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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645화 (646/1,419)

〈 645화 〉 646.살법殺法, 가르쳐 줄 수 있어?

덜 덜 덜 덜

살혼은 온몸을 덜덜 떨기 시작하였다.

감히 감당조차 못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살기가 온몸을 눌렀기 때문이었다.

'크으윽...'

살혼은 비명성을 내질렀다.

강대하기 그지없는 살기에 숨쉬는 것조차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괴로웠다.

괴로워도 너무 괴로웠다.

"이정도면 충분한가?"

그때 귓가에 선우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크윽...충..분..한..것..같다.."

선우의 말을 들은 살혼은 말을 더듬어가며 간신히 답을 하였다.

파앗

그의 말을 들은 선우는 내력을 그대로 풀어버렸다.

그러자 고문실 안을 에워싸고 있던 살기들이 순식간에 흩어져버렸다.

"하아...하아..하아..하아."

살기가 흩어지자 살혼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기 시작하였다.

거대한 살기의 압박이 숨을 턱턱 막히게 만든 까닭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숨을 골랐을까

어느새 진정한 살혼은 복잡한 시선으로 선우를 바라보았다.

'대체...이게...'

살혼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째서 장선우가 자신조차 압박할 수 있는 살기를 품고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자신이 누구란 말인가

수백년 간 셀수도 없는 사람들을 죽이며 살아온 최악의 살인귀가 아니던가

그런데 어찌 그런 자신을 덜덜 떨게 만들 정도로 거대한 살기를 품고 있다는 말인가

"뭘 봐,"

살혼의 시선을 느낀 탓일까

선우는 퉁명스럽게 말을 내뱉었다.

"...그....살기는 어떻게 된 것이냐?"

살혼은 선우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어쩌다보니."

선우는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말해줄 생각이 없구나.'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살혼은 깨달을 수 있었다.

장선우가 자신에게 말해줄 생각이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 살기를 제어하고 싶은 것인가?"

"맞아."

선우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입을 떼었다.

"그러니까 가르쳐줘. 네녀석의 살법殺法을 말이야."

선우는 올곧은 시선으로 살혼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

살혼은 입을 꾹 다물었다.

고민에 빠진 것이었다.

자신의 살법을 눈앞에 남자에게 전해줘도 될지에 대해서 말이다.

일단 조건은 충분히 부합되어있었다.

그는 자신조차 압도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살기를 품고 있었고

이는 살법을 배우기에 충분하다못해 넘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진신절기를 전수해준다는 생각이 마음에 걸렸다.

자신이 익히고 있는 살법은

어떻게하면 은밀하게 죽일 수 있을 지

어떻게하면 확실하게 죽일 수 있을 지

어떻게하면 효율적으로 죽일 수 있을 지

수백년 간 몸을 갈아타면서 연구하고 또 연구하여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그런 결과물을 고스란히 바쳐야한다고 생각하니

배알이 꼴리는 것이다.

그렇기에 고민에 빠졌다.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에 대해서 말이다.

"왜 말이 없냐?"

그때 살혼의 귓가에 선우는 차분한 목소리가 파고들었다.

움찔

그 목소리를 들은 살혼은 움찔거리며 몸을 떨었다.

"후우"

그리고 이내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마음의 결정을 내린 까닭이었다.

"거절한다."

살혼은 올곧은 시선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뭐라고?"

"거절한다고 말했다."

살혼은 단정짓듯 말을 이었다.

"살법殺法은 내가 수백 년동안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발전시킨 진신절기다."

"그런데?"

"그런 걸 네놈에게 쉽사리 넘겨줄 성 싶더냐?"

"죽고 싶어?"

"흥, 나를 죽인다고 협박해도 소용없다. 내 비록 명예가 없는 살귀라고는 하나 내가 이룩한 살법殺法에 대한 자부심조차 없는 병신은 아니다."

살혼은 차가운 눈동자로 선우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 하거라. 내 살법을 네놈에게 줄 일은 없을테니 말이다!"

살혼은 당당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하아...일이 잘풀린다했다."

그 말을 들은 선우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따라 일이 잘풀린다고 생각했던 선우였다.

당소로 몸을 갈아타고 도망가는 살혼을 잡기도 하였고

살려주는 댓가로 협조까지 약속 받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막판에 일이 틀어져버렸다.

한숨이 절로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살법을 안주겠다고?"

선우는 살혼을 바라보며 물었다.

"당연하다! 살법은 내 근간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살혼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선우를 노려보며 입을 떼었다.

"정말?"

"정말이다!"

"진짜로?"

"진짜다!"

"후회 안할 자신 있어?"

선우는 서늘한 시선으로 살혼을 노려보며 입을 떼었다.

"후회따윈없다! 산다해도 사는 것이 아니라면 죽는 것을 택하는 게 오히려 나을테지! 내게 살법殺法은 수백년 간 살아온 증거이자 결실이었다. 그걸 네놈에게 넘긴다면 난 살아도 산게 아니라는 말이다!"

"아까는 못 가르쳐줄 것도 없다면서?"

선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아까와는 판이하게 다른 살혼의 말에 짜증이 치솟은 까닭이었다.

"어차피 못 익힐테니 되는대로 지껄인 것이다!"

"이거 상종 못할 새끼네."

"무슨 말을 하든 상관없다. 어차피 본좌는 명예와는 무관한 살수이니."

살혼은 뻔뻔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후우"

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선우는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여기까지인듯 싶었다.

"정말...정말...살법을 가르쳐줄 생각은 없는거야?"

선우는 간곡한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없다! 전혀 없다!"

"네가 익힌 살법殺法이 아니라도 괜찮다. 좀더 하위 살법殺法이라도 괜찮으니까...."

"흥, 본좌가 다른 살법殺法따위를 익히고 있을 리 만무하지 않느냐! 본좌의 살법殺法은 천하제일이다! 잡스러운 살법殺法따윈 익힐 가치도 필요도 없지!"

살혼은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하아....어쩔 수 없네."

선우는 무척 안타까운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이새끼가 웬일이지?'

그 모습을 본 살혼은 의아함을 느꼈다.

생각보다 포기가 빨랐기 때문이었다.

분명 온갖 협박과 모진 고문을 가할 것이라고 예상한 살혼이었다.

저 개망나니 같은 새끼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것이라며 말이다.

그런데 예상외로 포기가 빨랐다.

의아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살혼."

그때 선우가 한기가 느껴지는 목소리로 살혼을 불렀다.

움찔

"뭐...뭐냐!?"

그 목소리를 들은 살혼은 몸을 움찔거리며 답을 하였다.

"네가 선택한거다. 후회하지마."

선우는 경고하듯 말하였다.

"후회 따윈 없다!"

살혼은 당당한 표정을 지은 채 언성을 높였다.

후회따윈 없었다.

남자가 의지를 관철하는데 어찌 후회따위가 있을 수 있겠는가

어불성설이었다.

"그래."

선우는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답을 하였다.

우우우우우우웅

그리고 음양조화신공을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주위에 있던 자연기들이 순식간에 선우의 몸에 빨려들어가기 시작하였다.

쇄애애애애애애애액

무척이나 빠른 속도로 말이다.

두근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살혼은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하였다.

불안감이 끝도 없이 치솟았기 때문이었다.

우우우우우웅

그때 선우의 몸에서 녹빛 기류가 흘러나오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짙은 녹색의 기류가 말이다.

꿀꺽

그 모습을 본 살혼은 침을 꿀꺽 삼켰다.

불안감이 배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엥간하면 협조를 받으려고 했는데 말이야....도와주질 않네."

선우는 차가운 시선으로 살혼을 노려보며 입을 떼었다.

"네가 선택한 일이니까. 충분히 감당토록 해라."

선우는 천천히 손을 뻗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손바닥에는 붉디붉은 기운들이 가득 채워지기 시작하였다.

마치 불에 달궈진 강철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아..."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살혼을 깨달을 수 있었다.

선우가 지금 무슨 짓을 하려고 하는지 말이다.

"잠..잠깐!"

살혼은 다급히 고함을 내질렀다.

그의 머릿속에는 선우를 만류해야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늦었어. 새꺄."

하지만 선우는 그런 살혼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손을 거두지 않았다.

그저 그의 심장에 다소곳 올려둘 뿐이었다.

"안돼에에에에에에!!!!!!!!"

살혼은 비명성을 내질렀다.

저 지옥의 겁화와도 같은 붉은 손길이 어떠한 고통을 주었는지

기억이 났기 때문이었다.

"안돼...안돼...제발..제발.."

살혼은 애원을 하기 시작하였다.

온몸에 작열독이 퍼지기 전에

그에게 부디 독을 거둬달라고 말이다.

저 독이 온몸에 퍼지는 순간

자신은 정신이 나갈 것 같은 고통에 휩싸일 것이다.

차라리 죽여줬으면 하였다.

"꺼져"

하지만 선우는 그런 살혼의 애원을 매몰차게 거절하였다.

자존심 세우며 고집 부리던 살혼의 모습에 짜증이 난 까닭이었다.

"안돼에에에에에에!"

그리고 그런 선우의 매몰찬 대답을 들은 살혼은 절망에 빠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마어마한 고통이 엄습할 것이란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얼마 동안이나 절망을 하였을까

손 끝과 발 끝에서 뜨거워지기 시작하였다.

'.....왔어......왔다고..'

그리고 살혼은 알 수 있었다.

서서히 고통의 시간이 찾아오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악!"

그리고 이내 손끝과 발끝이 타는듯한 느낌을 주더니

그에게 극심한 고통을 주기 시작하였다.

"아파아아아! 아파아아아! 아파아아아아아!!!!!!"

곧이어 타는듯한 느낌이 전신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하였다.

손끝에서

손바닥 ,팔 전체 그리고 상반신 전부까지

발끝에서

발바닥, 다리 전체 그리고 하반신 전부까지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더불어 타는듯한 고통 또한 전신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하였다.

마치 온몸을 용암 속에 던져놓은 것 같은 고통이 느껴졌다.

고통스러웠다.

너무 고통스러워도 미칠 것 같았다.

"아프냐?"

선우는 그런 살혼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아아아아아아악!"

하지만 살혼은 대답 대신 고통 어린 비명성만 지를 뿐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신체 전체가 불타는 고통이 느껴지는 와중에 무슨 대답을 할 수가 있겠는가

그저 비명성을 내지를 뿐이었다.

"아플거야. 기존보다 더욱더 고약한 놈으로 넣었거든."

선우는 고통에 몸부림치는 살혼을 바라보며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살혼에게 주입한 독은 개량에 개량을 거친 작열독이었다.

이예설이나 주소양에게 주입했던 녀석보다 더욱더 독한 놈이었다.

살혼은 수백년 간 살아온 노괴였다.

수 백년 간 살아온 만큼 그 정신력은 다른 이들과는 비교조차 불허만큼 단단할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더 개량을 거친 독한 녀석을 주입하였다.

기존에 작열독에 요랑이 가지고 있었던 극독 그리고 독마의 극독을 배합하여 고통을 극대화시켰다.

아마 미칠듯한 고통이 느껴질 것이다.

차라리 죽여달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그 고통은 그의 드높은 자존심과 정신력을

급속히 깎아내리고 말 것이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전부 네가 나쁜거야. 난 평화적으로 해결하려고 했다고."

선우는 비명을 내지르는 살혼을 바라보며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아아아아아아아악!"

하지만 살혼은 그런 선우의 말에 대답조차 못한 채 그저 비명만 지를 뿐이었다.

선우는 그런 살혼을 그저 가만히 지켜보았다.

그의 울부짖음이 더욱더 처절해질 때까지 말이다.

*********

부들 부들 부들 부들

살혼은 눈을 까뒤집고 개거품을 문 채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너무나 극심한 고통에 의식을 잃어버린 것이다.

선우는 그런 살혼을 향해 천천히 손을 뻗어 그의 심장에 올려놓았다.

스르르르륵

그다음 그의 온몸에 퍼져있는 작열독기를 전부 흡수하기 시작하였다.

한 줌도 남김없이 전부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내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온몸으로 고통을 토로하던 살혼이 움직임을 멈추더니 이내 축 늘어졌다.

고통에서 해방되자 안정이 찾아온듯 싶었다.

"야"

짜악

선우는 그런 살혼을 향해 거칠게 뺨을 후려쳤다.

하지만 여전히 살혼은 축 늘어진 채 미동조차 없었다.

"일어나, 임마."

짜악 짜악 짜악

그 모습을 본 선우는 매몰차게 뺨을 후려치기 시작하였다.

"끄으윽...으윽.."

그러자 이내 살혼이 신음성을 내기 시작하였다.

뺨을 후려친 게 효과가 있었는듯 싶었다.

"깼냐?"

그가 깨자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깨어났습니다..."

선우의 물음에 살혼은 무척이나 공손하게 대답을 하였다.

반말을 하며 한껏 반항하던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많이 아팠냐?"

"...........아팠습니다."

선우의 물음에 살혼은 고분고분 답을 하였다.

"어때 심경의 변화가 좀 생겼어?"

"............"

"아직 버틸만한 가 보네."

선우는 다시금 붉게 물들어있는 손을 뻗기 시작하였다.

"아..아닙니다! 버틸만하지 않습니다!"

살혼은 다급히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질렀다.

혹시라도 장선우가 다시금 작열독을 주입할까 두려움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다시 한 번 묻지."

선우는 그런 살혼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떼었다.

"살법殺法, 가르쳐 줄 수 있어?"

"가..가르쳐 드리겠습니다."

살혼은 다급히 답을 하였다.

수백년간 쌓아온 정수를 넘긴다는 건 무척이나 자존심 상하였지만

차마 아까와 같은 고통을 또다시 겪고 싶지 않았다.

수백 년간 살면서 온갖 고문을 받으며 살아왔던 자신이었다.

그런 자신조차 못 견딜 고통을 어찌 또다시 받는다는 말인가

"필요없어."

"네!?"

살혼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필요없다니!?

이게 무슨 개소리란 말인가

그때 선우의 붉디 붉은 손이 다시금 가슴팍을 가격하였다.

"어..어째서!?"

그 모습을 본 살혼은 충격을 받은듯한 표정을 지은 채 선우를 바라보았다.

그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좀만 더 아파라."

선우는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그의 입가에는 장난스러운 미소가 지어져있었다.

"그..그게 무...끄아아아아아아아악!"

이내 살혼의 입에서 다시금 고통 어린 비명성이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그런 살혼을 가만히 바라만 보았다.

그의 비명이 더욱더 처절해지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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