이 아니라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당서윤은 백만냥 중 반절에 해당하는 오십만냥을 선우에게 넘겼다.

선우가 없었으면 어차피 받을 수 없는 돈이라 판단하였기 때문이었다.

한사코 거절하였지만 그녀는 어거지로 돈을 넘겼고 결국 선우는 총자산이 육십만냥이 되는 거부가 될 수 있던 것이다.

"반절이나 받은거야!?"

요랑은 놀란듯 되물었다.

뜯어낸 백만냥을 당서윤에게 넘긴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중 반절을 챙긴건 생전 처음 듣는 소리였다.

"어차피 내가 없었으면 못 받았을 돈이라고 그냥 넘겨주더라고."

"..........대단해에에."

요랑은 눈을 반짝거리기 시작하였다.

수십만냥의 재력가가 된 선우가 달리 보였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십만냥 정도 투자할 생각이야."

".........처음인데....너무 많지 않을까?"

요랑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그에게 물었다.

"많은 편도 아니야, 애초에 상단 운영자체가 돈이 많이 들어가니까..십만냥 정도면 겨우 구색을 맞출 정도라구."

선우는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건 큰 돈이 필요하였다.

특히 이국을 오가는 무역이라면 큰 액수는 웬만한 사업체 서너개를 합친 것보다 더욱더 컸다.

"......사업에 실패하면 어떻게 해?"

요랑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선우에게 물었다.

선우에게 현실적인 말을 듣고 자신감이 급락한 까닭이었다.

"그럼 잃는 거지, 뭐."

선우는 대수롭지 않게 말을 이었다.

"하지만.....사업에 실패하면.......원금을 환수받는 것도 힘들거야.."

요랑은 축처진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감당해야지."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래도 돼?"

"애초에 투자라는 것 자체가 돈을 벌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행위야. 투자를 결정했다면 그 위험 또한 감당해야지."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게다가 애초에 부담되는 돈도 아니잖아? 내가 전재산을 투자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그럼 아까 투자자들을 모집하는 건 왜 반대했어? 그 사람들도 투자에 대한 위험을 감수해야하는 거잖아?"

요랑은 모르겠다는듯이 그에게 물었다.

선우가 투자자 모집을 반대한 이유가 궁금하였기 때문이었다.

투자가 개인의 책임이라면 투자자를 모집해도 되지 않겠는가?

"그건 상황이 달라."

선우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입을 떼었다.

"난 전후 사정에 대해 전부 알고 투자하는 거지만 다른 투자자들은 속사정까지는 모르잖아...알고 투자하는 거랑 모르고 투자하는 건 다른 일이니까."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난 모든 상황을 감안하고 투자하는 거야. 그러니 만약 사업이 실패한다해도 이 투자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내게 있어. 그러니까 손실에 대해선 걱정 안해도 돼. 내가 감당할 문제니까."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선우는 대범해."

그리고 요랑은 그런 선우를 몽롱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십만냥이라는 거금을 아무렇지 않게 덥석 투자해버리고

책임마저 스스로 지겠다니

어쩜 이리도 대범할 수 있다는 말인가

멋졌다.

멋져도 너무 멋졌다.

세상에 이렇게 능력있고 잘난 수컷은 다신 없을 것 같았다.

"그냥 당연한거야."

선우는 무덤덤하게 말을 받았다.

그저 당연한 일이었다.

투자에 대한 손실을 감수하는 것은 말이다.

이익을 얻고 싶다면 그만한 위험부담을 안고 가는건 당연한 일이었으니 말이다

.

"나....열심히....노력할게....노력해서....꼭 사업을 성공할 수 있도록 할게."

요랑은 결연에 찬 눈빛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이렇게까지 밀어주는데 열심히 하지 않는다면 그건 도둑놈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 그래, 꼭 성공해서 내 돈을 불려주렴."

"응!"

요랑은 힘차게 답을 하였다.

그녀는 눈을 반짝거렸다.

자신을 믿고 투자해준 선우에게 꼭 큰 돈을 벌어주겠다는 의욕이 치솟은 까닭이었다.

"본녀도 투자하겠느니라. 요랑."

그때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능소화가 천천히 입을 떼었다.

"소화는 됐어! 실패할 사업에 투자를 왜 해?"

능소화의 말을 들은 요랑은 뾰루퉁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녀에 대한 분이 아직 풀리지 않은 듯 싶었다.

"화를 풀거라. 요랑 본녀의 마음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흥, 그런게 아니면 뭔데!"

"본녀는 그대의 수완을 믿는다. 그대는 중원 그 어떤 이보다 많은 종류의 과자를 먹은 여인이다. 그런 그대가 중원인의 입맛에 맞는 과자를 골라내어 수입한다면 분명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능소화는 확신에 찬 눈빛으로 요랑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정말?"

"그렇다. 본녀를 믿도록 하라. 그대는 본녀가 거짓을 내뱉는 걸 본 적 있더냐?"

능소화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아니.....소화는 한 번도 거짓말을 한 적 없어."

요랑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입을 떼었다.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선우와 달리 능소화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거짓말을 한적이 없었다.

진실된 말만 했던 것이다.

그렇기에 믿음이 같다.

그녀가 자신을 믿고 있다는 말에 말이다.

"그러니 믿도록 하라. 그대는 본녀의 벗이자 동생이자 자식 같은 존재이다. 그런 그대에게 거짓을 내뱉을 리 만무하지 않은가?"

능소화는 불꽃같은 눈동자를 반짝이며 말을 이었다.

그녀의 눈빛에는 한치의 흔들림조차 없었다.

"..우웅...믿을게.....소화야아.."

요랑은 이내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이었다.

선우와 달리 그녀의 말이라면 믿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믿어주니 기쁘구나."

그녀의 말을 들은 능소화는 기쁜듯 환한 미소를 지었다.

요랑의 분이 어느정도 풀린듯 보였기 때문이었다.

"근데 소화 너는 얼마나 투자할거야?"

요랑은 궁금하다는듯 그녀에게 물었다.

"본녀 또한 선우와 마찬가지로 십만냥 정도 투자할 심산이다."

"그..그렇게나 많이!?"

요랑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되물었다.

십만냥을 뉘집 개부르듯이 쉽게 말하니 당혹스러움이 들었기 때문이다.

"요랑, 본녀는 황족이니라. 그 정도 돈은 어릴 때 받았던 용돈정도로 충분한 액수이니라."

"........우웃....용돈이라니.."

그녀의 말을 들은 요랑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십만냥이면 자신이 사십년은 넘게 벌어야할 돈이다.

그런 돈을 용돈 취급하니

괜스레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

"표정이 안좋다. 요랑."

능소화는 그런 요랑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물었다.

"......뭔가......허무해서......십만냥이면 내가 뼈빠지게 돈을 벌어도.....사십 년은 족히 일해야 벌리는 돈인데......소화한테는 그게 용돈 수준이잖아...."

요랑은 축 늘어진 채 말을 이었다.

"괘념치 말거라. 그대도 노력한다면 더한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정말 그럴까?"

"물론이다. 이십만 냥이라는 거대한 자본과 황실의 협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니라. 그러니 너무 괘념치 말거라. 그대는 이제 평범한 월봉쟁이가 아니다. 나라를 오가는 무역업에 종사하고 있는 상단주인 것이다."

능소화는 부드러운 표정을 지은 채 요랑을 위로하였다.

".........알았어...고마워 소화야아."

그녀의 위로를 들은 요랑은 이내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리고 고마움을 표하였다.

자신을 위로해주려고 마음을 쓴 능소화에게 말이다.

"당연한 일이로다. 그대는 본녀의 벗이니"

"....소화."

요랑은 감동 받은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그녀는 능소화가 좋았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리도 따뜻하게 해놓고 내색조차 하지 않는 그녀가 말이다.

와락

"후에에에엥.....심술부려서 미안해."

이내 요랑은 능소화의 품 안에 그대로 안겨버렸다.

감동이 차올라 행동으로 바뀌었기 때문이었다.

"괘념치 말거라. 그대의 심술이라면 본녀는 얼마든지 받아줄 수 있느니라."

쓰담 쓰담

능소화는 그런 요랑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환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이다.

이내 선우의 처소에는 훈훈하기 그지없는 기운들이 감돌기 시작하였다.

.

.

.

.

.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근데 소화야."

그때 갑자기 잠자코 있던 선우가 요랑을 품에 안고 있는 능소화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말하거라."

요랑을 품에 안고 있던 능소화가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궁금한게 있는데....."

"무엇이 궁금한가? 본녀가 아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대답해주겠느니라."

"내 방엔 왜 온거야?"

선우는 뻘쭘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물었다.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하느라

방으로 찾아온 용건에 대해 묻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능소화는 생각이 난듯 감탄사를 내뱉었다.

"미안하도다. 본녀가 용건이 있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이내 능소화는 얼굴을 살짝 붉히며 말을 이었다.

"아니야, 뭘 미안할 것까지야. 그나저나 왜 온거야?"

"아무래도 이번 정마대전에 황궁의 지원군이 올 것 같다."

능소화는 나름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뭐..뭐라고!?"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선우는 놀란듯 되물었다.

황궁의 지원군이라니

이게 대체 무슨 소리란 말인가

"천무맹에서 황실에 지원요청을 했다고 하더군. 그리고 폐하께서 그 지원요청에 수락하신 듯하다."

"어째서?!"

선우는 당혹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기본적으로 무협지에서 관과 무림은 서로 간섭하지 않는 불가침의 조약이 맺어져있는 상황이었다.

무림인은 힘이 강하다고 관군을 건드려선 안되었고

관군은 범법행위가 일어난다고 해도 무림인과 연루된 사건이라면 모른 척 넘어가야 하였다.

이는 상호 간의 맺어진 암묵의 규칙이었다.

그런데 어찌 황실에서 무림의 일에 관여 하여 지원군을 보낸다는 말인가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이곳이 떡협지의 배경이라고는 하지만 엄연히 무협지였다.

예외는 없는 것이다.

"흐음.....아무래도 폐하께서는 이번 기회에 마교를 뿌리째 뽑기를 바라고 있는듯하다."

능소화는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마교를?"

'그렇다. 애초에 마교는 황실 입장에서는 눈엣가시같은 존재이니라. 달콤한 말로 혹세무민하여 황실을 의심하고 적대하게 만드니 말이다."

능소화는 침중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이번 정마대전을 좋은 기회라고 여긴듯하다. 정파 최고의 단체인 천무맹과 합작이라면 충분히 마교를 토벌할 수 있다고 말이다."

".....하아.....이거 일이 커지는데...."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침중한 표정을 지었다.

생각보다 일이 커진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너는 그런 정보를 어디서 들은 거야?"

선우는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물었다.

현재 그녀는 대외적으로 폐관 수련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누가 이런 발빠른 소식을 전한다는 말인가

"마부장이 서신을 보냈느니라."

그녀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당가에 황군이 들이닥치니 꼭꼭 숨어있으라고 말이다."

"당가에 황군이!?"

선우는 놀란듯 되물었다.

난생 처음 듣는 이야기 였기 때문이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