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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626화 (627/1,419)

〈 626화 〉 627. 요랑, 서러워하다.

또각 또각 또각

당서윤은 빠르게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마음같아선 신법을 발휘하여 곧바로 뛰어가고 싶었지만 보는 눈이 있어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가주대리를 맡은 자신이 그런 천방지축같은 면모를 보인다면 당가 전체의 품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우아하게 그리고 빠르게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얼마나 걸음을 옮겼을까

이내 그녀는 정문 앞에 다다를 수 있었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정문 앞을 지키고 있는 절세의 미인들을 말이다.

"아! 서윤아!"

그녀가 모습을 드러내자 요랑이 해맑게 웃으며 그녀를 반겼다.

"어머, 오셨나요?"

옥령은 청아한 웃음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다들 너무 하시네요."

당서윤은 그녀들을 바라보며 말하였다.

"이렇게 저만 쏙 빼놓고 모여있으니 말이에요."

당서윤은 눈을 살짝 흘기며 말을 이었다.

"미안하도다....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너무..급한 마음이 든터라."

능소화는 미안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사과를 하였다.

그녀에게 전해야한다는 것을 까먹은 채 정문으로 달려온 탓이었다.

"죄송해요....서윤 아가씨."

당대부인 또한 그녀에게 사과를 하였다.

머릿속에 선우만을 생각하느라 그녀를 완전히 까먹은듯 싶었다.

"............."

그리고 강하윤은 입을 꾹 다물었다.

변명을 할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죄송해요, 서윤.....저도 부끄럽네요...이걸 바로 알렸어야했는데."

옥령은 쑥쓰러운듯 얼굴을 붉히며 말을 이었다.

당서윤을 깜빡했다는 사실이 못내 미안한듯 싶었다.

"서윤아! 나는 안까먹었어!"

요랑은 활기찬 표정을 지은 채 소리를 내질렀다.

"내가 적화한테 너한테도 전해달라고 말했어!"

요랑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당서윤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녀의 눈빛은 마치 칭찬을 바라는 강아지같은 느낌이 여실히 묻어나왔다.

"고마워요. 요랑님."

그 모습을 본 당서윤은 살며시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요랑의 귀여운 모습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 까닭이었다.

"헤헤헤헤헤.."

그녀의 칭찬을 들은 요랑은 기분 좋은 웃음을 흘렸다.

"그나저나 선우는 안온건가요?"

당서윤은 주위를 살며시 둘러보며 그녀에게 물어봤다.

"웅! 안왔어!"

"언제쯤 도착할까요?"

당서윤은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지은 채 그녀에게 물었다.

"몰라!"

요랑은 당당하게 말을 내뱉었다.

"냄새가 느껴지긴 하는데 어느정도 거리인지는 감이 잡히지 않아."

요랑은 오똑한 코를 만지작거리며 말을 이었다.

"그래도 점점 진해지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마! 확실히 오고 있으니까!"

요랑은 확신에 찬 눈빛으로 당서윤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그럼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네요."

당서윤은 차분히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이대로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듯 싶었기 때문이었다.

저벅 저벅

당서윤은 여인들이 모여있는 정문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고 한 구석에 자리를 잡은 후 정면을 응시하였다.

언제쯤 선우가 나타날까 기대하면서 말이다.

이내 다른 여인들도 그녀를 따라 정면을 응시하기 시작하였다.

선우와의 만남을 고대하면서 말이다.

*********

"나 배고파아."

요랑은 울상이 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잠깐 밥이라도 먹고 오시겠어요?"

금적화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안돼! 선우의 냄새가 더욱더 짙어진단 말이야!"

"하지만 이미 반나절이나 지났는 걸요?"

금적화는 해가 떨어지고 있는 모습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정말 오고 있는 거 맞나요?"

그녀는 의심스럽다는듯 요랑을 바라보며 물었다.

반나절이 지났음에도 선우가 오지 않자 요랑이 의심스럽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더욱더 진해졌어..올거야....분명 올거라고.."

".....다른 사람 냄새 아니에요?"

"내가 바보인줄 알아!? 선우의 냄새는 뇌리에 각인되었단 말이야! 내가 착각할 리 없어!"

요랑은 억울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으며 고함을 내질렀다.

금적화가 자꾸 자신의 코를 의심하니 부아가 치밀어올랐기 때문이었다.

"올거야 오고 말고!"

요랑은 확신에 찬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벌써 반나절이나 지나지 않았더냐?"

그때 능소화가 그런 요랑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더구나 아직도 본녀의 기감에는 선우의 기척이 잡히질 않는다."

"........제 기감에도 마찬가지네요."

강하윤 또한 그녀의 말에 동의하며 말을 이었다.

"..........요랑님이...혹시 착각한게 아닐까요?"

당대부인조차 요랑이 착각한게 아닐까라는 말을 내뱉었다.

반나절이나 선우를 기다리다보니 다들 요랑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듯하였다.

피잉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요랑은 눈물이 핑 도는 느낌을 받았다.

자애로운 당대부인조차 자신을 믿어주지 않으니 설움이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서윤이는 어떻게 생각해? 나 믿지?"

요랑은 물기 어린 눈빛으로 당서윤을 올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

그녀의 물음에 당서윤은 입을 다물었다.

"옥령이는?"

요랑은 이내 고개를 돌려 침묵을 지키고 있던 옥령에게 말하였다.

"물론이죠. 저는 요랑을 믿어요."

옥령은 청아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하지만 요랑은 보았다.

그녀의 눈가가 잘게 흔들리는 것을 말이다.

요랑은 알 수 있었다.

그녀의 속마음이 다르다는 사실을 말이다.

글썽 글썽

요랑의 눈가에서 눈물이 고이기 시작하였다.

옥령조차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서러움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옥령도 안믿잖아!!!!! 후아아아아아앙!"

결국 요랑은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녀들의 불신을 견디지 못한 까닭이었다.

"요..요랑님...?!"

"요랑, 진정하거라.""

"울지마세요...요랑님...제가 잘못했어요..."

"요랑님, 뚝....뚝 해야죠."

요랑의 울음 소리에 당황한 여인들은 다급히 그녀를 달래기 시작하였다.

그녀들의 얼굴에는 당혹스러움이 가득 차 있었다.

"흐아아아아아앙!!!!! 선우는 온단 말이야! 오고 있다고!"

그녀들의 달램에도 불구하고 요랑은 더욱더 크게 목놓아 울기 시작하였다.

이미 마음이 상할대로 상한 요랑이었다.

말뿐인 위로로 상한 마음이 쉽사리 풀릴리 만무하였다.

"요랑님...화푸세요."

"노여워하지 마세요...요랑님 잘못했어요."

"본녀의 잘못이다.....미안하다."

요랑의 울음이 그칠 기색이 없자 여인들은 더욱더 당황하기 시작하였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나 해맑게 웃으며 사람을 기분좋게 해주었던 요랑이었다.

그런 요랑이 목놓아울어버리니 도저히 감당이 되지 않았다.

"요랑님.."

당대부인은 목놓아 울고 있는 요랑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녀를 토닥여줄 심산이었다.

"흐아아아아아아앙!"

하지만 요랑은 그런 그녀의 손을 그대로 뿌리쳐버렸다.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은 그녀에 대한 반감이 남은 까닭이었다.

"흐하아아아아아아앙!!"

그녀는 울고 또 울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쏟아내는 것처럼 말이다.

여인들의 얼굴이 더욱더 난감해지기 시작하였다.

자신들의 힘으로는 그녀를 달래는 게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여인들이 모두 난감해하고 있는 찰나였다.

"어?"

순간 능소화가 의아한듯한 탄식을 내뱉었다.

그리고 곧바로 눈을 감았다.

우우우우우웅

그다음 내력을 활성화시킨 후 기감을 확대하기 시작하였다.

자신이 퍼트릴 수 있는 최대한의 범위까지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번쩍

이내 능소화는 번쩍하고 눈을 떴다.

"요랑."

그리고 목놓아 울고있는 요랑을 불렀다.

"흐아아아아아아앙!"

하지만 그녀의 부름에도 요랑은 울음만 터트릴 뿐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만 울거라, 요랑."

능소화는 그런 요랑을 바라보며 다시금 말하였다.

"자꾸 울면 선우가 울보라며 놀릴 것이니라."

"선우는 안온다며! 내 착각이라며! 그러면서 무슨 선우타령이야!"

요랑은 울분에 찬 눈빛으로 능소화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소화 미워! 옥령도 미워! 당대부인도 미워! 서윤이도 미워! 봉황당주도 미워! 다 미워어어어!"

요랑은 닭똥같은 눈물을 뚝 뚝 흘리며 소리를 내질렀다.

"선우는 온다."

능소화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지금 여기로 말이다."

"그게 무슨 소리야!"

"선우의 냄새를 맡아보거라. 요랑."

"선우의 냄새?"

킁 킁

그녀의 말을 들은 요랑은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조막만하면서 오똑한 코를 벌렁거리기 시작하였다.

냄새를 맡기 위해서 말이다.

".......아."

그리고 이내 그녀는 탄성을 내뱉었다.

위치가 가늠될 정도로 가까운 곳에서 냄새가 맡아졌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한 곳을 멍하니 응시하였다.

그러자 그녀의 초월적인 시야에 무언가 남자의 모습이 포착되었다.

묵빛의 무복을 입을 한 남자의 모습이 말이다.

"선우!"

콰쾅

요랑은 발을 내딛은 뒤 곧바로 뛰쳐나갔다.

쇄애애애애액

그러자 그녀의 몸이 마치 화살처럼 앞으로 쏘아져나가기 시작하였다.

그녀가 향하는 곳은 남자가 있는 곳이었다.

쇄애애애애액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신형이 남자의 코앞까지 다다르게 되었다.

그리고 요랑은 그대로 팔을 벌린 뒤 남자의 품안으로 파고들었다.

이내 요랑의 몸과 남자의 몸이 부딪히며 상당한 충돌음이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크으윽!"

주르르륵

더불어 남자는 옅은 신음성을 내뱉으며 사정없이 뒤편으로 밀려나가기 시작하였다.

요랑과 맞부딪힌 충격이 그저 버텨내기엔 너무나 거대했던 까닭이었다.

주르르륵

그렇게 얼마나 뒤편으로 밀려나갔을까

이내 남자는 몸을 멈출 수 있게 되었다.

충격을 어느정도 해소한 까닭이었다.

"죽을 뻔했잖아! 요녀석아!"

묵빛의 무복을 입은 남자, 선우는 품 안에 파고들어있는 요랑을 바라보며 언성을 높였다.

그녀의 과격한 환영에 경각심을 느낀 까닭이었다.

요랑이 달려들었던 충격은 가히 어마어마하였다.

만약 자신이 아니라 다른 이였다면 온몸이 박살나버렸을 것이다.

"후에에에에에엥!!!!! 선우야아아아아아!"

그때 품안에 있던 요랑의 입에서 서러운듯한 울음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하였다.

선우의 목소리를 듣고 그가 진짜라는 것을 다시금 느낀 탓이었다.

"뭐..뭐야?...왜..울어?"

그녀가 서러운듯 울음을 터트리자 선우는 당혹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었다.

언제나 밝고 웃음 많던 그녀였다.

그런 그녀가 서러운듯 눈물을 흘리니 당혹스러운듯한 감정이 차올랐다.

"후에에에에에엥!"

선우의 물음에도 불구하고 요랑은 그저 그의 품에 안겨 설움을 토해내었다.

너무 벅차올라 뭐라 할 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거참.'

꼬옥

선우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그녀를 따뜻하게 꼬옥 안아주었다.

그리고 그녀의 가녀린 등을 부드럽게 토닥이기 시작하였다.

일단 그녀를 달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울지마, 요랑.."

요랑은 울고 있느 요랑을 달래기 시작하였다.

"흐으윽.....흐으윽...선우야아아아."

하지만 요랑은 더욱더 슬프게 눈물을 흘릴 뿐

좀처럼 달래지지 않았다.

"내가 너무 늦어서 화난거야?"

선우는 미안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흐윽...흑...그런..거....아니야."

요랑은 고개를 도리질치며 말을 이었다.

"그럼 누가 그랬어? 누가 우리 예쁜 요랑이를 화나게 한거야? 말만해 내가 다 혼내줄게."

선우는 짐짓 엄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물었다.

"흐으윽...나는...네가..온다고...확신했는데...흐으윽...쟤네들이...아무도...내..말...안믿어줬어어어..흐으윽...흐으극."

요랑은 연신 눈물을 쏟아내며 선우에게 억울함을 토로하였다.

마치 부모님에게 잘못을 일러바치는 막내딸처럼 말이다.

"진짜로? 진짜로? 그랬어? 나쁜 녀석들이네."

선우는 그런 요랑의 말을 공감해주면서 그녀를 달래기 시작하였다.

"웅...웅...진짜로...진짜로 그랬어.......완전...완전...나빠...정말...나빠.."

요랑은 그런 선우의 반응에 동조하면서 서서히 울음을 줄이기 시작하였다.

아무래도 위로가 어느정도 먹혀든듯하였다.

"내가 가서 따끔하게 혼내줄게...요랑아.. 그러니까 이제 눈물 뚝 하자..응?"

"흐으으극...나도...멈추고 싶은데...멈추지 않아...계속 계속 눈물이 나와.."

요랑은 연신 눈물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선우를 만났다는 벅참에 쉽사리 눈물이 그치지 않은 탓이었다.

'난감하네.'

선우는 난감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그녀가 마음을 진정시킬 때까지 가만히 안고 있어야할듯 싶었기 때문이었다.

쓰담 쓰담

선우는 이내 그녀의 흑단처럼 부드러운 머릿결을 쓰다듬기 시작하였다.

"울고 싶은 만큼 울어도 돼. 나 어디 안가니까....품에서 계속 울어도 돼."

선우는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꾸욱

"흐으윽...흐윽...흑...흑..흑'

선우의 말을 들은 요랑은 선우의 가슴에 얼굴을 더욱 더 깊숙히 파묻은 채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그런 그녀를 더욱 따뜻하게 안아준 뒤 한참동안이나 달래주었다.

그녀 마음 속에 있는 설움과 벅참이 모두 해소될 때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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