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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638화 (639/1,419)

〈 638화 〉 639.빛의 속도로 베여본 적 있으신가요?

'저게 대체.....'

빛 무리에 휩싸인 옥령을 본 선우는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언뜻 봐도 심상치 않은 기세가 느껴진 까닭이었다.

선우는 기감을 최대한 넓게 퍼트렸다.

어떤 공격이든 곧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때 옥령이 가볍게 발을 굴렸다.

그와 동시에 그녀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아니!?'

그 모습을 본 선우는 눈이 휘둥그레하게 바뀌었다.

각성으로 인해 안력까지 극대화된 상태였다.

그런 상태에서 그녀의 움직임을 놓치고 만 것이다.

움찔

그때 선우의 기감에 무언가 감지가 되었다.

'뒤!'

선우는 재빨리 몸을 돌렸다.

그다음 검을 치켜세워 몸을 보호하였다.

그러자 뒤이어 굉음이 터져나오더니 검에 상당한 압력이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크윽!"

주르르륵

선우는 뒤편으로 주르륵 밀려났다.

검에서 느껴진 강력한 압력을 버티지 못한 까닭이었다.

"선우는 감이 좋네요."

그때 앞편에서 옥령의 청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우는 천천히 시선을 올려 앞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휘황찬란한 빛무리에 감싸여져있는 옥령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어떻게 된거야?"

선우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물었다.

인지에 벗어난 초월적인 속도에 경악한 까닭이었다.

"그저 조금 더 빨라졌을 뿐이에요."

선우의 물음에 옥령은 태연한 표정으로 답하였습니다.

"빠르다는 영역의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빠르다는 영역을 초월한 속도였다.

빠른 이동보단 순간이동에 가까운 것이었다.

'아!'

그때 선우의 머릿속에 무언가 번뜩이기 시작하였다.

저 말도 안되는 힘의 근원이 무엇인지 감이 잡힌 까닭이었다.

세상의 순리에 거스르는 초월적인 힘이라면

한 가지 밖에 없었다.

"검을 세운거야?"

선우는 한 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광검光劍"

선우가 멍한 표정을 짓자 옥령이 담담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제가 추구하는 검의 이름이랍니다."

옥령은 올곧은 시선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빛, 그 자체가 됐다는 말이야?"

"그렇지 않아요. 온몸을 광자화시켜 빛의 속도를 흉내내긴 하지만 온전히 빛의 속도를 흉내냈다간 신체가 버텨낼 수 없을 테니까요."

옥령은 고개를 좌우로 천천히 저으며 입을 떼었다.

"하지만 적어도 선우가 반격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를 가지고 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죠."

그녀는 뜨거운 눈빛으로 선우를 응시하며 입을 떼었다.

".......미치겠네."

선우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잠자는 암사자의 콧털을 건드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항복한다면 받아줄 수 있어요. 선우."

옥령은 그런 선우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거절하지."

선우는 검을 치켜세우며 말을 이었다.

"반응 못할 정도도 아니고 말이야."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럼....어쩔 수 없네요."

옥령은 눈부신 백색의 검을 바닥에 천천히 늘어뜨렸다.

"속도는 곧 중량이란 말이 있죠."

그러자 이내 옥령의 몸이 휘황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하였다.

"빛의 속도로 베여본 적 있으신가요?"

그리고 다시금 발을 굴렸다.

그러자 전과 마찬가지로 그녀의 신형이 선우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선우는 기감을 더욱더 세밀하게 퍼트리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움직임을 조금이라도 빠르게 감지하기 위해서 말이다.

'왼쪽'

그리고 이내 잡아낼 수 있었다.

그녀의 움직임을 말이다.

선우는 재빨리 검을 왼쪽으로 틀어버렸다.

콰쾅

그러자 다시금 굉음과 함께 어마어마한 충격량이 전해져오기 시작하였다.

가녀린 옥령이 만들어냈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충격량이었다.

덜 덜

선우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공격을 간신히 받아내었다.

콰쾅

그러자 이내 다시금 후속타가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처음보단 덜했지만 이번에도 만만치 않은 충격이었다.

콰쾅

콰쾅

그녀의 검이 쉴새없이 내려쳐지기 시작하였다.

머리,목, 가슴, 팔, 허리, 배, 허벅지

온몸에 전부 쇄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선우는 그런 그녀의 검을 간신히 막아내기 시작하였다.

콰쾅

콰쾅

이내 연무장에서 귀가 따가울 정도의 폭음이 연이어 울리기 시작하였다.

주르르륵

그녀의 검을 마주한 선우는 쉴새없이 뒤편으로 밀려나기 시작하였다.

유효타를 허용치 않는게 고작 일정도로 빠른 검속

손목이 저릴 정도로 무거운 검격까지

그녀는 강하였다.

제대로 방비조차 못하고 밀릴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포기 하고 싶지 않았다.

선우는 소중한 이들을 지키는 일을

그렇게 하기 위해선 이겨야했다.

그녀를 이겨 증명해야했다.

그녀들을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 뿐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방도가 필요하였다.

그녀를 이길 수 있는 방도가 말이다.

'어떻게 해야하지.....대체....어떻게.....'

선우는 깊은 고민에 빠져들었다.

어떻게 해야 그녀를 이길 수 있을 지에 대해서 말이다.

하지만 쉽사리 방도가 떠올려지지 않았다.

광검光劍의 특이성 때문이었다.

혈류 가속으로 극한까지 끌어올린 신체능력으로도 유효타를 허용치 않는 게 고작일 정도로 빠른 검속을 자랑하는 그녀였다.

게다가 그 검속에 담긴 힘마저 손목이 저릿할 정도로 강대하기 그지 없었다.

꽤나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때 다시금 그녀의 쾌검이 선우의 어깨죽지를 향해 순식간에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콰쾅

주르르륵

선우는 검면을 세워 그녀의 검을 막았지만 뒤편으로 사정없이 밀려나기 시작하였다.

'버틴다!'

선우는 하체 근육을 활성화시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수많은 내력을 하체에 집중시켰다.

"흐읍!"

그다음 허리에 힘을 주고

어깨에 힘을 준 채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그녀의 광검이 살짝 뒤편으로 튕겨졌다.

'기회다!'

그 모습을 본 선우는 시뻘겋게 충혈 되어버린 눈을 반짝였다.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선우는 그녀의 어깨죽지를 향해 재빨리 검을 내질렀다.

쇄애애애애액

이내 선우의 검이 바람 소리를 내며 앞으로 쏘아져나갔다.

콰쾅

그때 다시금 폭음이 울려퍼졌다.

옥령이 재빨리 검을 복귀시켜 회심의 일격을 방어한 탓이었다.

콰쾅

검을 복귀시킨 옥령은 더욱더 거칠게 선우를 몰아붙이기 시작하였다.

그가 쉽사리 반항조차 할 수 없도록 쉴새없이 말이다.

'젠장! 젠장! 젠장!'

그녀에게 몰아붙여지는 선우는 속으로 끊임없이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이정도로는 안되었다.

힘이 필요하였다.

더욱더 강대한 힘이

그녀를 지킬 힘이 말이다.

휘이이이이이익

그런 선우의 염원에 반응을 한 것일까

어마어마한 살기가 그의 몸에서 뿜어져나왔다.

그리고 그 살기들은 용미연검을 완전히 감싸기 시작하였다.

이내 용미연검의 검신은 칠흑처럼 어둡게 바뀌어버렸다.

"나는 질 수 없어!"

선우는 살기 어린 눈빛으로 옥령을 노려보며 검을 내질렀다.

질 수 없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한이 있어도 말이다.

콰쾅

이내 선우의 살검殺劍과 옥령의 광검光劍이 맞부딪혔다.

"으윽!"

그리고 이내 옥령이 뒤편으로 주르륵 밀려나기 시작하였다.

살검에 담긴 미증유의 거력을 견뎌내지 못한 까닭이었다.

'이기고 있어! 내가 이기고 있다고!'

그 모습을 본 선우는 붉어진 눈빛을 반짝이며 환호하였다.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살검殺劍이 말이다.

콰콰쾅

이내 다시금 두 검이 부딪히며 폭음을 터트렸다.

"크으윽!"

옥령은 다시금 사정없이 뒤편으로 밀려났다.

'강해.'

뒤편으로 옥령은 체감할 수 있었다.

선우가 만들어낸 살검殺劍이 얼마나 강한지 말이다.

선우의 반응 속도는 변하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광검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하였고 가까스로 검을 쳐내는 수준에 불과하였다.

하지만 살검이 담긴 미증유의 거력이 속도에 의한 격차를 완전히 메꿔주고 있었다.

가까스로 막아내는 주제 자신의 광검을 완전히 튕겨버렸기 때문이었다.

콰쾅

다시금 굉음이 터져나왔다.

"쿨럭"

이번에 옥령은 헛구역질을 내뱉었다.

살검으로 인해 속이 완전히 진탕되어버린 까닭이었다.

'무섭도록 강하다.'

옥령은 심각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었다.

선우는 강하였다.

천하제일인이라고 불리우는 이재원의 팔을 잘랐다는 게 실감이 될 정도로 말이다.

'이길 수 있을까?'

의심마저 들었다.

과연 대적조차 가능할 지에 대해서 말이다.

옥령은 천천히 시선을 올려 선우를 바라보았다.

선우는 살의殺意로 가득한 모습으로 자신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꽈아악

그 모습을 본 옥령은 검을 더욱더 꽉 쥐었다.

이기기 힘들지 몰랐다.

대적이 불가능할 지도 몰랐다.

그렇다해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사랑하는 낭군이 살귀가 되어가는 걸 지켜볼 수는 없을테니 말이다.

우우우우우우웅

이내 그녀의 온몸이 눈이 부실 정도로 빛나기 시작하였다.

마치 태양을 마주한 것처럼 말이다.

'위험하다'

그 모습을 본 선우는 본능적으로 위협을 느꼈다.

본능이 경고를 하였다.

저 여자를 막아야한다고 말이다.

타타탁

선우는 풍진보를 극성으로 밟았다.

그리고 이내 그녀의 지척까지 다가 올 수 있게 되었다.

'끝이다!'

그녀의 코앞까지 다가온 선우는 묵빛으로 물들어 있는 살검殺劍을 그대로 내질렀다.

모든 것을 끝내기 위해서 말이다.

이내 그의 살검이 옥령의 목에 닿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핏발 선 눈으로 승리를 확신하였다.

하지만 그때 이변이 일어났다.

그의 살검이 허공을 꿰뚫어버린 것이다.

'젠장! 어디로!?'

그 모습을 본 선우는 재빨리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짧은 찰나였기에 멀리가진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번뜩

그리고 어느순간 선우의 머릿속에 그녀의 기척이 포착되었다.

'위!'

선우는 재빨리 위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이내 볼 수 있었다.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옥령의 고운 발을 말이다.

"머리 좀 식혀요."

옥령은 선우를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는 선우의 안면을 향해 발등을 내리 꽂아버렸다.

콰콰쾅

굉음이 터지고 선우는 그대로 땅에 처박혀버렸다.

무척이나 볼성사나운 모습으로 말이다.

타탁.

선우를 땅에 처박아버린 옥령은 발을 굴려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 선우와 떨어진 곳에서 땅에 처박혀있는 선우를 가만히 응시하였다.

그가 일어나길 기다리면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꿈틀 꿈틀

바닥에 처박혀있던 선우가 온몸을 꿈틀거리기 시작하였다.

"쿨럭 쿨럭"

그리고는 그대로 몸을 돌려 정면으로 돌아누웠다.

그다음 기침을 연신 토해내기 시작하였다.

얼굴이 처박히면서 흙먼지가 입에 전부 들어간 까닭이었다.

"쿨럭 쿨럭"

그렇게 얼마나 기침을 내뱉었을까

이내 선우는 손을 뻗어 바닥을 짚었다.

그다음 몸을 완전히 일으켜세웠다

그리고 정면에 있는 옥령을 응시하기 시작하였다.

'........옥령."

몸을 일으켜세운 선우는 옥령을 불렀다.

"네에, 말씀하세요."

"......미안해."

선우는 침울한 표정 사과하였다.

"내가 정신이 어떻게 됬었나봐."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찰나동안 살의에 잠식되었다는 것을

가장 지켜주고 싶은여자를 살기에 죽이려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선우의 얼굴에는 자괴감이 잔뜩 묻어나 있었다.

"괜찮아요."

선우의 사과를 들은 옥령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말을 이었다.

"그건 선우의 잘못이 아니에요. "

그리고 부드럽게 그를 위로해주기 시작하였다.

울컥

그 말을 들은 선우는 가슴 깊은 곳에서 무언가 울컥하는 느낌이 들었다.

살기를 품은 자신을 탓하지 않는 그녀의 배려에

자신의 탓이 아니라고 위로해주는 그녀의 배려에

형용할 수 없는 북받침이 치솟았기 때문이었다.

".......미안해...미안해.."

선우는 눈시울을 살짝 적시며 연신 사과를 하였다.

사랑하는 그녀에게 말이다.

저벅 저벅

옥령은 그런 선우를 향해 천천히 걸어들어갔다.

꼬옥

그다음 선우를 부드럽게 감싸안아주었다.

"전 선우만 괜찮다면 정말 괜찮아요."

토닥 토닥 토닥

옥령은 선우의 등을 부드럽게 토닥이며 위로를 해주었다.

마치 아이를 달래는 어미처럼 말이다.

선우는 그런 옥령의 품안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기댄 채 그저 가만히 있었다.

완전히 마음이 진정될 때까지 말이다.

.

.

.

.

.

.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옥령의 품안에서 마음을 진정시키던 선우가 천천히 몸을 떼어내었다.

"이제 진정 되셨나요?"

옥령은 자애로운 표정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응, 고마워."

선우는 그녀에게 감사를 표하였다.

말없이 품을 빌려준 게 너무나 큰 힘이 된 까닭이었다.

"옥령"

선우는 한 없이 진지한 표정을 지은 채 옥령을 불렀다.

"말씀하세요."

"미안해."

"사과는 충분히 하지 않았나요?"

옥령은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이번건 다른 사과야."

"다른 사과요?"

"미안해, 너를 연약한 여자로 만들어서."

선우는 반성 어린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선우는 그녀와 비무를 나누며 깨달았다.

그녀가 강하였다.

이재원조차 함부로 하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언제 이렇게 강해졌는지 놀라울 정도로 말이다.

자신은 그런 옥령을 약자 취급을 하며 지키려고만 한 것이었다.

오만하였다.

오만해도 너무 오만하였다.

현경에 올랐다고

공령지체를 이룩했다고

마음의 검을 세웠다고

이재원의 팔을 잘랐다고

기고만장해진 것이다.

선우는 반성하였다.

저 진취적인 여자를 새장 속에 새로 만들어버린 스스로의 행동을 말이다.

"절 사랑해서 그런 거잖아요?"

선우의 말을 들은 옥령은 배시시 웃음을 흘렸다.

"그 마음만큼은 오히려 기뻤어요."

".............."

"물론 선우가 책임감 때문에 살의에 잠식되가는 걸 원치는 않지만요."

옥령은 사족을 붙였다.

".............."

그리고 그 사족은 선우를 뜨끔하게 만들기 충분하였다.

살의에 잠식되어 사랑하는 여인조차 몰라보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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