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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629화 (630/1,419)

〈 629화 〉 630.눈나...나주거어어..

"하아...하아...하아...너 잡히면 죽어..진짜.."

당서윤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말을 이었다.

보법은 물론 신법까지 발휘하며 선우를 쫓았으나 결국 그를 잡지 못한 까닭이었다.

"괜찮아?"

선우는 걱정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물었다.

"하아...입..다물어...더..짜증나니까..하아."

그 말을 들은 당서윤은 인상을 와락 찌푸리며 입을 떼었다.

선우가 자신을 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숨을 헐떡이며 땀을 줄줄 흘리고 있는 자신과 달리 선우는 땀 한방울은 커녕 숨한 번 헐떡이지 않았다.

그런 선우가 걱정을 하니 괜스레 약올림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걱정되서 그런건데......"

당서윤의 말을 들은 선우는 상처받은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자신의 진심을 몰라주는 그녀에 대한 야속함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진짜......걱정...되면.....적당히 도망가다...잡혀주는게....예의아닐까?

당서윤은 헐떡거리며 간신히 말을 내뱉었다.

"잡히면 자른다면서? 잘릴 수는 없잖아."

선우는 단호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잡히게 된다면 그녀는 자신의 분신을 자르려고 들 것이다.

그런 상황을 발생시킬 수는 없었다.

충분한 반성은 하고 있으나 거시기가 잘리고 싶진 않은 까닭이었다.

"이런...하아..개새끼...진짜.."

"......뭉멍.."

선우는 개소리를 다시금 내었다.

"이새끼가 진짜!"

그러자 발끈한 당서윤이 다시금 달려들기 시작하였다.

선우의 개같은 태도에 부아가 치밀어오른 까닭이었다.

이내 선우의 처소는 난장판으로 바뀌기 시작하였다.

"서! 서라고!"

"싫어! 싫어!"

쫓는 자와 쫓기는 자

두 사람의 맹추격이 벌어지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이내 당서윤이 바닥에 그대로 뻗어버리고 말았다.

현경의 경지에 다다른 선우를 억지로 쫓다보니 체력이 전부 소진되어버린 것이다.

"서윤아!"

그녀가 쓰러지자 선우는 다급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혹여 다쳤을까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바닥에 쓰러진 당서윤은 눈을 감은 채 축 늘어져있었다.

"서윤아...괜찮아?"

선우는 쓰러져있는 당서윤을 내려다보며 의중을 물었다.

하지만 선우의 물음에도 불구하고 당서윤은 여전히 가벼운 숨만 고를 뿐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 모습에 선우는 걱정이 커지기 시작하였다.

혹여 자신 때문에 다친 게 아닐까라는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선우는 천천히 허리를 숙였다.

"서윤아, 일어나...서윤아!"

탁 탁

그리고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두어번 건드리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여전히 의식이 없었다.

'어떻게하지? 인공호흡이라도 해야하나?'

선우는 고민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기절한 그녀를 어찌 해야할 지 고민에 빠진 것이다.

그렇게 얼마나 고민을 했을까

휘리릭

갑자기 무언가 선우의 목을 휘감기 시작하였다.

"어..어..어?!"

와락

그리고는 선우의 목을 아래쪽으로 당겨버렸다.

푹신

선우의 안면이 이내 당서윤의 풍만한 가슴에 파묻혀버렸다.

"잡았다."

선우를 끌어당긴 당서윤은 환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하..하..하.."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선우는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아무래도 꼼짝없이 넘어가버린듯하였다.

꾸우우욱

이내 당서윤이 선우의 목을 더욱더 강하게 끌어안기 시작하였다.

"우으읍!"

그러자 선우의 얼굴이 완전히 파묻혀버렸다.

숨을 쉴 수 있는 코와 입까지 전부말이다.

'숨막혀...'

탁 탁 탁

선우는 그녀에게 토닥이기 시작하였다.

숨이 막힌다는 신호였다.

하지만 당서윤은 그런 선우의 신호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더욱더 강하게 선우를 끌어안기 시작하였다.

마치 질식사를 시키려는듯이 말이다.

선우는 이내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을 느꼈다.

'어떻게..하지?'

더이상 버텼다간 진짜 기절할 것만 같았다.

'억지로 떼어내버려?'

억지로 떼어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녀와 자신의 힘차이는 현격하게 차이가 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내 선우는 포기하였다.

사랑하는 그녀에게 힘을 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눈나...나주거어어..'

그리고 선우는 정신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말았다.

*************

정신의 끈을 놔버린 지 얼마나 되었을까

후우우웁

선우의 입안으로 산소가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산소...산소다!'

선우는 쾌재를 불렀다.

그리고 빠르게 그 산소를 음미하기 시작하였다.

울금향이 나는 맛좋은 산소였다.

그렇게 얼마나 산소를 흡입하였을까

움찔 움찔

이내 선우는 천천히 눈을 뜨기 시작하였다.

그다음 앞으로 바라보았다.

자신에게 산소를 주입한 이를 바라보기 위해서 말이다.

'어라....?.'

그리고 선우는 놀란듯 눈을 휘둥그레떴다.

눈앞에 자신을 질식시켰던 당사자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서윤이?'

당서윤이었다.

자신의 입에 산소를 불어넣고 있는 이의 정체는 말이다.

츄으읍

이내 당서윤이 천천히 입을 떼었다.

그리고 글성이는 눈빛으로 선우를 내려다보았다.

"서..윤아..안녕?"

그 모습을 본 선우는 어색한 미소를 흘리며 그녀에게 인사를 건네었다.

"이 바보야!"

짜악

그리고 이내 고개가 옆으로 홱 돌아가버렸다.

당서윤이 뺨을 그대로 후려쳐버린 까닭이었다.

"아...아파! 이년아!"

"바보!"

짜악

이내 당서윤은 반대쪽 뺨을 그대로 후려쳤다.

선우의 고개가 다시금 옆으로 돌아가버렸다.

그녀의 거센 손바닥에 반항치 못한 까닭이었다.

"뭔데!"

선우는 반발하며 고함을 내질렀다.

질식시켜놓고 이게 뭐하는 짓이란 말인가

"누가 질식할 정도로 고통스러웠으면 힘으로 떼어놔야할 것 아니야!"

당서윤은 물기 젖은 눈빛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고함을 내질렀다.

"그럼...네가..다치잖아."

선우는 우물거리며 말을 이었다.

"그렇다고 멍청하게 당하고 있으면 어쩌자는 거야! 버틸만 한줄 알고 계속 조이고 있었잖아!"

짜악 짜악 짜악

당서윤은 쉴새없이 선우의 뺨을 때리기 시작하였다.

"아파! 아프다고! 이러다간 맞고 죽겠다!"

"맞아 죽어! 그냥 맞아 죽어!"

당서윤은 더욱더 과격하게 때리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그녀의 분풀이를 그대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울고 있는 그녀의 손길을 도저히 막을 기분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분풀이 하였을까

이내 당서윤은 천천히 손을 내렸다.

".....다신 그러지마."

그리고 물기 젖은 눈빛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알았어."

선우는 고개를 살짝 주억거렸다.

그녀가 자신을 얼마나 걱정했는지 절로 느껴진 까닭이었다.

"그리고 황보유연의 딸.......이소란 말이야."

"...응."

"그 아이도....본처로 받아들이자."

"진짜로? 그래도 되겠어?"

선우는 의아한듯 그녀에게 물었다.

"그 아이 또한 너와 직접적인 원한이 없잖아.....어미의 죄를 그대로 이어받는 건 너무 가혹해."

그녀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연좌제라는 게 엄연히 존재하는 중원이었지만 그녀는 연좌제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짓지도 않은 죄때문에 어째서 고통을 받아야한다는 말인가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물론 옥령 언니의 허락을 받긴 해야겠지만.....언니 성격상....본 부인의 자리만 보장된다면 신경쓰질 않을테니까.....허락 받는 건 걱정없을거야."

당서윤은 짐짓 생각에 잠긴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애초에 옥령은 선우가 여자를 몇 명을 늘리든 신경을 쓰는 편이 아니었다.

이기연과 이소란이 본부인 자리를 허락받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리라

"대신.....황보유연은 안돼."

그녀는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 여자도 엄연히 네 목숨을 노린 여자야. 쉽게 용서해주는 건 용납할 수 없어."

당서윤은 차분히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알았어."

이내 선우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수긍을 하였다.

틀린 말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를 조련하여 자신을 모시게 만들긴 하였지만 그렇다고 그녀의 죄가 사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가 자신의 암살에 동조하였던 것은 엄연한 사실이었으니 말이다.

그런 그녀에게 본부인의 자리를 내어준다면 분명 반발이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됐어...그럼.....이에 관해선 더이상 언급하지 않을게."

선우가 수긍하자 당서윤은 한층 더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저....근데...서윤아."

선우는 한층 누그러진 당서윤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떼었다.

"뭔데?"

"소양이라고 알지?"

"왜 모르겠어? 여중제일인을."

당서윤은 의문스럽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선우에게 물었다.

주소양을 어찌 모르겠는가

한 때 동경하였던 여중제일의 고수를 말이다.

물론 그녀에 의해 납치가 되고 난 후 그런 동경이 와르르 무너져버렸지만 말이다.

"그 내가 사실 소양이한테 빚진게 있거든?"

선우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떼었다.

"빚?"

그 말을 들은 당서윤은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선우에게 물었다.

빚이라니 그게 대체 무슨 소리란 말인가

"목숨 빚을 졌어."

"주소양이...네 목숨을!?"

선우의 말을 들은 당서윤은 놀란듯 되물었다.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당서윤은 주소양을 믿지 않았다.

비록 그녀가 선우에게 굴복하긴 하였지만 언제 배신할지 모른다는 의심을 품고 있었던 까닭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선우의 목숨을 구해줬단다.

어찌 쉽사리 믿을 수 있겠는가

"......응."

선우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긍정을 하였다.

"이재원의 팔을 자르고 기력을 소진해서 기절해있었거든."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기절해있는 동안 아무도 내게 손대지못하도록 지켜줬어.....날 죽이려고 온 이재원과 대치하면서까지 말이야."

".........의외네."

당서윤은 의외라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설마하니 남편과 대치할 정도로 네게 충성할 줄이야...."

당서윤은 나름 심각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주소양의 행동양식이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선우에게 푹 빠졌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남편과 대립할 정도로 푹 빠졌을 줄은 전혀 예상치 못하였다.

선우는 남편의 팔을 자른 원수가 아니던가

그런데 어찌 그런 원수를 감싸고 돌 수 있다는 말인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충성심이었다.

".........그래서 말인데."

선우는 당혹스러워하는 당서윤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떼었다.

"혹시.....주소양을......"

선우는 은근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안돼."

당서윤은 선우의 대답을 듣기 전에 곧바로 거절을 하였다.

무척이나 단호한 목소리로 말이다.

"아직 아무 말도 안했는데......."

선우는 뻘쭘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열었다.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끊어버린단 말인가

민망하게 말이다.

"무슨 말 할지 아니까. 그러는거야. 안돼."

당서윤은 단호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할줄 알고?"

"주소양에게 부인의 자리를 넘겨주자는 말 아니야?"

당서윤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선우를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맞아."

선우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틀린 말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너도 주소양이 과거에 무슨 짓을 했는지는 알고 있을텐데?"

당서윤은 차가운 눈동자로 선우를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주소양은 과거 자신을 납치한 전적이 있었다.

선우를 천월궁에 유인하여 죽이기 위해서 말이다.

그런 악녀를 부인으로 맞이하겠다니

이게 대체 무슨 개소리란 말인가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알지.....알고도..말고.."

선우는 고개를 살며시 주억거렸다.

그녀가 과거에 무슨 짓을 했는지

누구보다 잘알고 있는 선우였다.

건곤대나이가 없었으면 그대로 죽을 뻔했기 때문이었다.

"잘 알고 있는 인간이 주소양을 부인으로 맞이하겠다는 말이 입밖으로 나와? "

당서윤은 날카로운 눈초리로 선우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움찔

그녀의 날카로운 눈초리를 마주한 선우는 몸을 움찔하고 떨었다.

당서윤의 날선 반응에 살짝 기가 죽은 탓이었다.

"하지만 서윤아.......그녀는 나를 위해 목숨을 걸었어..."

선우는 애틋한 눈빛으로 당서윤을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남편인 천무맹주를 거역하면서까지.....나를 지켜줬다고...."

"너를 죽이려고한 여자야!"

당서윤은 언성을 높였다.

"너를 천월궁으로 유인해 죽이려고 한 악녀라고!"

당서윤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선우를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서윤아."

선우는 그런 당서윤을 똑바로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죄罪는 본디 공功으로 사한다는 말 들어봤어?"

선우는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

당서윤은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선우를 마주보았다.

"주소양이 죄를 지은 건 사실이야. 너를 납치하였고 나를 죽이려고까지 했어. 몇 번을 죽여도 시원치 않을 악녀임을 부정할 수 없어.......하지만 그녀는 그 죄를 사해줄 수 있을 만큼 큰 공을 세웠다고 생각해."

선우는 차분히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만약 주소양이 내가 기절했을 때 나를 지켜주지 않았다면 난 그대로 죽고 말았거야. 천무맹은 내게 적진이나 다름없었고 내게 원한을 품고있는 이재원마저 나를 찾아왔었으니까."

"..............."

"그정도 공로라면 충분히 죄를 사해줄 수 있다고 생각해.....진짜 목숨을 빼앗은 것도 아니고 그저 미수에 그친 일을 생명을 구하는 일로 갚았으니까 말이야."

선우는 올곧은 시선으로 당서윤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이런 그녀의 공을....봐서라도....기회를 주면 안될까?"

"무슨 기회?"

"네게 용서 받을 기회 말이야."

선우는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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