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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616화 (617/1,419)

〈 616화 〉 617. 그는 천하에서 가장 강한 무인이오.

"당장 그를 구속해야합니다!"

"맞습니다! 이건 도리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어찌 정마대전 위해 몸소 찾아온 협사들에게 그런 무도한 짓을 벌인다는 말씀입니까!"

이대곤을 필두로 일부 수뇌부들은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그를 먼저 자극한 건 그들이 아닙니까? 충분히 그럴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그의 행보가 마음에 들지는 않으나 이건 정상참작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자 허삼관을 필두로 일부 수뇌부들이 그를 옹호하기 시작하였다.

"아니, 어떤 미친놈이 집 앞에서 고성방가를 했다고 독을 푼다는 말이오!"

이대곤은 정색을 하며 고함을 내질렀다.

"그냥 고성방가만 한게 아니지 않습니까! 조롱하고 비난하며 그를 자극하지 않았습니까! 그것도 사흘밤낮으로 말입니다!"

"민중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는 증거가 아니겠소!"

"그 분노를 미개한 방식으로 푸는게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그럼 불합리를 그저 방관만하고 있으라는 말이오!?"

"그런 말이 아니지 않습니까! 어찌 그렇게 곡해해서 듣는다는 말입니까!"

"내 귀에는 허 당주의 말이 그리 들립니다만?"

"날을 잡아서 의각을 들려야겠습니다. 말귀를 못 알아먹는 걸 보니 귀에 이상이 있는지 의심이 되는군요."

"내 귀는 멀쩡하오! 이상한 건 당신의 혓놀림이오! 이렇게 처참한 사태를 벌어졌는데 어찌 그를 옹호한다는 말이오!"

이대곤은 잔뜩 성이난 표정으로 고함을 내질렀다.

"객관성을 잃지 싶지 않은 것 뿐입니다."

허삼관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협사들이 시위를 하며 검신劍神을 자극한 건 사실이지 않습니까? 그것도 사흘밤낮은 처소 앞을 점거한 채 말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어찌 화가 나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그렇다해도 처사가 너무 심하지 않소! 하독을 하여 중독을 시키다니! 잔학하다는 사마외도들도 그렇게 과격한 짓을 하진 않을 것이오!"

이대곤은 언성을 높이며 반박을 하였다.

허삼관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무례하였고 막무가내였다.

충분히 제재할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처사가 너무 심하였다.

어찌 정파의 무인이라는 작자가 수틀린다고 독을 풀어 고문에 가까운 고통을 느끼게 만든다는 말인가

"아니 그럼 검신劍神이 그 상황에서 어찌 해야하는 것이오? 말로해서 들어먹지 않았을게 뻔한데!"

허삼관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대곤을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당시 그 자리에 있던 건 아니지만 상황이 어떻게 돌아갔을 지는 안봐도 훤하였다.

검신劍神의 처소 앞에서 사흘밤낮으로 시위한 일은 허삼관 또한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처사는 잘못 되었소.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면 무시하거나 천무맹의 무사들에게 도움을 청하면 되는 것이 아니오!?"

"천무맹이 퍽이나 도움을 줬겠습니다."

허삼관은 무시하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검신劍神의 처소 앞에서 사흘밤낮동안 진을 치고 고성방가를 일삼던 그들을 모른 척 방치했던 천무맹이 아닙니까? 그런데 무슨 그런 천무맹에게 무슨 도움을 바란다는 말입니까!"

"검신劍神 측에서 도움을 요청했다면 진압을 하러 갔을 것이오."

"도움을 요청하기 전 갔어야지요. 어찌 그리 수동적으로 산다는 말입니까."

허삼관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천무맹은 맹내에 벌어진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방치를 하였습니다. 그것도 사흘동안이나 말입니다. 천무맹에서 검신劍神에게 뭐라할 자격 따위는 존재치 않습니다."

허삼관은 확고한 눈동자로 이대곤을 노려보며 입을 였다.

"팔복당주의 주장이 옳소! 그를 방치한 건 맹이오!"

"그를 벌할 수는 없소!"

그러자 몇 몇 수뇌부들이 그에게 동조하며 찬동을 하였다.

"내 생각은 다르오! 그들을 방치한 천무맹의 잘못이 없다고는 할 수는 없으나 그렇다고 협사들을 극독에 중독시킨 검신劍神의 잘못이 없어지는 건 아니오! 그는 처벌을 받아야하오!"

그들의 주장을 들은 이대곤은 지지않겠다는듯한 시선으로 허삼관을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맞습니다! 그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처벌을 받아야합니다!"

"만약 이대로 유야무야 넘어가게 된다면 맹의 기강이 제대로 선지 않을 것입니다."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몇 몇 수뇌부들이 그를 동조하기 시작하였다.

"아니, 그럼 그를 잡기라도 하겠다는 것이오? 그는 천하제일인이오!"

허삼관을 필두로 한 몇 몇 수뇌부들은 이번 사건을 유야무야 넘어가길 원하였다.

장선우가 크게 잘못한 것처럼 느껴지지도 않았으며 괜스레 일을 키워 긁어부스럼을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별 것도 아닌 일로 천하제일인의 심기를 거슬리게 만들 수는 없지 않겠는가?

더구나 시위대를 방치한 천무맹의 잘못도 없다고는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럴 땐 그저 가만히 넘어가는 편이 훨씬 나은 선택이리라

"법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해야하오! 아무리 그가 천하제일인이라고 하더라도 법 위에 서게 만들 수는 없다는 말이오!"

이대곤을 필두로 몇 몇 수뇌부들은 이번 사건이 더욱더 커지길 원하였다.

사건이 더욱더 커져 장선우가 맹에 의해 정식 재판을 받게 만들고 그걸 빌미로 그의 목줄을 틀어 쥘 생각이었다.

그가 천하제일인이라고는 하지만 맹에 머무는 이상

맹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해선 안되었다.

이건 객으로서 기본적인 도리였기 때문이다.

사건을 키워 그가 재판을 받게 만든다면 그를 곤란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곤란함은 잘 이용한다면 훌륭한 목줄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장선우라는 괴물을 틀어쥘 목줄말이다.

그렇게 기를 쓰고 달려드는 것이다.

어떻게든 사건을 심화시키기 위해서 말이다.

"법 위에 서게 만들자는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게 아니라면 대체 무슨 의도란 말이오!:

이내 두 무리의 논쟁이 더욱더 격렬해지기 시작하였다.

장선우의 처벌을 두고 갑을박론이 심화되었기 떄문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만."

그때까지 잠자코 듣고 있는 이재원이 천천히 입을 떼었다.

그러자 삿대질과 고함이 오고가던 장내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이재원의 말과 함께 뿜어나온 어마어마한 존재감이 회의장 전체를 감싸버렸기 때문이다.

"다들 너무 과열 된 것 같소. 진정하는게 어떻겠소?"

이재원은 담담한 어조로 그들에게 권유를 하였다.

머리를 식히라면서 말이다.

"................"

".............."

그리고 그의 권유를 둘은 일제히 입을 닫았다.

무언의 긍정을 한 것이리라

"한결 낫군."

그들이 조용해지자 이재원은 만족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조용한 회의장이 꽤나 마음에 든듯하였다.

"그대들의 이야기는 잘 들었소. 두 주장 모두 맞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틀렸다고 할 수 없더군."

이재원은 좌중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일단 나는 활빈당주와 같은 의견일세."

이재원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죄를 지었으면 법에 따라 벌을 받는게 맞고 그리고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어야한다네."

"하오나 맹주!"

이재원의 말을 들은 허삼관은 반발하듯 그를 불렀다.

"아직 본 맹주의 말이 끝나지 않았네. 팔복장주."

허삼관이 말을 끊자 이재원은 날카로운 눈동자로 그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그 눈빛을 마주한 허삼관은 곧바로 사과를 하였다.

말허리를 잘라먹은 것에 대한 사과였다.

"되었네. 마저 말하지."

이재원은 손사래치며 말을 이었다.

"그에게 처벌이 내려져야한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긴 하지만 본 맹주 또한 이번 경우가 특수하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네. 장선우에 의해 피해를 입은 이들은 처소 앞에서 진을 치고 사흘밤낮으로 고성방가를 하며 그에게 피해를 준 가해자들일세. 어찌 보면 장선우는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이들에 대한 나름의 분풀이를 한 것 일테지. 그렇기에 정상참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네."

이재원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 그리고 그들의 행태를 내버려둔 맹또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하네. 어찌 보면 일을 키운 것은 맹일 수도 있을테니까. 그렇기에 본 맹주는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네."

"그게 무엇입니까?"

허삼관은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에게 무렁ㅆ다.

"처벌은 하되 충분히 납득할만한 처벌을 내리는 것일세."

"납득할 수 있는 처벌 말씀입니까?"

"그렇다네. 현재 그에게 당한 이들은 하나같이 외상 후 정신적인 충격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더군. 본디 눈에 보이는 상처보단 마음의 상처가 더욱 쓰고 고통스러운 법. 본래라면 상해죄로 그를 구금하고 죄를 물어야하는게 보통일세. 하지만 정당방위라는 것과 이를 방치한 맹의 책임을 어느정도 인정하고 그 벌을 감해줄 생각일세."

이재원은 허삼관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

"어쩌실 생각이십니까?"

"그를 맹에서 내쫓도록 하겠네."

이재원은 차가운 눈동자를 반짝이며 말을 이었다.

"네에!?"

"뭐라?!"

그러자 여기저기서 경악성이 터져나오기 시작하였다.

그의 발언이 너무나 놀라웠기 때문이었다.

"아니 맹주!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까!"

"안됩니다!"

이내 장선우의 처벌을 두고 갑을박론을 펼치던 두 무리의 수장들이 일제히 반발하였다.

장선우를 이대로 천무맹에서 내보내는 것에 대해 동의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를 자극할 수는 없습니다! 그의 면모를 보시지 않으셨습니까? 냅둔다면 얌전하나 누가 건든다면 그대로 폭발해버릴 것입니다!"

허삼관은 격렬하게 반대를 하기 시작하였다.

장선우는 잠자는 사자였다.

가만히 내버려둔다면 별문제 없었지만 만약 실수로라도 건들여버린다면 그 무엇보다 위험한 인물인 것이다.

눈치만 봐도 모자랄 판국에 어찌 저런 무리수를 둔다는 말인가

"그를 내쫓는다는 건 반대입니다! 더한 형벌을 내려야합니다!"

이대곤 또한 맹렬히 반대의견을 내뱉었다.

그가 원하는 건 사건 심화를 통한 목줄이었다.

그리고 그 목줄을 빌미로 장선우를 정마대전에 참전시킬 심산이었다.

그런데 이대로 내쫓아버린다면 그런 그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목줄을 틀어쥘 수도 없을 것이고 그를 정마대전에 참전시킬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런데 어찌 반대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름 타당하다고 보네만?"

그들의 반발에 이재원은 태연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이는 충분한 정상참작이 이루어진 처벌일세."

이재원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가 맹의 결정을 따를 리 없습니다!"

허삼관이 반발을 하였다.

그는 천하제일인이었다.

맹이 시키는대로 순순히 따를리 없는 것이다.

"쯔쯧 , 팔복당주는 잊었나보군."

이재원은 혀를 차며 안타까운듯 말을 이어싿.

"그는 객으로서 천무맹에 온 입장일세. 그런데 어찌 객이 주인의 결정을 따르지 않는다는 말인가?"

"......하오나..그의 성격상...."

허삼관은 여전히 불안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는 맹원이 아닐세. 그러니 맹을 위해 희생하거나 맞서싸우진 않을 걸세. 하지만 퇴거 명령이라면? 따를 수밖에 없을 걸세. 그는 엄연히 객의 입장이고 그 사실을 모르진 않을테니까."

이재원은 확신에 찬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맹주! 이대로 그를 내보낼 수는 없습니다!"

그때 이대곤이 반발을 하며 언성을 높였다.

"그를 붙잡고 있어야할 이유라도 있는가?

이재원은 모르겠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에게 물었다.

"아직 그를 설득하지 못했습니다! 맹주!"

이대곤은 답답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언성을 높였다.

아직 그의 참전이 불투명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그를 내보낸단느 것은 설득을 포기한다는 것과 다름없는 말이었다.

그럴 수는 없었다.

절대 그럴 수는 없었다.

천하제일인인 그의 손에는 수백 수천의 목숨이 달려있었다.

그런 그를 어찌 놓아줄 수 있다는 말인가

참전을 시켜야했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그를 참전시켜야하는 것이다.

"활빈당주."

이재원은 무미건조한 표정을 지은 채 활빈당주를 불렀다.

"가능성없는 일에 매달리는 것만큼 헛된 것도 없더이."

그리고 씁쓸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맹주! 무슨 말을 그렇게 하시는 겁니까! 가능성이 없어도 어떻게든 설득할 방법을 강구해야하는 것이 아닙니까!"

"가망이 없다면 놓아줄줄도 알아야하는 법이오."

이재원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말을 이었다.

"그는 지극히 이기적인 인간이오. 무림의 안녕과 평화보다는 스스로의 안위만을 챙기는 소인배라고 할 수 있소. 그런 이에게 어찌 협의와 온정을 기댈 수 있겠소?"

"협의와 온정을 기댈 수 없다면 강제로 구속하면 되는 것이 아닙니까!"

그의 말을 들은 이대곤은 언성을 높이며 반박을 하였다.

"어떻게 말이오?"

이재원은 물었다.

"어떻게 그를 강제하고 어떻게 그를 구속할 심산이오? 내 정녕 궁금하구려."

정말로 궁금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장선우는 천하제일인이었다.

천하에서 가장 강한 무인인 것이다.

그런 그를 어떻게 강제하고 구속할 수 있다는 말인가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그는 천하에서 가장 강한 무인이오."

이재원은 고고한 눈빛으로 이대곤을 바라보며 말하였다.

"우리 힘으로 어찌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란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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